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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일상에 힘이 되는 지식의 연장통 

 

문상덕 기자

첫 문장을 쓰는 데 고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첫 문장, 너무 길어도 첫 문단을 읽고 책을 덮는 독자가 많을 테니까. 익명의 독자들이 지켜본다는 생각에 머리가 굳어진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팔려가는 당나귀’ 이야기처럼 어떻게 써도 혹평을 피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저자는 간단한 처방을 내린다. “15분 동안 멈추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써볼 것!”

“내가 해봤더니 되더라” 수준의 아니다. 백그라운드가 탄탄하다. 미국의 유명 소설가 나탈리 골드버그가 처음 제안한 발상법이다. 저자가 다른 문헌들을 조사해 살을 붙였다. “우리는 써내서 물질화된 사고를 다룰 수 있다”는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를 ‘논스톱 글쓰기’의 든든한 지지자로 세운다. 인문서와 실용서의 미덕을 두루 갖춘 셈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동서고금 인문학 지식에서 발견한 42가지 발상법을 소개한다. 각 장에서 우리가 문제를 발견하고 분석하며, 막다른 길에서는 어떻게 돌아갈 수 있는지 순서대로 아이디어를 알려준다. 문제를 찾기 어렵다? 저자는 ‘뭔가 있는데 뭔지 모르겠다’는 감각을 언어화하는 방법까지 소상히 밝힌다. 순서와 상관없이 필요한 발상법만을 골라 정독해도 좋다.

‘책읽는원숭이’라는 필명을 쓰는 일본인 저자는 대중이 쉽게 다룰 만한, 그러나 묵직한 ‘지식의 연장통’을 선보여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올랐다.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다. 정보의 맥을 제대로 짚으려면 지식을 유형화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갖춰야 한다. ‘지식의 맥가이버’로 성장하고 싶다면 이 책을 곁에 둘 필요가 있다.

- 문상덕 기자

201802호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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