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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변방에서 등장한 ‘문학 루키’ 

회색 인간들 사이에서 삶을 묻다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작가
주물공 출신 소설가가 써 내려간 인류적 희비극…도덕과 현실 경계 허무는 소재들로 매력 더해
저자 소개를 안 할 수가 없다. 김동식은 1985년생으로, 2006년부터 액세서리 공장에 취직해서 10년간 주물에 아연을 붓는 일을 했다. 글쓰기는 고사하고 독서 경험조차 거의 없었다. 그는 종일 생계를 위해 단순 반복 노동을 했고, 지루한 나머지 머릿속으로 재미있는 공상을 했다. 어느 날 이 공상을 글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인터넷에 ‘글 쓰는 방법’을 검색해서 몇 편 읽었다. 그리고 과감하게 습작해 ‘오늘의 유머’라는 유머 사이트에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맞춤법부터 부족한 글이었지만, 집단지성이 담긴 댓글들은 틀린 부분을 수정했고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나아갈 방향을 제안했다. 그는 이를 받아들이며 발전해나갔고, 결국 글은 게시판에서 매번 베스트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 6개월간 초단편을 300편이나 썼다. 어느 편집자의 눈에 들어 선별된 60편이 3권의 책으로 동시에 발간됐고, 심지어 베스트셀러로 올랐다.

그 분야를 모르고 살던 사람에게 갑자기 엄청난 재능이 발견돼 그 세계의 핵심으로 진입한다는, 어쩌면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연상되는 이야기이다. 안 읽어볼 수가 없어 한 권만 주문해서 읽었다. 그것이 이 [회색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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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호 (2018.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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