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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반도체 호황’ 삼성전자의 고민 

사상 최대 실적에도 기뻐할 수 없다 

나권일 월간중앙 기자 na.kwonil@joongang.co.kr
반도체 초호황 길어야 1~2년인데 미래 먹거리 못 찾아… 권오현 부회장 퇴진 선언으로 경영진 ‘세대교체’ 임박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3분기에 62조원의 매출과 14조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사상 최고 실적이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와 현격한 기술격차를 무기로 경쟁사들을 따돌려왔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15라인.
삼성전자가 10월 13일 발표한 3분기 실적 잠정치(14조5000억 원의 영업이익)은 제조업체로서는 세계적으로도 경이적인 기록이다. 일수(92일)로 따져 하루에 1576억원, 시간당 65억6700만원씩을 벌어들인 셈이다. 4분기 매출은 이보다 좋아져 약 66조4800억원에 영업이익도 16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단위로는 올해 총 매출액 245조원, 영업이익 55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이 발표한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비교했을 때 신흥국인 베트남(약 244조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페루나 포르투갈, 뉴질랜드, 그리스 GDP보다도 많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은 반도체의 호황 덕분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산업으로 전환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D램의 미세공정 기술과 함께 3차원(3D) 낸드플래시(NAND Flash Memory)에서 첨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같은 고성능 제품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나 인공지능 서비스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부품으로 사용되면서 제품의 평균판매단가(ASP)가 크게 상승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열흘간의 긴 추석 연휴에도 기흥·평택 반도체 생산라인을 밤샘 가동한 이유다. 반도체는 올해 1~7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5.5%를 차지했다. 수출 품목 중 단연 1위다. 올해 무역흑자의 절반 이상(51.1%)이 반도체에서 나왔다.

반도체 실적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쳐 삼성전자 주가도 연일 고공 행진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삼성전자에 대해 여전히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돼 있다며 목표 주가를 종전의 33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날,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시사하며 급격한 변화를 예고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삼성전자를 이끌어오던 권오현(65) 부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만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와 의장직을 수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오현 부회장 용퇴 선언이 몰고 온 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만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와 의장직을 수행하기로 했다”며 퇴진 의사를 밝혔다. / 사진제공·삼성전자
권 부회장은 “지금 회사의 실적은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이다. 급격히 변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을 할 때라고 믿는다”며 ‘경영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의 소식통은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자로서 박수 칠 때 떠나자는 마음으로 최대 실적을 발표한 날 용단을 내린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전문경영인 중에서 회장단의 경우 65세를 넘긴 경우는 없었다. 대표이사들도 대부분 60세 이전에 물러났다.

권 부회장은 2008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을 맡아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마련한 재계 호프미팅에도 삼성전자를 대표해 참석하는 등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별 대과 없이 삼성전자의 수장 역할을 맡아 왔다는 평가다. 올해 2분기에는 반도체 영업이익률에서 경쟁업체 애플을 제치는 성과도 거뒀다. 권 부회장의 퇴진 발표로 삼성전자는 세대교체를 통한 리더십 재구축의 과제를 안게 됐다. 연말까지 사장단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사상 최고 실적에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후 사상 최고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안팎으로 여러 가지 불안요소가 자리 잡고 있다.

우선 기록적인 실적을 가져온, 반도체에 대한 지나친 쏠림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0%다. 증권가에서는 지금 추세로는 80%까지 커질 수도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 시안(西安)과 경기도 화성에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17라인을 완공했고, 경기도 평택에 가로 500m, 세로 200m, 높이 80m의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을 연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평택공장에만 30조원이 투자된다. 삼성전자는 평택의 18라인의 완성을 통해 기흥, 화성, 평택, 아산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몇 년 뒤 반도체 산업이 하향세에 접어들거나 흔들릴 경우에 대비할 차세대 먹거리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반도체 호황 그 이후가 삼성전자가 당면할 첫 번째 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기록적 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전문가들도 확실하게 전망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증시 분석가들은 지금의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ASP 상승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는 그 특성상 굴곡이 크다. 4년 전인 2013년, 삼성전자 스마트폰(IM) 부문이 24조9600억원을 벌어들일 때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은 6조8900억 원에 불과했다. 당시엔 반도체가 아니라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가 삼성전자를 먹여 살렸다. 반도체는 그동안 10년을 주기로 사이클이 바뀌었다. 지금처럼 가격이 두 세배 오르는 ‘수퍼 사이클’은 길어야 1~2년 안에 끝날 수 있다.

반도체 수요의 계절성 요인도 변수다. 최근 몇 년간, 반도체는 가전과 모바일의 거대 시장인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절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은 블랙프라이데이(11월24일) 이후로 수요가 주춤해지고, 중국은 11월 광군절(11일) 할인행사에 스마트폰, 컴퓨터 등 IT 제품 수요가 몰려 12월, 1월, 2월에는 판매량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4월에 신제품이 나오면서 2분기에 판매량이 상승세로 올라선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연말까지는 상승세를 유지하다 내년 1분기에는 수요가 감소해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식시장의 주가가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독보적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한 경쟁사들의 추격도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우위를 갖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분야는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저장하고 얼마나 빨리 처리할 수 있느냐에서 승부가 결정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경쟁업체는 SK하이닉스, 일본 도시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다. 특히 세계 2위 반도체 회사인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보유해 애플도 아이폰과 아이패드 양산 과정에서 도시바의 플래시 메모리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다. 올가을 공개를 앞두고 있는 최신 아이폰X(아이폰 텐)에 탑재되는 낸드 플래시 중 30%가 도시바 제품이다. 애플은 이번에 한미일 컨소시엄에 참여, 8조원을 투자해 도시바로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SK하이닉스 역시 도시바 반도체의 지분을 인수해 낸드플래시 경쟁력이 높아졌다. 두 회사가 삼성전자를 턱밑에서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과감한 투자와 현격한 기술격차를 무기로 경쟁사들을 따돌려왔다. 특히 3D 낸드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선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낸드플래시메모리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계속 저장돼 데이터 저장장치인 SSD(Solid State Drive)를 비롯해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태블릿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2013년, 삼성전자는 메모리 셀을 수평으로 집적하는 대신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는 신기술을 적용한 3D 낸드플래시를 개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집적도에 따라 32단, 48단, 64단 순으로 발전한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48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한 데 이어 올해부터 64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했다. 하지만 도시바도 내년부터 64단 생산체제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도 내년 상반기에는 72단 제품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치열한 기술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전문가들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분야는 내년에 차세대메모리 분야에서 TLC(Triple Level Cell)와 QLC(Quad Level Cell) 간 경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에 획기적인 TLC 기반의 SSD 제품을 내놓은 이후 TLC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도시바는 이에 맞서 최근 TLC보다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QLC 낸드플래시를 내놓았다. 인텔과 마이크론도 내년부터 QLC 바탕의 SSD 생산을 시도한다. 도시바와 인텔이 양산 과정에서의 기술적인 어려움을 극복해 연내 QLC 양산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TLC가 아닌 QLC가 차세대 반도체의 대세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경쟁업체인 도시바와 인텔이 차세대 메모리 생산에서 삼성전자에 한 발 앞서 나가게 된다. 삼성전자로서는 바라지 않는 그림이다.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의 무서운 추격세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한 64기가비트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 사진제공·삼성전자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당면한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의 추격이다. 중국은 이르면 내년부터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 후베이성 무한에 건설 중인 국가메모리기지 1라인을 내년부터 가동한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2016년 인수한 XMC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굴기(堀起)를 상징하는 공룡 반도체 기업이다. 인텔이 주요주주로 올라 있는 XMC는 2020년까지 180억 달러를 투자해 고사양 낸드플래시를 개발, 2019년 하반기쯤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이 이렇게 과감한 투자에 나서게 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상당부분을 중국에 내어줄 수밖에 없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중국이 천문학적인 투자를 집행해 덩치를 불리면 5년 안에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와 함께 현재 삼성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시장 환경도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난 9월 29일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기업 퀄컴은 애플이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중국 베이징지식재산권법원에 애플을 제소했다. 자신들이 표준특허를 가진 전력 관리, 터치스크린 기술이 애플의 수익을 올리는 데 사용되고 있다며 제소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아이폰8과 아이폰 10주년 기념 모델인 아이폰X(아이폰텐)의 출시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이뤄져 IT업계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애플은 현재 제조파트너사인 폭스콘(훙하이)을 통해 중국과 대만 등에서 조립해 생산한 아이폰을 미국과 들여와 팔고 있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상품이다. 퀄컴이 제기한 소송이 출하 지연으로 이어져 아이폰이 시장에서 안 팔리면 애플의 수익성이 악화된다.

문제는, 애플이 아이폰X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탑재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95%를 넘는다. 현재 충남 아산 탕정 A3 공장의 OLED 라인에서 애플 아이폰에 탑재할 OLED를 생산하고 있다. 아이폰X가 순조롭게 팔리면 내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2.2억~2.4억 대 분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멀리 베이징에서 벌어지고 있는 퀄컴의 소송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을 강타하는 허리케인을 몰고 올 수 있다. 삼성은 지금 그 ‘나비효과’를 걱정하고 있다.

아이폰은 한편으로 삼성전자 IM 부문(IT와 모바일)의 경쟁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이 잘돼야 좋지만, IM부문 입장에서는 아이폰보다는 갤럭시8 시리즈와 내년에 출시할 갤럭시X가 더 잘돼야 한다. 실제 내년 1월 플렉시블 OLED를 장착할 갤럭시X 공개를 앞두고 있는 IM부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플렉시블 OLED를 납품하기로 하는 바람에 물량 부족으로 10만대 한정판 생산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경영진의 처지는 우산 장사와 짚신 장사하는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걱정과 다르지 않다. 우산 장사 아들이 돈을 잘 벌려면 비가 오기를 바라야 하고, 짚신 장사하는 아들이 돈을 벌려면 햇볕이 쨍쨍하기를 바라야 한다. 지금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가 당면하고 있는 처지다. 가전 부문도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하이얼,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의 대표 가전업체와 스마트폰 업체들은 중저가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전자를 밀어낼 정도로 성장했다.

기업 혁신 주도할 차세대 리더십 절실


▎삼성전자는 현재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95%를 점유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제품 중 각광받고 있는 플렉서블 OLED. / 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0월 15일 선정, 발표한 ‘세계 최고의 직장’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조사대상 58개국 2000개 글로벌기업 가운데 65위에 그쳤다. 경쟁사인 미국의 애플(4위)에 한참 뒤졌다. 실제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공장의 경우 8월부터 부분가동에 들어갔지만 출퇴근 시간이 인근 화성공장보다 더 걸리고, 자녀교육 등에 불리해 직원들이 근무를 꺼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포브스가 발표한 사회적 책임 평가에서도 89위에 올라 1년 만에 순위가 69계단 하락했다. 지난 2월 미국 시장조사기관 해리스폴의 기업평판지수 조사에서도 49위를 기록해 추락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대가가 너무 컸다. 사상 최고 실적 뒤에는 이렇게 그늘이 있다.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반도체의 지금의 호황은 34년 전인 1983년 수원 기흥에 반도체라인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이룬 성과다. 글로벌기업의 위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다음 먹거리’를 발굴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미래에 그 과실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로 장기 성장전략을 짜는 작업이 사실상 멈춘 상태다. 전장(電裝)사업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등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IT와 반도체 부문의 소프트웨어 사업에서도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미래 먹거리 선택과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할 오너 리더십을 책임질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결국 삼성전자의 미래는 ‘마누라만 빼고 다 바꿔’로 상징되는 ‘신경영’으로 혁신을 주도했던 이건희 회장처럼 기업 혁신을 주도할 차세대 경영리더십의 확보에 성패가 달려있다. 전문가들이 삼성전자가 최근의 반도체의 호황이라는 호재에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빠르면 다음달에 큰 폭의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재용 키즈’를 등용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현 부회장의 사퇴에 따른 공백을 없애기 위해 사장단 협의체 형태의 경영컨트롤타워를 복원해 경영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맡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 나권일 월간중앙 기자 na.kwonil@joongang.co.kr

201711호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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