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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지방분권형 개헌!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새 헌법에 행정수도 명문화가 바람직” 

글 한기홍 월간중앙 선임기자 glutton4@joongang.co.kr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지방 분권뿐 아니라 대통령과 의회의 권력 집중도 해소해야… 국세의 과감한 지방세 이양과 안정적 세수 확보가 관건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인터뷰에서 “국세의 과감한 이양과 안정적 세수 확보를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협치와 일자리 창출이다. 그는 지난 7월 13일 바른정당의 의원 전체회의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협치의 장으로 나와 국민들이 바라는 일자리 만드는 일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도 역시 최근 도정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대규모 재정 투자를 통해 올 하반기 대한민국판 뉴딜정책을 시작한다는 복안이다.

경기도가 올해 ‘채무 제로’를 달성하게 된 것이 뉴딜정책의 동력이다. 경기도는 3조2000억 원에 달한 채무를 3년간 2조6000억원을 갚았고, 올해 안에 나머지 6000억원을 갚아 ‘채무 제로’를 달성하게 된다. 남 지사는 채무 제로의 달성과 뉴딜정책의 시도를 모두 도정에서 활발히 이뤄진 협치의 결과로 보고 있다.

개헌에 관한 그의 입장도 협치와 분권의 틀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간 열렬하게 협치와 연정을 가능케 하는 선거 제도와 권력 구조가 헌법에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외치고 다녔다. 경기도지사로서 지방분권형 개헌에 적극적임은 불문가지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서도 문 대통령이 제안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개헌 구상’을 크게 반기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권력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지론을 가졌다. 이 지론에 의하면 중앙의 권력을 지방에 나누면 나눌수록 대한민국의 총체적 국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중앙보다 지방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굉장히 많아졌고, 이제는 헌법이 지방의 능력을 담보하고 보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경기지사직 재선 도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더 일할 자격과 필요가 있는지 고민해 연말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금은 도지사 직무에만 120% 전념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그의 출마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본다. 지방분권형 개헌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남경필 지사에게 개헌의 방향과 그 내용을 물었다.

“개헌이 명예혁명의 최종 완성이다”


▎2014년 경기지역 규제개혁 끝장 토론회에 참석한 남경필 지사(가운데)가 규제로 인한 기업인들의 애로를 경청하고 있다. / 사진:김상선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의 취지를 어떻게 해석했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제2 국무회의 신설과 함께 내년 개헌 추진과 관련해 ‘지방분권 의지’를 공개 표명한 것에 환영하고 기대가 크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 대한민국의 지난 1년 동안 벌어졌던 일은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었던 명예혁명이었다고 본다. 평화적인 촛불시위에 수많은 사람이 나와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고, 대통령이 물러나는 과정도 아무런 물리적 충돌 없이 헌법과 법률,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마무리 과정이 남아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개헌이다. 의회와 협업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은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가 쇄신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명예혁명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연방제에 버금가는 권력 이양을 시사한 만큼 전국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의 지사로서 해묵은 숙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개헌과 그 후속 조치에 필요한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헌법 개정에서 지방 분권의 강화는 여야 합의가 그렇게 어려울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는 물론 사회 각 세력 간의 갈등과 이견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 개정, 권력 구조 문제를 포함해 어떻게 추진해야 바람직하다고 보나?

“전 정권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민들은 권력의 사유화가 얼마나 무서운지, 권력의 공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연정과 협치는 이제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 되었고, 권력의 분산과 공유는 역사적인 과제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대선에서 5개 당이 끝까지 참여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정과 협치가 가능한 다당제의 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다시 양당제로 회귀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권력집중으로 인한 여러 대통령의 비극적 말로를 돌이켜 본다면, 이번 개헌에서는 지방 분권뿐 아니라 대통령과 의회의 중앙 권력분산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이번 개헌은 선거개혁을 위한 최적의 기회다. 개헌과 동시에 정치권에서는 ‘중대선거구제 개편’과 ‘결선투표제 도입’을 같이 추진해 권력 분산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주길 제안한다. 이번 개헌으로 갈등과 대립의 정치를 대화와 협치의 정치로 변모시켜 다시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치 발전을 위해 지방분권형 헌법이 되려면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나? 지방분권형 개헌을 위한 포괄적인 구상과 제안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지난 7월 12일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2017 자치단체 비전포럼’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으로 자치입법, 자치행정, 자치재정, 자치복지 등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는데,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 구체적으로 지방 분권은 조직·인사권과 예산권의 독립이 필수인데, 이 부분에 대한 중앙정부의 규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경기도 운영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규제 때문에 곤란을 겪었던 일을 구체적으로 적시한다면?

“경기도는 전문 분야 부단체장인 ‘책임부지사제’를 도입하고 싶었으나, 중앙정부의 동의 없이는 자율적으로 부지사의 정수 확대가 불가능했다. 새로운 경제 혁신을 위한 전담기관으로 공유시장경제국을 하나 더 늘리려 해도 중앙의 허락 없이는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없었다. 지방재정 부담 사항이 지방정부와 직접 협의 없이 결정되고 있는데, 지방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지역의 현실과 특성은 지방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자치가 될 수 있도록 인사, 조직, 예산의 자율성을 시급히 확대해 나가야 한다.”

집행부인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불필요한 충돌과 마찰도 차제에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현재의 지방정부 구조를 대립형에서 협력형 구조로 바꿔야 한다. 국회의원이 행정부에서 장관을 하듯, 지방의원도 지방 장관으로 집행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집행부와 도의회를 단절, 대립의 구도로 만들어 놓았다. 대화와 협력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원활한 자치가 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구조 개편방향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지방 분권도 권력의 개편으로 권력을 가진 사람이 내놓아야 한다. 경기도 연정은 도지사가 권력을 얼마나 공유할 수 있겠느냐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지방 분권도 마찬가지로 과감한 권력이양이 필요한 영역이다.”

지방정부가 법인세 결정하는 미국·중국 사례 참고해야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방재정을 안정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그동안 중앙과 지방 간 문제점으로 늘 지적됐던 조세배분의 불균형, 국세와 지방세의 8대 2 구조의 개선은 해묵은 과제였다. 늦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국세의 지방세 이양으로 세수 구조를 6대 4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지방소비세율, 지방소득세율, 지방교부세율 등을 함께 인상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기로 한 방향 설정은 옳다고 생각한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국세의 과감한 이양과 안정적 세수 확보를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

국세의 지방세로의 과감한 이양이 필요한 부문을 사례로 든다면?

“재산세 성격의 부동산 양도소득세나 담뱃값 인상으로 부과된 개별소비세 등을 이양해 재정 확충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점은 지방세와 예산에 관해 지방의 독립과 자율을 더 부여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주나 중국의 성은 지자체가 법인세를 스스로 결정한다. 법인세 면제, 할인 등의 정책을 지방정부가 주도해 우수 기업의 유치와 투자가 가능해진다.”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평등·자유·참정·청구·사회권)에 자치권을 포함해야 한다는 제안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대선기간 중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며, 자치권을 헌법상의 기본권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학계에서 논란이 있는 대목이긴 하다. 다만 지자체장의 권한 확대를 위한 지방 분권이 아니라 주민의 기본권 강화를 위한 권력 이양이라는 개념에서 그 취지에는 공감한다.”

단체장의 권한 확대보다 주민의 기본권을 신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발의·주민소환제 등 국민이 자신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견해는 무엇인가?

“대부분 문제점으로 지적하듯, 자치입법권의 가장 큰 문제는 조례 제정의 범위가 협소하다는 점이다. ‘법령의 범위 안’에서만 조례를 만들 수 있다 보니 지역 특성과 다양한 주민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가 없다. 조례 제정의 범위를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조례 위반행위 처벌을 1000만원 이하 과태료로 규정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과태료 부과 규모를 확대하거나, 벌칙 내용을 강화해 조례의 구속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지방정부’ 등 용어와 단어를 헌법 개정 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에 대해서는?

“중앙정부는 늘 어린아이 대하듯 지방을 상대했다. 헌법에도 지방정부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라고 표기돼 있는데, 정부가 지방자치를 ‘걸음마 단계’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그간 지방의 역량이 크게 성장했고, 실제로 지방에 맡겨서 훨씬 잘했던 경우도 많았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 중앙정부가 권한만 쥐고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경기·서울·충청 등 지자체가 앞장서 제 역할을 다했다. 경기도만 봐도 인구가 1300만 명, 예산 규모는 21조원으로 말레이시아 수준의 국가 단위 아닌가? 과감히 맡겨주면 잘할 수 있다. 주민 행복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위상을 재확인하고, 헌법 명문의 ‘지방의회’와 비견될 수 있도록 현행 지방자치단체라는 용어를 ‘지방정부’로 변경하는 것이 맞다.”

낡은 규제가 일자리 창출 봉쇄


▎‘지방정부’가 성립되면 기업의 법인세율도 자율 결정하게 될까? 경기도 평택에 있는 LG전자 칠러 공장에서 한 직원이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LG 전자
그간 경기도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체험적 지방분권론, 우리 지방자치제도의 한계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면?

“도지사를 지내다 보니 중앙부처마다 가지고 있는 힘과 권한이 막강하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됐다. 예를 들면 경기도에 자연보전권역이 많은데, 이 지역엔 유해물질 배출시설의 증설이 불가능하다. 도에서 책임지고 유해물질 전량을 수거해 처리한다고 해도 관련 부처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집한다. 지금 오염물질 처리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는데, 제도와 규정이 이를 반영하지 못해 낡은 규제가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입지 규제로 산업시설이 집단화되지 못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개별입지공장이 난립하고, 공장 증설 등의 투자가 제한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도의 경우 5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원천봉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거일과 같은 날 국민투표에 붙여질 개정 헌법은 바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인가? 권력 구조는 현재 임기의 대통령에게는 적용될 수 없는데, 다른 헌법 조항의 경우 부칙에 어떻게 발효일을 규정해 실시하는 것이 좋은가?

“기본적으로는 개헌에 담길 내용을 다룰 때, 효력 발생의 시기 등에 관한 항목도 국민의 동의를 얻어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개헌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폭넓은 국민적 동의를 얻는 것이다. 자칫 지난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처럼 국민들이 양분된다면, 갈등과 혼란으로 측량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을 다시 한 번 부담하게 될 것이다. 올바른 개헌의 방향을 논하기 위해 국가대토론 등을 통해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야 하고, 정치권도 대한민국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대화와 협력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새 헌법에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조항은 어떻게 넣는 것이 바람직한가?

“경기도지사로 일하면서 수도권 인구 집중의 폐해를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며 그동안 수도 이전을 주장했다. 서울이라는 협소한 공간에 대한민국의 정치·경제가 하나로 얽히고설켜 있다. 2020년 경기도 인구 1700만 명,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인구가 3000만 명이다. 전 국민의 60%가 수도권에 모여 사는 시대로 국민은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전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번 개헌에서 수도 이전에 관한 내용을 넣는 것이 필요하다. 그 형식은 조항을 추가하는 방식이 될 수 있으나, 지방 분권 항목과 함께 헌법 전문이나 총강에 반영해 행정수도를 명문화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인 방안이라 생각한다.”

이번 호에 같이 인터뷰에 응한 이재명 성남지사의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있다. 혹시 경기지사직 재선에 도전한다면 이 시장과의 대결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내년 지방선거는 각 정당이 사활을 걸고 차기 대선후보와 미래지도자를 양성하는 장으로 활용할 것이다. 아마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많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도전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기가 1년 남았다고 하지만 3선을 한다고 가정하면 9년이 남은 셈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앞으로 10년, 20년을 바라봐야 한다. 모든 정책은 중기, 장기에 맞춰 성과가 나타난다. 걸음마를 뗀 아이가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애정 어린 비판을 받아 정책을 조정하고 있고, 그 점검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출마 여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연말께 결정하겠다. 만일 출마한다면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을 견지할 뿐, 상대가 누구이든 개의치 않는다.”

- 글 한기홍 월간중앙 선임기자 glutton4@joongang.co.kr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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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호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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