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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미국·중국의 충돌 피할 수 있나? 

 

박성현 기자

‘적국의 영토에 핵무기를 떨어뜨릴 가능성은?’ 북핵 위기와 마주하는 한국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미래의 하나일 것이다. [예정된 전쟁]은 강대국 간의 충돌을 피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 이래 패권국가의 성쇠 과정을 신흥 경쟁국과의 역학 구도로 설명한다. 넘버원과 투의 자리바꿈을 가능케 하는 사건들에 내재된 우발적 요인과 필연적 힘의 원천이 주요 관전 포인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을 역임한 저자는 지금도 미 국무장관·국방장관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외교, 안보, 군사 분야의 리얼리티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결정들이 내려진 과정을 실제 사례를 통해 재현했다. 또 위기의 순간 중대 결단을 강요당하는 최고 지도자들의 흔들리는 의식 구조와 심리 세계를 들춰냄으로써 지구촌 평화 기반이 얼마나 허술한가를 일깨워준다. 학문적 깊이라는 씨줄과 실용적 감각이라는 날줄로 빚어낸 역사서인 까닭에 술술 읽히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은 우리 내부에 자리한 한반도 내부의 일국주의(一國主義) 사고방식을 되돌아보게 하는 동기도 제공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은 늘 제국(帝國) 경영을 꿈꿔 왔다. 따라서 다자주의적 관점에서 자국과 주변국의 이익을 타산하는 데 능하다. 반면, 한국은 국내적 사고에 머문 나머지 내부의 시각으로 세계를 해석하려는 경향이 견고하다. 국제사회의 힘과 질서의 작동 원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반도 안보 위기를 다루는 지혜와 교훈을 제공한다고 하겠다. 특히 ‘북한의 붕괴’ 에 관한 글은 특사를 교환한 남북 관계, 핵무기를 놓고 신경전이 고조되는 북미 관계의 미래를 유추하는 데 참고가 될만하다.

- 박성현 기자

201804호 (201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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