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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카운트다운 6·13 지방선거 기상도] 부산·경남 | 이번에도 문재인 바람? 

친문 세력과 홍준표의 명운 달린 승부 

김경국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thrkk@hanmail.net
여권, 이호철-김영춘-오거돈-김경수-노건호 등 올스타 멤버 출전 준비...자유한국당, 숨죽인 보수의 표심 되살릴 인물 찾기에 당력 집중

▎2012년 대선후보 유세를 보기 위해 부산역 광장에 몰려든 시민들.
더불어민주당에 부산·경남(PK) 지역은 오랜 세월 넘볼 수 없었던 ‘성역’이었다. 하지만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부산 지역구 5석을 획득한 데 이어 5월 대선에서는 부산에서도 자유한국당을 앞질렀다(문재인 38.7% vs 홍준표 32%). PK가 스윙(선거 때마다 지지정당이 바뀌는) 지역으로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해에 치러질 6월 지방선거는 지역의 진정한 강자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결전장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중앙정부 교체의 여세를 몰아 지방정부 장악까지 노린다. 여론의 향배로 볼 때 불가능한 과제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자유한국당 지지도를 두 배에서 세 배까지 앞지르는가 하면, 민주당에서 누가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더라도 자유한국당 후보를 따돌리는 여론조사도 있다. 물론 한국당에서는 보수 성향의 시민들이 응답을 거부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으나 이런 일은 전에 없던 기현상이라고 하겠다.

‘포스트 문재인’을 염두에 둔 친문(친문재인) 세력은 부산 시장 선거를 통해 PK에 대한 확고한 지지기반 구축을 목표로 한다. 부산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5년 후 혹은 10년 정권을 내줬을 때 언제든지 재기 발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인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의 승리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선거국면에서의 민심 향배, 후보 역량, 여당 견제심리 등 보이지 않는 변수가 여럿 작용하는 까닭이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불리한 여론 동향에도 불구하고 내심 해볼 만하다고 여기는 배경이기도 하다.

PK 승부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정치생명’을 결정한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 승패의 기준을 광역단체장 6곳으로 명시했다. 6곳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PK 지역을 포함한 영남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그래서 빼든 것이 ‘전략공천’이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지방선거 결과가 자신의 향후 정치에 가져올 결과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기는 선거를 하려 할 것”이라고 내부 기류를 전했다. “경쟁력이 달리는 데도 측근이라는 이유로 공천을 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당선 가능성이 높다면 정치적 반대파에게도 추파를 던질 것이다.”

때를 기다리는 이호철, 출마 모드로 전환 중인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호철 전 민정수석,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정경진 전 부산 부시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 경쟁은 이곳에 뿌리를 둔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가 무게중심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주목받는 사람이 노무현 정부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대통령과의 ‘거리’로 계산하면 현 정권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이 전 수석을 밀고 있는 인사들이 ‘힘센 부산시장’을 외치고 있는 배경이다.

이 전 수석은 아직까지 출마 여부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다. 그렇다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아니다. 여론 추이를 지켜보는 듯하다. 한 측근에 따르면 부산시장 출마 요구에 ‘펄쩍 뛰던’ 이 전 수석이 최근 들어서는 ‘반발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고 한다. ‘절대 불가’에서 ‘중립지대’까지 끌어당겨 놓았다는 말이다. 조직이 원해 ‘어쩔 수 없이’ 출마하게 만드는 게 이 전 수석 지지자들의 구상이다.

이들은 설 전까지 여론조사에서 이 전 수석을 당내 후보 가운데 1위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한다. 인기도 2~3위에 불과한 후보더러 출마하라고 하면 ‘친문 패권주의’ 논란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1위에 오르면 본인도 마냥 거부할 수 없고, 당내에서도 반대 명분이 약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반대로 여론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출마 명분도 떨어진다. 이 전 수석 측의 한 관계자는 “모든 것은 결국 지지율이 말해준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전에 정치를 하지 않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안 하겠다는 말만은 하지 말고 기다려 보라’고 다그쳤던 이 전 수석이 지금은 자기가 그 말을 듣는 상황이다.”

이 전 수석이 경선 참여를 결심하면 결집력이 강력한 ‘친문’ ‘친노’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여타 경쟁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반면 이 전 수석은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전무해 본선 경쟁력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또 지나치게 강한 ‘친노’ ‘친문’ 색채가 본선에서 부산 보수 진영의 결집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도 정치적 부담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전 수석이 부산 원외 정치권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원내 정치권의 성원을 등에 업고 있다. 김 장관 주변 인사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불출마 모드에서 고민하는 모드로 전환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은 최근 “서울이든 부산이든 당내 전반적 분위기가 김영춘 장관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비교적 높은 인지도와 풍부한 선거 경험을 중시하는 이들일수록 김 전 장관 차출론을 개진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2017년 6월 장관직에 취임한 김 장관이 10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또 ‘친문’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한 이호철 전 수석이 경선 참여를 결심할 경우 김 장관이 레이스에 뛰어들지도 의문이다. 김 장관이 지역구(부산진갑) 의원직을 내놓고 출마했을 때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이 지역에서 다시 승리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김 장관의 머릿속에는 장관직을 좀 더 수행하고 다음 대선을 노리는 방안도 들어 있음 직하다. 당장의 여론조사에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10개월 만에 장관직을 던지고 나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최강자’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요즘 민주당 복당이 지연되면서 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오 전 장관은 지난 10월 하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복당 문제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으나 약속을 이틀 앞두고 만남을 돌연 취소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 오 전 장관의 지지도가 1위로 발표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오 전 장관이 복당 후 경선 참여에서 ‘추대’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를 만든 사람으로서 민주당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가서 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오 전 장관은 “젊고 능력 있는 인사가 나오면 전폭 지원한다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고 단서를 달면서도 ‘필요하면 경선이 아니라 추대해 달라’는 메시지를 여권에 발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은 “우리는 그렇게는 절대 못한다. 부산시장 후보는 무조건 경선을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밖에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정책포럼 ‘부산 삐’를 출범시키는 등 저변 확대 작업에 돌입했다.

서병수 현 시장과 장제국 동서대 총장의 부상


▎자유한국당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점쳐지는 서병수 부산시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 안대희 전 대법관, 이종혁 전 의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자유한국당 부산시장 후보 선출은 전략공천이냐 경선이냐가 최우선 관심사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앞서 나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인기가 그리 높지 않은 탓이다. 홍준표 대표는 전략공천에 무게를 두면서 수시로 친박(친박근혜)계인 서병수 시장 때리기에 나선다. 여기에 서 시장은 물론이고 최근 복당한 김무성 의원, 또 친박 세력들도 ‘전략공천 불가’를 외치면서 당헌·당규에 입각한 경선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부산시장 후보 선출 방식을 앞두고 정치생명을 건 치열한 힘겨루기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의 ‘전략공천’이 관철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전략공천=서병수 시장 배제’와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홍 대표 입장에서 현직 시장을 경선도 하지 않고 탈락시킨다는 건 엄청난 모험이기도 하다. 홍 대표의 측근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은 “홍 대표가 ‘6개 지역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물러난다’고 말한 것은 바꿔 말하면 ‘책임지고 공천하겠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전략공천 입장을 관철하겠다는 말이다. 그는 서 시장에 대해서도 “서 시장에 대한 홍 대표의 비판은 ‘메기론’이 될 수도 있다”면서 “서 시장 측에 그런 내용을 읽어야 한다고 전해줬다. 경쟁력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 시장은 “당의 간판을 홍 대표 대신 젊은 인물로 바꿔야 한다”며 홍 대표 리더십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보다 젊고 희망과 비전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당을 이끌어야 보수의 미래가 있다”는 이유를 댄다. 서 시장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중이다. 인위적으로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의 무소속 출마설에 대해선 “정치란 그런 게 아니다. 도대체 누가 그런 말을 하더냐”며 선을 긋고 있다. 서 시장은 지난 11월 홍 대표 측에 회동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최근 들어 장제국 동서대 총장을 지목해 “인재 영입 차원에서 부산시장 후보 공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입당을 제안했다. 장제원 의원(재선, 부산 사상구)의 친형이기도 한 장제국 총장은 “조금만 시간을 달라”면서 답변을 유보하고 있다. 장 총장은 학교 운영을 맡길 적임자를 찾기 쉽지 않은 데다 동생이 현역 의원이라는 점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총장은 미국과 일본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2011년부터 동서대 총장직을 수행해왔다. 학계를 비롯해 지역 여론 주도층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위치다. 하지만 선거 경험이 전무하고 대중성, 즉 본선 경쟁력도 미지수라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홍 대표는 안대희 전 대법관도 염두에 두고 있으나 부산보다는 경남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제국 총장이나 안대희 전 대법관이 끝내 거부하면 경선이 불가피해질 전망이고, 이 경우 서 시장과 이종혁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박민식 전 의원 등이 경쟁하는 구도로 경선이 펼쳐질 전망이다. 반대의 경우, 즉 장 총장이나 안 전 대법관이 출마를 결심해 홍 대표가 이들에 대한 전략공천을 강행할 경우 서 시장은 물론이고 지역 의원들의 반발로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야당 정가에 한바탕 풍파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홍 대표가 어떤 묘책을 내놓을지 궁금해지는 부산시장 야당 공천 구도다.

대선 초박빙 구도 경남지사 선거에서 재현될까

경남은 지난 대선 당시 경남지사직을 사퇴하고 출마한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불과 0.8%포인트 앞선 데 그칠 정도로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지역이다. 홍 대표는 경남지사 시절 경남의료원을 폐쇄해 서부 경남 일각의 민심을 잃었고, 무상급식 중단으로 젊은 학부모 층에서는 반대 세력도 적지 않다. 홍 대표가 진두지휘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한국당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요소들이다. 동부 경남의 김해와 양산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우세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자유한국당은 “결국은 이길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민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가봐야 아는 곳이 경남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완수 의원(초선, 경남 창원시 의창구)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창원시장 출신인 박 의원은 ‘필생의 꿈’이 경남도지사다.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서 홍준표 대표와 두 차례 맞붙어 패배, 고소·고발을 주고받는 등 홍 대표와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홍 대표가 박 의원에게 “끝까지 잘 해보라”고 격려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표밭갈이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공무원 출신으로 홍 대표의 측근인 윤한홍 의원(초선,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도 도지사 출마를 강력히 희망했으나 지지율 답보로 초조해하는 분위기다.

홍 대표는 경남 함안 출생인 안대희 전 대법관에게도 영입을 제안해둔 상태다. 안 전 대법관은 말을 아끼고 있다. 최근 안 전 대법관과 접촉한 한 인사는 “12월 말까지는 가부간의 결정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 대표는 필요하다면 안 전 대법관을 당의 차기 대선주자 양성의 한 방편으로라도 끌어들이겠다는 태세다. 거창 출신의 김영선 전 국회의원(4선)을 다크호스로 꼽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40년 지기인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일찌감치 바닥 다지기에 뛰어들었다. 문 대통령과는 대선 직전까지 수시로 전화통화를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임을 자랑한다. 공 전 시장은 아직 지지율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다. 공 전 시장의 지지율이 새해 들어서도 답보 상태에 머물면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경수 의원(초선, 경남 김해시을)에 대한 출마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의원은 “배지를 단 지 얼마나 됐다고” 하며 손을 내저으면서도 명시적으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 여권 핵심의 지방선거 구도에 따라 전격 차출될 가능성을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김 의원 본인이 나설 가능성이 60~70%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국회의원 출마를 희망할 경우 김경수 의원이 도지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지역구를 물려주는 시나리오도 내놓고 있다.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인 민홍철 의원도 “사람 일을 알 수 있느냐”는 말로 출마 여지를 남겨놓고 있고, 창녕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등판론도 나오고 있다.

- 김경국 국제신문 서울본부장 thrk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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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호 (2017.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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