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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이슈] 중앙일보 토셀(TOSEL) 첫 시행 카운트다운 

“영어 평가와 직무역량 분석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글 윤혜연 중앙일보플러스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 사진 전민규 월간중앙 기자 jeon.mk@joongang.co.kr
토익·토플 위협하는 국내 토종 실용 영어시험… 11월 18일 첫 출시 앞두고 수험생들 이목 집중

▎8월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K-Move센터 사무실에서 토셀 모의고사가 치러졌다. 수험생들은 “실용적인 문항으로 구성돼 집중이 잘됐다”고 입을 모았다.
성인용 실용 영어시험 중앙일보 토셀이 11월 18일 첫 출시를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베타 테스트(Beta Test)’를 하고 있다. 본시험 전 여러 차례 모의고사를 통해 출격 전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토셀위원회가 다년간 개발·검증해 만든 시험 토셀, 탄생의 취지대로 응시자의 ‘영어 실력’을 정확히 평가하고 ‘직무 적성’까지 분석해 최고의 성인 영어시험으로 우뚝 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리 토셀을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토셀의 첫인상’에 대해 들어봤다. 또 기존 시험과 어떻게 다른지도 함께 알아봤다.

8월 3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K-Move센터 사무실에 20~30대 청년 10여 명이 모였다. 모두 중앙일보 토셀 모의고사를 보러 온 응시자들이었다. ‘영어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 ‘어떤 시험인지 보려고’ ‘직장에서 권유해서’ 등의 이유로 시험장에 들어선 이들은 약 두 시간 동안 문제를 풀며 집중했다. 처음 접하는 시험에 응시자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이에 앞서 같은 달 28일 부산 양정동 K-Move센터에서도 같은 시험이 치러졌다. 이날 응시자는 총 20여 명이었다. 양일 시험이 끝난 뒤 응시장에서 퇴장하는 이들에게 토셀 시험의 첫인상과 기타 시험과 다른 점 등에 대해 물었다.

“지문이 토익보다 쉬워 문제 풀기가 수월했습니다.”(24세 여성, 고양시 화정동)
“실용적인 문항으로 구성돼 집중이 잘됐습니다.”(29세 남성, 부산시 연산동)
“외국 가기 전 영어 공부할 때 좋을 것 같습니다.”(28세 남성, 서울시 신정동)


‘실용적이다’ ‘문제가 재미있다’ ‘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평소 한 번쯤 겪어 봤을 법한 내용이 많아 ‘이 시험을 공부하다 보면 영어 실력이 늘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예를 들면 화장품 용기에 쓰여 있는 성분을 읽거나 해외여행을 할 때 인터넷으로 지도를 검색하는 내용 등이다. 시험 문제지가 모두 컬러로 나와 ‘재미있게 풀었다’는 평도 있었다. 처음 보는 유형에 다소 당황하는 이도 있었지만 ‘수능과 비슷해 익숙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로열티 없는 새 토종 시험에 기대감


▎8월 28일 부산 양정동 K-Move센터에서 열린 토셀 모의고사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중앙일보 토셀은 국제토셀위원회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직장인을 대상으로 개발한 토종 실용영어 시험이다. 국내 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이었던 교수진이 주축이 돼 한국형 영어시험으로 개발했다. 토셀은 지난 14년간 초·중·고등학생용 영어시험으로 입지를 다져온 ‘EBS토셀’의 성인 버전이다.

국제토셀위원회는 성공적으로 EBS토셀을 론칭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성인 실용 영어시험 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해왔다. 현재 국내 실용영어 시험 시장은 토익·토플을 주관하는 미국의 사설 기관 ETS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호열 국제토셀위원회 위원장은 “매년 1200억원을 수입 시험의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며 “토종 영어시험의 분발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며 이것이 바로 중앙일보 토셀의 탄생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토셀의 출시를 앞두고 국제토셀위원회 측은 올봄부터 300여 명을 대상으로 모의 테스트를 치러왔다. 대상은 20~30대 대학생·취업준비생·직장인이다. 모의고사 당일에는 응시자를 대상으로 사전·사후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기존에 토익이나 토플에 응시했던 경우 각각의 점수를 써내도록 했다.

토셀과 토익은 모두 990점이 만점. 900점 이상은 ‘초고득점’으로 보지만 토익의 경우 고득점대에서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900점과 990점자의 실제 영어 실력이 다르지 않거나 같은 만점자(990점)라도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토셀 측은 문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변별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 설문조사 결과는 흥미로웠다.

모의고사 결과 토셀의 평균 점수가 응시자들이 적어낸 토익 평균 점수보다 30~50점 낮았다. 응답자의 75%가 ‘토익보다 쉬웠다’고 답한 것과 반대되는 결과였다.

이 위원장은 “시험을 치르는 동안은 문제가 쉽고 익숙하다고 느끼지만 토익에 비해 실력에 변별력을 줄 수 있도록 설계한 까닭”이라며 “특히 900점 이상 고득점대에서 더 차이가 나도록 문항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토셀 900~990점대의 고득점자의 수는 토익의 같은 점수대보다 훨씬 적었다. 이 위원장은 “많은 기업이 영어 점수와 실제 영어 실력이 비례하기를 바란다”며 “토셀이 기업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의고사 응답자 73% “응시하겠다”


반대로 낮은 점수대인 400~500점대 집단에선 토셀 점수가 토익보다 높았다. 어려운 문제도 많은 반면 쉬운 문제도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승연 국제토셀위원회의 연구위원은 “토익 포기자와 영어 초보자도 영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난도를 조절했다”며 “영어 실력을 평가하면서도 응시자들에게 영어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도록 의도한 설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토셀을 응시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3%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27% 정도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응시하지 않겠다’고 답한 경우 ‘이미 토익을 공부하고 있고’ ‘토익이 더 유명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많은 기업이 토셀을 공인영어점수로 인정하면 더 많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이 토종 영어시험을 볼 것”이라며 “외화 낭비를 줄이고 토셀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우수한 영어 시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셀의 가장 큰 특징은 영어 실력 검증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제 풀 시간을 넉넉히 제공한다. 토익의 경우 총 200문항을 120분 동안 풀어야 한다. 문항당 평균 36초가 주어지는 셈이다. 토셀은 총 140문항을 100분 동안 풀게 된다. 1문항에 평균 풀이 시간은 42초다. 총 문제수가 적은데다 문항당 평균 시간도 6초 길어 수험자의 부담을 줄였다.

대부분의 영어시험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문제를 기술적으로 풀어야 한다. 문제를 이해할 시간이 모자라 문제를 보자마자 맞히는 ‘기술과 요령’이 더욱 중요하다. 많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이 유명 학원에서 비싼 강의료를 지불하고 이 ‘기술’을 배운다. 문제 찍는 요령이 늘면 시험을 반복해 응시할수록 점수도 올라간다. 진짜 영어 실력과 관계없이 고득점자가 많아질 수 있고, 이것이 ‘변별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토셀은 시간을 충분히 주더라도 이해하지 못하면 풀 수 없는 어려운 문제도 많이 포함했다.

토셀이 갖는 또 하나의 장점은 한 번의 시험으로 말하기·듣기·읽기· 쓰기 등 4개 영역을 직간접적으로 모두 평가한다는 것이다. 토익은 듣기·읽기 시험이 기본이므로 말하기·쓰기 시험을 보려면 모두 따로 응시해야 한다. 토플은 네 가지 영역을 한꺼번에 본다. 하지만 유학생을 위한 시험이므로 어려운 지식 위주의 지문이 많아 실용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시험 시간이 4시간에 육박해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내기 어렵다.

국제토셀위원회 측은 적은 문항으로도 수험자의 영어 실력을 골고루 평가할 수 있도록 시험을 개발했다. 말하기·쓰기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평가한다. 말하기의 경우 주어진 대화를 들려준 뒤 다음에 이어질 알맞은 내용을 고르는 식이다.

비용도 저렴하다. 토셀 응시 비용은 4만원으로 네 가지 언어 영역을 모두 치를 경우 약 20만원을 내야 하는 토익·토플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이다. 점수를 높이기 위해 수개월간 학원을 다니고 고득점이 나올 때까지 반복적으로 시험을 봤던 대학생·취업준비생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흥미 요소를 고려한 것도 큰 강점이다. e메일·문자·구인 광고·교통 표지판 등을 컬러로 보여줘 실제 사례처럼 꾸몄다. 오 연구위원은 “토셀을 준비하면서 실제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응시자는 시험을 치르면서 실용적인 정보를 얻었다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인의 문화 수준을 고려한 문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문제가 많아 한국에서만 영어를 공부한 학생도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응시비용, 토익·토플의 5분의 1 수준

시험을 본 뒤 피드백도 확실하다. 자신의 취약점과 영어 공부의 방향까지 제시해 준다. 발송되는 성적표에는 전국의 평균 점수와 내 점수가 비교돼 표기된다. 영역별로 내가 어느 정도인지 백분위로도 알려준다. 앞으로 토셀을 또 보거나 평소 영어 공부를 할 때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대비하도록 돕는다.

시험을 통해 내가 어떤 직무역량을 갖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토셀 성적표에는 직무역량적합지수(OCI·Occupational Competence Index) 7가지가 표시된다.

여기에는 의사소통능력, 지원관리능력, 대인관계능력, 정보처리 및 활용능력, 조직업무수행능력, 자기개발 및 자기 조절능력이 포함된다. 꼼꼼하게 업무를 볼 수 있는 관리직에 더 맞는 인재인지, 사회성이 발달해 영업 능력이 높은 인재인지 대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140개의 문항 뒤에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요소들을 숨겨놓은 덕분이다. 자체 적성검사를 실시하는 기업이라도 채용 첫 단계부터 직무역량적합 지수를 미리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오 연구위원은 “각 직무역량의 특징을 문항의 주제·상황과 연관시켜 정량적(quantitative)으로 도출하도록 했다”며 “기업과 응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취업 시장에 ‘블라인드 채용’ 바람이 불 전망이다. 정부 기관들이 먼저 나서고, 기업들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인드 채용의 핵심은 대학의 이름보다는 지원자가 어떤 분야에 능력이 있고 관심이 있는지, 어떤 관련 일을 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데 있다. 내게 맞는 직무 적성을 빨리 찾을수록 취업에 유리해진다. 영어 평가 시험의 기능도 단순한 고득점 취득이 아닌 실제 실력 향상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기업들은 자신들의 특정 직무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뽑게 될 것”이라며 “응시자는 토셀을 통해 영어 공부를 하며 자신의 적성까지 파악할 수 있고, 기업 관리자 역시 응시자의 정확한 영어 수준과 직무역량을 알 수 있어 더욱 실용적인 시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스기사]


▎토종 실용 영어시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토셀의 교재.
제1회 중앙일보토셀 시험 관련 주요 일정

접수 기간: 2017년 9월 13일~10월 31일
접수 방법: 온라인 접수 jtosel.co.kr
수험표 출력: 2017년 11월 13~17일
시험 날짜: 2017년 11월 18일
시험 장소: 전국 각 지역 고사장(상세 정보는 홈페이지 참조)
성적 확인 :2017년 12월 7일 토셀 공식사이트 내 확인·개별 우편 발송


토셀 공부 어떻게 할까

공식 강좌를 수강한다. 10월부터 글로벌어학원에서 중앙일보 토셀 강좌를 시작한다. 자세한 내용은 글로벌어학원 홈페이지(www.global21.co.kr)를 참조한다. 교재는 출제 기관인 국제토셀위원회의 공식 교재(사진)를 활용한다. 약 4회분의 실전 문제를 풀어볼 수 있다. 중앙일보 토셀 공식 실전서는 전국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모의고사 응시자의 토셀 첫인상

토셀을 치러보니…

-실생활에 도움될 것 같은 문제가 많았음
-시험을 치르면서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있음
-불필요한 설명 없이도 이해가 가는 깔끔한 문제
-컬러로 인쇄돼 흥미롭고 새로운 느낌
-토익·텝스·수능의 장점을 모아 혼합한 느낌
-다른 시험에 비해 소재가 다양하고 신선함
-한국 시험 유형에 익숙하며 수능과 연계되는 느낌
-문제에 함정이 없고 혼란스러운 지문이 없음
-시험 점수와 관계 없이 영어 공부를 하고 나온 느낌
※자료 : 국제토셀위원회

- 글 윤혜연 중앙일보플러스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 사진 전민규 월간중앙 기자 jeon.mk@joongang.co.kr

201710호 (201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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