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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제토셀위원회 이호열 위원장 & 오승연 연구위원 

대한민국 영어 시험의 패러다임 바꾼다 

오승일 포브스코리아 기자 osi71@joongang.co.kr / 사진 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
지난 5월 중앙일보플러스와 국제토셀위원회가 ‘중앙일보 토셀(TOSEL)’ 제휴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토셀의 시험 개발과 운영, 홍보 등을 함께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11월 첫 번째 시험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작업에 여념이 없는 국제토셀위원회 이호열 위원장과 오승연 연구위원에게 토셀의 탄생 배경과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이호열 국제토셀위원회 위원장 / 고려대 법과대학 졸업, 동 대학 법학 박사, 대한법학교수회 부회 장/한국경영법률학회 상임이사, 고려대 문과대학 언어정보연구소 교수(연구), 세계인명사전 [Marquis Who’s who] 2017년 등재인물 선정, 저서로 <아카데미 토플>이 있다.
‘중앙일보 토셀’은 대학생과 직장인,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실용영어 시험이다. 지난 13년 동안 EBS와 국제토셀위원회가 주관해온 ‘EBS 토셀’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했다면, 중앙일보 토셀은 직장인과 대학생 같은 성인이 주요 응시한다.

지난 7월 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산학관의 국제토셀위원회에서 만난 이호열 위원장과 오승연 연구위원은 “그동안 외화 낭비 없이 한국 실정에 맞게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토종 영어 시험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며 “중앙일보 토셀은 일본에서 시작된 토익에 견줘도 전혀 손색없는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토셀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이호열(이하 이)_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 축구팀이 4강 신화를 쓸 거라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기적을 만들고 나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영어교육을 주도하는 교수들 사이에서도 그런 영감과 자극이 있었던 것 같다. 그들 사이에서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의 영어 능력 평가를 해외 시험에 맡겨선 안 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당시 국내에는 서울대에서 만든 TEPS(텝스)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토플을 대체하는 시험이었다. 학문적인 인지능력 측정이 주된 목적이었다. 실용영어 중심의 토익을 대체할 수 있는 시험을 만들기 위해 수능 출제 위원들과 전국 대학의 영어 교수들이 중심이 돼 국제토셀위원회를 설립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2년간 문항 개발과 실험 평가를 거쳐 2004년 9월에 첫 시험을 치르게 됐다. 지난 13년간 EBS가 주관을 하면서 홍보도 많이 하고 공신력도 쌓이다 보니 초·중·고 영어 시험은 토셀로 국산화를 이룰 수 있었다.”

오승연(이하 오)_ “사실 10여 년 전만 해도 초등학교 아이들이 국제중학교에 가려면 토익이나 토플 시험을 볼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영어 평가 제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셀이 나오면서 아이들이 우리 실정에 맞는 영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아이들이 자신의 영어 능력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가늠해볼 수 있는 시스템이 생긴 것이다. 토셀은 아이들의 영어 교육에 있어 나침반 역할을 한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건강하듯 듣기·말하기·읽기· 쓰기의 4가지 영역을 골고루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제 어느덧 그들은 대학생이 됐고 취업을 한 친구들도 있다.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경쟁력은 살아 있는 영어를 하는 것이다. 토셀이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제도로서 다시 한 번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기존 영어 시험과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_“사실 지금까지 영어 시험은 공부 따로, 시험 따로였다. 토셀이 지향하는 건 영어 공부를 많이 하면 할수록 그만큼 실력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학교에서 공부한 대로 실력이 늘고 점수도 잘 나오는 것이 제대로 된 평가라고 생각한다. 철학적인 부분이나 교육공학적 설계를 보더라도 토셀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시험이라고 확신한다. 대부분의 기업체가 아직까지 토익 등 기존 시험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토셀을 채용이나 승진 때 자격시험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토셀의 진가를 알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영어의 트렌드와 영어 평가 제도를 리셋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11월 18일 첫 시험을 앞두고 있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이_ “우선 86회에 걸친 개정 작업을 통해 문항 유형이 확정됐다. 현재 학생과 직장인, 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실험 평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타당도를 좀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문항 유형에 따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재도 준비 중이다. 8월에 있을 원서접수 기간쯤이면 시험 문항과 똑같은 모의고사 형식의 1차 교재가 나올 예정이다. 12월에는 문제 유형별로 학습할 수 있는 기본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오_ “첫 시험 이후 내년 2월께 두 번째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중국의 CET(China English Test)처럼 1년에 4회 정도가 적절할 것 같다. 해마다 치르는 수능처럼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해볼 만한 영어 시험이 됐으면 좋겠다.”

재미와 감동 주는 정직한 시험


▎오승연 국제토셀위원회 연구위원 / 고려대 사범대학 졸업, 동 대학 영문학 박사, 국제 NGO ‘Save the Children’ 국제이사, 한국언어학회 편집위원/한국영어학회 상임이사, 한국경영학회 CSV 소사이어티 위원, 전 SBS 공채 8기 아나운서, 저서로 <내 아이 영어 영재로 키우는 법> <슈퍼맘 오승연의 엄마표 영어패턴 100> <품격을 높이는 우리말>이 있다.
고득점 비결을 알려 달라.(웃음)

이_ “토셀은 ‘점수가 높으면 영어를 잘한다’는 등식이 성립하는 시험이다. 토셀 만점자는 영어 벙어리가 아닌, 영어 좀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토셀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배웠던 영어 교과과정을 반영해 출제 문항을 만든다.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과정까지 정상적으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평소 실력으로도 웬만큼 성적이 나온다. 그게 토익하고 다른 점이다. 또 토셀은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영어 능력을 평가한다. 진짜 살아 있는 영어 실력을 평가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따로 실용영어를 공부해야 한다. 실용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인터넷을 비롯해 다양한 기자재가 넘쳐난다. 이를 통해 열심히 노력한다면 고득점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의 영어 교육은 평가가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제도와 평가제도가 제대로 서야 한국인들의 영어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오_ “토셀이 지향하는 출제 원칙 중 하나가 재미와 감동을 주자는 것이다. 시험을 보면서도 배울 게 있고, 틀려도 기분이 좋은 킬러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86회의 문항 개정 작업을 거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토셀은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어낸 영어 평가제도다. 세계 어느 시험과 견줘도 손색없다고 자부한다. 지난 13년간 검증 과정도 모두 마쳤다. 이제 모두가 믿고 도전하는 일만 남았다.”

- 오승일 포브스코리아 기자 osi71@joongang.co.kr / 사진 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

201708호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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