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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개막특집] ‘우승 5大 요건’으로 본 2018 프로야구 판도 

작년 챔피언 KIA 최강, 두산·SK·NC 대항마 

배영은 일간스포츠 기자
에이스·마무리·안방마님·해결사·리드오프 갖추면 우승권…삼성·한화·kt는 상대적 열세, 박병호 돌아온 넥센은 ‘복병’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팀은 거의 예외 없이 5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 ▷확실한 에이스 ▷든든한 안방마님 ▷화끈한 해결사 ▷똘똘한 톱타자 ▷듬직한 마무리 투수는 이른바 우승을 결정할 5대 요건이다. 2018 프로야구는 3월 24일 개막한다. 2018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전망해본다.


▎2018 프로야구는 디펜딩 챔피언 KIA가 2연패를 노리는 가운데 두산·SK·NC 등이 이를 저지할 대항마로 꼽힌다. 왼쪽부터 김기태 KIA 감독, 김태형 두산 감독, 힐만 SK 감독, 김경문 NC 감독.
2017년은 ‘타이거즈 천하’였다. 막강한 선발 마운드와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평정했다. KIA는 시즌이 끝난 뒤 에이스 양현종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외국인 선수 3명도 모두 팀에 남았다. 지난해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지킨 KIA는 2018시즌에도 변함없이 우승 후보 1순위다.

하지만 야구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불과 2년 전 두산이 역대 한 시즌 최다승과 한국시리즈 무패로 왕좌에 오르자 향후 수 년간 새로운 ‘왕조’를 구축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다른 팀들도 함께 강해졌고, 순위표 맨 윗자리의 주인공은 곧바로 바뀌었다. ‘우승’은 디펜딩 챔피언도 안심할 수 없는 성역이다.

흔히 우승팀은 하늘이 점지한다고들 한다. 우승 과정에는 분명히 객관적인 전력이나 성적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행운이 따라야 한다. 하지만 리그 최정상의 팀이 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확실한 에이스, 든든한 포수, 화끈한 해결사, 똘똘한 리드오프(톱타자), 듬직한 마무리 투수다. 이 다섯 가지 중 서너 가지만 확실히 충족시켜도 우승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느 팀이 가장 든든한 살림 밑천을 마련한 채 시즌을 시작할까. 2018시즌 판도를 좌우할 5대 요건을 부문별로 살펴봤다.

01 | 확실한 에이스


▎KIA 양현종과 SK 김광현은 88년생 동갑내기이자 2007년 입단 동기다. 2015년 김광현의 통산 1000탈삼진 시상식 때 양현종이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하고 있다
‘에이스’는 승리의 보증수표다. 에이스가 출격하는 날이면 선수 전원이 ‘오늘은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고, 존재감도 크다. 에이스라는 단어를 팀에서 단 한 명의 투수에게만 사용하는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 우승팀 KIA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에이스가 두 명 있다. 나란히 20승을 올린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다.

KIA는 지난해 팀 선발승 1위에 오른 팀이다. 퀄리티 스타트 개수도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 가운데서도 양현종과 헥터의 동반 활약은 눈부셨다. 특히 양현종은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라는 눈부신 성적으로 정규시즌 최우수 선수(MVP)와 한국시리즈 MVP,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싹쓸이했다. 역대 최초의 사례다. 시즌이 끝난 뒤엔 연봉 23억원이 적힌 계약서에 사인했다. 올해도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마운드엔 양현종이 선다. 이보다 더 든든할 수는 없다.

올해 두산에 입단한 외국인 투수라면 누구나 ‘더스틴 니퍼트의 그림자를 지워라’는 과제를 받아들 수밖에 없다. 2011년부터 두산 에이스로 활약했던 니퍼트는 올해 kt로 떠났다.

‘니퍼트의 대체자’라는 부담스러운 자리는 롯데에서 3년간 KBO 리그를 경험한 조시 린드블럼이 이어 받았다. 캠프 연습경기에서 난타 당하고 대량 실점을 했지만, 두산은 여전히 믿음을 표현하고 있다. 빈자리를 잘 채워줄 것이라는 기대다. 혹여 린드블럼이 부진하더라도 확실한 토종 에이스가 존재한다. 두산 구단 역사상 가장 ‘잘 사온’ 외부 FA로 꼽히는 왼손투수 장원준이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4년 계약이 끝나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왼손투수 최초의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도 도전한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시즌이다.

SK는 진짜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온다. 지난해 1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던 김광현은 지난 1년간 재활에만 집중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SK는 올 시즌 김광현의 투구 이닝(110이닝)을 제한해 혹시 모를 과부하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마운드가 흔들려 애를 먹었던 SK로선 김광현이 건강한 몸으로 돌아와 마운드를 지킨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실질적인 에이스인 메릴 켈리는 KBO 리그 네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기량이 보장된 선발 카드다.

넥센은 화제의 외국인 투수 로저스가 KBO 리그로 복귀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지난 1년을 쉬었지만, ‘건강한’ 로저스는 강속구를 뿌리고 완투를 밥 먹듯이 하는 이닝 이터였다. 로저스 역시 넥센 마운드의 터줏대감이었던 앤디 밴 헤켄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한화에서 돌출 행동을 자주 했던 로저스가 넥센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롯데는 왼손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지난해 확실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린드블럼을 두산으로 보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펠릭스 듀브론트에게는 아직 물음표가 붙어 있다. 레일리에게 쏠리는 부담이 크다.

삼성은 에이스 윤성환이 건재하지만, 여전히 윤성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문제다. 베테랑인 윤성환의 뒤를 받칠 다른 투수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외국인 투수 팀 아델만과 리살베르토 보니야를 영입했지만, 둘 다 KBO 리그 첫 시즌이라 아직 기량이 검증되지 않았다.

외국인 에이스 발굴은 복권이나 마찬가지다. 잘되면 ‘대박’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한 시즌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올해는 유독 검증이 필요한 새 에이스 후보가 많다. kt 니퍼트는 2011년 두산 입단 이후 7년간 KBO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군림해왔다. 두산에서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남겼지만, 지난 시즌 종료 후 협상이 결렬됐다. 지난 2년 간 끊임없이 크고 작은 통증에 시달리면서 몸 상태에 대한 의혹이 고개를 들었던 탓이다.

니퍼트는 kt로 팀을 옮겼지만, 캠프 기간에도 썩 좋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미국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한 번도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불펜 피칭에서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연습경기 등판이 불발됐다. 탈꼴찌 목표가 명확한 kt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니퍼트에겐 정규시즌 등판에서 반드시 무탈한 투구로 건재를 확인시켜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LG·NC·한화도 외국인 투수 둘을 모두 교체했다. 그렇다고 마땅한 국내 에이스가 있는 것도 아니다. 외국인 농사가 성공을 거두거나, 기존 투수들 가운데 누군가가 ‘폭풍 성장’을 해줘야 한다.

LG는 데이비드 허프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새 투수 타일러 윌슨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NC 역시 5년간 에이스였던 에릭 해커와 결별했다. KBO 사상 첫 대만 출신 외국인 투수인 왕웨이중이 그 뒤를 이을 후보다. 시속 150㎞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투수다. 나이도 20대로 젊다. 한화 역시 새 얼굴인 키버스 샘슨을 1선발로 낙점했다. 샘슨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최고 시속 150㎞까지 구속을 끌어 올렸다. 연습경기에서 삼진쇼를 펼치면서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무엇보다 한화가 가장 원하는 ‘부상이 거의 없는’ 투수다.

02 | 든든한 안방마님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강민호(왼쪽 사진)는 롯데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겼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두산 양의지는 공수를 겸비한 포수다.
에이스는 어떤 포수와 호흡을 맞추든 변함없이 실력을 발휘한다. 좋은 포수가 필요한 진짜 이유는 에이스 이외의 투수들도 마운드에서 제 공을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의 흐름을 조절하고 투수의 잠재력을 끌어 올리는 포수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두산은 적어도 올해까지는 포수 걱정이 없다.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가 안방을 지키고 있다. 양의지의 별명은 ‘곰의 탈을 쓴 여우’다. 능구렁이 같은 투수 리드로 정평이 나 있다.

두산 투수들의 무한신뢰를 받고 있다. 공격에서도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지난해 부상으로 이탈한 기간이 조금 길었지만, 역설적으로 양의지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다만 두산으로선 양의지가 올 시즌을 끝으로 첫 FA 자격을 얻는다는 게 문제다. 올해 ‘양의지 다음 포수’의 성장도 절실한 과제다. 기량이 검증된 백업 포수 박세혁이 무섭게 올라오고 있고,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신예 장승현도 기대주다.

삼성은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를 영입하면서 순식간에 ‘안방 강자’로 떠올랐다. 강민호는 2004년부터 13년간 롯데 안방의 터줏대감으로 활약한 현역 최다 경기 출장 포수다. 그런 그가 삼성과 4년 80억원에 FA 계약을 했다는 소식은 지난 겨울 가장 충격적인 이적이었다.

진갑용의 은퇴 이후 경험 많은 포수의 존재가 절실했던 삼성은 모처럼 거액을 들여 외부 FA를 영입했다. 그만큼 강민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심성으로선 강민호가 롯데 시절처럼 안정적으로 투수진을 이끌고 팀 공격력을 강화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강민호 역시 두 번째 팀 삼성에서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겠다는 의욕에 가득 차 있다. 게다가 강민호의 백업 포수는 지난해 주전으로 뛴 이지영이다. 심리적으로도 든든할 수밖에 없다.

한화도 지난해 두산에서 포수 최재훈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베테랑 포수 조인성과 차일목이 나란히 은퇴했지만 최재훈이 있어 걱정을 덜었다. 최재훈은 두산 시절부터 10개 구단 최고의 백업 포수로 꼽혀왔다. 한화에서 ‘주전’이라는 날개를 달았다. 포수에게 중요한 덕목인 투수 리드와 수비 능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지승준이 백업 포수로 뒤를 받친다.

KIA는 지난해 안방의 새 얼굴로 떠오른 김민식이 계속 주전 포수를 맡는다. 김민식은 트레이드로 이적했다가 안방을 꿰차면서 팀의 ‘복덩이’가 됐고, 한국시리즈까지 무사히 소화하면서 포수로 한 단계 성장했다. 김민식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한승택 역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시즌 종료 후 APBC 주전 포수로서 큰 경기 경험도 쌓았다. 둘 다 20대 ‘젊은 피’라 KIA 안방의 미래가 더 희망적이다.

SK 주전 포수 이재원은 지난해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올해 완벽한 몸 상태로 절치부심하고 있다. 장타력으로는 10개 구단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포수다. 올해는 주장까지 맡아 책임감이 더 무겁다. kt는 장성우가 주전 포수다. 개인사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포수로서 수비 능력은 인정받는 선수다. 타선에서도 해야 할 일이 많다. LG는 신예 유강남이 주전 포수로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높다. 조금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테랑 정상호가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포수 난’을 피해갈 수 없는 팀도 있다. 롯데는 터줏대감 강민호가 이적하면서 안방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강민호는 공·수 기여도에서 대체가 어려웠던 선수다. 현재 남아 있는 포수들은 대부분 경험이 적다. 한 번은 세대교체를 감수해야 한다고 해도 당분간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NC도 창단 이후 6년간 매년 100경기 이상 출전해온 주전 포수 김태군이 군에 입대하면서 머리가 아파졌다. 신진호·박광열·김종민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누가 되더라도 다른 팀에 비해 전력이 약하다. 넥센도 마찬가지다. 주전은 박동원, 백업은 주효상과 김재현으로 분류되지만 경계가 모호하다. 젊은 포수들의 성장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

03 | 화끈한 해결사


▎KIA 최형우(왼쪽 사진)가 가장 확실한 왼손 4번 타자라면, 미국에서 돌아온 넥센 박병호(오른쪽 사진)는 가장 파괴력 있는 오른손 4번 타자다.
가히 ‘해결사 대전’이 펼쳐질 시즌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르네상스를 열어젖힌 대표 거포들이 각 팀에 고르게 포진했다. 4번 타자 대결만으론 섣불리 승자를 점치기가 어렵다. 여전히 건재한 기존 해결사들에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새 해결사들까지 합류했다.

KIA는 지난해 막강한 타선 덕을 톡톡히 봤다. 유일하게 팀 타율 3할을 기록했고, 역대 최다인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신기록도 세웠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4년 100억원을 들여 영입한 4번 타자 최형우가 타선에 힘을 불어 넣은 주인공이다. 최형우는 지난해 타율 0.342 26홈런 120 타점을 올리면서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매년 기복이나 부상 없이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려온 타자라 올해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최형우만 ‘해결사’인 것도 아니다. 역대 만루홈런을 가장 많이 때려낸 이범호와 지난해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낸 나지완이 버티고 있다. KIA의 한국시리즈 상대였던 두산도 4번 타자 김재환이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다. 김재환은 지난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홈런 35개를 때려내고 115타점을 올렸다. 타율도 0.340에 달해 정확도도 뛰어나다. 감독이 고민 없이 4번 자리에 이름을 적어 넣는 선수다.

롯데 주장 이대호의 존재감도 여전하다. 국내 복귀 첫해였던 지난해 타율 0.320에 34홈런, 111타점으로 진가를 보여줬다. 개막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야 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는 정상적으로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한 뒤 시즌을 시작한다.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비시즌 동안 혹독한 다이어트와 체력 훈련을 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SK엔 2년 연속 홈런왕인 최정이 있다. SK 타선은 지난해 ‘홈런 공장’으로 통했다. 팀 홈런 234개를 쌓아 올려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을 다시 썼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 낸 타자만 무려 9명이었다. 최정은 그런 SK에서도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2016년 홈런 40개, 지난해 홈런 46개를 각각 때려냈다.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넥센은 천군만마를 얻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동시 석권했던 4번 타자 박병호다. 박병호는 2년에 걸친 미국 생활을 접고 친정팀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동시에 넥센 타선의 무게감도 확실히 달라졌다.

지난해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넥센으로선 박병호가 침체된 팀에 다시 희망을 불어넣어 주길 바라고 있다. 2년간 ‘유격수 4번 타자’로 기용돼야 했던 김하성이 4번 타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물론 박병호의 복귀는 리그 흥행에도 좋은 소식이다. 박병호가 없는 사이 홈런왕을 가져갔던 최정과의 타이틀 경쟁이 아주 흥미진진해졌다.

LG도 한국으로 돌아온 김현수에게 기대가 크다. 두산 간판스타였던 김현수에게 4년 115억원을 안기면서 극진하게 ‘모셔’ 왔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 김현수는 꾸준히 타율 3할을 웃돌면서 20홈런도 곧잘 넘기는 타자였다. 미국에서도 콘택트 능력은 확실하게 인정받았고, 장타력은 더 좋아졌다. LG에서의 첫 스프링 캠프 연습경기에서 때려낸 안타 6개 가운데 홈런이 2개, 2루타가 3개였다. 2016년 애틀랜타 소속으로 134경기에 출전했던 새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도 LG의 4번 자리를 맡아줄 선수다.

kt 역시 메이저리그 도전을 접고 돌아온 황재균에게 기대가 크다. 창단 이후 가장 많은 돈(4년 88억원)을 들여 황재균을 영입했다. 황재균은 2016년 롯데에서 타율 0.335를 기록하면서 113타점을 올리고 홈런 27개를 터트렸다. 한 시즌 전 경기 출장을 밥 먹듯이 해냈을 정도로 내구성도 좋다. 늘 외국인 타자로 채워야 했던 kt의 취약 포지션 3루에 황재균이 들어오면서 무게감이 생겼다.

한화는 부동의 4번 타자 김태균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는 1루수 미트를 내려놓고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자신의 장기인 타격에 집중할 예정이다. NC는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와 간판 스타 나성범이 해결사로 활약한다. 지난해 잔부상에 시달린 박석민이 건강하게 뛴다면, 베테랑 거포 이호준이 은퇴한 장타 공백을 잘 메울 수 있다.

전력상 여러모로 걱정이 많은 삼성도 4번 타자 자리는 든든하다. 지난해 124타점을 올린 타점왕 대린 러프와 재계약했다. 삼성은 타율 0.315에 홈런 31개를 때려낸 러프 덕분에 모처럼 외국인 선수 덕을 봤다. 러프는 지난 시즌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년째인 올해는 스타트부터 제대로 끊을 수 있다. 다만 영원한 ‘해결사’ 이승엽이 지난해 은퇴한 게 가장 아쉽다. 이승엽의 빈자리는 누구도 메우기 어렵다.

04 | 똘똘한 톱타자


▎지난해 SK에서 KIA로 이적한 이명기(왼쪽 사진)는 팀의 톱타자 고민을 해결해줬다. 롯데 전준우는 공·수·주를 겸비한 톱타자로 팀내 비중이 크다.
롯데·넥센·NC와 KIA는 리드오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특히 롯데는 가장 행복한 고민을 하는 팀이다. 기존 리드오프 전준우가 건재한 데다, 두산에서 1번에 자주 기용됐던 민병헌까지 입단하면서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 1번과 3번 자리를 둘이 나눠 맡을 가능성이 높다. 어느 쪽이든 공·수·주를 갖춘 선수들이라 믿음직스럽다.

넥센은 지난해 리드오프로 자리를 굳힌 신인 이정후가 연말 개인훈련 도중 손가락 부상을 당해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만에서 진행된 2군 캠프에서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실전에도 문제가 없다. 희망적인 소식이다. 이정후가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해도, 서건창이나 고종욱처럼 1번 타순에서 제 역할을 할 만한 선수가 충분히 있다. 둘 다 발도 빠르고 타격 능력도 출중하다.

KIA는 지난 시즌 초 SK와 트레이드를 통해 이명기라는 붙박이 1번 타자를 얻었다. 이명기가 팀에 들어오면서 오랜 고민이었던 리드오프 고민을 해소했다. 이명기는 올해도 부상만 없다면 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NC도 신인왕 출신 박민우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팀에서 붙박이 1번 타자로 자리를 굳혔다. 콘택트 능력은 물론 재치 있는 베이스 러닝도 일품이다. 다른 팀이 부러워할 만한 존재다.

한화는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출신인 이용규가 타순 맨 앞에 포진한다. 이용규는 지난해 부상에 시달리면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신청을 1년 미루고 팀에 남았다. 그만큼 만반의 준비를 했다.

두산은 리드오프를 맡았던 민병헌이 롯데로 이적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현재로선 김현수의 2년 공백을 메웠던 박건우가 1번 타자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박건우는 지난 2년간 두산의 간판급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해엔 두산 소속 선수로는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공격의 활로를 뚫어 줄 선수로는 제격이다.

삼성엔 3년 연속 도루왕 박해민이 있다. 1루에 나가기만 하면 2루가 보장되는 선수다. 유격수 김상수도 1번 타자 후보다. SK는 노수광이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는 확실하게 자리를 굳힐 기회다.

LG는 외야수 안익훈을 리드오프 후보로 점찍었다. 안익훈은 류중일 감독의 신임 속에 군 입대까지 미뤘다. 2015년부터 1군에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108경기에 나섰다. 시즌 종료 후 APBC에 출전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선수층이 얇은 kt는 리드오프 고민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신인 강백호부터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까지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05 | 듬직한 마무리 투수


▎NC임창민은 리그 마무리 투수 중 가장 안정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창민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투구를 한다.
역전패만큼 허무한 것은 없다. 그래서 마무리 투수는 가장 많은 팀의 고민이자 골칫거리다. 소방수를 교체하지 않고 한 시즌을 무사히 치르는 것은 모든 감독들의 희망이자 바람이다. 하지만 과거의 오승환(토론토)처럼 절대적인 신뢰를 주는 마무리 투수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롯데는 그런 의미에서 행운의 팀이다. 지난해 구원왕 손승락이 버티고 있다. 손승락은 한동안 부침을 겪다 지난해 37 세이브를 올리며 날개를 다시 폈다. 올해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킨다. 다만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가 문제다. 박진형을 비롯한 무서운 신예들이 ‘포스트 손승락’에 도전한다.

넥센 마무리 투수는 ‘파이어볼러’ 조상우가 맡는다. 데뷔 직후 넥센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하다 2016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1년을 쉬었다. 지난 시즌엔 선발투수로 복귀했지만, 시즌 중반 다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전력을 이탈했다. 다시 건강을 되찾은 올해는 원래 자신의 자리였던 불펜으로 돌아가 승리를 지켜내는 임무를 맡았다. 한화는 베테랑 정우람이 버티고 있다. 경험 면에서 다른 어느 구단에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26세이브로 구원 3위에 올라 이름값도 했다.

NC 역시 지난 시즌 29세이브로 검증을 마친 임창민이 변함없이 자리를 지킨다. 불펜의 힘이 막강한 NC에서 중심축 역할을 했다.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도 기대를 모으는 투수다. 팀 전력이 약해 세이브를 많이 쌓지 못했을 뿐, 지난 시즌 초·중반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면서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중도 이탈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올해 다시 풀타임 마무리 투수에 도전한다.

삼성은 장필준이 새 소방수로 부상했다. 지난 시즌 후반 확실하게 뒷문을 지켰고, APBC 국가대표팀에서도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맹활약했다. 두산은 마무리 투수를 교체했다. 지난해 22세이브를 올린 이용찬이 선발로 전환하고, 시즌 막바지 가능성을 보여준 김강률이 소방수로 시즌을 시작한다. 직구 구속이 빠르고 구위가 묵직한 투수라 소방수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여전히 고민이 끝나지 않은 팀도 있다. ‘디펜딩 챔피언’ KIA의 유일한 고민은 바로 뒷문이다.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이 5.71로 8위였고, 블론 세이브도 18차례나 기록했다. 마무리는 일단 김윤동이 맡았지만, 아직 깊은 믿음은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후반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세현이 2016년 구원왕 출신이고, 베테랑 임창용도 계속 마운드를 지킨다. 모두 마무리를 소화할 능력이 있다.

LG는 지난해 집단 마무리 체제로 시즌을 치렀다. 소방수로 키우던 임정우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고육지책을 택했다. 전반기엔 아슬아슬하게 버텼지만, 후반기엔 부침이 심했다. 올해도 역시 소방수가 고민이다. 강력한 후보였던 정찬헌은 허리 상태가 썩 좋지 않고, 부상에서 회복한 임정우는 개인 일탈 행위로 물의를 빚어 1차 캠프를 소화하지 못했다. SK는 지난해 두 자릿수 세이브 투수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일단 지난해 불펜에서 가장 안정적인 활약을 했던 박정배가 마무리 투수로 낙점된 모양새다.

- 배영은 일간스포츠 기자 bae.younge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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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호 (201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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