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땅. 남북을 가르는 임진강 위를 가마우지 한 마리가 가로질러 날아가고 있다. / 사진:박종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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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이 함께 달려가는 임진강강의 늑골 어디쯤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어머니사방으로 닫힌 물의 빗장을 열지 못해결국 돌아서는 밤이 많았다헤어진 이름을 수없이 부르던 핏빛 음성이옹기종기 꽃대궁처럼 붉게 필 수 있을까가마우지 한 마리 죽음 힘을 다해 강을 건넌다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맹렬히 날아가는 새는 빛처럼 가벼워지나65년 동안 안개 자욱했던 강물에 수백 개 해가 뜨고너의 이마 위에 흐르는 강물의 빗장이 조금씩 열리는 저 푸른 두근거림을어떻게 새겨야 할까어머니의 슬픔을 지워나가듯그리고 나아가기 위해 한 발 한 발 더 깊이 흐른다지금은 꽃이 피기 좋은 때, 곧 봄이 시작될 것이다
※ 김정임 - 2002년 문예계간지 [미네르바]를 통해 등단했다. 2012년 미네르바작품상, 2015년 서정주문학상을 받았다. [붉은사슴동굴] [달빛 문장을 읽다] 등의 시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