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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J노믹스) 1년 성과와 과제 

소득 불평등보다 부(富)의 불평등 해소가 우선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 재정 투입 늘리는 등 인프라 구축이 저성장 해법…일자리 창출, 경기 회복, 성장잠재력 확충, 거시전략 수립에도 힘써야

▎지난해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집무실에 설치된 일자리 상황판. 고용 증대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핵심을 이룬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J노믹스’의 목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을 높여 성장을 유도하는 동시에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개선해 공정경제를 구축하려고 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취임 후 가장 먼저 대통령 직속으로 일자리 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최저임금을 높여 소득주도 성장 전략을 통해 분배와 성장을 동시에 이루려 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현재 대내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안으로는 경기 회복이 더뎌 일자리는 안 늘고 실업은 증가한다. 조선·철강 등 주력 산업의 해외 이전으로 제조업 공동화가 우려되고 일본과 같이 20년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잠재성장률도 낮아지고 있다. 이에 소득도 줄어들면서 소득과 부의 불공평은 심화되는 상황이다. 미흡한 연금체계는 노후소득 준비에도 주름을 안긴다.

여기에 가계부채 증가라는 짐도 더해진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여파로 주택 구입 및 전세 대출용 가계부채도 늘어나는 추세다. 가계부채 규모 증가는 소비를 압박해 내수 경기를 침체시킬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의 부실을 부를 경우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외부의 여건도 만만치 않다. 미국은 제조업의 부활을 시도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미국의 전략은 제조업 제품은 아시아 국가에서 수입하고 금융과 서비스업을 수출해 국부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제조업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수출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한 트럼프 정부는 최근 제조업 육성을 위해 보호무역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자본유출 우려도 높아지는 실정이다. 글로벌 자금은 미국 금리에 연동된다. 미국 경기회복으로 금리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점쳐지면서 아르헨티나와 터키와 같은 신흥시장국은 벌써 자본유출에 따른 외환위기에 직면해 있다. 자본유출을 막자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이 경우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되면서 일자리가 더 줄어든다. 우리 정책당국도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대내외적 도전을 극복하고 한국 경제를 살리고자 일자리 창출과 소득 불공평 해소에 올인하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저임금이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에 뿌리를 둔다고 여긴다. 재벌기업이 성장의 과실을 독식하면서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키워 나간다고 보는 것이다.

내수 부양 꾀하면서 건설경기 누르는 자기모순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및 지역대책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민주당 의원들. /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불공정 거래를 개선해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이 높아지면 소비가 늘어나고 내수가 부양되면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이는 성장률 상승으로 이어지기에 소득주도 성장 전략을 핵심 경제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대기업 성장이 하청업체인 중소기업의 이윤 증가를 이끈다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일자리의 90%를 창출하고 있어 중소기업에서 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야만 실업 문제가 해결된다. 그런데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이 대기업의 60% 정도에 머문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기에 일자리의 미스매치가 온다. 반면에 내수보다 수출에 치중하는 대기업은 일자리 창출 비중이 4%에 불과하다.

J노믹스의 주된 특성은 임금을 높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분배의 불공평을 낮추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 목표를 구현하고자 정책당국은 먼저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의 초임을 연간 1000만원씩 3년 동안 재정자금으로 보조해 줄 계획이다. 또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 임금을 높이려 한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무원의 정원을 늘렸고, 주당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 일자리 나누기를 꾀한다.

소득의 불평등 해소에는 세수 정책이 동원됐다. 대기업이나 소득이 많은 계층에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하는 식이다. 22%였던 최고 법인세율을 25%로 높였고, 소득세율도 최고 40%에서 42%로 올렸다. 그리고 양도소득세율도 최고 50%에서 60%로 인상했다. 그 외에도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가계부채를 줄인다는 명목에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양도소득세를 올려 주택의 투기 수요를 줄이려 했다.

또 다른 특성은 내수 부양에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지만 파급 효과가 가장 큰 건설경기 부양에는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이른바 토건업에 의한 경기 부양은 부동산 경기를 과열시켜 부의 불공평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재정지출도 줄이고 있다. 그러나 단순 노동이 주로 투입되는 건설경기는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소득에 직접 연결된다. 건설 경기를 부양하면 주택 공급이 늘어나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얻는다.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변두리 지역에 사회간접자본이 확충되면 저소득층의 부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정부는 ‘부의 불평등 완화’보다 ‘소득의 불평등 해소’를 우선시한다. 노무현 정부가 부의 불평등을 중시해 토지초과이득세와 같은 정책을 시행했다면, 문재인 정부는 부보다는 소득의 불평등 해소가 더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임금 인상을 통해 소득의 불평등을 해소하려 한다. 또한 소득 불평등이 해소되면 부의 불평등도 완화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현 정부는 미시적인 정책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J노믹스도 거시적 전략보다 대기업 규제 같은 미시적인 정책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일자리 부족과 중소기업의 임금이 낮은 원인을 재벌이나 대기업에서 찾다 보니 거시적이며 국제적인 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기업에 치중하는 미시적 대책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또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 마르크스 경제학에서는 노동자의 낮은 임금이 자본가 그룹이나 잘못된 제도 때문이라고 본다. 반면에 자본주의 경제학은 내부에서, 특히 자기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다. 중소기업의 저임금을 중소기업의 낮은 기술력, 생산성의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문제의 원인은 늘 복합적이며 안팎 모두에서 연계된 경우가 많다. J노믹스는 전자의 방법론을 선택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임금이 낮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 하는 이유가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에 있다고 보기에 이를 조장하는 잘못된 제도를 손보려 한다.

마이너스로 돌아선 수출 경쟁력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7 부산 잡(JOB) 페스티벌’을 찾은 구직자들.
이렇게 J노믹스의 특성과 내용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 설정한 목표를 향해 지난 1년간 체계적인 접근을 꾀했다. 대기업을 규제하고, 노동자의 임금을 높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분배의 불공평을 완화하려고 했다.

경제 부문에서의 성과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먼저 성과를 지표로 보면 경제성장률은 2017년 3.1%로 양호한 편이다. 확대재정 정책을 사용하고 지난해 일시적으로 수출 증가세가 높아지면서 성장률이 3%대로 진입할 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에는 평균 2.95% 성장했다. 물가상승률은 1.9%로 전 년도에 비해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목표로 하는 2%대를 밑돌고 있어 물가 또한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대외적인 지표인 경상수지 흑자 폭은 국내총생산(GDP)의 5%대를 유지해 대외 신인도 또한 높다고 할 수 있으며 단기 외채는 총외채의 27% 수준으로 낮아져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자의 후생이 높아졌다면 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업률과 일자리는 문제가 많다. J노믹스가 가장 중요시하는 일자리는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실업률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지난 3월 4.5%로 17년 만에 가장 높아져 있으며, 특히 청년실업률은 10%를 웃도는 등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매달 늘어나는 일자리 수도 감소세다. 월평균 30만 명씩 늘어나던 것이 최근에는 10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올 3월 서울 서초구 재건축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
소비심리와 향후 경기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 심리지수는 올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계수입 전망 지수나 향후 경기전망 지수 역시 마이너스로 경기를 어둡게 전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데서 알 수 있다. 아직 지난해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으나 소득과 부의 불평등 역시 일자리 감소나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개선됐을 가능성이 낮다. 수출 증가세가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최근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해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동산 가격도 안정시키지 못했다. 부의 불공평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대출 규제 강화와 같은 주택수요 억제책을 사용하면서 도심의 주택가격은 급등했다. 최근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오른 가격을 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미래의 성장잠재력 확보 대책 또한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추격에 대응한 신산업 육성에 대한 로드맵 구축도 멀어 보인다.

결국 노동자의 후생 증대와 공정경제 확립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 및 성장잠재력 확충, 그리고 부동산 가격 안정을 통한 부의 불평등 완화는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정책의 성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므로 단기간에 이를 평가하기는 쉽지 않지만 J노믹스가 성공하자면 보완돼야 할 과제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선진국 진입 실패 단계로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 창출로 실업을 줄이고, 성장잠재력 확충을 통해 저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일자리 부족의 주된 원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한 제도에서 기인하지만 더 중요한 원인은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중국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 있다. 제조업이 공동화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실업이 늘어나고 있으며 경기도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신흥시장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력 제조업을 후발 신흥시장국에 내주면서 일자리는 오그라든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체산업을 찾지 못하고 서비스업으로만 일자리를 마련하려고 하면 실업은 더 늘 수밖에 없다.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신흥시장국은 선진국 진입에 실패한다. 한국 역시 이 과정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성장잠재력 하락에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에 비해 기술 혁신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진다. 경제가 저성장의 함정에 빠지면서 일자리도 덩달아 제자리걸음이다.

낮은 생산성과 높은 임금도 원인 중 하나다. 한국의 생산성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발표가 있었다. 낮은 생산성 때문에 기업이 투자를 줄이면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 역시 기업의 수익을 줄여 투자의 걸림돌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정부와 노동자, 기업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대책은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신산업 정책을 구체화하는 일이다. 미국은 보호무역으로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일본 역시 환율을 높여 기업 수익을 늘리고 신기술 개발 투자에도 우선순위를 두는 ‘아베노믹스’로 재미를 보고 있다. 중국은 제조 2025 산업정책을 통해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추월하는 로드맵을 구축해 놓았다.

정책당국은 지금의 미시적이고 단기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거시적이고 전략적인 정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태동하고 있다. 중국으로의 주력 산업 이전도 여전하다. 새로운 산업구조가 필요한 시기다.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이러한 거시적이고 국제적인 흐름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중국의 산업 이전에 대응할 신산업 전략이 절실한 까닭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내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건설 경기를 살리는 정책이 요구된다.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지역의 교통, 유통 그리고 교육 인프라와 같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재정지출을 늘린다면 일자리도 만들면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 빈부의 격차도 줄이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 양분된 노동시장도 변화가 요구된다. 정책당국은 이를 위해 노동 시간을 단축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정규직 양산과 노동시간 증가의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시 외곽 인프라 확충으로 지역 간 부의 격차 줄여야


▎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부두 컨테이너 선적장. 수출은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의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은 방만한 경영을 해왔다. 부채가 늘어나도 노동조합의 반발로 기업의 구조조정을 적극 시행할 수 없었다. 결국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부의 힘에 의해 구조조정을 하게 됐고 현재의 노동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즉 현 고용 구조는 기업과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모두 이득이 되는, 내생적으로 결정된 구조다. 적은 인원으로 긴 시간 노동하는 대신 높은 임금을 지불하는 제도이며, 여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노동자는 비정규직으로 낮은 임금을 받게 됐다.

고용을 키우고 노동생산성을 높이고자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정규직의 임금이 낮아지고 결국 노동조합의 반발로 실현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에 노동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그대로 준다면 기업은 손실을 보게 되고 고용을 더 줄일 가능성이 커진다. 모든 제도는 그 나라와 시대의 환경을 반영해 내생적으로 결정되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변경할 경우 그 부작용은 커질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소득의 불평등을 완화하려면 현재와 같이 불공정한 제도를 개선해 중소기업 임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경기침체나 저성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성장률이 낮아질 경우 아무리 공정한 제도가 만들어진다고 한들 일자리가 사라지면 소득의 불평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또한 주력 산업의 이전으로 제조업의 공동화가 발생해 소득의 불평등은 확대된다. 제조업에 비해 금융과 서비스업은 기술집약적이며 지식집약적이다. 업종 간 임금 격차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 울산1공장 자동차 생산라인. 한국의 주력 제조업체들의 해외 이전은 성장잠재력 저하를 불러온다.
소득의 불평등 해소도 중요하지만 부의 불평등 확대 또한 간과해선 안 된다. 실제로 소득의 불평등보다 부의 불평등이 더 심각하다. 소득의 불평등은 열심히 노력하거나 경쟁력을 높일 경우 따라잡을 수 있지만, 부의 불평등은 격차가 너무 커서 개인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부의 불평등이 발생하는 원인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나 부의 상속에 있다. 부동산 가격이 높아질 경우 부의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지역의 인프라에 대한 재정투자를 늘려야 한다. 지금 같이 저소득층 거주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낮아지면 부의 불평등은 확대된다.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부동산 가격의 안정이 시급하다. 또 빈곤 계층이 사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지역 간 가격 격차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부심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재정을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 집중 투입해 교통, 유통 및 교육 인프라를 보완할 때 저소득층 거주 지역이 살기 좋은 지역이 되면서 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가계부채 감축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가계부채의 부실은 금융회사 부실을 불러오고 금융위기는 물론 소비 감소, 경기침체 등 연쇄 파급 효과를 낳는다. 가계 부실을 정부가 보전해 주는 경우 가계부채는 정부 부채로 전이된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배경은 일자리와 연관이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한 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기업 부채는 감소한 반면 실업은 늘어났다. 결국 가계가 부실화되는 문제로 불똥이 튄 것이다. 기업 부실이 가계 부실로 전이된 것이다. 따라서 경기침체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실업은 늘고 또 가계부채는 증가하게 된다.

가계부채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연금체계의 미비에도 뿌리를 두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거나 전세가격이 높아질 경우 대출이 늘고 가계부채도 증가하게 된다. 가계부채를 줄이고자 대출 규제를 강화해도 근본 원인은 그대로다. 제도권 밖 대출이 늘고 제2금융권에 손을 내미는 등 풍선효과를 낳을 뿐이다. 정부 정책의 초점을 근본 원인 해소에 둬야 하는 이유다.

근본 대책의 하나로 연금제도의 확충과 부동산 가격 안정을 들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은 수요억제책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살기 좋고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 사람들이 몰리면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지사다. 부심과 같은 도시 외곽에 대체 주거지를 만들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게 교통 인프라다. 직행 지하철을 신설하는 등 부심에서 도심까지의 교통 인프라가 정비되면 도심의 주택 수요가 외곽으로 분산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 가계부채 역시 줄어들 수 있다.

결국 기업의 투자 의욕 고취해야

현재 한국 경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대내외 충격이 있을 경우 경제는 언제든 위기를 맞게 된다. 미국은 보호무역으로 압박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중국과 베트남의 추격으로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J노믹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정책기조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듯이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인 기업의 투자 의욕을 북돋워야 한다. 기업은 노동자와 대립하는 대상이 아니라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마련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임금 인상의 부작용도 보완해야 한다. 임금 인상은 물가를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수출경쟁력을 낮춘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수출경쟁력 약화는 성장률 둔화와 일자리·임금 감소라는 악순환을 낳는다.

정부는 글로벌 산업 구조조정의 흐름을 파악하고 경쟁국의 산업 전략을 분석해 거시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미시적인 대책과 병행해서 혁신성장 전략의 로드맵을 구체화해야 한다. 그게 새 성장동력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이러한 대책들이 수반될 때 J노믹스는 성공할 수 있고 한국 경제도 지금의 저성장·저고용의 함정에서 벗어나 도약을 기약할 수 있다.

※ 김정식 - 1953년 경북 예천 출생. 연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고, 미국 클레어몬트대에서 경제학(국제금융 및 거시경제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객원교수와 연세대 상경대학장·경제대학원장을 역임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장 등을 거쳐 지금은 아시아금융학회장,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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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호 (20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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