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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말하는 ‘J노믹스’ 

“재벌 해체는 한국 경제를 포기하자는 말” 

글 박성현·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 문 대통령, 재벌을 국가 자산으로 활용하는 데 공감
■ 부동산정책은 시장 예상 강도의 두 배로 때릴 것
■ 한국 경제의 두 ‘거인’으로 박정희·문재인 기록됐으면
■ 부·울·경에서 전라-충청-수도권 잇는 또 다른 J축 개발
■ 저성장 시대 주류 경제는 효용 다해… 비주류가 나선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경제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라고 강조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계획은 미래를 조종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그는 “계획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어디에 있고 싶은지’ 그리고 ‘거기에 어떻게 가려고 하는지’를 정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8월 17일로 출범 100일을 맞은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론’ ‘일자리 100일 계획’ 등 공세적인 경제정책과 계획을 쏟아냈다. 경제성장은 소득주도로, 경제 체질은 일자리 위주로 바꾼다는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통해 어디를 가려 하고 또 거기에는 어떻게 도달하려는 걸까?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55)은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릴 수 있는 정책 브레인 중 한 명이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핵심 어젠다로 제시된 국민 성장론과 제이(J)노믹스의 설계자다. 또 국내외에서 알아주는 ‘저성장 대책’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 저성장 대책이 그를 문 대통령과 이어준 가교 역할을 했다.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란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박사, 나고야상과대 조교수, 스쿠바대 부교수를 거쳐 지금은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이자 대통령 경제보좌관으로 있다. 김 보좌관은 30년간 일본 경제와 일본 기업을 연구한 일본통이기도 하다. 신일본제철·도요타자동차·후지제록스·캐논·아사히맥주 등의 경영을 지도했다. 그는 “저성장기의 일본 기업들을 자문하면서 저성장기 일본을 직접 피부로 느꼈다”고 술회했다. 귀국 후에는 저성장기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을 자문하고 강연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텔레콤·LG CNS·롯데·아모레퍼시픽 등의 기업이 그를 만났다.

한·일 기업을 자문한 경험을 담아 2015년 7월 저서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저성장 시대, 기적의 생존 전략>을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진짜 한국 경제는 저성장 나락에 떨어질 것인가’ ‘저성장이 되면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되는가’ ‘이 시점에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등이다. 한국보다 저성장을 먼저 경험한 일본의 사례를 분석해 국내 기업이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무(無)노믹스’ ‘죄인노믹스’ ‘J노믹스’


▎지난해 10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심포지엄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이 모임의 국민성장추진단장을 맡았다.
그와 문 대통령과의 인연은 이때부터다. “책을 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재인 의원이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김 보좌관과의 인터뷰는 8월 3일 오전 9시부터 3시간에 걸쳐 청와대 면회실인 연풍문 2층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사전에 질문 요지를 받아본 그는 비서진에게 당일 오전 일정을 다 비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그는 J노믹스의 출발점과 지향점,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는 정부의 파격적 경제정책들과의 상관관계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2015년 문 대통령이 왜 만나자고 하던가?

“저성장 정책이 앞으로 정치와 국가 운영의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며 도와 달라고 했다.”

그 전에는 잘 모르는 사이였나?

“그렇다. 제가 쓴 책을 대통령이 출간 초기에 읽었던 것 같다. 책이 연결해준 셈이다. 그 뒤로도 문 대통령이 감명 깊이 읽은 책으로 제 책을 소개하면서 오늘날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처음 본 문 대통령은 어떤 사람으로 와 닿던가?

“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바람에 대선에 나서려는 많은 정치인이 찾아왔었다. 당시 문재인 의원을 만나서 굉장히 놀랐던 게 민생 현장에 대한 그의 감각이었다. 그는 민생 현장에서 사고하고, 문제점과 해법을 찾으려 했다. 저 또한 기업 현장, 산업 현장을 중시했다. 더 놀란 건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문 의원은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들었고 ‘그건 왜 그렇습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저하고 케미(조화·호흡)가 잘 맞았고 문제의식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통칭하는 ‘J노믹스’의 요체가 뭐며, 어원은 또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이 자리를 빌려 J노믹스를 둘러싼 많은 오해와 이해 부족을 해소하고 싶다. 먼저 왜 ‘J’인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문재인표 경제정책의 이름을 뭐로 할 것인가를 놓고 참모들이 머리를 맞댔다. 대선 과정에서 보수 진영은 늘 문재인 후보를 폄훼하려 들었다. 안보정책의 경우 ‘빨갱이’ ‘좌파’라며 흠집을 냈다. 경제정책에도 그런 공격이 예상됐기에 네이밍이 아주 중요하다고 봤다. 예컨대 ‘문재인 경제학’이라면 아마 ‘문제의 경제학’이라고 쏘아붙였을 것이다. ‘아베노믹스’처럼 성을 따 ‘문노믹스’라고 칭한다고 하자? 당장 ‘무(無)노믹스’라는 반격이 쏟아지지 않을까? 이름을 가져와 ‘재인노믹스’라고 해도 마찬가지로 반대파들은 ‘죄인노믹스’라고 비아냥거렸을 것이다. 이런 함정을 다 피해 ‘재인’의 영어 이니셜 J를 가져와 만든 게 ‘J노믹스’다. 게다가 혁신이론에 ‘J커브 현상’이라는 게 있어 우리 콘셉트와도 맞아떨어졌다.”

그건 또 어떤 개념인가?

“혁신정책을 쓰면 초기에는 성과가 떨어진다. 그런데 그 혁신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면 변곡점을 거치며 높은 성과를 내는 현상이다. 시간 경과와 함께 실적이 반등하는 모습이 마치 알파벳 ‘J’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J노믹스’와 ‘J커브 현상’의 상관관계를 설명한다면?

“문 대통령이 언명했듯이 우리는 대한민국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한다. 박정희 패러다임이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새 패러다임을 추구하자는 게 ‘J노믹스’다. 처음엔 저항과 혼란의 여파로 경제 성과가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개의치 말자. 혁신이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정부가 한 방향으로 정책을 밀고 나가면 시장에 예측 가능성이 생기고 경제주체들도 적응할 때가 온다. 그러면 성과도 올라갈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J커브 현상과 J노믹스를 접목했다고 보면 되겠다.”

“번 돈 대부분을 주거비로 쓰는데 말이 되나?”


▎7월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호프미팅.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김현철 경제보좌관(맨 왼쪽)이 기업인들에게 제공할 수제 맥주를 따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교수 출신의 김 보좌관은 인터뷰 도중 경제이론이 나오자 백지에 그림을 그려가며 개념과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렇게 그려진 J커버 곡선을 보면서 물었다.

‘J노믹스’란 이름은 누가 붙였나?

“제가 붙였다.”

박정희 패러다임은 그렇다 치고 J노믹스는 우리 경제를 어디로 어떻게 이끌겠다는 것인가?

“알다시피 박정희표 경제정책의 핵심은 대기업에 의한 수출주도 성장 전략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외바퀴 성장 전략’이라고 했다.(문 대통령이 이 용어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한정된 자원을 특정 대기업이나 산업에 몰아준 뒤 ‘낙수효과’를 통해 국내 경기를 떠받치고 고속 경제성장을 이루자는 것이었다. 이 전략의 근본적인 결함은 불균형 성장 전략이라는 데 있다. 대기업과 수출기업이 주도하다 보니 불균형을 낳게 되고 1990년대 이후 낙수효과마저 사라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결과에 맞닥뜨렸다. 양극화는 또 저성장을 가져왔다. 소득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중산층 이하의 소비 여력은 떨어졌고, 이게 돌고 돌아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기에 이르렀다. 기업도 매출·이익을 못 일으키니 성장도 내리막길이다. 이런 태생적 결함이 있는데도 그 대책을 20년 이상 방치해 온 것이다. 이 구조를 허물고 새 패러다임을 쌓아야 한다. 그 핵심이 문재인 후보가 제시한 국민성장이다. 지난 60년간 돈을 번 기업과 세수를 확보한 정부는 부유해졌지만 양극화의 후유증으로 가계는 오히려 쪼들리는 구조로 치달았다. 기업 중심 성장 구조에서 가계와 국민이 중심 되는 성장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다. 이를 구현하는 게 J노믹스의 핵심 콘텐트다.”

국민성장을 이룰 방도는 뭔가?

“그래서 나온 게 ‘네 바퀴 성장 전략’ 또는 4륜구동 성장 전략이다. 국민성장론을 축으로 일자리 중심 성장·소득주도 성장·동반성장·혁신성장을 추구한다. 정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 중인 경제정책들이 모두 ‘네 바퀴 성장 전략’을 정점으로 해서 맞물려 돌아간다. 복잡하지만 설명이 필요하다.”

경제이론은 원래 복잡하다. 기존 정책 기조와 프레임을 달리할수록 더 그렇다. 김 보좌관은 호흡을 몇 번이고 가다듬으며 그 세부 내용을 설명했다. “양극화를 해소하자면 소득이 늘어야 하므로 최저임금을 올려줘야 한다. 그래야 소비 여력이 생겨 내수 확장으로 이어진다. 더 중요한 건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일이다. 아무리 명목소득을 올려본들 생활비와 제반 비용 지출이 많아지면 소비 여력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가계 지출의 몇 가지 요소를 개선하려는 이유다. 첫째가 주거비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도 여기에 연결된다. 집값이 폭등하면 가난한 이들은 번 돈의 대부분을 주거비로 써야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 교육비도 엄청나다. 교육비가 덜 들어가게끔 교육과 입시제도 개혁을 준비 중이다. 물가도 중요하기에 독과점 구조를 개선할 것이다. 빈곤층으로 갈수록 통신비가 교육비를 앞지른다. 통신비 인하 정책도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중요한 수단이다.”

“가난한 사람, 무직자도 혁신 대상”


▎1977년 12월 22일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유공자를 포상하는 박정희 대통령.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한국 경제의 거인으로 불렀다.
일자리를 정부가 만든다는데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은 건 왜인가?

소득의 대부분은 근로소득에서 발생하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결국 일자리를 늘리고,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공격한다. 네 가지 성장 중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혁신 성장을 간과한 데서 오는 비판에 불과하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그치지 않는다. 일자리 창출은 마중물 역할에 국한되며,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건 기업 몫이라고 누누이 설명했지 않나. 네 가지 성장 중 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가장 자주 강조한 것도 혁신성장이다. 이런 건 언론이 거의 다루지 않았다. 언론도 어떤 때는 공격을 하려고 나쁜 것만 추려서 알리는 게 아닌가 하는 서운함이 들 정도였다.”

그 말대로라면 홍보 전략의 실패 아닌가?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혁신성장에 관한 대규모 캠페인을 두 차례나 펼쳤지만 보수 언론에서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혁신성장에 견주면 일자리 성장, 소득주도 성장, 동반성장은 홍보 순위에서 뒤로 밀렸는데도 말이다.”

혁신의 대상은 누구인가?

“기업과 부자만 혁신한다? 그래선 저성장을 돌파하지 못한다. 가난한 사람들도 끌어안아 혁신에 동참시켜야 한다. 일자리 없는 사람들도 최소한의 일감은 주면서 혁신에 합류토록 해야 한다. 양극화 시대의 혁신 토대는 바로 이들이다. 그러자면 안정적인 소득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소득주도 성장도 혁신을 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사회적 안전망 구축도 빼놓을 수 없다. 혁신하다가 실패해서 빈곤층으로 전락하면 누가 창업에 도전하려 할까? 최소한의 생활비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득의 안전망이 갖춰져야 혁신도 가능하다.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주도 성장은 이렇게 연결된다.”

경제주체들은 정부의 이런 개념을 낯설어하는 것 같다.

“세계 경제의 주류적 흐름을 몰라서 그런 것이다.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서구에서도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포용적 성장으로 가야 한다는 걸 비로소 깨닫기 시작했다. 월드뱅크,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0ECD), 주요 20개국(G20) 등 선진국에서 포용적 성장을 말한다. 소득주도 성장은 성공한 예가 없다는 주장은 뭘 몰라서 하는 말이다. 소득주도 성장, 혁신주도 성장은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하겠다.”

눈높이 설정이 애당초 잘못된 건 아닐까?

“보수 진영의 무관심 내지 홀대에 직면하면서 작전을 바꿨다. 어차피 우리는 외바퀴가 아닌 네 바퀴로 가는 경제를 지향한다. 이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다. 정책 발표 순서를 바꿨다. (혁신성장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도)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먼저 터뜨렸다. 상당한 반발과 저항이 따를 것이므로 대선 승리 직후 동력이 있을 때 하자고 해서 맨 앞에 내세웠다. 언론은 포퓰리즘이라고 때리기 시작했다. 오히려 고마웠다. 경제 패러다임이 바뀔 때는 논쟁이 일고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다. 저는 논쟁을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싶었다.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점을 강력하게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논쟁이 숙성되면 혁신성장을 띄울 것이다.”

“저성장 극복에 ‘고양이 손’까지 빌려야 할 판”


▎문재인 대통령이 7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일본 기업 전문가로서 염두에 둔 국내 재벌 개혁 방향은?

“우리가 재벌 개혁을 말하면 사람들은 다 재벌 해체로 받아들이더라. 재벌은 지난 60년간 성장 동력이었다. 양극화와 저성장을 낳은 씨앗이긴 하지만 전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 축이라는 점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도 그렇고 저도 마찬가지로 재벌은 소중한 국가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재벌 해체는 한국 경제를 포기하자는 말과도 같다. 급격한 재벌 개혁, 급격한 동반성장 추진? 재벌은 좋은 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데 우리가 왜 힘들게 해체하겠나. 이 역시 포용이다. 가난한 사람이나 벤처기업을 포용하듯 성장의 한 축인 재벌과 대기업도 포용해야 한다. 이런 기조 위에 가는 게 네 바퀴 중 하나인 동반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대선 기간에 재벌도 개혁 대상이라고 했는데.

“재벌이 경우에 따라 기술 탈취, 비용 절감 등으로 발생한 이윤을 내부에 유보만 하는 등 상생 성장, 동반성장 면에서 취약했을 뿐이다. 개혁은 강제하거나 해체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다. 스스로 알아서 개선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같은 분들이 칼을 빼들겠다고 말한 적은 없으나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기업들이 동참해주면 너무 좋은 일이다.”

문 대통령은 재벌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강화를 막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공약했다. 순환출자 해소, 지분구조 개선과 같은 과제는 재계의 주요 관심사다.

“그건 가야 할 방향성이지 지금 당장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성장 동력을 회복하고 저성장 구조를 탈피하려면 고양이 손까지 빌려야 할 판이다. 재벌이라는 국가적 최고 자산의 하나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시간을 주고 경제에 충격이 없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문 대통령이 4대 재벌을 중심으로 보겠다고 한 것은 해체가 아니라 상위권 재벌부터 천천히 개혁해 나가겠다는 말이다.”

수백 조에 달하는 대기업 사내유보금을 풀어야 한다고 정부는 말한다. 기업은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고 난색을 표하는데.

“대기업이 협력업체로부터 빨아들인 이익을 투자에 돌리지 않고 사내에 축적하는 행위는 경제적으로는 맞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자본 순환을 막는 일이다. 새 정부도 당연히 사내유보금으로 투자할 것을 독려하지만 한 가지 조건을 더 달았다. 투자를 하더라도 일자리 늘리는 방향으로 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각자도생하면 모두 망한다. 재벌과 대기업이 자기만 살겠다고 이윤을 내부에 축적하고 해외로 빼돌리면 그게 돌고 돌아서 결국 기업 자신에게 타격을 입힌다. 나름 합리적 선택이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자기 목을 조를 것이다. 경제 전 부분이 최적화를 이루도록 유도하는 게 국가가 할 일이다.”

최저임금·소득세·법인세 인상 방침에 반발하는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최저임금 인상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끌어올리는 방편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편의점 점주와 같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하지 않도록 정부는 직접 지원이라는 카드를 제시했다. 이걸 포퓰리즘이라 비판하지만 저소득층이 소비를 해야 돈이 돌아 자영업자들도 돈을 벌 수 있다. 궁극적으로 편의점 같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살리는 길이다. 편의점의 상층부 측 프랜차이즈 본부 내지 모기업도 점주의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프랜차이즈 본부의 갑질을 지적하고 나선 동기다.”

대기업과 고소득층만 증세할 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세금을 내는 개세주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고개를 든다.

“개세주의도 옳은 얘기다. 세제는 어떤 정권이든 욕먹는 정책이다. 국민 동의가 필요하므로 정권 초반에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 우리가 가진 계획을 점진적으로 펼쳐나가겠지만 정권 초기에 방향이라도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정부 100일 계획에 이슈별로 발표한 것이다. 저소득층 세제를 지원하면서 초고소득층·초 대기업의 세금은 올려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려고 한다.”

“국가재정 찔끔찔끔 아닌 왕창 투입”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저성장 시대 돌파 전략을 고심한다고 전했다.
신념을 가진 정부라면 부가가치세도 건드릴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예민한 문제다. 경제 패러다임이 60년 만에 바뀐다면 경제를 운용하기 위한 재정도 바뀌어야 한다. 충분히 연구해서 그게 중요하다면 할지도 모른다. 만약 결론이 난다면 그런 부분은 열어두겠다. 강조하고 싶은 건 우리가 이건 반드시 해야 하고 저건 절대 안 된다는 식으로 도그마에 빠진 정책을 구사하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조심스러운 발언이기는 한데….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그걸 무작정 하겠다? 아니다 열어둔다. 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수정하겠다는 탄력성이 있다. 원전정책도 마찬가지다. 원전 제로(Zero)? 대통령이 그게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2060년까지 끌고 가면서 서서히 하겠다는 것이다. 큰 방향은 일관성 있게 유지하되 세세한 경제정책은 유연하게 할 것이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정책이 벌써 두 번(6월 19일, 8월 2일)이나 발표됐다. 시장은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데.

“정책 자체만 보면 강력한 정책이다. 부동산정책을 만들 때 기조가 있었다. 하나가 노무현 정부 시절의 실패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시장 예상(강도)의 두 배 정도를 때린다. 만에 하나 그 정책이 안 먹히는 경우 또 때릴 수 있는 다음 단계의 플랜B도 준비하자고 했다.”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왜 나오나?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동안 공세적 재정정책을 펴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가 220%대까지 갔다. 우리는 그게 30%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정부의 가용 수단은 크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나뉜다.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떠받치고자 무모한 통화정책을 쓰는 바람에 우리나라도 유동성의 함정에 빠졌다. ‘초이노믹스(최경환노믹스)’라 불리는 실패한 통화정책의 최대 피해자가 서민이다. 문재인 정부는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장기적으로 추구할 것이다.”

남은 재정정책의 방향은?

“일본이나 저성장 국가들이 찔끔찔끔 재정을 풀다가 금세 곳간이 텅 비는 사태에 직면했다. 다행히 우리는 여유가 있다. 재정은 과감하게 투입할 것이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도 정부 부채는 GDP의 50%를 넘지 않을 것이다. (감질나게 풀다가) GDP 대비 국가 부채 200%를 넘겼다며 난리를 피우느니 지금 단호한 집행을 통해 턴어라운드(Turn around·반등)하는 게 더 낫다.”

“박정희, 수출주도 성장 정책의 맹점 알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회의장에서 회담을 했다.
정부 경제정책의 80%가 입법을 필요로 하는 사안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 정부 구상도 차질을 빚는다. 그에 대한 대책은?

“정말 중요한 질문이다. 저는 사실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들고 나왔을 때 학자로서 크게 기대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평전을 제대로 읽어보면 재벌주도·수출주도 성장을 이끌면서도 그 정책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아주 철학적이며 대단한 것이다. 일정한 토대가 다져지면 균형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시해된 뒤 보수 진영은 성공신화에 취한 나머지 불균형성장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갔다. 그런 면에서 박근혜라는 인물이 아버지의 유업 계승 차원에서 경제민주화를 실천하리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런 기대는 무너졌나?

“박근혜 정부의 경제수석과 경제부총리가 (저금리 양적 성장으로) 폭주하면서 가계 부채 폭탄, 부동산 거품 폭탄의 뇌관까지 현 정부에 떠넘긴 결과를 낳았다. 한 가지 변화라면 야당도 악순환 고리를 깨닫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불균형성장이 얼마나 경제를 피폐케 하고, 양극화가 성장까지 좀먹는다는 사실 말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경제정책 기조를 바꿨고, 자유한국당까지 서민 중심 경제를 얘기하는 상황이다. 아직은 희망이 있다.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는 좌·우,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 경제문제를 놓고 죽기살기로 싸울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상황 인식,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공통분모를 찾으리라 생각한다.”

진보 진영은 박정희 패러다임의 폐기를 주장한다. 김 보좌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 경제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듯하다.

“저는 한국 경제에 두 거인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 거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경제 개발을 하고 우리를 가난에서 성장으로 이끌었다. 그 혜택을 지금 우리가 향유한다. (박정희 모델은) 1990년대 와서 효과를 다했는데도 2000년대, 2010년대까지 계속 끌고 온 게 문제다. 또 한 사람의 거인은 제 기대지만 문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본다. 60년 만에 경제의 기본 틀을 대전환하고 향후 60년 경제 패러다임의 단초를 연 거인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그 혜택은 차기나 차차기 대통령이 보겠지만 이 정부는 서두르지 않고 한 방향으로 매진할 것이다.”

한국 경제의 ‘거인’이라면 역사에 남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계획이 취소됐다.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는 발행했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우표발행심의위원회가 취소 결정을 한 것이라…. 앞으로도 공론화위원회 같은 사회적 대화는 중요하다. 이를 일각에서는 책임 회피라고 평가절하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본다. 저성장 시대에서는 사회적 대화라는 완충작용이 필요하며 위원회가 결정했으면 그걸 존중해줘야 한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우표가 발행되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러시아-일본-동남아-인도 잇는 수출주도 성장 전략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세종시에서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1억원 이상 하락한 아파트가 나왔다. / 사진:연합뉴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소득주도 성장의 재원 마련 방안이 공허하다며 반론을 펴기도 했다. 경제 패러다임 전환과 같은 전략적 대화가 잘 될까?

“앞서 제가 설명한 네 바퀴 성장론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유 의원의 주장과 우리의 정책이 큰 틀에서 일치한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유 의원의 지론인 ‘중부담 중복지’는 옳은 주장이고 우리의 소득주도 성장론과도 많이 겹친다. 최저임금 인상·사회안전망 확충·주거비 안정·가처분소득 증대 등을 유 의원은 복지로 표현했고, 우리는 정책과 소득이라는 목표로 얘기한 게 다를 뿐이다. 예컨대 수출문제를 보자. 많은 이들이 그러면 한국은 수출을 포기하느냐고 의문시한다. J노믹스는 3개의 세트로 구성돼 있다. 첫째가 네 바퀴 성장론, 둘째가 지방 균형 성장, 셋째가 수출주도 성장이다. 수출주도 성장은 다르게 말하면 글로벌 주도 성장이다.”

J노믹스에 3개 세트의 플랜이 있다는 것도 처음 듣는 얘긴데.

“네 바퀴 성장론은 충분히 설명됐다고 보고 지방 균형 성장과 수출주도 성장은 다음과 같은 의미다. 대한민국은 지난 60년 동안 수도권-부·울·경(부산·울산·경남) 일변도의 경제 성장축으로 발전해왔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역J축’인 셈이다. 지금은 다른 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울·경에서 전라-충청-수도권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J축이 필요하다. 이 정책은 대선 일정이 확 당겨지는 바람에 발표하지 못했다. 과거 60년의 성장축을 고도화함과 동시에 전남·북과 충청권에 새 성장산업을 일구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이 광주형 모델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울산 모델이 중후장대 산업이라면 광주형 모델은 전기차·재생에너지 같은 신산업, 충청권은 바이오산업을 육성하는 식이다.”

J노믹스에 수출주도 성장이 있다고 했다. 어떤 청사진을 갖고 있나?

“미·중의 G2 체제에다 우리의 수출 타깃을 확장했으면 한다. 이는 통일을 보는 관점과도 결부된다. 문 대통령과 제가 굉장히 공감한 분야가 통일을 보는 시각이다. 한국의 성장률이 2%, 1%, 0%대까지 떨어지면 마지막 활로는 통일일 수밖에 없다. 남북 통일은 생산가능 인구를 보전해줄 뿐 아니라 풍부한 저임금 노동자를 공급한다. 북한은 과거 이데올로기의 화약고였다. 북한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개개인의 입지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의외로 북한을 경제적으로 접근했다. 한반도를 평화라는 축과 경제공동체라는 축으로 보더라. 북한을 경제의 축으로 보는 것은 저하고 완전히 일치했다. 저는 저성장의 탈출구로 봤고, 대통령은 평화를 이룩하는 한 단계로 봤다. 저하고 공통분모가 있다.”

통일은 아직도 요원한 과제일 뿐이다. 게다가 G2는 앞으로도 경쟁하고 대립할 것인데 우리는 어디서 활로를 찾을 것인가?

“글로벌 성장축을 새로 찾아야 한다. 네 개의 축이 있다.(김 보좌관은 종이에 동아시아 지도를 그려가며 설명했다) 하나가 극동 개발에 적극적인 러시아다. 또 하나가 일본이다. 일본은 한국의 성장축임에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역사문제 때문에 이 성장축을 완전히 닫았다. 다른 나라들은 옆에 없어 안타까워하는 나라가 일본인데 우리는 바로 곁에 두고서도 활용을 못했다. 이는 비난받아야 한다. 셋째는 동남아다. 엄청나게 공략할 대상이다.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에 특사를 파견했을 정도다. 마지막이 인도다.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는 우리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한테 얻어맞을수록 가까이해야 할 나라다. 이렇게 러시아-일본-동남아-인도를 잇는 ‘J축’은 한국의 새로운 글로벌 성장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럽까지 연장할 수 있다. 한반도의 전방과 후방을 연결하는 글로벌 성장축이 갖춰지면 북한에 가스관을 깔고 철도를 연결하는 일도 쉬워진다.”

경제 라인의 ‘숨은 실세’라고도 불렸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도 호흡을 맞춰봤나?

“그렇다. 제 책상에는 두 권의 책이 놓여 있다. 바로 변 전 실장의 <경제철학의 전환>과 저도 공저자로 참여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구상-포용국가>라는 책이다. 찾아오는 손님에게 이 두 권의 책을 선사한다. J노믹스를 만들 때도 변 전 실장을 모시고 같이 공부했다. 당시에도 변 전 실장은 슘페터 혁신 이론을 말했고, 우리는 네 바퀴 성장론을 언급했다. 변 전 실장은 그중에 혁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혁신주도 성장은 우리하고도 일치하는 것으로 네 바퀴 성장 중 혁신성장에 그의 정책이 녹아 든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서도 많은 말씀을 했다. 교육 개혁을 통해 교육비를 절감하고, 부동산 개혁을 통해 주거비를 줄이는 등 서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야 한다는 그의 견해는 소득주도 성장론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변 전 실장의 근황은?

“얼마 전에도 만나 뵀는데 지금 상황을 즐기고 있더라. 편안하게…. 책도 쓰시고. 제가 책 열심히 선전하겠다고 했다. 그분이 지금 (정부 라인에) 들어와서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할 계제가 아니다. 한 번씩 찾아 뵙고 정부가 못하는 것이 있는지 자문을 구하는 게 맞다.”

학문을 하는 과정에서 사실 수집·해석·예측 능력의 한계를 느꼈을 때 어떻게 극복했나?

“현장학을 하고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학자에게는 그런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냥 학문을 위한 학문, 이데올로기를 위한 이데올로기를 하면 어려울 따름이다. 저는 현장에서 변화가 일고 반응이 생기면 이론도 바꾸고, 정책의 틀도 손본다. 한국에서 실학은 뒷전이다. 이번에 청와대 진용을 보면….”

“우리는 벼랑끝… 용기 갖고 시도할 것”


▎현장에 충실한 실사구시 정책을 펴겠다고 말하는 김현철 경제보좌관.
이 대목에서 시곗바늘은 낮 12시를 향했다. 배석한 참모가 취재진에게 마무리를 요청하는 눈빛을 보내자 김 보좌관은 “시간이 좀 오버돼도 괜찮다”며 “이건 꼭 얘기하고 싶다”고 말을 이어갔다. “한국은 지난 60년간 미국학 위주로 흘러왔다. 미국의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미국의 이론이 주류 이론이고 그게 100% 맞기에 한국에 적용해야 한다는 식이다. 특히 자유시장주의자들은 그쪽으로 치달았다. 그런데 국내 주류학파에 이단이 몇 있었다. 바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 홍장표 경제수석(부경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 김수현 사회수석(서울연구원장 출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출신), 저 등등이 그렇다. 주류에서 보면 이단이고 좋게 보면 비주류, 나쁘게 보면 학자도 아닌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이 공유하는 경험이란 뭔가?

“이들은 실학을, 현장학을 했다. 어떻게 보면 산업과 기업을 연구한 분들이다. 학계에서는 마이너그룹이었다. 한국 경제를 미국 이론, 자유시장의 틀로 설명하는 대신 사회적 시장경제를 통해 해석했기에 비주류였던 것이다. 지금 이분들이 우리 정책의 중심에 서 있다. 패러다임이 변하면 주류가 비주류로 가고, 비주류가 주류로 자리를 바꾸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게 바로 ‘용기(勇氣)’다. (현 정부 경제정책은) 검증된 게 약하고 사례도 드물다. 성공 사례는 북유럽 노르딕 국가 정도다. 우리는 지탄 속에서도 실행할 것이고, 성과를 낸다면 주류가 될 것이다. 우리는 도전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왜? 주류는 이미 효용을 다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 저성장의 원인을 주류가 제공했다. 그래서 주류의 공격을 개의치 않는 것이다. 우리는 용기를 갖고 시도할 것이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 글 박성현·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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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호 (201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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