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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과학적 사고습관 기르는 13가지 가이드 

 

문상덕 기자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 데이비드 헬펀드 지음|노태복 옮김| 더퀘스트|1만8000원
당신은 면접장으로 들어간다. 준비해둔 자기소개 답변을 중얼거리며 질문을 기다린다. 이윽고 면접관이 묻는다. “서울 시내 피아노 조율사가 몇 명일까요?” 순발력을 시험하는 건가. 특기가 피아노 연주라는 옆자리 지원자는 알까.

면접관이 기대한 것은 기지(機智)가 아니다. 나름대로 가정을 세우고 답을 추정하는 논리력을 평가하려는 의도다. 질문도 미국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1901~1954)가 제자들에게 물었던 걸 그대로 옮겼다. 정확한 답은 없지만 논리적인 과정은 있다. ‘서울시 인구 1000만 명’ ‘가구당 구성원 4명’이라는 가정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여기에 ‘피아노 보급률 1%’ 등의 가정을 더하면 대략적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개별 가정은 틀릴 수 있어도 추론과정에는 문제가 없다.

비단 면접장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논리가 필요한 곳에 논리 아닌 것들 것 끼어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장관 청문회 자리에서 “지구 나이는 신앙적으로 6000년”이라는 답변이 튀어나온다. 아예 요행을 ‘통계’인양 말하기도 한다. 야구가 그렇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이긴 팀은 지금까지 코리아시리즈에 모두 진출했다. 그러니 이번 팀도 그럴 것이다’는 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에 동전을 던져 앞 면이 나왔으니 다음에도 그렇겠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저자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말을 빌려 “과학은 단순히 지식의 집합이 아니다. 과학은 생각하는 방법이다”라고 강조한다. 과학은 부주의하고 이따금 부도덕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럼에도 잘못을 교정할 방법은 여전히 과학적 사고방식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컬럼비아 대학 과학교양 강의를 13장으로 엮었다.

- 문상덕 기자

201711호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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