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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차 한잔] '인랑'으로 팬들과 만난 한효주 

“난 하얀색의 도화지…감독이 날 색칠해 주죠” 

고규대 영화평론가
특유 연기력으로 멜로·액션·사극·예능 등 폭넓은 장르 소화해 온 배우…“아직 안 해본 장르가 많아요. 저를 한 꺼풀씩 벗겨 낸다고 해야 할까요?”

▎배우 한효주가 새 영화 [인랑]으로 팬들 앞에 돌아왔다. 한효주는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안 해본 장르가 많다. 다음 작품에서 좀 더 성숙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 BH엔터테인먼트
"강동원씨와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 하셨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매번 (같은) 대답을 해요. 강동원씨와는 맛집 공유하는 사이일 뿐이에요. 미국에서 만난 것도 우연히 시기가 겹쳐 식사한 게 다예요.”

지난 5월 미국에서 한효주와 강동원이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이 목격돼 스캔들이 불거졌다. 한효주는 영화 [골든슬럼버]에 이어 [인랑]까지 연이어 두 편의 영화에서 강동원과 호흡을 맞췄다. 우연히 릴레이 호흡을 맞춘 남녀가 팬들의 이목이 뜸한 해외에서 목격됐으니 열애설(說)이 나올 만도 하다. 한효주는 이에 정공법으로 대처했다.

“배우들이 작품을 하다 보면 지방으로 촬영 갈 일이 많잖아요? 촬영이 끝나면 이 지역의 맛집이 뭘까 검색하는 게 일이죠. 그래서 강동원씨와 서로 어디에는 뭐가 맛있다는 정보를 나누고 그랬죠.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고요.”

한효주는 자신의 주장에 신빙성을 높이기라고 하듯 요즘 ‘미식여행’에 푹 빠져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평양냉면의 심심한 맛을 알게 됐다”면서 인터뷰에 배석한 스태프에게 눈짓을 보낸다. 한 스태프는 한효주와 눈을 마주치더니 말없이 미소짓는다. 둘은 서로 알겠다는 듯 고개를 까딱거렸다.

서울 장충동 인근의 평양냉면을 가장 좋아한다는 한효주의 말에 기자는 서울 연희동 인근의 한 평양냉면 집을 추천했다. 그랬더니 한효주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 “한 번 가봐야겠다”며 위치를 검색했다.

한효주는 프로필 촬영 때와 달리 검고 굵은 뿔테 안경을 쓰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안경을 쓰면 지적(知的)으로 보인다”는 말에 “그렇게 보이려고 한 건 아닌데…. 사실 눈이 좀 안 좋아요”라고 눙쳤다. 수더분한 외양에 소탈한 말투지만, 그래도 가까이하기엔 너무 멀다. 부드러운 얼굴 표정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갖가지 사연이 읽힌다. 멜로부터 액션까지, 사극부터 시대극까지, 예능·드라마·영화까지 출연한 장르나 영역도 폭넓다.

고현정·이병헌 등과 함께 한류 아이콘 떠올라


▎데뷔 초기인 2006년의 한효주. 싱그러운 초가을 햇살만큼이나 미소가 환하다.
한효주는 2003년 미스 빙그레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이듬해인 2004년 심플리 선데이의 뮤직비디오 ‘사랑해요’에 출연했다. 2005년에는 청춘 시트콤 [논스톱 5]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여기에서 호평을 받고 고정 투입됐다. 이후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X맨] [실제상황 토요일-연애편지] 등에 출연해 청춘스타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효주는 드라마 [봄의 왈츠]에서 여주인공 박은영 역으로 첫 주연 배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한류(韓流)의 주역인 윤석호 PD의 [가을동화] [겨울연가] [여름향기]를 잇는 계절연작의 마지막 작품이었다. 오스트리아 등 유럽 로케 촬영, 파격적인 신인 캐스팅으로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기대를 받았다.

이후 영화계로 다시 눈을 돌린 한효주는 이윤기 감독의 독립영화 [아주 특별한 손님]에서 불안하고 외로운 20대 여성 보경 역을 연기해 제2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과 제20회 싱가포르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효주의 연기 이력은 그 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2007년 방송된 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에서 여주인공 석지수 역을 맡아 4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2008년 퓨전사극 [일지매], 2009년 드라마 [찬란한 유산], 2010년 사극 [동이] 등 연이어 히트작을 내놓았다.

특히 [동이]에서 타이틀롤(role) 동이 역을 맡아 천민의 딸로 태어나 왕의 어머니로 성장한 여인 동이(숙빈 최씨)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연기했다. [동이]는 장희빈에게 초점을 맞춘 다른 숙종 시대 드라마와는 달리 동이라는 인물에 집중해 만들어낸 드라마다. 60부 사극의 원톱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다양한 캐릭터 연기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효주는 여세를 몰아 제47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과 제4회 코리아드라마어워즈 여자주연상, MBC 연기대상에서 여자인기상과 [역전의 여왕]의 김남주와 공동 대상을 수상하며 생애 처음 대상을 수상했다.

한효주는 당시 “마지막 회인 60부에서 묘사한 동이의 삶이 행복해 보였다”며 “한 남자의 사랑을 받고 영조 임금을 키워낸 한 여자의 인생이 행복해 보이는 결말이라 저는 가슴이 뭉클했다”며 종방연에서 눈물을 보였다.

“[동이] 촬영할 때 거의 잠을 잘 수 없어 힘들었어요. 그러나 어떤 작품을 하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제가 저의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것 같아요.”

당시 광고 효과가 뛰어난 최고의 ‘완판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한효주는 44.7%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서울드라마어워즈 2010’에서는 신설된 한류특별상 수상자로 고현정·이병헌·장혁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후 영화 [오직 그대와] [광해, 왕이 된 남자] [반창꼬] [감시자들] [쎄시봉] [뷰티인사이드] [해어와] [골든슬럼버] 등에 이어 최근 개봉된 영화 [인랑]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비쳤다.

사극에 대한 두려움 떨치게 한 영화 '광해'


▎한효주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여배우로 정평이 나 있을 만큼 연기 폭이 넓다.
이 가운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1232만 관객을 불러들여 초대박 흥행에도 성공했다. 한효주는 영화에서 음모와 암투가 가득한 궁궐 속에서 웃음을 잃어버린 중전으로 나왔다. 드라마 [동이]에 이은 두 번째 사극이다.

“밝고 명랑했던 ‘동이’ 때와는 상반된 캐릭터로 내면에 슬픔이 많은, 조용한 강인함을 지닌 여인”이라는 게 한효주의 설명이었다. 한효주는 당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사극 연기에 대한 두려움, 불안감을 떨칠 수 있게 해줬고,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극 톤의 대사, 몸짓 등 몸에 배게 연습을 했다”고 회상했다.

“[해어화]를 하면서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의 재주를 갈고 닦으면서 그것을 계승해 왔는지 공감을 많이 했어요. 저도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배역이 진짜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으면 좋겠고, 내 몸이 배역을 잘 담을 수 있는 넓고 큰, 깨끗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잘 채우고 잘 비울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을 해야죠.”

이처럼 흥행성과 스타성을 겸비했으니 ‘스캔들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흥행력이 겸비된 국내 몇 안 되는 배우라서 가족에 대한 관심까지 생겼을 정도다. 연예인으로서 가십에 휩싸여 겪는 마음고생도 작지 않았다.

“배우로서 어떤 부분은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어려움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유명세가 있다는 것이니까. 또 유명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죠. 무엇보다 긴 시간 동안 팬들에게 사랑도 받아 왔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늘 감사해요.”

다재다능한 사람이 배우라지만, 노래 잘하는 것을 넘어서 작곡까지 할 줄 아는 이는 드물다. 한때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자작곡도 대중에게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0년 한효주는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 한 곡을 솔로로 부르고 기타 연주 솜씨도 뽐냈다. [해어화]에서 정가(正歌)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한효주는 “요즘에도 노래를 작곡하느냐”는 물음에 “잘 안 하게 된다. 그때는 좋아했는데…”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한효주는 신작 [인랑](감독 김지운)에서 윤희 역을 맡았다. [인랑]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 원작을 실사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남북한 정부가 통일 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뒤 강대국의 경제 제재가 이어진다. 그로 인해 민생이 악화되는 등 지옥 같은 시간이 이어지는 2029년을 배경으로 한다. 이때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하자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설립된 대통령 직속의 새로운 경찰조직 ‘특기대’가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한다. 이에 입지가 줄어든 정보기관 ‘공안부’는 ‘특기대’를 말살할 음모를 꾸민다.

한효주는 특기대원 임중경(강동원 분)의 눈앞에서 자폭한 ‘빨간망토’ 소녀의 언니 이윤희 역을 연기했다. 동생의 유품을 전하러 온 임중경에게 마음이 끌리는 인물이다. 상대에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관객에게 자신의 아픔을 이해시켜야 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인물을 표현해냈다. 영화의 흐름에 중요한 키를 쥔 인물이다. 이 영화의 원작인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감정 기복이 넘나드는 캐릭터로 재해석했다.

한효주가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는 김지운 감독과 꼭 한 번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랑] 출연 기회를 준 게 기뻤고, 영화 촬영 과정을 함께 지켜본 게 즐거웠다.

한효주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부담이 컸었고 촬영을 하는 동안에도 그랬다”며 “작품의 배경도 복잡하고 혼란스러운데 그런 상황 속에서 윤희는 갈등이 많았다. 그래서 표현하기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효주는 “영화를 보면서도 시나리오 받았을 때의 부담감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감독님이 잘 잡아주고 이끌어준 덕분에 소화해낼 수 있었다”고 김지운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시나리오 고를 땐 관객에게 주는 메시지 우선 고려해”


▎[해어화]에서 정소율 역을 맡은 한효주.
“제가 이윤희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감독님은 ‘섹시함’을 원했죠. 섹시함의 종류도 여러 가지잖아요. 벽에 부딪힐 때마다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며 방향을 잡아나가려고 노력했어요.”

한효주는 영화 준비에 앞서 원작 애니메이션도 여러 차례 들여다봤다. 원작 캐릭터의 대사를 직접적으로 쓰지 않지만 많이 참고했다. 감정적으로 끌어내기 어려울 때는 원작을 다시 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무표정한 원작 캐릭터와 달리 다양한 표정 연기로 캐릭터를 재해석해냈다.

“원작 캐릭터는 감정 표현도 건조하죠. 감정적으로 끊기는 게 있으면 가끔 원작을 다시 보곤 했어요. 원작의 캐릭터가 아주 좋았는데, 제 나름대로 또 다른 느낌의 인물을 만든 거 같아요.”


▎[뷰티인사이드]에서 이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한효주.
사실 한효주는 복받은 배우다. [인랑]에서 정우성·강동원·김무열. 각자 매력 가득한 남자 배우와 출연했다. 공교롭게도 영화 [감시자들](정우성), [골든슬럼버](강동원), 드라마 [일지매](김무열) 등으로 각각 한차례 호흡을 맞췄다. 앞서 작품을 살펴봐도 소지섭·지진희·이병헌 등 내로라하는 남자스타들과 줄줄이 호흡을 맞췄다.

“세 배우의 매력이랄까? 모두 잘 생기고, 인성 좋은 오빠들이죠. 정우성 선배는 언제 봐도 반갑고, 강동원 선배는 영화 촬영할 의지를 많이 했고, 김무열 오빠는 역시나 연기를 잘하죠. 시간이 지나고 만나 보니 세 배우 모두 좋은 방향으로 변한 것 같아요. 그중에서 정우성 선배가 분위기를 항상 잘 이끌어줘서 고마웠어요.”

한효주는 영화 캐릭터인 이윤희와 임중경이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였다고 해석했다. 임중경은 이윤희로 인해 집단에서 개인으로, 늑대에서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감정적 변화를 느낀다. 이윤희는 또 다른 집단에 속하지만 처음부터 흔들리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윤희는 분명한 신념이 있는 캐릭터죠. 그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어서 먹고 살아야 하니까 자신도 모르게 흔들린 거 같아요. 임중경을 통해서 좀 더 자신을 찾아가게 되는 거죠. 다시 생각해 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준 거죠. 임중경이 집단에서 개인으로 감정을 이어가고, 이윤희는 그 집단 안에서 속해 있지만 처음부터 흔들리는 존재였던 거죠. 서로 신념이 분명한 게 있는 캐릭터죠. 그 혼돈의 시대에서 먹고살아야 하니까 흔들린 거 같아요.”

[인랑]에서 가장 기억나는 장면은 의지하려던 임중경에게 상처를 받고 창고의 차가운 바닥에 누워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었다. 이윤희의 복잡다단한 심정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은 연기였다.

“아마 그 신(scene)이 직접적으로 이윤희의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신이라고 생각했는데, 강동원에게 같이 떠나자고 말을 꺼내는 연기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어요. 잠을 못 잘 정도로 부담을 가진 신이었어요. 이틀 나눠서 촬영했는데, 둘째 날 몰입이 잘된 것 같아요. 야외 창고에서 찍은 장면이었는데, 추운 줄도 모르고 찍었죠. 캐릭터 이해가 잘 된 거 같아요. 현실에 대한 분함, 왜 이런 시대에 살아야 하나 아쉬움 등 복합적인 감정을 가진 윤희의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었어요.” 한효주는 월간중앙과의 인터뷰 말미에 성숙한 연기에 대해 몇 마디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고를 때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나 느낌이 드는지,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재미냐 감동이냐, 메시지냐 의미냐 이런 것도 유심히 보는 편이에요. 열심히 찍어서 보람된, 그런 작품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아요.”

“연기에서는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이 더 중요하죠”


▎한효주는 스스로에 대해 “뚜렷하게 예쁜 배우는 아니다”고 말한다.
한효주는 연기에 대해 “나를 먼저 하얗게 만들어야 하는 작품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동물적인 연기, 짜인 연기를 지향하지 않는다. 한효주는 과거 인터뷰에서 “뚜렷하게 예쁜 배우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손으로 얼굴 전체를 가릴 수 있는 작은 얼굴에다 그리 작지 않은 키에 딱 맞는 신체비율을 갖췄는데도 말이다.

한효주는 이 같은 자신의 장점에도 색칠공부에 빗대 배우로서의 매력을 어필한 적 있다. 자신의 얼굴이 밋밋하다며, 다시 말해 밑그림은 보이는데 색이 없다는 거다. 하지만 색칠만 하면 제대로 된 그림이 될 것 같고 된다는 것이다.

“연기할 때 계획하는 연기를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되죠. 저는 현장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먼저 계획을 짠다기보다 현장의 느낌을 살리려고 하죠. 예를 들어 저를 하얗게 만들어야 감독님이 입히려는 색깔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겠죠? 저 스스로 생각을 덜어내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한효주의 매력은 꾸미지 않은 데서 풍기는 우아함이다. 영화 [반창꼬]에서 늘어난 티셔츠에 카고팬츠를 입고, 질끈 머리카락을 묶었다가도 술에 취해 산발이 돼버린 헤어스타일로 길바닥에 쓰러진다. 이 장면에서 한효주를 보면서 친근한 배우로 인식하게 됐다는 이들이 많다. 그 덕분에 한효주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포함해 드라마 [찬란한 유산]과 [동이] 등으로 ‘시청률 신화’까지 써냈다.

한효주는 조금은 까탈스러운 이미지와 달리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명랑한 이미지를 도드라지게 내보였다. 드러내는 말을 가려서 하고, 표현하는 생각을 제어할 줄 아는 성격 때문에 생긴 오해가 아니었을까? 오히려 단어 하나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나 고민하느라 잠시 말을 멈추기도 하고, 오해를 받는다 싶으면 아예 툭 터놓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배우라는 점을 잘 알고,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할 줄도 알았다.

“아직 안 해본 장르가 생각보다 많아요. 저를 한 꺼풀씩 벗겨 낸다고 해야 할까? 다음 작품에서 좀 더 성숙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그때그때 방법을 찾으려고 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집중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살아가고 있는 삶, 감사하는 삶이죠. 거기서 위안을 느껴요.”

- 고규대 영화평론가, 이데일리 연예 전문기자 bluuee@hanmail.net

201809호 (20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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