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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2018 연속기획] 安全 대한민국(7) | 세한대학교 

‘미래 경찰’ 320명이 지역 안전 도우미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세한폴센터 운영 등 경찰행정학과 중심으로 치안 활동 전개…초·중·고생 등·하교 보살피고, 범죄 피해자 찾아가 치유 봉사 펼치기도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학생이 주민을 찾아가 경보기 사용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세한대
세한대(총장 이승훈) 경찰행정학과에는 320명(1~4학년)의 ‘미래 경찰’이 있다. 지금까지 배출된 졸업생 1300여 명 가운데 절반인 650여 명이 현직 경찰관이다. 나머지 졸업생은 대부분 경비·보안업체에서 일한다.

경찰행정학과로 유명한 세한대는 2015년 교내에 ‘세한폴센터’를 개소했다. 당진경찰서(서장 최정우)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사회 내 범죄예방, 환경정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세한폴센터는 경찰행정학과 재학생 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야광 방범조끼, 방범봉, 경보기, 순찰용 자전거 등 각종 방법용품을 갖추고 학교 안팎을 수시로 순찰한다.

이영택 당진경찰서 생활안전계장은 “당진 지역의 경우 산업시설의 급격한 증가 등으로 인해 경찰 인력만으로는 치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세한폴센터 개소 이후 학생들이 힘을 보태주면서 치안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한폴센터의 주요 범죄예방 활동으로는 ▷학교·상가 등 순찰 ▷학교 주변 야간 순찰 ▷도심 외곽 순찰 ▷공·폐가 순찰 ▷주민들에게 방범 경보기 지급 ▷통학버스 안전 캠페인 등이 있다. 특히 세한대가 자체 제작한 방범 경보기는 어르신, 1인 가구 등 범죄 취약계층에 큰 인기다.

경찰관 자질 키우는 데도 효과적


▎세한폴센터 자전거 순찰팀 소속 학생들이 순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단체 카톡방인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 치안 상황실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열려 있다. SNS 치안 상황실에는 경찰행정학과 학생 전원과 이영택 계장이 참여하고 있다. 치안 상황실 멤버 누구든 ‘위기 현장’을 발견하면 상황을 전파하고 경찰 출동을 요청할 수 있다.

세한폴센터 개소 이후 협력치안을 통해 학생들이 경찰관에게 요구되는 인성·직업의식·자질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민·경 공동체 안전망을 구축함으로써 경찰의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세한대는 ▷협력치안을 위한 누리캅스(충남지방경찰청이 위촉한 경찰행정학과 학생 70명으로 사이버상에서 범죄요소 감시)팀 ▷자전거 순찰대 ▷자율방범대팀 ▷범죄피해 자지원팀 ▷셉테드팀 ▷SNS 치안 상황실팀 등 세한폴센터를 6개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내 장학금 확대, 국가근로사업과 연계해 학생들의 치안공동체(캠퍼스 순찰대 등) 활동의 추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관내를 돌며 공·폐가를 점검하고 있는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학생들. / 사진:세한대
자전거 순찰대팀은 경찰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농촌지역을 구석구석 순찰하고 있다. 자율방범대팀은 초·중·고생의 등·하교 시간 순찰을 통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있다. 범죄피해자지원팀은 범죄 피해로 고통받는 이들의 집을 방문해 생활용품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셉테드팀은 골목길 정비 등 생활환경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SNS 치안 상황실팀은 위기 상황이 예견되는 경우 경찰의 즉각 대응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승훈 세한대 총장은 “경찰과의 협업을 통한 ‘세한폴센터’의 다양한 활동이 지역사회의 범죄예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세한대는 지금까지 현직 경찰관만 650명 이상 배출했다.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은 범죄예방 활동을 통해 미래의 경찰관으로서 요구되는 인성·직업의식·자질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스기사] ‘셉테드 첨병’으로 불리는 박상진 세한대 경찰행정학과장 - “방범조끼 학생들 보면 범죄 욕구 감소될 것”


▎세한대 경찰행정학과장으로 세한폴센터 운영을 주도하고 있는 박상진 교수. / 사진:전민규
2016년부터 지역 순찰 등 본격적인 범죄예방 활동 전개…경찰 업무 미리 체험하는 만큼 학생들 진로 선택에도 도움

'세한폴센터’로 지역에서 명성이 높은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이 학과의 수장(학과장)인 박상진 교수는 학생들 사이에서 ‘셉테드 첨병’으로 불린다.

“미래의 경찰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경찰관에게 요구되는 소양과 자질부터 미리 길러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소신이다. 박 교수는 세한폴센터·셉테드 활동 등은 ‘미래 경찰’인 학생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생님’이라고 강조한다.

세한폴센터 창설 계기가 궁금하다.

“세한대는 시내와 떨어진 곳에 있다. 그래서 개별 치안활동이 필요하다. 학교가 위치한 신평면을 관할하는 경찰이 주야간 4명 정도 근무하는 데 역부족이다. 그래서 교내를 순찰할 수 있도록 자체 폴센터를 만들게 된 것이다. 경찰이 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직업의식을 고취시키고 현장 감각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역사회 범죄예방 활동의 일환인 만큼 당진경찰서에서 힘을 실어줬다. 2015년에 세한폴센터 창설 기반을 마련했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가?

“학생들은 학교 주변의 원룸 단지를 순찰하는 등 방범 활동에 참여한다. 야간에는 6시부터 10시30분까지 순찰하며 생활공간 방범 활동을 한다. 순찰조는 보통 8~9명으로 이뤄진다. 또 순찰조를 나눠 초·중·고생들의 등·하교 지도도 한다.”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대학생’이라고 하면 밤에 술이나 먹으러 다니는 대상으로 인식되곤 했지만 지금은 범죄예방 활동뿐 아니라 환경정화 활동도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졌다. 야간에 순찰할 때는 ‘세한폴’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야광 방범조끼를 입는다. 학생들에게는 소속감과 통일감을, 주민들에게는 ‘경찰이 순찰한다’는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학생들의 범죄예방 활동 효과는?

“주민들은 두려움이 감소하는 반면 ‘잠재적’ 범죄자들은 범죄 욕구가 감소한다. 또 세한대가 자체 제작한 경보기를 주민들에게 보급하고 사용법을 설명해 준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학교에서 지원한다. 세한폴센터 내부에 자전거 순찰팀이 있다. 지역 특성상 농번기 때는 빈집이 많아 자전거로 순찰을 도는 것이다. 누리캅스팀의 경우 사이버상 불법 음란·유해정보를 수집한 후 경찰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충남지방경찰청에서 위촉장을 받는다.”

학생들은 이 활동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경찰이 되기 위해 (이 학과에) 지원한 학생들이라서 적극적이다. (교수 입장에서 볼 때) 경찰 업무를 미리 체험해 봄으로써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체험 과정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학생들은 상담 후 신속하게 진로를 변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세한대 경찰행정학과만의 강점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4년제 대학교를 기준으로 전국에 경찰행정학과는 67개가 있다. 세한대만의 특화된 장점은 입학 후 최소 1년 동안 의무적으로 기숙사에 거주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경찰관이 돼야 하는 이유를 깨우치고 자신감을 얻는다. 또한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은 경찰과의 협력치안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고 배울 수 있다. 당진뿐 아니라 이런(협력치안) 인식이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돼 우리나라가 더 안전해졌으면 좋겠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1810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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