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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추적] ‘울산 40억대 불법포획 고래고기 사건’의 검·경 충돌 내막 

‘전관’의 성공한 로비? ‘현관’ 개입 드러나면 핵폭탄 

고성표 월간중앙 기자 muzes@joongang.co.kr
검찰, DNA 검사결과 안 나왔는데 허위 진술·가짜 증명서 믿고 경찰 압수한 불법 고래고기 돌려줘 담당 검사는 경찰 수사 협조 없이 해외 연수… ‘전관’ 출신 변호사는 성공보수로 고급 외제차 구입 의혹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밍크고래 고기를 두고 검찰과 경찰 간에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전관 변호사가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해 불법 취득한 수십억 원 상당의 압수된 고래고기를 피의자들에게 돌려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 개혁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번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 검찰은 또 다른 후폭풍에 휘말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의 내막을 추적했다.

지난 1월 9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울산 검사 고래고기 무단 환부사건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고래 보호운동을 하는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가 올린 청원서였다. 청원서는 “불법 포획한 고래고기 유통 사건을 경찰이 수사 중인 상황에서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검찰이 일방적으로 범죄 압수물인 고래고기를 범죄 피의자인 유통업자에게 되돌려주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청원 20여 일 뒤인 같은 달 31일에도 이 단체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또 이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앞으로 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를 전달해 사건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핫핑크돌핀스’는 지난해 9월 13일 해당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검사를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현재 경찰은 해당 고발 사건에 대해 4개월째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이 범죄 압수물인 고래고기를 업자에게 돌려준 것은 2년여 전인 2016년 5월이다.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흐른 이 사건이 최근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화두와 무관하지 않은 사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검찰은 두 차례에 걸친 내부 폭로가 터져 나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통영지청의 서지현 검사가 검찰 조직 내에 만연한 성희롱 사건을, 의정부지검 안미현 검사는 춘천지검 재직 당시 강원랜드 취업청탁 사건을 수사하다 검찰 윗선 등으로부터 외압을 받은 사실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각각 폭로했다. 현직 검사가 실명으로 그것도 언론에 나와 검찰 조직 내에서 벌어진 사건을 폭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고래고기 환부 사건’ 역시 향후 그 결과에 따라 앞서 언급한 두 사건과 함께 검찰 조직을 큰 위기로 몰고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래고기를 두고 지난 2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검찰은 왜 경찰이 압수한 범죄 증거물을 사건 피의자들에게 돌려준 걸까?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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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호 (2018.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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