히스토리

Home>월간중앙>히스토리

[김정운 ‘창조의 본고장’ 바우하우스를 가다(13)] 호칭논쟁은 왜 중요했나? 

바우하우스, 개혁전쟁 벌어지다 

사진 윤광준
예술교육을 놓고 바우하우스에서 벌어진 그로피우스와 이텐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포악’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 네덜란드 예술가 두스부르흐의 등장 때문이었다. 명확하고 분명한 두스부르흐와 동갑내기 그로피우스가 벌이는 또 다른 바우하우스 전쟁, 그 결말은?
#1. ‘교수’ 호칭은 독일에서 무척 폼 난다.

독일에서 ‘박사’는 무척 폼 나는 호칭이다. 한국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박사, 김정운입니다”라고 한다면 ‘이 사람 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다르다. 박사는 어디서나 당당히 자신의 이름 앞에 학위를 붙인다. 집 앞 우체통이나 문패에도 ‘박사’가 사는 집이라고 자랑스럽게 써 놓는다. 내가 우리 집 앞에 ‘Dr. Kim’이라고 붙여 놓으면 외국인이라도 상대방의 기본적 친절은 기대할 수 있다. 내가 박사학위를 취득했을 때 연구소 동료들이 ‘Dr. Chung-Woon Kim’이라고 쓴 문패를 선물했다. 정말 감격스러웠다. 지금도 지하실에 있는 ‘여러가지문제연구소’ 입구에 붙어 있다. 박사학위가 두 개인 사람도 가끔 있다. 그러면 ‘Dr. Dr. Kim’이라고 써놓는다. 박사이면서 교수라면 호칭이 조금 더 길어진다. ‘Prof. Dr. Kim’이다. 한국의 석사학위에 해당하는 ‘디플롬(diplom)’ 학위를 취득했다면 디플롬 학위의 내용까지 이름 앞에 써 넣는다. 그러면 이렇게 된다. ‘Prof. Dr. Diplom. Psych. Kim’. 아주 폼 난다.

형식을 따지는 행사에서는, 특히 뮌헨 같이 보수적인 남부 독일에서는 아직도 이런 호칭을 사용한다. 만약 내가 대중강연을 한다면, 나를 소개하는 사회자는 청중들에게 나를 이렇게 소개한다는 말이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704호 (2017.03.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