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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패트롤] ‘청렴도’ ‘재정건전성’ 2관왕 서울 서초구 조은희 구청장 

“모든 출발점은 투명성의 원칙” 

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꼴찌였던 서초구 청렴도, 2017년 서울 자치구 중 1위로 도약…중복사업 통폐합, 낭비성 예산 절감 통해 행안부 재정분석에서도 선두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모든 정책의 결정과 집행 과정을 유리창처럼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 사진:공·서초구청
“솔직히 꿈만 같은 목표였는데 그게 이뤄졌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지난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한 소감을 이렇게 피력했다. 불과 5년 전인 2012년 서초구는 서울시 자치구 청렴도 최하위를 맴돌았다. 조 구청장은 2014년 서초구청장에 취임하면서 ‘청렴과 친절로 구민을 섬기겠다’는 약속과 함께 임기 중 청렴도 1위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그는 “내심 상위권 진입은 기대했지만 선두를 차지할 줄은 몰랐다”고 반색했다.

서초구는 또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17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에서 최상위인 ‘가등급’에 선정됐다. 이 또한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1위의 기록에 해당한다고 조 구청장은 강조했다. 조 구청장은 공직 기강과 재정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리더십의 요체에 대해 “모든 구청 직원이 목표를 공유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5년 만에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 꼴찌가 수위에 올랐다.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감회가 새롭겠다.

“취임 첫해인 2014년 12위이던 청렴도가 2015년 9위, 2016년 7위로 꾸준히 오르더니 지난해 말 1위를 차지했다. 발표가 있던 날, 직원들과 함께 땀을 쏟았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이때처럼 리얼하게 와 닿은 적이 또 있을까 싶었다.”

이런 극적인 상승이 가능하게 하자면 특단의 방법이 필요했을 법한데.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일했던 민선 4기 시절 서울시장과 함께 꼴찌였던 서울시 청렴도를 1위로 끌어올렸던 경험이 있다. 이를 발판 삼아 구청장으로서 먼저 솔선수범하는 청렴 리더십으로 발 벗고 뛰었다. ‘햇볕은 가장 좋은 치료약’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출발점은 투명성의 원칙이었다. 모든 정책의 결정과 집행 과정을 유리창처럼 투명하게 만들었다. 건축 행정이나 보조금 지원 사업 분야는 민원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부정부패가 개입할 여지를 차단했다.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서릿발 같은 기강을 세웠다.”

서초구청은 ‘힐링캠프’ ‘청렴실천결의문’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도 유명해졌다.

“행복한 공무원이 행복한 구민을 만든다. 1300여 명의 직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먼저 업무에 지친 직원들을 위한 ‘힐링캠프’를 운영했다. 또 퇴근 후 SNS 금지와 상사의 부당한 업무 지시 근절 내용을 담은 ‘청렴실천결의문’을 채택하고 관련 조례 제정을 통해 깨끗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갔다.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더 친절해지면서 부패에서 멀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

구정 혁신이 청렴도 평가에 어떻게 투영됐나?

“내부 청렴도 점수가 크게 올랐다. 7.73점에서 8.22점으로 0.49점 상승했다. 이 중 인사 청렴 지수는 전국 최고 수준(8.18점→8.29점, 전국 자치구 평균 7.66점)을 기록했다.”

민간자문단 구성해 구청 예산 지출 점검


▎강남역 일대의 명소로 자리 잡아가는 푸드트럭존. / 사진:서초구청
구청 살림살이도 알뜰하게 잘 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는데.

“우리 구가 행정안전부 주관 ‘2017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재정분석은 행정안전부가 2016년 결산 자료를 토대로 전국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 효율성, 책임성 등 3개 분야 22개 지표를 평가하는 제도다. 서초구는 내부에 민간자문단을 꾸려 유사·중복 사업은 통폐합하고, 불필요한 낭비성 예산을 없앴다. 판공비 및 행사·축제 비용 등을 줄인 결과 2015년 425억원, 2016년 478억원, 2017년 354억원 등 3년간 총 1257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민간자문단 활동상을 소개한다면.

“주민과 교수·세무사 등 재정 전문가 26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예산 편성단계에서부터 서초구 예산을 다각도에서 촘촘하게 검토하고 효율적 재정 운용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3년간 제안이 총 160여 건에 달했다.”

서초구는 재정 여건이 넉넉한 지자체 아닌가?

“외부에서는 서초구를 부자구로 알지만 2008년 재산세 공동 과세 이후 살림살이가 예전만 못하다. 해마다 서울시가 600억원 이상을 가져가면서 살림이 팍팍한 실정이다. 지난해 서초의 재정력 지수는 서울시 25개 구 중 22위에 그쳤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 예산도 많이 부족한 형편이다.”

서초구에는 횡단보도에 자외선을 막아주는 우산 모양의 대형 그늘막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원래 서초(瑞草)라는 지명은 ‘상서로운 풀’이라는 뜻의 서리풀에서 유래했다. 대형 그늘막 이름이 이른바 ‘서리풀 원두막’이다. 더운 여름 잠시 쉬어가라는 뜻에서 2015년 여름 구청 앞(양재역) 두 곳에 설치, 운영했다.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워져 총 120개소로 늘렸다. 소셜미디어와 언론에서 호평이 잇따라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하는 인기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겨울철에는 서리풀 원두막이 서리풀 트리로 변신해서 인상적이었다.

“동절기 활용 방안을 찾고자 ‘서리풀 원두막 겨울에도 부탁해’ 라는 주제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크리스마스트리 활용, 군밤·군고구마 판매대 등 총 65건의 재미있는 의견이 모였다. 안정성과 실용성, 친환경성, 실행 가능성을 검토해 ‘서리풀 트리’가 최종 선정됐다. 서리풀 트리 105개 중 4개는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 자가발전으로 가동하는 등 친환경 방식을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강남역 노점상 문제는 어떻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나?

“20년도 더 된 강남역 불법 노점상들은 단속하면 그때뿐이었다. 다들 뾰족한 수가 없다고 했다. 생계형 노점상의 경우 강제 철거가 답이 될 수는 없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강제 철거가 아닌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했다. 2016년 12월 노점상이 차지했던 보도를 주민들에게 돌려주고 대신 강남역 9번과 10번 출구 인근에 푸드트럭존을 만들어 생계형 노점상이 푸드트럭으로 전환토록 지원했다. 100여 차례의 면담을 통해 노점상들을 설득한 일선 구청직원들의 노고가 정말 컸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더불어 강남대로가 넓고 쾌적한 보행공간을 갖추게 되면서 베이징의 왕푸징 거리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 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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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호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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