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씨앗 하나가 밤하늘을 부유하고 있다. 사진·박종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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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에 경비실 인터폰을 받은 적이 있다너무 쿵쿵거려 아래층에서 괴로워한다고 했다당신을 처음 만나고 돌아온 날이었다바닥에 누워 잠들지 못하고 가슴이 쿵쿵 뛰던 밤이었다아래층에서 똑똑 물소리가 계속 들려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당신을 떠나보내고 돌아온 날이었다엎드렸다 깨어나 보니 바닥에 눈물이 흥건하였다공중을 떠돌던 풀씨가 내려앉을 때 지구는 얼마나 쿵쿵거리는가바위에 실낱 같은 틈 하나를 만들기 위해그 밤은 또 얼마나 저릿저릿 울려퍼지는가풀씨 하나도 그러한데 사람이 하나 사람에게 들어오고 나갔으니아파트 한 동쯤은 밤새 앓아누워도 마땅하였다
※ 윤성학 -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당랑권 전성시대] [쌍칼이라 불러다오]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