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심층취재

Home>월간중앙>특종.심층취재

[특별기획 | 즈드라스부이쩨(안녕) 월드컵! 한국전 5대 관전포인트] (3)공격라인 최상 조합은? 

공격수 간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가 관건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
패스 하나 해놓고 손흥민이 알아서 해주기 바라는 건 무리… 우리 진영에서 빠른 역습 준비와 함께 세트플레이 잘 살려야

▎황희찬이 지난해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지구촌의 축구 제전 월드컵에 대한민국이 다시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이 안겨준 실망감 이후 우리가 얼마나 앞으로 나아갔는지는 물음표다. 짧지 않았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우리의 조직력은 정체되거나 퇴보한 인상이 짙었고, 신태용호 출범 이후에도 팬들의 시선은 계속 냉랭한 상태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공격 자원 자체는 나빠 보이지 않는다. 해외 미디어들은 아마도 우리의 공격 자원을 두고 “아시아 팀으로서는 꽤나 위협적”이라 평가할는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에겐 올 시즌 모든 대회 도합 18골을 터뜨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있고, 13골의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10골의 권창훈(디종)도 있다.

손흥민은 UEFA 챔피언스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라는 최상급 무대에서 이러한 실적을 올렸고, 황희찬 또한 만만찮은 UEFA 유로파리그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권창훈이 뛰는 프랑스 리그 역시 빅리그에 준하는 수준 높은 격전지다. 여기에 경험 많고 다재다능한 이근호(강원), K리그 최고 선수 이재성(전북 현대), 장신의 김신욱(전북 현대)이 가세할 공산이 크며, 이들을 뒤에서 돕는 플레이메이커 또한 유려한 기본기를 보유한 기성용(스완지 시티)이다. 멤버로만 보면 나쁘다고 하기 어려운 공격 파워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터뜨린 득점이 10경기 11골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몇몇 상대가 우리를 상대로 강인한 수비 전략을 펼친 면도 없지 않으나, 우리의 공격력은 실망감을 자아냈다. 아시아에서 이 정도 득점에 그친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서 잘할 수 있을까? 우리가 반드시 향상시켜야 하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손흥민의 파괴력을 극대화시키는 과제다. 이는 언제나 우리 대표팀의 ‘단골’ 화두가 돼왔음에도 잘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다. 일단 손흥민을 두 명의 중앙 공격수 가운데 하나로 활용하는 신태용 감독의 ‘4-4-2 포메이션’ 자체는 일리가 있다. 가장 강력한 무기인 손흥민이 자유로운 움직임을 펼치면서 가급적 상대 골문 가까이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한 까닭이다.

문제는 주변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가 얼마나 원활하게 일어날 수 있느냐 여부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해리 케인,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같은 선수들과 더불어 움직일 뿐 아니라 공격에 가담하는 측면 수비수들의 지원을 받는다.

황희찬·이근호 등 孫과 손발 맞춰야

반면 우리 대표팀은 손흥민의 슈팅 공간과 기회를 만들어내는 협력적인 움직임이 부족하다. 이는 상대로 하여금 손흥민에 대한 견제를 쉽사리 수행할 수 있게 한다. 투톱 파트너가 효과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고 측면 미드필더, 측면 수비수와의 연계가 유기적으로 일어날 때 손흥민의 위력은 배가될 수 있다.

패스 하나 투입해 놓고 손흥민이 알아서 해주기를 바란다면 그 성공 확률은 극도로 낮아질 것이다. 손흥민의 파트너가 유력한 황희찬 혹은 이근호, 그리고 양 측면 미드필더들인 이재성·권창훈의 움직임이 중요한 이유다.

다음으로 ‘손흥민 살리기’와도 연관된 맥락의 이야기이지만 우리 공격에서 향상돼야 할 중요한 과제는 역시 ‘디테일’이다. 최근 우리 대표팀 공격은 디테일이 지속적으로 결여돼 왔다. 여기에는 지공 시의 부분 전술, 빠른 역습 시의 매뉴얼, 상대를 속일 수 있는 다양한 세트플레이 문제가 모두 포함된다.

우승 후보 독일은 물론이고 개인기와 볼 점유에 능한 멕시코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우리는 우리 진영에서 상대의 볼을 끊어 빠른 역습에 나서야 하는 상황을 종종 맞이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역습이 실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역습의 중심축과 효율적인 공간 배분과 침투에 관한 매뉴얼이 존재해야 한다.

또한 대한민국 월드컵의 역사를 돌아볼 때 세트플레이의 중요성은 다시 말하면 입이 아프다. 세트플레이에서 골이 들어가지 않으면 상대적 약팀인 우리는 매 경기 고전할 확률이 매우 높다. 신태용 감독의 다양한 세트플레이 준비가 제발 이번만은 결실로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아주대 겸임교수 junehhahn@gmail.com

201806호 (2018.05.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