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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 (제1부 광복) 

제9장 - [3] 미드웨이 

복거일 / 조이스 진
1942년 6월 4일, 단 하루의 공방전으로 태평양전쟁 향배가 결정됐다. 오전 10시까지 일본 연합함대는 방심하는 가운데서도 미군 항공대 대부분을 궤멸시켰다. 그러나 재정비로 분주하던 연합함대를 폭격기 편대 하나가 발견한 ‘결정적 타이밍’, 단 6분에 일본군 항모 세 대가 결딴나고 만다. 펄 하버의 승장 나구모와 그의 기동함대가 몰락하는 순간이었다.
5월 27일은 일본에선 해군기념일이었다. 러일전쟁의 쓰시마 해전에서 러시아 함대를 격파한 이 상서로운 날을 골라서, 연합함대는 모항 하시라지마(柱島)를 떠나 미드웨이로 향했다. 함선 스무 척이 한 줄로 서서 16노트로 전진했다. 선두 경순양함 ‘나가라 호’ 뒤를 구축함 11척이 따르고 이어 중순양함 ‘토네 호’와 ‘치쿠마 호’가, 그 뒤는 전함 ‘하루나 호’와 ‘기리시마 호’가 따랐다. 행렬의 중심에는 연합함대 소속 기동부대의 기함인 ‘아카기 호’를 비롯한 항공모함 네 척이 자리했다. 펄 하버 공습에 참가했던 항공모함 ‘쇼카쿠호’와 ‘즈이카쿠 호’는 끝내 이번 작전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 위풍당당한 함대는 0900시에 기념식을 거행했다. 모든 함정에서 모든 장병이 황궁을 향해 몸을 굽혀 예배했다. 정오엔 모든 배가 규슈(九州)와 시고쿠(四國) 사이의 분고 수도(豊後水道)를 지나 열린 바다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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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호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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