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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최후 인터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안철수 저격수’라도 최고라면 (새 정부에서) 쓰겠다” 

글 최경호·전수진 기자 squeeze@joongang.co.kr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대통령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능력 ‘증명하는’ 자리…트럼프 대통령과는 학교 동문, 이야기 잘 풀어갈 자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외쳐왔다. 올해 초 지지율이 4~5%에 그쳤을 때부터 그랬다. 각 당의 경선이 끝나자 대선 레이스가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안 후보는 “시대의 요구는 유능·통합·미래이고, 그 적임자는 문재인이 아닌 안철수”라고 주장해왔다. 월간중앙은 4월 13일과 14일 대면(對面)과 서면(書面)으로, 두 차례에 걸쳐 단독으로 안 후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월 13일 국회 의원회관 518호에서 월간중앙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 후보는 “시대의 요구는 유능·통합·미래, 적임자는 문재인 아닌 안철수”라고 힘줘 말했다.
안철수 의원실의 문은 아예 열려 있었다. 대선후보 등록일(4월 15~16일)을 앞두고 언론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던 터라 의원실 안팎은 취재진으로 붐볐다. 월간중앙은 한 달 만에 안철수 후보와 다시 만났다. 인터뷰 요청이 밀물처럼 몰려들었지만 지친 기색은 비치지 않았다. 안 후보는 “가진 것은 체력밖에 없다”면서 여유를 보인 뒤 “지금 대한민국에는 50대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안 후보는 월간중앙 4월호 인터뷰에서 “문재인은 옛날사람, 이길 수 있는 경쟁자”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대통령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능력을 입증하는 자리다. 능력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다.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진단하는가?

“지금까지 지지율 보고 정치를 하지는 않았다. 상대 정치인을 보고 정치를 한 적도 없다. 국민만 보고 정치를 했다. 대개 여의도 정치에서는 눈앞에 있는 상대만 쓰러뜨리면 이긴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이 심판 아닌가? 그래서 쓰러진 사람도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이 이기는 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기본을 여의도 정치에서는 자꾸 망각하는 것 같다. 저는 ‘안철수가 가진 비전·정책·가치관·리더십을 행동으로 증명하면서 평가받겠다’는 태도로 지금까지 정치를 해왔다. 1월 초에 지지율이 낮다고 다들 염려하실 때도 저는 굉장히 마음이 편했다. 사람들이 저에게 ‘왜 그렇게 편하느냐’고 묻더라. 저는 일희일비하거나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는다. 결국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거니까. 요즘엔 지지율이 높다고 하지만 평정심은 1월 초나 지금이나 똑같다. 안철수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드리고 선거 결과로 평가받는 것이니까.”

실제로 안 후보의 지지율은 4월 4일 국민의당 경선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5자대결에서 ‘안정적인’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추월하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4월 11~13일 전국 성인남녀 1010명에게 ‘누가 다음 번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문재인 40%, 안철수 37%, 홍준표 7%, 유승민 3%, 심상정 3%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선의 시대정신은 유능·통합·미래


▎안철수 후보의 가족사진. 안 후보의 딸 설희 씨의 모습으로 보아 2002년쯤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 사진·중앙포토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람들이 다음 정부가 어떤 정부가 되길 바라는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는 정부, 유능한 정부,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정부다. 이 세 가지가 핵심이라고 본다. 그래서 다음 정부의 3대 키워드는 미래·유능·통합이다. 어떤 사람이 그 세 가지에 부합하는지, 지금은 국민이 평가하는 단계다. 그래서 대선 판이 요동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국민의 평가기준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바뀌고 있을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패 사례를 통해 15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진 정당에 소속된 대통령이라도 개인이 유능하지 못하고 통합·화합하지 못하면 큰 실패를 가져온다는 걸 알게 됐다.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는 선거다. 인물의 평가기준이 미래·유능·통합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의 합의인 만큼 다음 정부에서도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위안부 문제도 국가 간 합의인 만큼 지켜져야 한다고 보는가?

“한·일 정부 간 위안부협상은 국가안보 문제와는 다르다. 협상의 당사자들이 생존해 있기 때문에 당사자들과의 합의를 바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역사 문제에 관한 한·일 간 논쟁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한·일 양국이 약속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파트너십 공동선언’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 간에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 나왔다. 오부치 총리는 “한국의 식민지화에 따른 한국인들의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김 전 대통령이 받아들여 양국은 화해와 우호의 길을 함께 걷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때를 한·일관계가 절정에 올랐던 시기로 평가한다.

집권을 전제로 국무총리 등 요직을 맡길 만한 인사들을 마음속에 두고 있는가?

“저는 ‘섀도 캐비닛’이 아니라 ‘오픈 캐비닛’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 이유는 박근혜 정부가 집권 후 계파정치에 매몰돼 실패했기 때문이다. 인재를 널리, 고루 등용하지 못하고 자기편에 있는 무능한 사람에게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았나? 그래서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됐다. 계파 정치의 말로(末路)는 무능한 정부, 부패 정부다. 그래서 저는 상대방 캠프에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떤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라면 등용하겠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민주당 또는 자유한국당의 ‘안철수 공격수’, ‘안철수 저격수’도 등용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 대한민국에는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가진 분이 정말 많다. 개혁을 위해, 미래를 위해 뜻을 함께하고, 그 뜻을 이룰 수 있는 유능함과 실력이 있는 분들을 찾아서 널리 등용하겠다.”

“일자리는 정부 아닌 민간과 기업이 만들어야”


▎2011년 8월 25일 열린 ‘안철수의 희망공감 청춘 콘서트’에서 게스트로 참가한 의사 박경철 씨와 법륜스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비교해달라.

“국민들이 (앞서 언급한) 그 세 가지 기준으로 바라볼 것이다. 누가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인지, 누가 유능한 사람인지, 그리고 또 누가 통합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지. 지금은 산업화·민주화·정보화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이런 시대엔 전문가들과 토론이 가능해야 한다. 거기에서 국가를 위한 중요한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만이 위기를,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갈 수 있다. 유능은 자기가 유능하다고 말로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해온 일로 증명돼야 한다. 국가대표는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는 말이 있지 않나? 새로운 경험이나 해보라고 국가대표 시키는 게 아니라 성적을 내라고 국가대표 시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

능력은 이미 그 사람의 인생을 통해 다 드러나 있다. 저는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의사·IT과학기술자·기업가·교수·정치를 했는데, 이 다섯 분야에서 모두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총선 결과만 말씀드려도 잘 아실 것이다. 혼자 창당해서 40석 가까운 정당을 만든 사람은 대한민국 정치역사상 다섯 손가락에 꼽힌다. 현역 정치인 중엔 저밖에 없다. 안철수는 이미 정치적 돌파력을 증명했다. 유능함을 입증했다. 그런 걸로 인정해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통합의 리더십이라면 계파정치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저는 여야를 넘나들며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2년 전 국회에서 김영란법 통과가 무산 직전이었던 적이 있었다. 저는 그때 평의원 신분으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 설득했다. 그 결과 이례적으로 주말에 의원총회를 열어서 논의가 시작됐다. 또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서 논의를 시작하자고 설득했다.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비록 작은 당이지만 지난해 큰 두 당을 이끌고 30년 이래 가장 빨리 국회를 개원시켰다.”

안 후보 앞에 문재인 후보 단 한 사람만 있다고 가정해보자. 뭐라고 말하겠는가?

“네거티브 뒤에 숨지만 말고 끝장토론을 해보자고 이미 제안했는데 답이 없다. 문 후보는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가 정부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저는 민간과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대해 한 번 끝장토론을 해보고 싶다. 정정당당하게 비전과 콘텐트로 승부하자고 제안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때 탄핵,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광우병 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촛불집회를 대선 불복의 표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겠는가?

“그래서 통합과 화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합의 본질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나와 똑같이 만드는 게 아니다.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는 대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내려진 결정은 받아들이는 것이 민주주의다. 즉,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야 통합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과 똑같이 만들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분열을 초래한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적으로 돌리고 악으로 생각하고, 그게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 아닌가? 저는 이번 선거가 지역과 진보·보수의 경계를 넘나드는 최초의 선거가 될 거라고 본다. 통합의 시작인 셈이다.”

예측 빗나간 적 없어… 남은 하나는 대선 승패


▎2012년 11월 5일 광주광역시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강연 후 두 팔을 번쩍 들어 보이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 사진·중앙포토
그걸 몸으로 느끼나?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전국을 다니며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변화의 열망을 감지했다. 가장 감동했던 것이 정당의 경선인데도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젊은 부부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분들의 생각은 간단했다. ‘나는 어렵게 살고 있지만 우리 아이만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계셨다. 그런 이유로 투표에, 경선에 참여한 것이다. 광주나 대구나 똑같았다.”

대선 승리를 자신하는가?

“제가 지금까지 예측한 것 중 틀린 게 있었나?(웃음) 지난해 총선 때 누군가 예상 의석수를 묻기에 ‘35~40석입니다’고 했다. 아무도 믿지 않았다. 또 반기문 전 총장 이야기를 물어 보기에 ‘아, 설 (연휴) 지나면 그만두실 거예요’라고 했다. 그다음에(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이후) JTBC 손석희 앵커가 ‘반 총장은 (낙마를) 맞히셨는데, 황교안 총리는 어떨 것 같으냐’고 물었다. ‘당연히 (대선에) 못 나오죠’라고 했다. 또 안철수와 문재인의 양강구도가 될 거라고 하니까 아무도 안 믿더라. 이제 단 하나 남았다. 안철수가 (대선에서) 이기는 것이다.(웃음) 제가 시대정신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문 후보를 포함해서 다른 대선 후보들이 정치적으로 이룬 것이 무엇인지 ‘비교표’를 만들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그들이 지휘한 선거에서 몇 번 이겼나 보면 된다. 저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소신을 밝히고 행동으로 보여드리면서 뚜벅뚜벅 걸어왔다. 국민께서 누가 더 좋은 정권교체를 할 것인지, 누가 더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지 평가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국민께서 이제는 과거의 보수·진보가 아니라, 미래와 함께 해주실 것이다. 앞으로도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안철수의 비전·정책과 리더십을 보여드리면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목소리 변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일명 ‘가래톤’인데 목은 괜찮은가?

“‘(경선 연설문의) 누구입니까’ 말인가?(웃음) 안철수의 노력에 많은 분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 스스로 변화를 위해 연습하고, 노력한 결과를 보여드렸다. 안철수는 ‘자강파(自强派)’다. 혼자 노력해서 바꾼 것이다. 자기 스스로 바꾸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나라를 바꾸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 자기 자신도 바꾸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바꿀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제 변화할 수 있다는 그 의지를 보여드리려고 했던 것이다. 이 또한 국민이 평가하고 판단하실 것이다.”

40석의 소수정당인 국민의당이 집권한다 하더라도 정국 불안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통합의 리더십을 갖춘 대통령이 필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50석이 넘는 여당을 갖고 있었지만 국정운영을 잘했나? 협치 리더십을 발휘했는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극도로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국정운영이었다. 패권세력의 폐해다. 의석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냐가 중요하다. 특히 이번에는 국민의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이고, 민주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다. 의석수에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똑같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계파 패권주의에 매몰돼서 아무하고도 협치를 하지 않게 되면 그게 더 큰 문제다. 국민은 누가 진정으로 통합의 리더십으로 협치할 수 있는지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다. 안철수는 국민을 믿는다.”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이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주장한다.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문재인 후보의 ‘적폐세력’ 발언은 편가르기식 패권정치의 결과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은 모두 적폐로 치부하는 것이다. 그것은 정치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독 아닌가? 반드시 청산돼야 할 사고방식인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런 말을)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집권하면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은 전부 적으로 돌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런 패권적 사고가 바로 ‘낡은 정치’다. 이제 통합으로 미래를 열어야 한다. 정치는 지지층만이 아닌 국민 전체를 바라보고 하는 것이다. 특정 지지층이나 다른 정당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믿고 자신의 비전과 정책·리더십을 국민께 보여드리고 평가받아야 한다. 그것이 정도이고 승리의 길이라고 믿는다.”

안철수 후보가 구상하는 협치의 큰 그림은 무엇인가?

“우선은 ‘대탕평’이다. 집권하면 인재를 두루 등용하는 ‘대탕평의 새 시대’를 열 것이다. 그래서 오픈 캐비닛을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은 비전·정책·리더십으로 적임자 가려


▎4월 4일 대전에서 열린 순회경선에서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안철수 후보가 박지원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학규 후보, 안 후보, 박 대표, 박주선 후보. / 사진·박종근
선거를 치르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매 순간이 보람된다. 다만 평소 즐기는 장거리 달리기를 자주 못한다는 점은 힘들다.(웃음) 아침에 중랑천을 4~5㎞ 정도 달리며 시민들과 만난다. 자주 뵙는 분들도 있다. 주민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건강한 삶에 대해 감사하고, 건강한 삶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도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안철수 집권=박지원 상왕’이라고 주장한다.

“박지원 상왕? 안철수에게는 국민이 상왕이다. ‘안철수는 누구누구의 말만 들을 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에는 ‘안철수는 누구의 말도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결정한다’고 하지 않았나? 네거티브에도 일관성이 있어야지.(웃음) 조금도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 그런 일 없을 것이다. 안철수의 모든 생각과 행동 중심에 국민만 있다. 박지원 대표가 경험 많고 노련한 분이지만 저와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다. 지난해 총선이 끝나고도 박 대표 자신은 틀렸고 안철수가 맞았다고 했다. 이번에도 개헌론·연대론과 관련해 제 설명을 듣더니 다 동의해줬다. 지금도 이러는데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더 그러지 않겠는가?”(웃음)

호남·PK·TK·충청 등 지역별 민심을 어떻게 보고 있나?

“변화의 열망을 느낀다. 이제 국민들께서는 진보-보수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개헌과 관련된 입장을 듣고 싶다.

“개헌은 필요하다. ‘박근혜 게이트’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결국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개헌에 모두가 동의한다. 개헌은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이미 말씀드렸다. 내년 지방선거라고 한 이유는 국회에서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고,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개헌이 가능하다. 권력구조 모델은 세 가지가 있다. 권한축소형 대통령, 의원내각제, 그리고 이 둘을 섞은 이원집정부제다. 의원내각제는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대통령보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기 때문이다. 서로 협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축적되지 않았다. 그래서 의원내각제를 제외한 두 가지 중에서 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선택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 내에 TF를 만들고, 개헌안을 정기국회 전에 제출할 것이다.”

20년 미래 먹거리 창출하는 대통령 될 터


▎안철수 후보와 부인 김미경 씨가 4월 4일 경선 직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수도 이전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개헌을 통해 청와대와 국회 모두 세종시(행정수도)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은 대북제재 국면이다. 우리가 왜 제재하는가, 제재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그 질문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그런데 지금까지 제재를 통해 체제가 붕괴된 전례는 없다. 그러면 왜 제재를 하는가? 그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시기, 원하는 조건의 협상 테이블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서 저는 강력한 제재와 함께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거기서 개성공단을 포함한 여러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월간중앙과 인터뷰를 마친 뒤 주먹을 불끈 쥔 채 ‘필승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가장 먼저 방문할 나라는 어디인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에 먼저 가겠다. 미국의 경우 아직 대통령 취임 6개월이 안 돼 다른 국가들과 관계가 정립되는 골든타임이다. 이럴 때 빨리 가야 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국부터 외교관계를 정립하는 역할을 맡길 것이고, 어느 정도 정지작업(整地作業)을 한 뒤 이른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을 할 것이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와튼스쿨 동문이기도 하고, 같은 비즈니스맨 출신이라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지 감(感)이 있다. 훨씬 더 매끄러운 관계가 될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안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교수 채용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5년 전에도 이미 나왔고 해명된 거다.”

딸 설희 씨에 대한 검증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해명해야 될 문제가 아니며, 사실 그대로를 밝혔다.”

안철수가 그리는 대한민국은 무엇인가?

“성실한 사람이 열심히 일하면 노후 걱정이 없고, 선한 사람이 마음에 상처받지 않고 아이 낳아 잘 기를 수 있는 나라다. 성리학에서는 ‘대동(大同)세상’을 말한다. 우리 선조가 안향(安珦) 선생이다. 성리학을 가장 먼저 도입하신 분이다. 그분이 대동세상을 말씀하셨다. 그 옛날 말했던 대동세상이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 아닌가?”

공자가 꿈꾼 유토피아가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대동사회’다. 노후복지는 물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복지, 청년층의 고용안정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계층을 망라해 모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것이 대동사회의 핵심이다.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국민에게 어떻게 호소하겠는가?

“다음 정부는 미래를 준비하고, 유능하고,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자신 있다. 안철수에게 맡겨달라. 또 저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20년간 먹고살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겠다. 이젠 우리도 50대의 젊은 대통령이 필요하다. 미래를 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

- 글 최경호·전수진 기자 squeeze@joongang.co.kr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201705호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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