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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기획] 슬기로운 직장생활의 비법 

쉿! 내 시행착오를 후배에게 알리지 말라 

이상환 Recordshopboy 대표
변치 않는 상식을 ‘젊은이 용어’로 풀어내는 선배라면 ‘짱’…뭐든 즉석에서 해결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참는 법도 배워야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 “저녁이 없는 삶이라도 좋으니 직장만 있었으면 좋겠다.” 취업절벽 시대에 직장에 들어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천신만고 끝에 취업에 성공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일보다 100배 어려운 게 사람 관계다. 선배는 자기주장 강한 후배가 마뜩잖고, 후배는 꼰대 노릇 하는 선배가 싫다. 어떻게 해야 슬기로운 직장생활이 가능할까.


▎취업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다 간신히 사원증을 목에 건 사회 초년생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의 한 장면. 명문대 신방과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회사(스포츠신문사)에서는 40대 부장에게 시달리는 수습기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 사진:반짝반짝영화사
4학년 2학기. 취업 도전을 앞두고 굳게 결심했던 것이 있다. ‘대기업에 들어가자.’ 유예기간 없이 취업을 하는 것만이 학자금 대출을 갚고 인생을 업그레이드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여겼다. 그래서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가리지 않고 정확히 208개의 원서를 썼다. 결과는 ‘1승 207패.’ 극적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인사·채용 직무로 시작한 덕에 취업 준비생 당시 가졌던 생각을 객관적으로 따져볼 수 있었다.

그러나 단 하나, 준비생 당시 들었던 말 가운데 지금까지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명제가 하나 있다. ‘기업의 인재상에 맞게 지원서를 작성하라.’ ‘인재상’이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는데 어떻게 맞춰서 작성하라는 것일까.

사실 기업의 인재상이란 인사 담당자가 신규 입사자를 교육하는 과정에서 정립된 ‘회사어(會社語)’다. 맥락을 모르면 기업 간 구분이 어렵다. 재계 서열 ‘톱 3’인 삼성과 현대자동차, 그리고 SK에서 말하는 인재상만 모아 봐도 그렇다.

삼성은 ‘열정’ ‘창의·혁신’ ‘인간미·도덕성’ 이상 세 가지이고, 현대차는 ‘도전’ ‘창의’ ‘열정’ ‘협력’ ‘글로벌 마인드’까지 다섯 가지다. SK 역시 ‘스스로 동기 부여’하고 ‘기존의 틀을 깨는’ 실행을 하며, ‘팀워크를 발휘’하는 등의 역량을 요구한다. 키워드만 놓고 보면 회사명만 바꿔 똑같은 자기소개서를 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인재상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기업 인재상은 시대가 변한다고 해서 손쉽게 바뀌지도 않는다. 창업주나 최고경영자의 경영 철학을 큰 틀로 하기 때문이다. 1983년 독자적으로 D램을 개발하면서 성장 페달을 밟은 삼성그룹은 처음으로 그룹 인재상을 정립했다. 1984년 6월 제정한 ‘삼성정신’이 결과물이다. ‘창조정신’ ‘도덕정신’ ‘제일주의’ ‘완전주의’ ‘공존공영’ 이상 다섯 가지로 구성했다.

10여 년 뒤인 1993년 3월 발표한 ‘삼성인의 정신’은 ‘고객과 함께한다, 세계에 도전한다, 미래를 창조한다’ 세 가지다. 90년대 세계화 열기가 느껴지지만 10년 전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수십 만 임직원을 지휘하는 거대기업이 수시로 지향을 바꾼다면 혼란만 가중될 게 뻔하다.

시대에 따라 인재상이 바뀐다고?


▎젊은 남녀 직장인들이 서울 용산구 한 대폿집에서 가면을 쓰고 ‘미생토크’를 하고 있다. 이 대폿집은 드라마 [미생]에 나온 곳이다.
그런데 취업 컨설팅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재상은 자주 바뀐다. 20~30년 전에는 ‘T자형 인재’가 대세였다. 한 가지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통찰력(―)을 가진 인재를 말한다. 누가 만든 말인지는 분명치 않다.

1984년 11월 24일자 [동아일보] 지면에 등장한 윤태엽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T자형 지식 연마에 힘쓸 것도 권한다”고 말한 데서 역사를 짐작해볼 따름이다. 10년 전에는 ‘융합형 인재’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의 성공이 계기였다. 스티브 잡스처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엔지니어가 성공한다는 것이다.

2010년대 들어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5년 전에는 융합형 인재가 ‘통섭형 인재’로 옷만 바꿔 입었다. 실상 뜻은 같다. 그러더니 3년 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뜨자 ‘4차 산업혁명 인재’라는 말까지 나왔다. 통섭형 인재에 창의력과 협업능력을 조금씩 섞은 식이다.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인재의 속편처럼 ‘빅데이터 인재’ ‘AI 인재’ ‘데이터 사이언스 인재’라는 말이 줄줄이 나온다.

이런 트렌드는 채용 프로세스에서의 방법론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다. ‘AI 인재’가 단적이다. 올해부터 LG와 롯데를 비롯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AI 면접’을 도입하겠다고 채용 방법론을 제시했다. 얼굴 표정이나 음성의 떨림, 심장박동, 맥박 등을 측정해 얼마나 솔직하게 답변하는지, 돌발 질문에는 얼마나 침착하게 대응하는지 파악하겠다는 의도다. 그런데 취업 현장에서는 “인문계 학생도 AI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구호로 변질된다.

무엇보다 검증되지 않은, 거짓 이력이 난무하는 전문가들이 콘텐트를 만들고 전달한다는 것이 문제다. 취업 강사 가운데 잠깐 스쳐간 경험만을 가지고 ‘OO회사 인사팀 출신’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런 강사들이 말하는 기업 정보는 필연적으로 부실하고 왜곡될 수밖에 없다. 한 준비생이 학원에서 받은 거라며 건넨 자료를 보고 크게 놀란 적이 있었다. 이미 해당 기업에서는 바뀐 지 10년이 넘은 인재상이나 가치관 등 자료를 바탕으로 콘텐트를 만들어 강의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공개 채용을 마케팅 수단으로 여기는 기업에도 문제가 있다. ‘000명 규모의 채용’ 등을 적극 언론에 홍보하면서 고용 창출을 대외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로 활용한다. 대학교 채용 설명회에서는 회사 홍보나 그럴듯한 보상 및 복리후생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룬다. 정작 취업 준비생이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설명이나 직무의 현실적인 모습, 적합성에 대한 콘텐트는 부족하다. 여전히 상당수 회사에서 신입 공채 담당자의 핵심성과지표(KPI)로 주요 명문대학 출신 지원자가 몇 명이었는지, 총 지원자 수가 몇 명인지를 두고 따지는 실정이다.

신입 공채 인·적성 시험은 서류전형 합격 발표 후 빨라야 일주일 전, 면접 같은 경우는 안내 메일이 나간 후 2주 이내에 치러진다. 준비생 입장에서는 빠르고 당장 와 닿는 방법론에 손을 뻗치는 게 당연하다.

'연봉 서열’ 따지는 신입사원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김혜수와 오지호. / 사진:KBS
이런 혼란을 겪은 취업 준비생은 신입사원이 되고서도 괴리감에 시달린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큰 탓이다. 높은 연봉과 풍성한 복리후생만 기대하고 들어갔다가 고달픈 업무를 겪으면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힘들게 입사했어도 직무가 안 맞는다며 퇴사하거나 몰래 다른 회사에 지원하는 현상이 계속된다. 또래 사이에서 입사 후 다른 더 좋은 회사에 재취업하면 성공 사례 마냥 자랑을 하고, 주변에서도 이를 무척 부러워한다.

인사 담당자들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2016년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낸 퇴사율은 27.7%에 달했다. 시간과 노력과 비용은 어딘가에 사용되고 있는데 기업은 정말 좋은 인재를 뽑지 못하고 있고, 취업 준비생은 컨설팅을 받아도 눈에 띄게 합격률을 높이지 못한다. 여러모로 사회적 낭비와 미스매칭이 이어지고 있다.

신입사원에게 조직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알려줄 사람은 직장 내 선배뿐이다. 변하지 않는 인재상과 가치에 관해 꾸준히, 참을성 있게 알려줘야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다. ‘꼰대’라는 뒷공론을 듣기 십상이다. 과거의 성공 경험에 매몰돼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말하는 선배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자신이 겪은 세대 경험과 조직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구분하지 않으면, 어떤 조언이든 ‘잔소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가 격무를 견뎌온 힘은 ‘농업적 근면성’이었다. 여름철 땡볕을 견디면 쌀알이 달리듯, 열악한 근무환경을 견뎌 온 결과로 급여와 직급이 따랐다. 한국 경제가 매년 두 자릿수 퍼센트로 성장할 때 가능한 이야기였다. 꼭 직장에서만이 아니더라도 기다림이 익숙한 세대다. 삐삐도 그랬거니와, ‘포스트잇’으로 소통하던 시절이 있었다면 요즘 청춘들이 믿겠는가?

1980년대 대학가 서점의 목 좋은 곳에는 ‘○○과 개강총회 △△로 올 것’ 등의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으로 가득한 간이 게시판이 달려 있었다고 전해진다. 나 역시 동문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나 듣는 ‘전설’이다. 기성세대에게 인내심은 배워서 얻는 게 아니라 자연스레 체화되는 기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참지 않는다. 돈을 지불하면 무엇이든 즉시 얻을 수 있는 시대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텔레비전 방송도 예전처럼 ‘본방사수’하는 법이 없다. 인터넷TV나 ‘넷플릭스’ 같은 OTT(On The Top) 서비스를 이용하면 드라마 전회(全回)를 원하는 시간에 한꺼번에 몰아볼 수 있다.

돈 씀씀이도 예전 세대와는 다르다. 당장의 감정적인 적체를 해소하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 미국의 세대 전문가인 닐 하우와 윌리엄 스트라우스는 이 같은 기질을 가진 1980년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라고 이름 붙였다.

가치관이 다르니 수면 아래서 꿈틀대는 불만이 적지 않다. 취직한 뒤 나를 찾는 신입사원들은 “우리 상사는 일을 정말 못한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한다. ‘아이디어를 내면 딴죽만 건다’ ‘일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사내 정치에만 몰두한다’는 등 폭로 아닌 폭로를 쏟아낸다. 폭로전이 절정으로 치달으면 ‘이 회사에서 내가 뭘 배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실 다가오는 공채를 준비하고 있다’는 고백이 이어진다. 이런 불만은 직무 전문성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경우가 다반사다.

“우리 상사는 일을 정말 못한다”


▎직장인들의 고달픈 이야기를 담아 담은 드라마 [미생]에서 안영이 역을 맡은 강소라. / 사진:tvN
일을 잘하는 것은 크게 ‘실무자로서 완결성 있게 일을 진행하는 것’과 그 일을 ‘회사 차원에서 추진하기 위해 관리자가 적시에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젊은 사원들은 전자인 실무만 일이고, 후자인 의사결정은 당연한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만장일치로 손쉽게 이뤄지는 의사결정은 극히 드물다. ‘51대 49’ 같이 반신반의한 상황에서 단행하는 아슬아슬한 의사결정이 대다수다. 실무자의 잘못은 질책으로 끝날 테지만,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 리더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무도 그렇거니와,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을 쌓으려면 긴 시간이 걸린다. 당장 불합리해 보이더라도 인내하고 숙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 부문이 달라도 변하지 않는 미덕이다. 다만 신입사원에게 ‘일단 참으라’고 일축하는 태도는 문제다. 직무 전문성이란 어떻게 쌓아나가는 것인지 신입사원과 간부가 허심탄회하게 공유해야 한다.

충분한 논의 끝에 의사결정이 이뤄졌는데도 뒷공론을 멈추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연봉 협상이 마무리되는 시기가 오면 ‘인상률이 너무 낮다’ ‘이런 대우를 받을 거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편이 낫겠다’며 불만을 늘어놓는다. “S전자는 입사하자마자 보너스로 1000만원을 준다더라”는 둥 대조군까지 만들어 낸다. 이런 경우에는 조직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조직이 정했으니 조직원은 따르라는 말이 아니다. 의사결정은 숙명적으로 하나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모두가 만족하는 의사결정은 없다는 말이다.

물론 모든 기업을 옹호할 마음은 없다. ‘블랙 기업’은 실재하니까 말이다. 실무자는 철저히 배제하고 관리자나 경영진끼리 의사결정을 내리고 통보한다면, 어떤 규정이나 의사결정도 신뢰할 수 없게 돼버린다. 두 국적항공사 임직원들이 연일 광화문광장으로 나와 총수 일가 경영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전사적인 자원이 총수 일가에 전 세계에서 나는 제철 과일을 보급하는 데 전용되고 있다면, 그야말로 전체주의로 전락한 의사결정이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조직의 목표와 나의 목표를 ‘조정(align)’하는 것이 중요하다. ‘align’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느 정도 맞춰서) 조정하다’라고 나와 있다. 나의 요소를 양보하지 않으면서 조직의 목표에 발 맞춰 가기는 어렵다. 기성세대는 본인의 경험 안에서 이를 양보했던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 방법을 공유하면서 젊은 직원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공부하는 ‘꼰대’는 클래스가 다르다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의 한 장면.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슈퍼 을’로 거듭난 계약직 신입사원 은호원의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 사진:MBC
밀레니얼 세대는 남과 관계 맺는 방식도 과거와 다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친구를 추가하고 수락하는 행위가 실제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일과 동등하게 여겨진다. 인간관계를 고민하는 심각함이나 들여야 할 정성의 수준이 달라진 것이다.

가치의 변화도 크다. ‘너희는 남에게 바라는 대로 남을 대하라’는 인본주의적 이상(理想)은 ‘내가 너에게 무관심한 것처럼 너도 나에게 무관심하라’는 개인주의적 현실로 자리 잡았다. 때문에 업무를 처리할 때도 혼자 모든 일을 떠안고 머리를 싸매는 신입이 많다. 남과 업무 토의를 하고 맞춰나가는 과정을 피곤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업에 생소한 사원들은 일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고, 누구를 만나야 하고, 만나서 어떤 것들을 협의하고 결과를 끌어내야 하는지 어려워한다. 기성세대인 간부라고 해서 이를 상세히 지도해 준 ‘멘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수가 질책하는 가운데 전문성을 얻게된 경우가 많다. 이때 ‘나도 이렇게 힘들게 배웠는데, 너 역시도 당연히 힘들게 부딪히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저 선배는 꼰대야’라는 뒷공론을 피하기 어렵다. 본인들의 시행착오를 반드시 겪어야 할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본인만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좀 더 발전적으로 효율적인 협업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들어줘야 한다.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잘 조성해 주고, 최대한 구체적으로 방법을 알려주고, 후배의 업무상 장애 요인을 듣고 해결해주는 것, 그러면서 결과물을 냈을 때 정확하게 잘했던 점과 보완할 점을 피드백해 주는 과정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협업의 가치를 끌어내기 위해 제일 필요한 점은 우리가 업무적으로 흔히 쓰는 ‘R&R(Role & Responsibility)’에서 ‘책임감’ 부분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주면서 나 혼자만의 능력 외에 다른 사람들의 협업이 합쳐졌을 때 놀랍고 짜릿한 결과가 나오는 것을 경험하도록 참을성 있게 지켜봐줘야 한다.

세대 사이에 놓은 벽은 넘나들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럼에도 기성세대는 조직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를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상식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축적하기 위해 인내하는 사람, 조직의 의사결정을 이해하는 사람, 그리고 협업이 낳는 효과를 아는 사람이다. 기업의 인재상은 이런 상식을 나름의 용어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다만 그런 상식을 젊은 사원의 용어로 풀어내 설명할 수 있으면 된다. 기성세대에게도 자기계발이 필요한 이유다.

- 이상환 Recordshopboy 대표·취업 전문강사

201809호 (20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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