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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1)] 北·美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문재인 

운전대는 잡았지만 운전이 쉽지 않다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김정은 특사 김여정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을 사실상 ‘수락’… 北과 보폭 맞추면 美, 美와 호흡 맞추면 北 반발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졌다.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불쑥 내민 북한과 보폭을 맞추면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대북제재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과 호흡을 함께하면 남북정상회담이 물건너갈 수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미국 입장에서는 급할 게 없다. 에너지 문제 등이 시급한 북한으로서는 이른 시일 내 가시적 효과를 원한다. 승객(트럼프 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아베 일본 총리 등)의 탑승을 기다리며 운전대에 앉아 있는 문 대통령의 선택은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의 방북(訪北) 제안을 사실상 수락한 것이다. “이른 시일 내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제안에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메시지를 자신의 혈육인 김여정의 입을 통해 전달했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상반기 내에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성사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북·미 대화, 북·일 대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 미국과 일본은 대북제재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이유들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정상회담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고 했다. 가장 시급한 것은 북·미 대화 성사와 북한의 태도 변화다.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 대북제재 기류가 계속되는 한 남북 정상이 만난다고 해도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놓기 어렵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평창겨울올림픽 참관 이후 귀국 비행기 안에서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는 북한을 경제적·외교적으로 계속해서 고립시켜야 한다는 데 대해 한·미·일 간에는 조금의 의견 차이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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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호 (2018.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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