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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2002 ‘4강 신화’ 5인이 본 신태용호(號)의 미래 

“대표팀은 투혼, 축구협회는 신뢰 회복해야 다시 꿈★ 이뤄진다” 

정영재 중앙일보 스포츠 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
홍명보·박지성·안정환·이영표·김병지 한국 축구에 고언(苦言)…격앙됐던 팬심, 일단 한고비 넘겼으나 분노 불씨는 살아 있어

▎남미 강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11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모인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말없이 고개를 떨군 채 걸어가는 이는 신태용 대표팀 감독. / 사진·연합뉴스
2017년 한국 축구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요동쳤다.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지만 칭찬과 축하보다는 오히려 질타와 비웃음을 샀다.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일부 선수의 설화(舌禍)와 미숙한 언론 대응이 대표팀을 ‘국민 밉상’으로 전락시켰다. 이란·우즈베키스탄과 가까스로 비기며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땄지만, 이 와중에 ‘히딩크 감독 복귀론’이 터져 나와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신태용 감독이 10월 15일 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답답하다는 듯 눈을 감고 있다.
대표팀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히딩크 복귀론를 놓고 대한축구협회는 본질을 헛짚고 엉뚱한 대응을 함으로써 분란을 자초했다. 일부 직원의 공금 유용 비리가 터지면서 김호곤 부회장이 국회 국정감사장에 서야 했고, 축구협회는 ‘비리 온상’ ‘적폐 세력’으로까지 몰렸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고도 끊임없는 경질설에 시달린 신태용 감독은 유럽 원정 평가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러시아에 2대 4, 모로코에 1대 3으로 참패했다.

결국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10월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습안을 발표했고, 11월 8일 홍명보·박지성 등 2002 월드컵 스타들을 발탁하는 인사 쇄신안을 내놓았다. 11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인 남미 강호 콜롬비아를 2대 1로 꺾었다. 윙포워드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이 두 골을 터뜨렸고, 모든 선수가 투지와 스피드를 앞세워 오랜만에 ‘아시아의 호랑이’다운 축구를 했다.

반전의 계기는 찾았다. 이제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차분히 준비할 때다. 월간중앙은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궜던 멤버 5명에게 한국 축구 재도약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 방향은 크게 ‘대표팀 경기력 향상’과 ‘축구협회 개혁’으로 모아졌다.

“간절하면 이길 수 있다”


▎한국팀 주장 홍명보가 2002년 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우리가 당연히 부족하다. 유럽 선수들처럼 축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피지컬(physical)이 좋은 것도 아니다. 더 많이 뛰고 투지 있게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이 좀 더 터프(tough)하고 샤프(sharp))하게 경기장에 나가면 많은 팬이 좋아해주실 것 같다.”(손흥민)

“대표선수라면 오늘 같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오늘 선발 11명과 교체돼 들어온 선수들, 벤치에 있던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경기 중계를 보신 분들, 경기장에 찾아오신 분들 모두 느끼셨을 거다. 다른 걸 떠나, 투지 있게 최선을 다했다”(주장 기성용)


▎2002년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고 있는 박지성.
11월 10일 콜롬비아전을 끝내고 수원월드컵경기장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두 선수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투지’를 강조했다. 2002 월드컵 멤버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한국 축구 특유의 투혼이 사라진 게 대표팀 경기력 하락과 팬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콜롬비아전 전까지 한국 축구는 국민으로부터 욕을 먹었다. 팬들이 원하는 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콜롬비아전을 마친 뒤 이것이 대한민국 축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스타일이 다시 나왔다는 것이 축구 선배로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천수 JTBC 해설위원도 같은 맥락의 얘기를 했다. “이제 국가대표도 더 달라져야 한다. 태극마크를 다는 게 얼마나 영광스럽고 의미 있는 일인지를 생각하고 뛰어야 한다. 내가 월드컵에서 뛴 2002년, 2006년엔 국가대표를 대하는 자세부터 달랐다. 국가대표에 들기 위해 모든 선수가 절실하게 뛰었다. 그 마음이 서로를 자극했고, 경쟁심을 갖고 뛰는 선수들의 모습이 투쟁심 넘치는 팀 분위기로 연결됐다. 좀 더 절박하게 뛰는 국가대표를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천수 위원은 후배들에 대한 당부를 이어갔다. “축구는 혼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 말은 이제는 팬들과 함께 한다는 뜻이다. 콜롬비아와 경기에서는 후배들의 눈빛에 간절함이 보였기 때문에 이겼다고 본다. 그전부터 그게 문제였는데 팬들이 다시 일깨워줬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봤을 때 많이 뛰는 팀은 쉽게 지지 않는다. 후배들에게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새기고 경기할 것을 다시 한 번 부탁한다.”

“베스트 멤버 조기 확정하면 긴장감 떨어질 수 있어”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연장전 골든골을 넣은 뒤 반지 키스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안정환. 뒤쪽은 수비수 최진철.
국가대표팀을 맡은 뒤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에서 빠져나와 첫 승리를 거둔 신태용 감독은 일단 수렁에서 한 발을 빼고 한숨 돌릴 시간을 벌었다. 신 감독은 콜롬비아전 후 인터뷰에서 “월드컵 최종예선 9, 10차전은 무조건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에 맞췄고, 러시아·모로코전은 국내리그 존중 차원에서 K리그 선수를 뽑지 않고 전원 해외파로 채웠다. 월드컵 본선을 앞둔 진정한 첫 게임은 콜롬비아전이었다. 이번 승리는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가 더욱 고무적인 건 스페인 대표팀에서 일했던 코치 두 명이 합류한 뒤 첫 경기였다는 점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페인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로 일했던 토니 그란데(70) 코치는 상대팀의 경기 장면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면서 콜롬비아 공략법을 제시했다.

측면 요원인 고요한(서울)을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해 2014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전담 마크하게 한 것도 그란데 코치의 제안이었다. 결과적으로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 고요한의 거칠고 집요한 마크에 하메스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제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피지컬 코치인 하비에르 미냐노(50) 코치도 과학적인 체력 훈련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천수가 2002년 월드컵 독일과의 4강전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뚫고 있다.
두 코치의 영입에 깊숙이 관여했던 축구 관계자는 “그란데 코치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두 차례나 월드컵을 치르면서 러시아 월드컵에서 만날 팀들의 전력을 분석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면서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신태용 감독에게는 최상의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지 SPOTV 해설위원은 “콜롬비아전은 우리 선수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이 제대로 드러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근래 보기 드문 집중력과 긴장감을 읽을 수 있었다. 전술적으로도 미드필드를 두텁게 해 유기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게 한 신태용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새로 합류한 외국인 코치가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모르지만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은 내부 경쟁과 팬들의 응원이다.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조기에 베스트11을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지금 시점에는 포지션별로 3배수 정도인 30명가량 윤곽을 정해놓고 치열한 내부 경쟁을 유도하는 선이면 충분하다. 베스트 멤버를 조기 확정하면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전과 비주전 간 긴장감의 격차가 커지는 단점이 있다”고 조언했다.

협회 인적쇄신 돌입, 4강 주역 대거 발탁


▎2002 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로 발탁됐던 김병지(오른쪽). 본선에서는 후배 이운재에게 자리를 양보했으나 고참으로서 보이지 않는 역할이 적지 않았다.
콜롬비아전이 열리기 이틀 전인 11월 8일 대한축구협회는 ‘깜짝 인사개편안’을 발표했다. 인사의 핵심은 홍명보(48)·박지성(36) 이라는 두 레전드의 발탁이었다.

홍명보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축구협회 행정을 총괄하는 전무이사, ‘영원한 캡틴’ 박지성은 유소년 육성을 책임지는 유스전략본부장을 맡았다. 홍 전무를 보좌해 실무를 챙길 사무총장에는 전한진(47) 축구협회 국제부장이 발탁됐다. 연세대 영문과를 나온 전 총장은 20여 년간 협회에서 주로 국제 업무를 맡아왔다.

이번 인사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약속한 ‘협회 인적쇄신’의 신호탄이었다. 사퇴한 김호곤(66) 기술위원장 겸 부회장, 이용수(58) 부회장, 안기헌(63) 전무와 비교하면 신임 집행부가 얼마나 젊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회장이 모든 상황 정확히 알아야”


▎2014년 6월 27일 벌어진 브라질 월드컵 한국 대 벨기에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첫 골을 허용하자 광화문광장에서 응원전을 펼치던 붉은악마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홍명보 신임 전무는 인사발표 다음날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처음 정 회장님으로부터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기술위원장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전무를 맡기겠다고 해서 좀 놀라고 당황했다. 전무라고 하면 이미지상 연륜이 있는 분을 떠올리는 것 아닌가. 그만큼 회장님이 축구협회와 행정을 젊게 가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전무는 ‘소신껏 일할 수 있게 역할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는지’ 묻자 “그런 건 없었다. 전무는 전체적인 걸 봐야 한다. 들어가서 축구인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판단하고 회장님과 주위 분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최근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 대표이사로 취임한 축구 원로 김호 감독은 월간중앙 11월호 인터뷰에서 “축구협회는 축구인 위에 군림하려 한다. 정몽규 회장 주위에 예스맨이 너무 많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홍 전무의 견해를 묻자 “나는 2014년에 떠났으므로 이후 축구협회 내부 상황은 잘 모른다. 어떤 게 예스맨인지도 잘 모르겠다. 다만 회장님이 어떤 상황이든지 정확하게 아셔야 하고 그럴 수 있도록 정확하게 말씀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행정가로서 경험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자 그는 “어떤 사람도 처음 일을 시작하면 모든 게 새롭다. 축구협회 행정은 올바른 판단이 가장 중요하고, 그래서 현장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나는 국가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은 오래 경험해서 어느 정도 안다. 학원 스포츠는 아직 잘 모르니까 많은 분의 얘기를 들으려 한다”고 말했다. 학원 스포츠를 계속 강조하는데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 묻자 “축구하는 학생 수가 계속 줄고, 팀을 해체하겠다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한국 축구 인프라가 계속 줄어드는 건 큰 위기”라고 답했다.

이 대목에서 박지성 유스전략본부장의 역할론이 나온다. 홍 전무는 “매일 나올 수는 없겠지만 유소년 육성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주고, 해외 사례를 한국 현실에 접목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본부장은 임명 발표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당분간 유럽에 머물러야 해 축구협회 일을 본격적으로 맡기 힘든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지금이 아니면 유소년 정책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한국 축구를 되돌아볼 때 이렇게 힘든 시기가 없는 것 같은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바라봐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축구를 접하면서 한국에 옮겨다 놓고 싶은 유스 정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소년 교육이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축구를 즐기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위한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동안 유소년 발전을 위해 많은 분이 다양한 노력들을 하셨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다 보니 기대한 만큼 발전이 없었던 것 아니었나 생각한다. 현실과 어떻게 타협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결국 모두가 한마음으로, 어떤 이해관계나 사심 없이, 오직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하고 유소년을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방패막이로 태극전사 이용한다는 비난도


▎축사국(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회원들이 10월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신태용 감독과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기다리며 대한축구협회 집행부 전원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번 인사에는 ‘범(汎)차범근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기술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기술발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은 이임생(46) 전 톈진 테다 감독, 학원·클럽리그 및 제도 개선을 책임지는 부회장에 선임된 최영일(51) 전 동아대 감독 등이다.

이들은 차범근 감독이 이끌던 1998 프랑스 월드컵 대표팀 멤버였고, 축구협회 조병득(59) 부회장과 더불어 대표적인 친 차붐 인사로 꼽힌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차붐을 수석부회장으로 모시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 차후에라도 차붐을 모셔 오기 위해 미리 측근 인사들로 판을 깔아준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또한 “정몽규 회장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막기 위해 2002월드컵 스타들을 방패막이로 쓴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해 홍명보 전무는 “난 (브라질) 월드컵 (실패로) 끝났는데 좋은 이미지가 뭐가 있겠나. 지성이(박지성 유스전략본부장)도 유럽에서 본인이 익힌 노하우를 유소년 축구에 갖고 온다면 축구에 도움이 되는 거고, 그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거다”고 말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0월 19일 기자회견에 앞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사진·양광삼
김병지 위원은 “홍명보 전무 체제로 거듭난 축구협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은 정책의 방향성이다. 기존 축구협회가 추구하던 정책의 흐름을 큰 틀에서 이어가면서도 제대로 풀지 못했던 숙제들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예를 들어 축구계에서 첨예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대학축구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 학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기본 취지는 좋지만 그 때문에 대학생 선수들이 기본적인 훈련 시간마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어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어 두 파트로 나눠서 훈련하는 대학도 있다고 들었다. 팀 스포츠인 축구에서 선수들이 따로 나눠 훈련한다는 건 난센스”라며 “축구협회가 문체부와 협의해 풀어야 할 과제다. 축구협회 외교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대외협력기획단을 적극 활용해 축구협회의 목소리가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적극 반영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천수 위원은 “그동안 대표팀이나 협회 운영을 보면 모두 멀리 내다보는 것보다 그때그때 상황만 넘어가려는 게 많았다. 그래도 협회가 조직 개편을 통해 새롭게 바꾸려고 하는 건 긍정적인 면이 많아 보인다. 팬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신뢰 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A매치에 무관중 운동을 전개하자. 그래야 정신을 차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격앙됐던 팬심은 일단 한고비 넘었다. 그러나 여전히 불씨는 살아 있다. 12월 8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컵(남북한·일본·중국 출전) 성적이 나쁘면 축구팬들의 분노는 또다시 불붙을 수 있다. “대표팀은 투혼을, 축구협회는 신뢰를 회복하라”는 2002 월드컵 스타들의 조언을 축구인들이 새길 때다.

- 정영재 중앙일보 스포츠 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

201712호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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