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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반도체 코리아’ 위기설의 실체 

“고급 레스토랑 가봤다고 음식 똑같이 만들 수 있나?” 

이재운 이데일리 기자
삼성전자 마음먹으면 언제든 판도 바꿀 수 있다는 게 중론…‘절대강자’가 흔들릴 경우 모두 쓰러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삼성전자의 강점은 빠르게 완성도를 높여가는 ‘속도’에 있다. 새로운 공정을 적용하는 데 있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점차 쌓여가는 노하우를 통해 안정화도 빠르게 이뤄 나간다. /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屈起)’ 앞에 정말 위태로울까. 많은 이가 제각각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명확하게 ‘짚어가며’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비전문가들이 내놓는 어설픈 주장과 전문가들의 ‘그들만의 언어’가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까닭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흔히 반도체를 이야기할 때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가 있다는 말을 하곤 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말 그대로 데이터를 기억·저장하는 역할을 하고,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 처리를 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해 전력 관리 등 전체 시스템을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가 바로 메모리이며, 시스템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열세다. ‘반도체 코리아’의 운명을 냉철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각각 살펴봐야 한다.

압도적 점유율… 삼성의 메모리 경쟁력


▎삼성전자가 마음만 먹으면 전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거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D램(DRAM)과 낸드플래시(NAND Flash)로 나뉘는데 두 분야 모두 삼성전자가 꽉 잡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거래 서비스 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 현황은 ▷삼성전자 43.6% ▷SK하이닉스 29.9% ▷마이크론 21.6% ▷난야 3.2% 등으로 나타났다. 낸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36.4% ▷도시바 메모리 19.3% ▷웨스턴디지털 14.5% ▷마이크론 11.9% ▷SK하이닉스 10.6% ▷인텔 6.6% 순이었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빠르게 완성도를 높여가는 ‘속도’에 있다. 새로운 공정을 적용하는 데 있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점차 쌓여가는 노하우를 통해 안정화도 빠르게 이뤄 나간다.

삼성전자는 현재 10나노미터(nm)급 미세 공정으로 8Gb(기가비트) LPDDR5 D램을 양산하고 있는데, 이것이 가지는 의미를 풀어보면 삼성전자의 저력을 알 수 있다. 10 나노급은 현재 D램 생산에 활용하는 공정 중 가장 미세한 수준으로, 더 미세할수록 회로 선폭이 좁아져 전력 소모량은 낮추면서 속도도 빠르다.

8Gb는 4GB(기가바이트) 메모리를 만들 수 있는 반제품 형태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LPDDR은 ‘저전력(Low Power)’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활용하는 제품 규격이며, D램 제품 중 가장 난도가 높다. 맨 끝 숫자 ‘5’는 LPDDR 규격의 가장 최신 버전을 의미한다. 즉 가장 최신 규격 제품을 가장 미세한 공정에서 대량으로 생산해낼 수 있다는 의미로 삼성전자가 가진 이 분야에서의 ‘위력’을 잘 보여준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는 ‘적층 기술’을 가장 빨리 양산 단계로 구현해내며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높은 적층수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벌이지만 양산화에 먼저 접어드는 건 역시나 삼성전자다. 삼성이 스스로 말하는 ‘초격차’ 전략은 이렇게 초월 불가능해 보이는 격차로 현실화가 됐다.

이제는 삼성전자가 아예 구체적인 기술 사양을 공개하지 않는 방향으로도 가고 있다. 나노미터 수치, 적층 단수 등을 공개하면 후발 주자들이 이를 보고 따라오기 때문에 아예 이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또 단순히 숫자에 매몰된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자신감마저 내비치고 있다.

이렇듯 점유율과 기술력 모든 측면에서 이미 압도적일뿐더러 주요 고객들의 수요 또한 ‘삼성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손사래 치지만 삼성전자가 시장 질서를 잡겠다며 마음먹고 나서면 얼마든지 업계 판도 전체를 바꿔 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업계 관련자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인다.

SK하이닉스의 구상… 메모리 ‘수퍼사이클’의 미래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의 반도체 생산 라인.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다른 제조사들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역시 입지는 탄탄한 편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도시바메모리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점은 ‘신의 한수’로 꼽힌다. 지난해 완료한 인수에서 SK하이닉스는 컨소시엄의 한쪽에 참여하면서 막후에서 시장 내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시바메모리는 원래 샌디스크(이후 웨스턴디지털에 인수됨)와 함께 기술을 공유하며 같은 생산 라인을 사용해 왔다. 따라서 이 둘의 점유율을 합치면 1위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도시바 모회사가 회계 부정 스캔들에 따른 자금 사정으로 어려움에 처하면서 매각을 추진했고 여기에 끼어들며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열쇠를 잡았다.

앞서 언급한 낸드 시장 점유율을 보면 도시바메모리는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과의 연합 전선은 해체됐고 ‘1강’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큰 격차 없이 시장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갈 수 있다. 후발 주자로 뒤처져 있던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1강2중’ 구도를 어느 정도 해소하며 필요시 2위 업체와 손을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일본 내 반발 정서가 강해 전면 경영 참여는 쉽지 않다. 낸드 기술의 ‘원조’를 자처하는 일본인의 자부심을 건드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SK그룹도 해외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본 사례가 많지 않아 당분간 전략적 협력 관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메모리 인수전 참여를 지휘한 것은 SK그룹 수뇌부로, 특히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호 사장이 본 시장 전망은 데이터 전송량의 폭증이다. 5G(5세대) 이동통신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데이터 경제는 자율주행과 스마트 시티 등 사회 인프라 전체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정점이 된다.

SK의 구상이 들어맞는다면 폭발적인 교체·신규 수요가 맞아떨어지는 ‘수퍼사이클’은 당분간 더 이어진다. 특히 기존 모바일·PC·데이터센터(서버)에 이어 자동차, 산업용 장비 등 새로운 응용 활용처가 늘어나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 기회는 계속 이어지는 ‘그림’이 이어진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도 메모리 제조사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류더인 TSMC 회장이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가능성을 거론했는데, 메모리 분야의 현재와 같은 높은 수익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추구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물론 부정적인 의견 또한 강하다.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투자 전문회사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데 이어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역시 같은 기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D램익스체인지가 운영하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8월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모바일 D램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등 역시 부정적인 전망을 이어갔다.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쪽은 데이터의 유통량 증가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함께 급증할 것으로 보는 쪽이고,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쪽은 데이터 전송량 증가에도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제조사들이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는 쪽이다.

어느 쪽이 맞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데이터 전송량이 증가하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IPTV와 스트리밍 등 동영상 서비스가 늘어나고 여기에 IoT 확산에 따른 각종 센서 데이터까지 더해지면 증가 규모는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수준의 상승이 가능하다.

네트워크 솔루션업체 시스코에 따르면 2021년 모바일 데이터 처리량(트래픽)은 2017년 대비 7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른 메모리 수요도 역시 증가할 것이고 수요 증가 속도와 그에 대비한 공급 물량 조절 능력이 결국 관건이 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일단 평택 공장의 자원을 낸드 생산용으로 계획하다 일부를 D램 생산용으로 전환했다. 현재까지는 삼성전자의 공급 물량 조절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우려의 배경은 어디에 있는 걸까?

중국의 반도체 굴기, 실제 파급력은?


모건스탠리나 D램익스체인지가 공급물량 과다를 걱정하는 배경에는 바로 ‘반도체 굴기’를 외치는 중국에 대한 우려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칭화유니그룹이다. 중국 명문 칭화대의 기술지주 유한회사로 출범한 이 그룹은 칭화대 인맥을 중심으로 한 중국 고위급 인사들의 지원 속에 낸드플래시 제품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D램 제조사로는 푸젠성 정부가 참여하는 푸젠진화(JHICC)가 대표주자로 꼽힌다.

이들은 2년 내에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무서운 기세로 나서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이미 한국이나 대만, 일본에서 제조용 정밀 장비를 들여오고 있고, 나아가 아예 장비 제조 기술을 빼돌리려는 시도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만 보면 당장이라도 메모리 분야에서 한국을 위협할 무서운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중국이 갈 길이 멀다”며 호들갑 떨 것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직접 저장하는 특성상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신뢰도가 요구된다. 냉정하게 분석해 보면 중국산 메모리 제품은 사실상 시장에서 유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 8월 한 국내 일간지에 실린 최진석 진세미 대표의 ‘중국 메모리 굴기 호들갑 떨지 말자’는 제목의 기고문에 따르면 D램 제품의 경우 가장 앞섰다는 이노트론 제품조차 삼성전자 대비 6년 이상, SK하이닉스 대비 4년 이상 격차가 있다.

이 말인즉슨, 제 아무리 중국산 제품을 싼 값에 판매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기업을 비롯한 주요 수요자들이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성능이나 신뢰도 측면에서 차라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구형 제품 재고를 사는 게 더 낫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제품 특성상 실제 구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자국산 구매를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격차 때문에 한때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마이크론을 인수하려다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불허하는 바람에 고배를 마셨고, 대만 난야나 윈본드 같은 작은 업체의 경우도 한국 업체 대비 기술력이 많이 뒤떨어져 있어 역시 별다른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워 자체 개발에만 의존하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전문가들을 높은 연봉에 영입해 기술을 유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물론 인력 유출은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그마저도 현실성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다 장비업체에서 임원을 맡고 있는 한 인사는 사석에서 기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 맛 좀 봤다고 그 음식을 그대로 만들 수 있나요? 식재료부터 고급으로 쓰고 그들만의 조리법이나 보관법도 있는 법인데. 메모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분 안다고 전체를 알 수도 없고, 전체를 다 빼내가도 이걸 중간에서 다시 잘 연결되게끔 최적화하는 작업의 난이도도 장난이 아니죠. 지금 메모리 시장이 호황이라 좀 기웃거리지, 별것 아니라고 봐도 됩니다.”

다시 말해 실무자는 물론 고위 임원급이 이직해 간다고 해도 제품 전체 프로세스를 다 알 수 없는데다 완벽한 제품을 구현해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지만, 단편적인 차원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반도체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조금 나눠 보면 ‘팹리스(Fabless)’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반도체 산업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면 사실상 들어보기도 어려운 개념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대중에게 생소한, 역량이 그리 높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개념은 반도체 생태계의 가장 ‘기초체력’에 해당하는 분야다. 그리고 우리 반도체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자꾸만 위기론이 걷히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기초체력 부족에 있다.

기초체력 부족… 아킬레스건으로 돌아오다


팹리스는 공장(Fab)이 없는, 반도체 제품의 설계만 담당하는 업종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메모리 외에도 수많은 반도체 제품이 존재하는데, 이를 생산할 설비를 모두 갖추는 작업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에 설계만 담당하는 팹리스라는 업종이 생겨났다. 그리고 이들의 제품 설계도를 갖고 그대로 생산해 주는 사업이 바로 파운드리(Foundry)다. 이 분야 1위가 TSMC고, 그 뒤 2위 자리를 두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업체가 경쟁을 벌인다.

중국은 이미 이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인다. 가격 경쟁력과 넓은 내수 시장, 여기에 대만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센서와 프로세서(AP) 등 보급형 제품군에서 이미 강자로 자리 잡았다. 화웨이는 최신 공정 기술을 적용한 ‘기린’ 프로세서를 직접 설계해 프리미엄 제품에 탑재하고 있고 팹리스 산업을 뒷받침할 파운드리 산업도 SMIC를 필두로 견실하다.

우리나라의 파운드리 전문업체 DB하이텍과 이제 막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든 SK하이닉스도 중화권 고객사 잡기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중국은 이미 ‘반도체 강국’이다. 단지 메모리 분야에서만 후발주자일 뿐이다.

결국 현재 메모리 이외의 영역에서 꾸준하면서 동시에 긍정적인 성과를 이어가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퀄컴이나 애플, 엔비디아 등의 물량을 소화하는 동시에 ‘엑시노스’ 브랜드를 단 모바일 프로세서·통신칩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종합 역량을 갖춘 유일한 사업자다.

물론 삼성전자는 압도적이다.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는 한 삼성전자의 위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현재의 구조가 ‘유일한 희망’인 삼성전자가 잠시 흔들리는 여파에 모두가 쓰러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우리는 이미 핀란드가 노키아의 부진으로 휘청인 사례를 목격한 바 있다. 현재의 노키아는 결국 세계 1위였던 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한 이후 통신장비 분야에 집중하고 외국인 CEO가 이끄는 형태로 변모했다. 당시 노키아를 떠난 많은이는 게임회사 등 많은 스타트업(IT 분야 초기 기업)을 창업하며 핀란드 경제의 다변화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

삼성전자도 현재 내부 인력이 스타트업 창업을 희망할 경우 이를 지원해 주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C-Lab)’을 운영하기 시작한 상태다. 하지만 반도체 생태계에 있어 새로운 시도가 나올 수 있는 여건은 영 보이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양자컴퓨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만족시킬 다양한 반도체 기술과 제품이다. 하지만 역시 이를 제대로 끌고 가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다른 주자는 도통 보이질 않는다.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항상 팹리스 분야에 있어 그럴듯한 연구개발(R&D) 과제를 내놓곤 하지만 결국 실제 성과물로 이어진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은 199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지금의 위기론이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내실화를 기할 마지막 기회라고 부르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삼성전자라는 큰 우산에만 의존해서는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 이재운 이데일리 기자 j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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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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