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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화제] 이재현 회장 경영 복귀로 날개 단 CJ그룹 

2030년 ‘World Best CJ’ 완성한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올해 5조원, 2020년까지 물류·바이오·문화 콘텐트 분야에 36조원 투자 계획… 남성출산휴가 확대, 유연근무제 실시 등 기업문화 혁신도 가속화

▎CJ그룹 남산 사옥 전경
“2020년 ‘Great CJ’ 달성을 넘어 2030년에는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World Best CJ를 만들어야 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5월 17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서 열린 통합 R&D연구소 ‘CJ블로썸파크 개관식’을 겸한 ‘2017 온리원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긴 경영 공백을 마친 이 회장은 이날 공식 경영 복귀를 선언하고 성장 정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CJ그룹의 재도약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함에 따라 그룹 안팎에서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와 대규모 인수합병, 인재 발굴과 조직문화의 재정비 등을 통해 오랜 정체 상황을 벗고 확실한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CJ그룹은 World Best CJ 목표 달성을 위해 사상 최대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5조 원을 비롯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 콘텐트 등 분야에 M&A를 포함, 36조원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외 식품·소재 등 주력사업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9000억원을 투자한다. 우선 2020년까지 충북 진천에 54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 수준의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완공 후에는 연간 생산액이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 8월 착공해 내년 10월 본격 가동 예정인 이 공장은 진천 송두산업단지 내에 약 10만 평 규모(축구장 46개 넓이)로 건설, 연간 최대 12만t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가공식품 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통합생산기지는 미래 성장 품목인 가정간편식(HMR) 중심으로 가공식품의 R&D 및 제조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식품·소재 분야에 9000억원 투자


▎경기도 수원시 영동구에 위치한 CJ제일제당의 식품·바이오 R&D 허브 ‘CJ 블로썸파크’가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CJ제일제당은 이 공장에서 햇반(컵반), 육가공, 냉동가공식품, 가정간편식 등을 생산한다. 신기술 공법을 적용해 제품을 통합적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핵심 공정 일부를 모듈(Module)화해 다양한 제품을 탄력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다품종 대량생산 시스템도 구축한다. 혁신적인 포장기술 및 다양한 복합상품 개발, 식품안전 인프라 등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M&A도 적극 추진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고단백 소재 업체인 브라질 셀렉타(Selecta)사를 3600억원에 인수한다. 셀렉타는 식물성 고단백 소재인 농축대두단백(SPC, Soy Protein Concentrate)를 생산하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4000억원, 영업이익은 550억원을 기록했다. 37개국 글로벌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원료인 대두 주산지에 위치해 물류 경쟁력도 갖췄다.

CJ제일제당은 셀렉타 인수와 함께 식물성 고단백 사료소재 대표 제품인 농축대두단백과 발효대두박을 모두 생산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게 된다. 차별화된 발효효소 기술력을 토대로 축종별(양돈, 양어, 양계 등)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 생물자원 등 기존 CJ제일제당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베트남에 첫 해외 발효대두박 공장을 건설하는 등 발효대두박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0년에는 글로벌 식물성 고단백 소재시장에서 매출 8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식품용 농축대두단백(SPC) 등 신규 소재도 생산하며 확고한 1위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은 국내 물류기업 중 유일하게 전 세계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인 해외 인수합병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수행한 인수합병, 합작법인 설립만 8건에 이른다.

2013년 중국 중량물 전문기업 CJ스마트카고 인수를 시작으로 2015년에는 중국 최대 냉동냉장 물류기업 CJ로킨을,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 물류기업 CJ센추리로지스틱스와 인도네시아의 축구장 4개 규모 대형 물류센터를 각각 인수했다. 지난 4월에는 인도 최대 수송기업인 다슬로지스틱스, 중동·중앙아시아 중량물 1위 기업인 이브라콤 인수로 CJ대한통운이 그간 추진해온 ‘범아시아 1등 전략’이 완성됐다.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전국 규모 택배 자동화 완성 계획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로 CJ 그룹 안팎에서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J 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한 이 회장.
지난해 7월에는 중국 TCL그룹과 물류합작법인 CJ스피덱스를 설립했으며, 12월에는 필리핀 5대 물류기업인 TDG그룹과 합작법인 CJ트랜스내셔널 필리핀을 설립해 필리핀 전역을 대상으로 택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1위인 택배사업 부문에서는 대규모 투자와 첨단기술 역량 강화로 효율성 향상, 서비스 차별화를 통한 성장을 꾀한다. 지난해부터 2018년 4월까지 전국 택배 서브 터미널 200여 개소에 총 1227억원을 투자해 소형 자동화물분류기를 설치한다. 업계 최초로 택배 전 분류 과정에 자동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4000억원을 투자한 광주 택배 메가허브터미널까지 완공되면 전국 규모의 택배 자동화가 완성되는 셈이다. 하루 2회전 배송이 가능해지는 등 배송 효율이 개선돼 차별화된 서비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CJ그룹은 또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식품과 바이오, 물류, 콘텐트 사업 등에 10억5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식품·바이오 부문 생산공장을 신축·증설하고, 한식 브랜드 ‘비비고’와 연계한 한식 홍보를 확대할 계획이다. CJ E&M은 영화 등 콘텐트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CJ대한통운과 CJ CGV 등 계열사의 현지 기업 M&A도 활발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현 회장은 경영 복귀 직후 기업 문화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 유연한 근무 환경이 기업 성장의 밑바탕이 된다는 이 회장의 지론 때문이다. 이 회장은 “내 꿈은 함께 일한 사람들이 성장하는 것이고, 문화와 인재를 통해 Great CJ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혁신안에는 ▷자녀 입학 돌봄 휴가(최장 1개월) ▷남성 출산휴가 확대(기존 5일→ 2주) ▷임신 위험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 기간 확대 ▷출퇴근 시간을 개인 사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업무 시간 외 카톡 사용 금지 ▷입사 후 5년마다 4주간의 ‘창의휴가’ 사용 등 임직원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각종 방안이 담겨 화제를 모았다.

-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201708호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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