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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이슈] 영어능력인증시험 ‘토셀’ 열풍… 성인시장 공략 D-90 

14년 역사 EBS토셀 뭐길래 중·고교 영재들 열광했나? 

윤혜연 중앙일보플러스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전국 명문 사립초중고·사교육까지 사로잡은 시험, 11월 18일 성인 대상 첫 시행… 수험자 연령과 발달 상황에 따라 등급 나누며 벼락치기 시험과 차별화돼

▎EBS토셀 시험은 연령과 인지 수준에 따라 7등급으로 나뉜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 / 사진·아이클릭아트
대학생·직장인 및 일반 성인을 위한 실용 영어시험 ‘중앙일보 토셀’이 오는 11월 18일 첫 시행을 앞두고 있다. 중앙일보 토셀은 올해 시행 14년째를 맞은 초·중·고등학생용 영어 시험 ‘EBS토셀’의 성인용 시험이다. 중앙일보 토셀의 시행을 앞두고 이 시험의 전신 격인 EBS토셀에 대한 응시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탄탄한 역사를 바탕으로 국내 유명 초·중·고는 물론 사교육 시장에서도 열풍을 일으킨 EBS토셀의 저력은 뭘까?

지난 6월 말 전북인재육성재단은 ‘2017년 글로벌체험 해외연수’에 참여할 초등·중학교 및 대학 장학생 752명을 뽑았다. 선정된 학생들은 지난 여름 캐나다·호주·뉴질랜드·중국 등지로 6주간의 연수를 떠났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어학수업과 공립학교 정규수업을 받으며 예비 글로벌 인재로 다양한 체험을 마치고 돌아올 예정이다. 총 417명의 초등학생 중 영어권으로 떠나는 학생은 모두 이번 연수단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EBS토셀 성적과 학교장 추천서를 토대로 선발 과정을 거쳤다.

수험자 연령 따라 영어 능숙도 측정해


▎전국의 공교육 기관뿐 아니라 약 1만1000개 사교육 기관에서도 토셀을 활용하고 있다.
EBS토셀은 비영어권 국가의 영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영어 구사 능력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인증하는 영어능력인증 시험제도다. 국제토셀위원회가 문제를 연구개발하고 EBS 한국교육방송공사가 주관하고 있다. 이 시험은 2004년 처음 시행돼 올해로 14년째를 맞았다. 정기시험은 지난 14년간 매년 네 차례씩 치러졌고, 가장 최근에는 8월 19일에 57회 시험이 있었다. 그동안 학교 내신·교내외 평가·졸업인증·입학전형 등에 활발히 활용돼 왔다.

EBS토셀이 다른 영어 시험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수험자의 연령과 발달 상황에 따라 시험이 7등급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국제토셀위원회는 학교의 교과과정과 연령별 인지 단계를 고려해 단계별로 난이도와 문항 형식을 차별화했고 이를 토대로 영어에 능숙한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시험 유형은 수험자의 연령에 따라 구분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프리스타터(pre-STARTER)’, 초등학교 3~4학년은 ‘스타터(STARTER)’, 초등학교 5~6학년은 ‘베이직(BASIC)’, 중학교 1~2학년은 ‘주니어(JUNIOR)’, 중학교 3학년은 ‘하이주니어(HIGH JUNIOR)’, 고등학교 1~2학년은 ‘인터미디어트(INTERMEDIATE)’, 고등학교 3학년 이상 및 성인은 ‘어드밴스드(ADVANCED)’를 치른다. 어드밴스드는 2015년에 임시 중단됐지만 올해 말 성인용 시험 중앙일보 토셀로 다시 부활할 예정이다. 시험은 크게 두 섹션으로 나뉘며 각각 듣기와 말하기, 읽기와 쓰기 능력을 평가한다. 시험 시간은 유형에 따라 40~100분이다. 시험을 보고 난 뒤에는 점수에 따라 1~10등급으로 구분돼 성적표에 표기된다.

이 시험을 직접 치러본 이들은 토셀을 어떻게 평가할까? 과거 EBS토셀을 치른 이들 중 토익(TOEIC)과 토플(TOEFL) 등 기타 영어 시험을 많이 치러본 대학생과 직장인들을 직접 만나보았다.

교과와 연계… 내신·수능까지 미리 대비


▎토셀의 예문들은 한국인 맞춤형으로 설계돼 수험자가 금새 친숙함을 느끼게 된다. / 사진·아이클릭아트
고려대 영어교육과 2학년 이재은(22·여)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8년에 처음으로 EBS토셀 시험을 치렀다. 당시 청심국제중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학교의 모집요강 중 영어인증시험으로 토셀 점수를 내도록 돼 있었다. 이씨는 “일정 등급을 넘길 때까지 다섯 번 정도 시험을 쳤다”며 “당시 영어 좀 한다고 하는 친구들은 유명 어학원의 국제중학교반에서 모두 토셀 준비를 했다”고 돌이켰다. 국제토셀위원회 측에 따르면 2008~2009년엔 EBS토셀을 치르는 학생의 수가 한 해 50여 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누적 응시 인원이 200만 명이 넘는다.

이씨가 기억하는 EBS토셀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 교과와 연계가 잘돼 있다는 것이었다. 토셀에 등장하는 수학·과학 문제를 풀기 위해 따로 공부도 했다. 그는 “미토콘드리아 같은 생물 용어를 영어로 처음 배웠다”며 “단어나 문법을 달달 외우는 대신 새롭고 흥미로운 콘텐트로 영어를 공부하니 흥미와 관심이 더 커져 전공으로까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토셀 문항 중 외국에서 실제 사용하는 용어가 많았다고 말했다. “당시 초등학교 4, 5학년을 캐나다에서 마치고 귀국한 직후였는데 시험에 나오는 지문이나 용어에 대해 이질감 없이 시험 문제를 풀 수 있었다”고 했다.

토익 만점자(990점)로 최근 대기업에 입사한 이준호(28·가명) 씨는 민족사관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2008년 무렵 학교에서 단체로 EBS토셀을 치렀다. 이때 경험으로 최근에는 토셀을 준비하는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씨는 “요즘 사설 영어학원에서도 학생 평가용으로 전국 단위의 성적이 나오는 토셀을 많이 치르는 것 같다”며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며 점점 난도를 높여 중·고등학생 수준의 토셀 시험까지 준비시켜 봤다”고 말했다.

이씨 역시 EBS토셀의 장점으로 교과과정과 연계된 내용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해당 학년에서 배우는 내용이 시험에 반영되다 보니 토셀 기출문제집뿐 아니라 교과서도 함께 보면서 가르쳤다”며 “고교 수능 시험이나 모의고사와도 비슷한 느낌의 시험이라 꾸준히 공부하면 고교 내신까지 잘 연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의 말처럼 지금도 전국의 학원가에서는 EBS토셀 시험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학생의 영어 실력을 전국 단위로 평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올여름 인천 송도에 있는 한 외국어학원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토셀 강좌를 열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수능이나 내신 등 당장 눈앞에 준비해야 할 시험이 없기 때문에 토셀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영어를 배워나갈 수 있다. 인천 계양구에 있는 한 외국어학원의 교사는 “토셀의 경우 레벨이 계단식으로 잘 나뉘어 있어 공부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실력이 향상됐는지 체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며 “평가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학생에게 일대일 맞춤형 지도도 가능해 여러모로 유용하다”고 했다.

영어공부 역사 보여주는 포트폴리오 큰 자산


토셀은 한국에서 개발한 한국인을 위한 영어 시험이다. 한국인에게 더 익숙하고 편하다는 점도 이 시험의 큰 매력이다. 토셀과 비교할 만한 시험으로는 미국 ETS사의 토플과 토익이 있다. 두 시험 모두 목적이 명확하다. 토플은 외국인 유학생이 미국 유학을 가기 위해 치르는 시험이다. 토익은 직장인이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실용 영어 시험이다. 토셀과 토플, 토익을 모두 경험했다는 직장인 김선아(24·여) 씨는 “토플은 전문 분야의 용어가 자주 등장해 다소 어렵고, 토익은 눈치로 정보를 찾는 IQ형 질문이 많다”며 “토셀은 다른 시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익숙하고 풀기 쉽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토셀에는 직장인이 아니면 알기 힘든‘invoice(송장)’ 같은 단어 대신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많이 출제돼 어린 학생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시험”이라고 말했다.

토셀이 갖는 또 하나의 강점은 영어에 대한 개인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EBS토셀 시험을 보면 다른 시험에 비해 자세한 성적표가 나온다. 전국 평균, 지역 평균과 내 점수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고 말하기·읽기·듣기·쓰기 영역별로 상세하게 나눠 분석돼 있다. 과학·사회·도덕 등 교과 과목과 연계된 문제에서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도 알려줘 관심사와 진로 탐색을 도와주기도 한다.

다년간 이 시험을 보면서 난도를 높여 공부해왔다면 그 결과가 성적표에도 고스란히 기재된다. 영어 공부를 막 시작한 초등학생이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계속 토셀을 공부하고 시험의 레벨을 높여 응시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막강한 ‘스펙’이 될 수 있다. 성적표 한 장으로도 성실성과 꾸준함을 단번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벼락치기로 영어 점수를 올려 받은 학생과 차별화할 수 있는 나만의 역사이자 무기가 되는 셈이다.

스스로에게도 좋은 당근과 채찍질이 된다. 여러 번 시험을 치르다 보면 여러 영역 중에서 자신에게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도 명확해진다. 전국 단위로 성적이 나오지만 상위 학교 입학을 좌우하는 큰 시험이 아니므로 적절한 긴장감과 기분 좋은 자극을 함께 얻는다.

해외 진출로 1200억 로열티 줄일 수 있어


▎EBS 학업성취기록부에는 시험날짜와 등급이 누적 기록된다 / 사진제공·국제토셀위원회
부산에 있는 모 사립 초등학교에서는 2~3년 전부터 학생들이 단체로 EBS토셀을 치러왔다. 지난해까지는 연중 1회, 올해부터는 2회로 늘렸다. 이 학교의 영어 담당 국제부장 교사는 “매년 이벤트처럼 어린 학생들이 토셀 시험을 치르고 있다”며 “중·고등학교 시험과 유형이 비슷해 영어 실력도 검증할 겸 시험에 미리 익숙해지게 한다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어린이용 시험인 ‘토플 주니어’와 ‘토익 브릿지’도 고려했지만 결국 난도만 좀 더 낮을 뿐 본래 유학과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시험이라 학생들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있는 한양초등학교·광운초등학교 등의 사립 초등학교도 매년 1~2회에 걸쳐 EBS토셀을 단체로 응시하고 있다. ‘영어 실력 평가’와 ‘유형 연습’ 등 모두 비슷한 이유에서다.

EBS토셀은 상대적으로 고등학교에서의 활용도가 조금 낮다. 현재 대학 입시에서 대부분의 학교가 토플과 텝스(TEPS)만을 영어능력인증시험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대입에선 특기자전형을 통해 6000여 명을 뽑는데, 이 중 영어 특기자로 지원하려면 영어인증시험 점수가 필요하다. 각 학교는 토플·텝스와 함께 기타 서류와 면접, 디베이트, 에세이(논술) 등을 섞어서 복합적으로 영어 능력을 평가한다. 자연스럽게 고교생들은 이 시험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우동하 한영외고 영어교사는 “토플과 텝스를 주로 보는 이유는 이들 시험이 완벽하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텝스에는 말하기와 쓰기 영역이 없고, 토플은 다 갖췄지만 유학생용인 데다 외국 시험이라 응시료가 너무 비싸다”며 “우리도 일본이나 중국의 사례처럼 여러 시험의 단점을 보완한 토종 시험이 나와 더 활발히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국제토셀위원회
이런 ‘토종 시험’의 하나로 토셀이 독보적인 대안이 되려면 질 높은 문제를 기본으로 정부기관 등으로부터 체계적인 지원을 받아 활용처를 더욱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 우 교사는 “토셀 같은 한국형 영어능력인증시험이 더욱 발전을 거듭해 자급자족형에서 멈추지 말고 해외로도 진출해 더욱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호열 국제토셀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외국어평가시험 시장은 토플과 토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는 연간 1200억원을 이 시험들에 대한 로열티로 미국에 지급하고 있다”며 “한국 교육과 잘 맞물려 있는 토셀이 더욱 분발해 학생 개인에게는 초등학교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영어 커리어를 잘 관리해 주는 영어 선생님으로, 국가에는 해외에 진출해 돈을 벌어줄 수 있는 교육 콘텐트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스기사] 인터뷰 | 정철화 서울 하나고등학교 교장 -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핵심은 ‘협력(Collaboration)하는 능력’


▎사진·전민규 기자
청심국제중 입시로 EBS토셀과 첫 만남…영어 평가시험 보면서 느끼는 성취감 학생에게 ‘긍정적’

집에 보내면 학원을 갈까 봐 한 달에 한 번만 학생들을 귀가시킨다는 하나고.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뤄지는 공기 좋은 산자락에 있는 청심국제중.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중·고등학교에서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만들고 미래형 인재를 키워온 정철화 하나고 교장을 만났다. 그가 생각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인재와 영어 교육법에 대해 들어봤다.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83년도에 처음 교사가 됐다. 공립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오래 가르쳤고, 부산과학고로 옮긴 뒤 2002년 이 학교가 영재학교(2006년 ‘한국과학영재학교’로 교명 변경)로 전환되는 과정을 도왔다. 이후 2005년 2월께 청심학원재단이 경기도 가평군에 국제중고등학교를 설립할 때 이 학교에 합류했다. 청심국제중이 문을 연 뒤엔 3년 정도 교감으로 재직했다. 2009년부터는 하나고의 개교를 도와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소위 ‘스펙’ 좋은 학교에서만 근무했는데.

“최근 10여 년간 몸담은 학교의 공통점은 모두 ‘풀 보딩(기숙) 학교’라는 것이다. 학업 성취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학교들이지만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이 함께하는 협동 체험활동이 많다는 점이다. 가령 하나고 학생들은 일주일에 네 번 오후 시간에 90분 동안 친구들과 함께 체육과 음악, 미술 활동을 한다. ‘1인 2기’라고 부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힐링과 배움을 동시에 얻는다.”

앞서가는 학교들의 영어 교육법이 궁금하다.

“하나고에서는 일부 수업의 경우 원서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한다. 미국 대학 수준의 심화 수업도 있다. 특히 수학·과학 과목은 영어로 공부하는 게 좋다. 국내 대학을 가도 이과 계통은 대부분 원서로 공부하는데, 전문용어를 한글로 바꿔놓은 번역서가 오히려 잘 이해가 안 될 때가 많다. 처음부터 수학·과학을 영어로 배우면 세계 어디를 가도 훨씬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다. 영어 실력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단점이라면 한국어를 그만큼 배우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부 국제중학교에서는 두 가지 언어를 병행하기도 했다.”

영어 실력은 이제 기본이 되는 건가?

“당연히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국제중고등학교에선 영어로 수업을 소화하지 못하면 학교생활 자체에 적응이 힘들 수 있다. 청심국제중의 경우 입시 과정을 통해 초등학교 6학년이면서 영어로 중학 교과를 가르쳐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아이들을 선별해야 했다. 내가 재직할 당시엔 EBS토셀 점수 등 서류로 1차 선발 과정을 거쳤고, 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에서는 영어 외에 다른 면들을 봤다.”

EBS토셀을 인증 시험으로 채택한 이유는?

“가장 적합한 시험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교과목 선생님과 원어민 교사들이 선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토플은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는 외국인을 위해 만든 시험이라 한국의 초등학생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영어를 평가하려면 그 나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해야 하는데 내용 자체가 수준에서 벗어나면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힘들다.”

영어 평가시험 준비가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

“가장 바람직한 평가시험은 평가자가 정확한 기준으로 판단·평가할 수 있도록 돕고, 공부하는 학생이 시험을 통해 성취감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아직 어린 초등학생이라도 이런 시험을 치러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된다. 처음으로 자신이 시험에 응시하고 결과를 받으면서 뭔가 해냈다는 기분도 느끼고 동기부여도 될 것이다. 꾸준히 공부하면서 계속 시험을 본다면 자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취감은 더 커질 것이다. 교육적으로도 효과는 긍정적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얼마 전 중국을 다녀왔다. 하나고와 협력 관계인 중국 인민대 부설학교를 돌아봤다. 사회주의국가에서 특수목적고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확대하려는 분위기가 느껴져 깜짝놀랐다. 막연하게 ‘중국이 언젠가 한국을 따라잡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추월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위협마저 들었다. 특목고·자사고를 폐지하는 건 세계화 추세에 맞지 않다고 본다. 지금 중요한 건 콘텐트다. 일반고와 자사고, 특목고를 나누고 가를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무얼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인재의 필수 요소는?

“협력하는 능력이다. 이를 통해 창의력이 개발된다. 창의력은 책상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정보화 시대에 책상 위 암기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 미래 학생들이 주도할 세상에서는 얼마나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창의적인 생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가 핵심이 될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초등학교 시험에 객관식 문제를 모두 없애고 서술형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이런 변화의 바람이 교육 현장에 빨리 들어와야 한다. 떠먹여주기 식의 교육이 없어지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고하도록 교육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 윤혜연 중앙일보플러스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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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호 (201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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