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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2018 연속기획 | 安全 대한민국(2)] 한국수력원자력의 ‘안심가로등’ 설치 사업 

“마을이 밝아져 한밤 산책도 안전해졌죠”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방범 취약지역 LED가로등 설치, 범죄예방 기여…2014년 서울 홍제동서 시작, 전국 각지에 총 1008본 설치

국내 전력의 30%를 생산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업(業) 연계형 사회공헌 사업으로 태양광 LED가로등인 안심가로등을 전국 방범 취약지역에 설치해 왔다. 2014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에 37본 설치를 시작으로 사업 시행 대상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수원은 사회안전망 구축과 범죄예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심가로등은 기존 가로등보다 밝으면서도 절전 효과가 크다. 안심가로등 40본이 설치된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북천리 일대. / 사진:한국수력원자력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북천리 일대는 섬강과 이어진 생활도로 1.3㎞ 산책 구간이다. 횡성군은 아름다운 섬강을 활용해 산책로를 만들었지만, 가로등이 없다 보니 야간에는 이용이 제한됐다. 그러다 이곳 산책로를 환히 밝혀 줄 안심가로등이 2016년 설치됐다. 안심 보행이 가능해진 것은 물론이고 차량 사고 위험도 감소됐다며 주민들은 반겼다.

안심가로등은 기존 가로등보다 1.5배 밝다. 그러면서도 자정 이후로는 밝기가 조절돼 주변 동식물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다. 또한 충전 기능이 있어 장마철에도 최소한 일주일 동안 작동한다.

한규호 횡성군수는 안심가로등 전달식에서 “한수원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그리고 밀알복지재단의 도움으로 지역 주민들의 야간 통행 불편과 방범 취약으로 인한 가로등 설치 민원을 해결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전영택 한수원 부사장(기획본부장)은 “안심가로등 설치로 주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한수원은 전력 공급이라는 본연의 업무 외에도 안심가로등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쳐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85.6% “골목길 다니기가 편해졌다”


▎안심가로등이 설치된 충남 서산시 지곡면 중왕리 어촌. 한밤중이나 새벽에 조업을 나가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이면도로들은 낮에는 유동인구가 많지만 해가 지면 발길이 뚝 끊기곤 했다. 설치된 지 20년 넘은 가로등의 불빛은 희미하기만 했다. 과속 차량들이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에 세워진 차량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니던 곳이 많았다. 사람은 물론 차량도 시야 확보가 어려운 지역이었다.

주민 이모(51·여) 씨는 “대학생 딸아이가 밤늦게 돌아올 때면 남편이 멀리 떨어진 버스정류장까지 데리러 나가야 했었다. 또 중학생 아들이 학원에서 돌아올 시간이면 시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동네가 환해져 마음 놓고 다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어촌인 충남 서산시 지곡면 중왕리 지역 주민들도 요즘 들어 얼굴들이 밝아졌다. 가로등 부족 탓에 야간과 새벽에 조업을 나가는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지만, 이제는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됐다. 관광객들에게도 안전한 밤거리를 제공함에 따라 지역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처럼 한수원은 전국의 안전 취약지역(어두운 골목길, 취약계층 거주지 등)을 대상으로 태양광을 이용한 안심가로등을 설치하고 있다. 어두운 곳을 환히 비춰주는 태양광 LED안심가로등을 설치함으로써 주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골목길을 다닐 수 있게 됐다.

한수원의 안심가로등 설치 사업은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셉테드)의 대표적 예다. 셉테드는 생활 환경을 바꿈으로써 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사업이다. 안심가로등은 주변 환경을 밝게 함으로써 잠재적 범죄자에게 범죄현장을 목격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도와 차량·보행자와의 추돌·충돌 위험을 낮춰 준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기부·봉사 등의 형태로 민간의 셉테드 참여가 활발하다”며 “우리나라도 기업이나 단체가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가로등 교체 등 환경개선 사업에 동참한다면 셉테드 효과가 더 커질 것이다. 아울러 사회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2014년 12월 시범사업으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태양광 안심가로등 37본을 설치했다. 이어 2015년에는 ‘시민들에게 안전한 귀갓길을 만들어줌으로써 사회안전망 구축에 기여한다’는 목표 아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밀알복지재단과 함께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독창성 탁월한 범죄예방 사회공헌 사업


▎2014년 12월 시범사업으로 안심가로등 37본이 설치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골목길.
한수원은 2015년 경북 영덕군(69본), 전북 고창군(48본), 경북 경주시(66본), 부산 서구(36본), 서울 금천구(25본)에 총 253본의 가로등을 완공했다. 2016년에는 충남 서산시, 횡성군, 경주시 등 전국 6개 지역에 총 317본의 가로등을 설치했다. 2017년에는 겨울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군에 90본을 비롯해 충북 진천군, 전남 영광군 등 총 7개 지역에 401본의 가로등을 세웠다.

안심가로등은 절전 효과도 크다. 일반 전기를 쓰는 가로등에 비해 안심가로등은 1본에 연간 57.6㎿h 절전 효과가 있다. 그동안 전국 각지에 설치된 안심가로등 1본에 연간 30만4000원의 전기료 절감 효과를 거뒀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한수원이 추진한 태양광 안심가로등 사업에 대한 주민 만족도 설문조사(2016년) 결과 87.2%가 안전성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주민 85.6%는 무서움과 두려움이 감소돼 골목길을 다니기 편해졌다고 응답했다.


▎전국 안심가로등 설치 지역 지도. /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안심가로등 지원 사업은 지역사회의 범죄예방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 중 독창성이 뛰어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기여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경찰청·중앙일보가 지난해 공동 주최한 제2회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 시상식에서 한수원은 기업사회공헌 부문 대통령상을 받았다.

한수원 관계자는 “태양광 안심가로등 설치로 방범 취약 지역이 밝아지면서 야간통행 불편 해소와 범죄예방 효과가 있어 사업을 지속하게 됐다”면서 “전력 공급이라는 본연의 업무 외에도 안심가로등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쳐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신뢰받는 글로벌 에너지 리더, 한수원’이라는 비전 아래 5대 핵심가치 ‘TRUST’ T(Technology·기술), R(Respect·존중), U(Ultimate Safety·안전), S(Social Responsibility·사회적 책임), T(Timeless Integrity·정도경영)를 실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수원의 최우선 핵심가치는 ‘안전’이다. 한수원의 사회공헌 비전 또한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이다. 안전이 보장돼야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이런 이유로 한수원은 안전 취약지역에 안심가로등을 설치해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면서 사회안전망 구축에 기여하는 것을 사회공헌의 새로운 목표로 삼고 ‘태양광 안심가로등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올해도 발전소 주변 2개 지역을 포함해 전국 8개 지역에 약 400본의 태양광 안심가로등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물론 지역 여건에 맞춰 셉테드 디자인을 적용해 시민들에게 보다 안전한 귀갓길을 만들어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1805호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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