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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인터뷰] 북한전문가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가 본 김정은의 선택 

“핵·미사일 버리고 미국과 경제협력 할 수도” 

박성현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北, 북·미 군사협력 맺어지면 미국에 동해안 항구 개방도 고려할 것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북·미 관계 급진전에 대비한 동북아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를 발사한 뒤로 동북아 정세가 급속히 얼어붙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양해 아래 남북대화를 추진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에 당장 제동이 걸렸다. 미국은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폭기를 한반도에 출격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나쁜 행동에 결과가 따른다는 걸 공개적으로 보여주겠다고 벼른다. 이런 마당에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단속하겠다던 중국은 “북한은 중국의 혈맹”이라고 안면을 싹 바꿨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를 우리 힘으로 해결하거나 합의를 이끌어낼 힘이 없다고 토로할 정도다. ‘한·미·일 vs. 북·중·러’라는 종래의 냉전 구도가 부활할 조짐마저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최근 “북한·중국·러시아를 설득할 전략을 치밀하게 짜야 한다”면서 “지정학적 전략 개념을 가진 캠프 밖 창의적인 인재들을 외교 전선에 출동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백채널로 활용할 수 있는 인물의 한 사람으로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를 손꼽았다. 박 교수는 1990년대 이래 50여 차례 방북한 북한 문제 전문가다. 서울대 정치학과(학사)와 아메리칸대(석사), 미네소타대(박사)에서 공부한 박 교수는 1971년 조지아대 국제관계학 교수로 임용돼 2015년 퇴임할 때까지 44년 동안 남북 평화와 국제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 조지아대 국제문제연구소 창설자이기도 한 그는 올 초 영문 저서 를 펴낸 데 이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 방안에 관한 국문 저서를 집필 중이다. 월간중앙은 7월 13일 미국에 있는 박한식 교수와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를 통해 화상 인터뷰를 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별로 크지 않다고 본다. 김정은이나 노동당이 6차 핵실험을 그렇게 필요로 할까? 이미 북한은 여러 가지 핵을 만들었고, ICBM을 통해 실어 나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소형화된 핵탄두의 미사일 탑재도 가능하다. 다섯 번 핵실험은 어지간히 한 것이다. 구태여 더 하려 들까? 그럴 필요가 없다.”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는 말인가?

“그렇다. 게다가 북한 자신도 놀랐을 것이다.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할듯 할듯 하다가 결국 못했지 않았나! 왜 그랬을까? 북한의 반격 가능성 때문이다. (북한의 반격은) 대한민국 국민의 희생만 부르는 게 아니다. 주한미군 2만5000명, 주일미군 3만 명, 거기에 괌 주둔 미군까지도 평양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든다. 미국은 자국민의 피해를 우선적으로 따진다. 게다가 트럼프는 백인우월주의자인 데다 장사꾼에 가깝다.”

트럼프, 비핵화 완수하고 노벨 평화상?


▎평양 시민들이 5월 22일 평양역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의 시험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북한을 감싸는 중국의 태도는 어떻게 해석하나?

“한·미 관계를 정통적 우방이고 혈맹으로 표현하자면 북·중 관계는 그 이상이다. 마오쩌둥의 아들이 한국전쟁에서 죽었고 묘소도 북한에 있다. 물론 중국은 북한을 망하게 할 능력을 가졌다. 원유 공급을 중단하면 북한은 무너진다. 그러나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중국 공산당이 그걸 원하지 않는다. 중국이 미국을 극단적으로 경계하기 때문이다. 덩샤오핑이 말한 ‘우리식 사회주의’란 게 궁극적으로 유교식 사회주의다. 시진핑은 유교 장려운동을 전개했다. 결국 유교 대(對) 기독교의 대결이 된 셈이다. 미·중 관계는 경제·군사 대립에 이어 이념·철학의 대결로까지 치닫는다. 한국의 입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對北)관을 정리하자면?

“북한을 ‘악마화’해서 대한민국으로 하여금 미국의 무기를 많이 사들이도록 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다. 북한도 미국에 얼마나 득이 되느냐는 관점에서 사고한다는 말이다. 북한의 지하자원, 유전, 지정학적 활용성, 원산·함흥 등 동해안 항구는 경제적 가치로 환산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이 지금 상황보다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북한 정책은 하루아침에 180도 바뀔 수 있다. 한 다리 건너 전해 들은 바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면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다고는 식으로 주변에서 트럼프에게 진언한다. 그는 영웅심리가 강하다.”

북한이 자국 항구를 미국에 개방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북한 체제가 안정화돼 있기에 가능하다. 김일성이 주체사상을 통해 국가 정체성을 확립했다면, 김정일은 선군정치를 내세워 핵 무장국을 완성했다. 국가란 게 정체성과 안보를 다진 뒤에는 경제에 눈을 돌리게 마련이다. 2012년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을 때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공개 연설에 나선 김정은이 더 이상 북한 주민들이 배를 곯으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지 않는가. 북한의 덩샤오핑이 되겠다는 말과도 같다. 아버지가 만든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경제적으로 부강해진다면 핵 야망 축소는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도 세계경제에 편입돼야 잘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과 평양 당국에 정책 자문을 해주고 싶다. 이미 남북 양쪽에 이런 구상의 일부를 전달했다.”

미국은 비핵화를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상정한다. 그건 김정은이 핵과 경제를 ‘교환(deal)’해야 가능한 일인데.

“미국과의 관계개선 없이는 북한 경제의 부흥은 불가능하다. 세계은행(IBRD)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돈을 꾸는 일도 미국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하다. 미국은 자신들이 북한 경제의 목줄을 쥐고 있다고 믿고, 북한도 이 사실을 잘 안다. 경제 발전을 위해 미국과 관계개선을 해야 한다는 게 김정은의 생각이다. 동북아에 평화체제가 만들어지고 북·미 간에 군사적 협력관계가 맺어지면 북한도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경계하는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해체한다는 말이다.”

처음 듣는 얘기다.

“북한은 수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 개발 관련 기술과 인력, 물자(플루토늄·우라늄)를 확보한 상태다. 장거리미사일도 마찬가지다. 핵과 미사일을 완성체로 갖는 것이나 해체한 뒤 옵션을 쥐는 것이나 북한 입장에선 큰 차이가 없다. 북한 사람들에게 ‘능력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많이 해줬다. 미국과 흥정을 잘해서 지금 가진 것을 내주고 경제를 키우자고.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김정은이 리비아 카다피와 다른 이유


▎지난 4월 홍콩의 번화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닮은 사람들(왼쪽부터)이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상당히 흥미로운 가설이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걸었다. 북한이 미국이 바라는 비핵화에 해체를 통해 응해줄 수 있다는 말이다. 나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에도 응할 수 있다. 핵 옵션이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몇 달 만에 복원이 가능하다. 북한이 양보하는 것(핵 폐기 내지 해체)이 그렇게 치명적인 요소가 아니다. 북·미 간에 접점이 충분히 마련될 수 있는 사안이다.”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이 죽이 맞는다는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도 외교적인 활로가 별로 없다. 그런데 북한의 비핵화를 트럼프 대통령이 성취했다? 그가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 특사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리비아의 전 국가원수 카다피도 그렇게 핵을 놓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는 평가가 북한을 멈칫하게 하진 않을까?

“리비아와 북한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북한 가까이에 인구 1000만 명의 수도 서울이 있다. 서울을 공격하는 데는 핵무기가 필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다. 북한의 비핵화 틈새를 이용해 북한 핵시설과 주요 요인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다면?

“미국이 지상군을 대거 투입하지 않는 한 김정은이 있는 곳까지 도달할 수 없다. 미국이 어떤 압도적 군사력을 동원하더라도 북한을 잿더미로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북한은 주요 시설을 지하 100m 벙커에 조성해 놓고 있다. 어지간한 벙커버스터도 이를 뚫기는 어려울 것이다.”

핵 옵션은 가지고 핵무기를 해체한다는 구상을 가진 사람이 북한에도 있나?

“누구라고 얘기는 못해도 내가 방북할 때마다 강조한 내용이다.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 해제 등)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을 걸어서 핵을 포기하는 게 낫지 않으냐고 말이다. 북한이 ‘핵 가능성’의 국가로 남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논리로 핵 폐기를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

북한 관계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북한이 어떠하다는 식으로 말해 줄 수 없다. 북한은 하나가 아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자기 생각이 있으니까. 게다가 북한은 특정인의 생각이 관철되는 사회가 아니다.”

미국 당국에도 이런 방안을 타진해봤나?

“내 견해가 그렇다는 것을 미국에 피력했다.”

그게 북한의 의중일 때 의미가 있는 법인데.

“북한에는 하나의 의중만 있는 게 아니다. 적어도 서너 가지 의중이 있다. 게다가 북한의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하는 게 나 같은 학자의 역할은 아니지 않나. 북한은 김정은 노선의 나라다. 김정은은 모든 걸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 미국과의 관계개선 없이 경제가 되살아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선물 보따리 발언은 북한 주민과 군인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 둘째)이 7월 4일 평안북도 방현 지역에서 ‘화성-14형’ 미사일 발사 준비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사진:조선중앙통신
동해안의 항구를 미국에 개방하는 건 좀 자존심 상하는 일일 수도 있지 않을까?

“경제가 좋아지는데? 예를 들어 잉여농산물이 청진이나 원산을 통해 유입된다면 북한으로서도 좋은 일이다. 건설자재 등 경제 개발에 필요한 물자들도 들어온다. 김정은이 세계적 명소로 키우겠다던 마식령스키장 관광객도 원산항을 통해 들어오면 얼마나 좋은가. 무엇보다 경제와 경제가 긴밀하게 엮이면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그 항구에 미국 군함도 입항할 수 있을까?

“그건 중국이 있어 쉽지 않다. 중국의 양해가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동해안의 항구는 군사용이 아닌 경제협력용으로 개방될 것이다.”

박 교수는 지난해 11월 이뤄진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정통성을 버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정권의 정통성을 핵에서 찾기에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심지어 “누구라도 그걸 막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 사이에 생각이 바뀐 걸까?

북한에 핵은 체제 유지 수단 아니었던가? 북한이 일시적으로나마 비핵화를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정권 안보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가?

“당초 내가 말한 정통성은 남한과의 경쟁이라는 관점에서의 정통성이다. 북한이 경제를 갖고서 남한과 경쟁할 능력이 안된다는 건 그들도 안다. 그 대신 핵은 남한을 상대로 정통성 우위를 확보하는 수단이다. 외세 의존적인 남한과 달리 북한은 핵을 만들어 미국과 맞대결한다는 식으로 주민들의 사기를 돋우는 것이다.

이제 북한도 선택을 해야 한다. 핵을 지렛대 삼아 남한과의 정통성 경쟁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비핵화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경제적 실리를 추구할 것인가 따져볼 것이다. 내가 보기엔 실리를 택할 것 같다. 정통성 경쟁은 김일성-김정일대에서 끝났고, 김정은은 경제로 기울 것이다. 공교롭게도 미국의 트럼프도 실리주의자다. 김정은, 트럼프라서 실리 외교가 더 잘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정은은 지난 7월 ICBM 화성- 14를 발사한 뒤 “우리가 선택한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들을 (미국에) 자주 보내주자”고 호기롭게 말했다.

선물 보따리 발언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조선중앙방송이 그렇게 전하던 걸 봤다. 조선중앙방송은 북한 주민과 군인들이 시청하는 대내용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앞서 얘기한 거대한 미국과도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나라로서의 정통성을 선전하는 차원으로 보면 된다.”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던 김정은의 발언도 뒤집어보면 일정한 조건에서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인가?

“논리적으로 그렇다. 핵폭탄, 핵시설을 다 내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현실화할 수도 있겠다.

“그럴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해타산에 능한 사람이다.”

북한에 대한 일화를 한 토막 소개한다면?

“(1998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이끌고 방북해 김정일을 만나는 자리에 내가 함께했었다. 당시 북한 사람들과 밤새워 논의해서 결론낸 게 개성공단하고 금강산관광이었다. 당시 김정일이 개성을 통일 조국의 도읍으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방제 국가의 수도 개성에 외국자본을 유치해 국제화를 도모하고, 컴퓨터 등 첨단산업도 유치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당시 이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남북한에 있을 것이다. 이런 구상을 더 구체화한다면 개성은 천하에 없는 모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개성에서 비무장지대와 해주까지 연결하는 회랑을 만들 수도 있다.”

“북한이 남한을 삼킨다는 말은 어린애 같은 발상”


▎문재인 대통령(앞줄 왼쪽) 내외가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 엘부필하모니에서 G20 정상 부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 브루스 베넷은 최근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갖고 미국을 협박해 남한을 북한에 넘기도록 하는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고 말했다. 가능한 그림인가?

“한국과 미국은 인적으로,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밀착돼 있다. 한국을 움직이는 사람 대부분이 친미적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또 양국은 경제·군사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을 윽박질러 남한을 집어삼킨다? 아주 어린애 같은 발상이다.”

북한이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사실일까?

“과거 (소비에트) 제국의 영화와 부활을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라면 모를까. 러시아는 소련 해체 이후 잃은 것을 되찾으려는 생각에서 해킹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미국과의 국력 차가 엄청난 북한이 대선 해킹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뭘까? 나는 신빙성이 약하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우리가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은 한반도 문제인 데도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이를 해결할 힘이 없고, 합의를 이끌어낼 힘도 없다”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대학을 다녔다. 당시 박 대통령은 매주 목요일 국내 저명 학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브레인스토밍을 한 걸로 기억된다. 외교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많은 사람의 아이디어를 활용하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문 대통령도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으면 한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만든 촛불혁명의 힘으로 권력을 잡았다.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보다 큰 그림을 그려도 된다. 통일 문제나 남북 문제에서 보다 전향적인 정책, 이를테면 ‘문재인 독트린’ 같은 것도 구상했으면 좋겠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 등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본격화할 예정이다. 협상의 기술을 얘기한다면?

“미국이 외국에 자국 군대를 두는 첫째 이유는 미국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주한미군도 북한의 침공을 막아 한국에 있는 미국 경제의 이익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한국의 경우 미군 철수 시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국가 신인도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나 안보 위험이 존재하는 동안은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 박성현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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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호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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