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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카운트다운 6·13 지방선거 기상도] 서울 | 지방선거 성패 가를 길목 

여권은 교통정리…야권은 인물 찾기에 골몰 

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민주당, 견제심리와 역풍 극복할 최적 카드 발탁에 심혈…야권, 독자 공천보다는 3당 단일후보 추대 여부가 반전 포인트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한해 30조원을 웃도는 예산 집행, 광역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유일하게 국무회의 참여, 차기 대선주자군 진입…. 서울시장 선거가 ‘6·13 지방선거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들이다.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까닭에 여야 모두 승리에 최적화된 후보를 공천하는 걸 지상의 과제로 삼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 공히 진검 승부를 장담하는 곳이다.

구도적 측면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아주 유리한 편이다. 6개월 남은 선거 결과를 현시점에서 전망하는 건 부질없는 일로 치부되곤 한다. 하지만 예단을 경계하는 전문가 그룹에서조차 지방선거의 판세가 여권에 이롭다는 걸 부인하지 않는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지방선거 전에 야당이 여당과 경쟁구도를 만들기가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경제 관련 지표, 여권에 대한 대중의 지지 강도, 야당에 대한 대중 외면 현상이 워낙 강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야당이 지지기반을 복원한다고 해도 여당과 경합할 수준에까지 이르기는 어렵다는 게 윤 센터장의 판세 분석이다. 특히 정권 초반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는 지역 발전 관점에서 유권자들이 더 강하고 힘 있는 여당 후보에 쏠리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변동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윤 센터장은 강조한다.

여권의 우세를 장담하긴 이르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10~20%의 국정지지율은 언제든지 오르내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70%대를 오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도 하강 곡선을 긋게 마련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관련 형사재판의 1심 판결 이후가 변곡점이 되리라는 게 이 전문가의 관점이다. “지금은 박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적폐를 청산하는 국면이므로 대중은 문 대통령과 여권을 반대할 이유가 없어 70%의 국정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 이후에도 적폐청산 바람몰이가 지속될 경우 여론도 피로감에 돌아서게 된다. 1심 판결 시점이 관건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지방선거는 현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치러진다. 국민들도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경제 성적표를 보자고 요구할 수 있는 시점인 것이다. 이 전문가는 “야당이 헤쳐 모여를 통해 서울에서 사실상의 일대일 대결구도 만들기에 성공한다면 누가 유리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문 진영의 PK 공략의 꿈과 박원순의 역할

서울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등 진보 진영 강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02년(이명박), 2006·2010년(오세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보수 후보가 내리 3승을 쓸어 담은 곳이기도 하다.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후보를 낸다면 충분히 승부를 기약해봄 직한 곳이라고 서성교 바른정치연구원장도 공감했다. 그는 “서울에서 자유한국당이 전의를 계속 키워 나갈지 의문”이라고 전제, “서울에서 민주당과 맞붙는 야당 세력이 누구인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만약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선거 연대 내지 통합에 성공한다면 뜻밖의 결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는 게 서 원장의 전망이다. 야권이 단일 후보를 내면 선거 지형이 크게 출렁이면서 일대 격전의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자당 소속 광역단체장을 불러 비공개 성과 평가작업을 진행 중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워낙 고공행진을 하는 까닭에 ‘공천=당선’이라는 기대감에 부푼 지원자들이 속출한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 경쟁이 내부 과열에 따른 집안싸움으로 번지지 않는 선에서 수위를 조절하면서 흥행 효과는 극대화하는 쪽으로 국면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시장 3선 도전 의사를 밝힌 박원순 서울시장 외에 박영선 의원(4선), 민병두·이인영·우상호 의원(3선), 신경민·전현희 의원(재선)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판론도 수그러지지 않는다. 지금은 경기지사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진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때 서울시장 후보군에 오르내렸다.

당초 박 시장의 무난한 공천이 점쳐졌던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쟁은 ‘경남지사 선거 차출론’이 불거지면서 안개 기류에 휩싸이는 양상이다. 문 대통령의 측근 인사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이 두 달 전 박 시장을 만나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권유했다는 것이다. 경남 창녕 출신인 박 시장이 상대적으로 험지로 분류되는 경남에 출마해 대선주자로서 지역 기반을 다지고 당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친문 진영의 의중이 전달됐다고 알려졌다.

한국 정치가 촛불집회-대통령 탄핵-5월 대선 같은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점철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친문 진영의 최대 숙원은 지방선거에서의 PK 공략으로 압축됐으리라는 게 여권 소식통의 전언이다. 비록 쉽사리 집권에 성공하긴 했지만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민주주의 보루 기능을 했던 부산의 전통적 야성(野性)을 복원하는 작업은 PK에 뿌리를 둔 친문 진영의 필생의 과업이라는 것. 그래서 박 시장이 경남지사 선거에 나서 화력을 보태달라는 게 친문 진영의 바람일 수도 있다. 박 시장 차출론이 단지 찔러 보는 차원의 일회성 구상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게 이 소식통의 해석이다.

박 시장은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서울시장 3선 고지를 향하는 그의 발걸음이 가벼울 리 없다는 게 여권 내부의 관전평이다. 잠재적 경쟁관계에 있는 민병두 의원 측은 “그럼에도 박 시장이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강행한다면 친문 세력의 지지도 철회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문 대통령 지지층이 돌아선다는 건 박 시장에게는 엄청난 고민이자 도전”이라고 압박을 가하고 나섰다.

이런 흐름이 여권 핵심의 지방선거 새판짜기 구상과 맞닿아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박영선 의원 등 경쟁자 그룹은 서울시장 경선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할 태세다. 추 대표나 박영선 의원의 경우 17개 광역지자체장 중 여성이 한 명도 없는 현실에서 여성 서울시장 후보가 주는 비교 우위와 프리미엄을 누릴 조건을 갖춘 인물이기도 하다. 어쨌든 박 시장의 경남지사 차출설이 공개리에 깔끔하게 정리, 해소되느냐의 문제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레이스 판도를 예측해보는 한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에는 여성 광역단체장 탄생할까


▎1.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1월 보조금을 늘려 서울 내 3가구 중 1가구에 가정용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2. 12월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서 만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 3. 박원순 시장과 함께 여권의 후보군 물망에 오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영선·민병두·이인영 ·우상호 의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4. 자유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 홍정욱 전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상대적으로 문 대통령의 특사로 아랍에미리트와 레바논에 파견된 임종석 비서실장의 거취는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비우는 게 이례적인 데다 임 실장의 특사 파견에 부여되는 의미도 다층적 해석을 낳기 때문이다. 두 나라에 파견된 한국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레바논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외교 일정도 소화했다. 여권에서는 임 실장의 특사 파견에 문 대통령의 마음을 장병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의미를 부여했다. 또 현지에서의 대북 접촉 가능성을 부인하기는 했지만 임 실장이 문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한 정황이기도 하다. 대통령을 대신하는 적임자로서의 입지 설정은 임 실장의 향후 운신의 반경을 넓히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당이 전국적 그림과 장기적 포석 속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모색한다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지율 저하와 인물난이라는 양대 악재에 직면해 있다고 하겠다. 서울에서의 저조한 지지율을 상쇄할 매력적인 후보라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 선택의 폭은 더욱 제한되는 느낌이다.

우선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와 맞붙었던 나경원 의원(4선), 보수 정부에서 일한 황교안·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 지명을 받았으나 당시 야당의 반대로 끝내 중도하차한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당 안팎에서 이름이 오르내린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홍정욱 헤럴드 회장도 자유한국당의 잠재적 카드로 거론된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1970년생)인 데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언론·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등 자유한국당 이미지를 고양할 수 있는 참신성이 장점으로 지목된다. 홍준표 대표는 깜짝 놀랄 만한 서울시장 후보를 발굴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자유한국당의 인기가 바닥이라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야권에서는 안철수(국민의당), 유승민(바른정당)이라는 군소정당의 대표가 서울시장 판도를 흔드는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하겠다. ‘성찰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의 만남으로 주목받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선거 연대 및 통합 논의가 서울시장 선거의 물줄기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보 분야에서의 현격한 정책 차이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연대와 통합의 분위기 조성에 여념이 없다. 정기국회에서의 정책 연대의 틀을 가동한 데 이어 내년 지방선거의 선거 연대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 행진에 위축되기 쉬운 국민의당이나, 자유한국당의 보수대통합 구심력에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바른정당은 생존의 수단으로 서로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관계다. 제3지대에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양당의 몸부림은 결과가 성패를 말해주는 지방선거에 임박할수록 더 격렬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의 강세가 야권 연대의 촉매제?

그 결정판이 안철수, 유승민 두 사람 중 누군가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는 경우다. 안철수 대표는 “당 대표부터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이 요구하는 어떤 길이라도 가겠다”고 문을 열어 놓은 상태다. 안철수 차출론과 관련해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를 서울시장 선거라는 사지로 내몰려는 경쟁자들의 불순한 의도로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안 대표의 측근인 김윤 국민의당 제2창당위원회 당헌당규제개정위원회 간사는 “설령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지는 선거일지라도 당을 위해서라면 출마까지 고려한다는 게 안 대표의 결의”라며 국민의당 활로 개척에 안 대표가 몸을 사리지 않을 태세임을 강조했다. 이에 비해 유승민 의원은 각종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는 내 정치의 목표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에 따라 거취를 고민하게 될 가능성은 배제하지 못한다.

두 사람이 힘을 모은다면 여당 절대 우위 구도에 파열구를 내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지난 5월 대선에서 안철수·유승민 후보는 서울에서 약 149만 명(22.72%)과 48만 명(7.26%)의 지지를 받았다. 안 후보는 137만 표를 얻는 데 그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0.78%)를 앞지르기도 했다. 안·유 두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약 30%에 달한다. 대안 세력의 등장을 바라는 서울 유권자들의 열망도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야권으로서는 지방선거 바람몰이가 가능한 자양분인 셈이다. 서성교 바른정치연구원장은 “안철수·유승민 대표 중 한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와 남경필 경기지사와 발을 맞추면 수도권 제3세력의 바람을 일으킬 필요조건을 갖춘다”고 주장한다. “산술적으로 대한민국의 절반이 거주하는 서울과 경기도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단일 후보가 승리한다면 이는 정치혁명에 버금가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양당 통합 내지 선거 연대에 반발하는 국민의당 내 호남 의원들, 바른정당 의원들의 이탈은 그 규모와 관계없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게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수도권을 장악한 양당 연대의 파워가 이탈의 정치적 충격을 상쇄함과 동시에 향후 정국의 주도권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으로 넘어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유한국당이 가세한다면 서울시장 선거 판도는 더욱 요동치게 된다. 정우택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과거 ‘야3당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단일화’ 구상을 언급한 바 있다. 선거에 임박해서도 민주당의 강세가 지속될 경우 자유한국당도 연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안·유 두 대표 중한 사람이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다면 시선을 집중시킬 수는 있다”며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지난 대선에 나선 두 사람이 서울에서 얻는 표의 합계는 30% 정도다. 서울 시장 당선에 필요한 득표에 이를지는 현재로선 장담하지 못한다.” 그는 다만 “선거는 후보의 본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어떤 인물인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 구도, 인물 두 요소 모두 변수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 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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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호 (2017.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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