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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결산] 축구 금메달 일등공신 | 황의조 

‘황의족’에서 ‘빛의조’로 거듭나다 

박린 중앙일보 기자
대표팀 발탁 당시 인맥 논란, 대회 후 금맥 찬사…총 9골로 대회 득점왕 오르며 ‘제2의 황선홍’ 각광

▎황의조가 8월 23일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이란과의 16강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왼쪽은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 / 사진:연합뉴스
황의조(26·감바 오사카)처럼 축구 인생이 드라마틱한 선수가 또 있을까.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 전까지만 해도 축구팬들에게 가장 욕을 많이 먹던 선수였다. 지난 7월 김학범 23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황의조를 발탁했다. 황의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명단에서 탈락한 공격수였다.

그러자 많은 축구팬은 ‘인맥축구’라고 비판했다. 김 감독이 2014년부터 3년간 성남에서 제자였던 황의조에게 병역 혜택 기회를 주기 위해 뽑았다고 반발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황의조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퇴출하라’는 글도 올라왔다. 골 결정력이 낮다면서 ‘의족’이란 단어를 합해 ‘황의족’이라고 폄훼하는 이들도 있었다.

황의조는 스스로 골로 논란을 잠재웠다. 아시안게임 7경기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포함해 9골을 터뜨렸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수훈갑으로 거듭났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 축구 공격수 중 이렇게 강력한 임팩트를 남긴 이는 없었다.

민심은 확 바뀌었다. 축구팬들은 왕(King)을 합해 ‘킹의조’, 신(God)을 더해 ‘갓의조’라고 찬사를 보냈다. ‘인맥축구가 아니라 금맥축구’ ‘김학범 감독 인맥으로 황의조를 모셔왔다’ ‘착한 인맥축구의 모범사례’란 호평도 쏟아졌다.

대한축구협회가 8월 28일 SNS에 황의조 축하 글을 올렸는데, 아시안게임 공격수 이승우(베로나)는 ‘공휴일 아닌가요? 의조 탄신일’이란 글을 남겼다. 황의조의 활약을 찬양하는 글이었다.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됐다. 황의조는 어떻게 반전 스토리를 썼을까

‘하드캐리’와 ‘도장깨기’


▎8월 29일(현지시간) 베트남과의 4강전에서 3대 1 승리가 굳자 김학범 대표팀 감독이 황의조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개월여 전으로 시계를 되돌려 보자. 당시 ‘인맥축구’ 논란에 대해 김학범 감독은 “학연·지연 등 외부 요인을 배제하고 철저히 실력만 보고 뽑았다”고 선을 그었다. ‘연세대 인맥’이란 루머도 돌았지만 황의조는 연세대 출신이지만 김 감독은 명지대를 나왔다.

김학범 감독은 성남 사령탑 시절부터 황의조의 활용법을 잘 알았고, 제자를 믿고 정면돌파에 나섰다. 황의조는 올 시즌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9골, 각종 대회에서 14골을 기록 중이었다. 축구인들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J리그 경기를 보면 황의조의 몸 상태가 굉장히 좋다”고 평가했다.

황의조는 “실력으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대회를 앞두고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말자’고 각오를 밝혔다. 황의조는 요즘 말로 하면 ‘동료들 멱살을 잡고 하드캐리’했다. 게임에서 원맨쇼를 펼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황의조는 첫 경기였던 8월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전에만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토너먼트에서는 ‘도장깨기’를 이어갔다. 지난 8월 23일 이란과의 16강 ‘밀리터리 더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2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이란도 한국처럼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간절한 팀이었다.

황의조는 8월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에서는 해트트릭을 작성하고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며 4대 3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바레인전을 포함해 한국 남자축구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최초로 단일 국제대회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악연이 깊던 우즈베키스탄에 통쾌하게 설욕했다. 8월 29일 베트남과의 4강에서도 골맛을 보면서 3대 1 승리를 견인했다.

황의조는 탁월한 피지컬(키 1m84㎝, 체중 73㎏)은 물론 빠른 스피드까지 겸비했다. 빙글 돌아 골문이 찢어질 듯한 대포알 강슛,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칩슛,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는 감아차기슛 등을 선보였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황의조는 문전에서 위치 선정이 좋고 상대 선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는 상황 판단이 뛰어나다. 볼을 슈팅 때리기 좋은 위치에 두고 반 박자 빠른 슛을 쏜다”고 평가했다. 김환 JTBC 해설위원은 “원래 슈팅력이 좋았지만 과거엔 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뜨는 슛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슛으로 연결하는 움직임이 간결하고 부드러워졌다”고 평가했다.

황의조는 연세대 1, 2학년 시절부터 팀을 우승권에 올려놓았다. 2013년 성남에 입단한 그는 2015년 K리그 15골을 터트렸다. 5시즌간 139경기에 출전해 34골을 뽑아냈다. 2014년 FA(축구협회)컵 우승에 기여했다.

황의조는 K리그 시절 파괴력과 직선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하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단순한 공격 패턴과 동선을 간파당했다. 상대 수비진에 꽁꽁 묶이는 경기가 많아졌다.

황의조는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 시절이던 2015년 A대표팀에 승선했다. 하지만 강력한 임팩트를 남기지는 못했다. 태극마크를 달면 의기소침했고 활약은 미미했다. 황의조는 지난해 6월 성남을 떠나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하면서 축구에 눈을 떴다. 일본 특유의 세밀한 축구를 경험한 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이도영 전 성남 코치는 “황의조는 패스를 받기 전의 사전 움직임이 좋아졌다. 뒤에서 패스가 넘어오면 볼을 골대 쪽으로 향하게 만든다. 상대 수비진에 위협적인 움직임”이라며 “또 고집이 있는 황의조는 성남 시절 감아차기에 집중했는데 인스텝 슛이 좋아졌다. 슈팅이 다양해졌다”고 전했다.

성남 대표이사를 지냈던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성남 시절엔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 탓에 시야와 각도가 좋지 못한 편이었다. 하지만 일본 진출 후 플레이가 간절해졌다. 동료들을 활용한 플레이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황의조의 진화 뒤에는 감바 오사카의 한국인 수비수 오재석(28)과 일본인 미드필더 엔도 야스히토(38)가 있었다. 감바 오사카에서 5년째 활약 중인 오재석은 황의조에게 “일본 무대에서 우리는 용병이다. 가만히 있으면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게 최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의조는 이를 악물고 악착같이 뛰었다.

J리그가 진화시킨 ‘제2의 황새’


▎일본과의 결승전 승리 후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깨물고 있는 조현우·손흥민·황의조(왼쪽부터). / 사진:김성룡
그러자 엔도를 비롯한 동료들이 마음을 열었다. 엔도는 일본 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 152경기(15골)에 출전했고, 감바오사카에서 18시즌째 뛰고 있는 ‘레전드’다. 그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황의조 측근은 “엔도가 라커룸에서 팀원들이 다 모인 가운데 공개적으로 황의조에게 ‘내가 패스를 줄 테니 믿고 움직여 달라’고 말했다. 엔도가 칼날 같은 패스를 찔러줬고 동료들도 전폭적으로 황의조를 지원사격 했다”고 전했다.

황의조는 성남 시절 잉글랜드 웨스트브러미치 출신 김두현에게 택배처럼 정확한 패스를 받았던 경험을 되살렸다. 그리고는 감바 오사카 득점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오재석은 은인 같은 존재다. 에이전트인 권상선 지스포츠 대표는 “오재석이 감바 오사카에 한국 선수는 열심히 한다는 이미지를 심어놓은 상황이었다. 의조 역시 요령을 피우지 않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팀 훈련 후 개인 슈팅 연습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권 대표는 “오사카에 지진이 난 적이 있다. 집 벽에 금이 갈 정도였다. 지진 공포를 처음 겪은 의조가 오재석 집에 가서 마음의 안정을 찾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운동선수가 악플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악성 댓글을 잘 견뎌냈다. 권상선 대표는 “의조는 원래 마음이 여린 친구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만나 보니 인터넷 댓글을 아예 보지 않고 있더라”며 “신경 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서 스스로 결과를 만들어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팀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며 마음으로 단단히 준비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황의조 측근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악플에 상처받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전 댓글을 안 읽고 있어요’라고 의연하게 답했다”고 전했다.

황의조는 대신 끊임없이 노력했다. 권상선 대표는 “의조는 공부할 수 있는 자료 요청을 많이 한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카림 벤제마(프랑스)의 골 장면과 하이라이트를 요청했다. 쉴 때는 벤제마의 움직임을 보며 연구했다”고 귀띔했다.

벤제마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레스 베일-크리스티아누 호날두(현 유벤투스)와 함께 ‘BBC 라인’을 구축해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스페인 리그 2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을 이끌었다.

벤제마는 결승전 같은 큰 경기에서 해결사로 나섰다. 최전방 공격수와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를 오가면서 동료들을 활용한 연계플레이를 펼친다. 등번호 9번과 10번의 역할을 두루 소화하면서 9.5번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다.

황의조도 잉글랜드 전설적인 공격수 앨런 시어러처럼 완전히 정통파 최전방 공격수는 아니다. 벤제마나 잉글랜드 해리 케인(25·토트넘)처럼 현대 축구에 적합한 스트라이커를 보고 연구했다. 중앙에만 머물지 않고 측면으로 빠져주고 활동 폭을 넓게 가져가기 위해 노력한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새 감독도 그런 최전방 공격수 유형을 원한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에서 동갑내기 손흥민(26·토트넘)과 브로맨스로 활약했다. 황의조는 A대표팀에 가면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는데, 성인 대표팀에서도 손흥민과 찰떡궁합을 펼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알 공격수 벤제마 영상 연구에 몰두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는 이회택(72)~차범근(65)~최순호(57)~황선홍(50)~이동국(39·전북)~박주영(33·서울)으로 이어진다.

‘풍운아’라 불린 이회택은 동물적인 골 감각을 뽐냈다. ‘갈색폭격기’ 차범근은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윙포워드로 뛰면서 폭발적인 돌파와 슛을 선보였다. 범과 발음이 비슷한 폭발음 ‘붐(Boom)’을 합해 ‘차붐’이라 불렸다. 최순호는 우아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저격수’란 별명을 얻었다.

‘라이언킹’ 이동국은 문전에서 골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고 역대 최고 슈팅력을 지녔다. 박주영은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추풍낙엽 드리블을 선보이면서 ‘축구천재’라 불렸다.

하지만 최근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가 끊겼다. 김신욱(전북)·이정협(쇼난 벨마레) 등이 바통을 이어받으려 했지만 축구팬들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스트라이커 부재는 한국 축구의 고질적 문제가 됐다. 오죽했으면 최강희 전북 감독은 대표팀 감독 시절 “혹시 코트디부아르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에게 귀화할 의사가 있는지 전화나 해볼까”라고 자조 섞인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

오랜만에 황의조라는 정통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걸출한 후보가 등장했다. 한국 전설적인 공격수들도 반겼다. 이회택은 “사실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황의조에게 높은 점수를 안 줬다. 스트라이커는 등지는 플레이와 볼을 안 가졌을 때 움직임이 좋아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부족해 보였다”며 “학창시절에 잘 지도를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황의조가 성남에서 뛸 때 한번 찾아가서 조언해 줄까 생각한 적까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회택은 “그런데 사람이 1년 만에 천지개벽했다. 축구에 뒤늦게 눈을 떴다. 아시안게임을 보니 등지는 플레이가 굉장히 향상됐다. 힘이 좋고 상대를 비비고 들어가는 움직임도 좋아졌다. 아시안게임을 황의조를 위한 대회였다”고 말했다.

이회택은 “최근 한국 축구에 이렇다 할 스트라이커가 나오지 않았는데, 황의조가 볼을 안 가졌을 때 움직임만 좀 더 보완한다면 더 훌륭한 공격수로 거듭날 것이다. 나이가 20대 중반인 만큼 무르익을 때”라고 말했다.

최순호는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에서 문전 골마우스의 스코어링 지역에서 빛났다. 과거 독일 공격수 게르트 뮐러처럼 골잡이로 면모를 뽐냈다”고 평가했다.

황의조는 선수 시절 ‘황새’라 불린 황선홍과 플레이 스타일이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가 1m83㎝로 똑같고 신체 밸런스가 좋다. 문전에서 공을 받아만 먹지 않고 활동 폭이 넓다. 슈팅까지 만들어내는 기술이 좋고, 슈팅 타이밍이 빠르다.

황선홍은 황의조에 대해 “공격적인 움직임이 뛰어나다. 공격수 등장이 반갑다. 앞으로 단점을 보완한다면 더 좋은 공격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월간중앙은 9월 7일 고양에서 황의조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먼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악성 댓글에 상처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황의조는 “기사는 봤지만 댓글은 아예 보지 않았다. 주변에서 가끔씩 말해줬지만 내게 무슨 악플인지 자세히 이야기해 주지는 않았다”며 “최대한 신경 안 쓰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도 김학범 감독님과 팀원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더 축구와 경기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레전드들 “한국 정통 스트라이커 계보 이을 후보” 평가


▎2013년 9월 열린 K리그 성남 대 경남 FC 경기. 성남 황의조가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드리블하고 있다.
물오른 골 감각에 대해 황의조는 “J리그에서 일본 선수들과 세밀한 플레이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 한국에서 했던 플레이와 접목시켜 경기에 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의조는 “항상 좋은 패스가 온다고 생각하고 패스가 오면 어떻게 할지 떠올린다. 최대한 기회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하자 황의조는 “말씀만으로도 영광이고 기분이 좋다. 축구를 시작하면서 쟁쟁한 스트라이커 선배님들을 보면서 골 결정력과 움직임을 배우려 노력했다”며 “많이 부족하지만 선배님들을 뛰어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 하겠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9월 7일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후반 21분 교체출전했다. 지난해 10월 모로코와의 평가전 이후 11개월 만에 A매치에 나섰다. 팬들로부터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 결승전을 포함해 워낙 극적인 승부를 펼치면서 금메달을 딴 데다 황의조-손흥민-이승우는 축구 실력만큼 외모가 출중하다. 최근 10대와 20대 여성팬들이 급증했다. 황의조와 손흥민, 이승우가 손을 흔들면 소녀팬들이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듯 “꺅!”이라고 함성을 지른다.

황의조는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팀 경기는 언제나 설렌다. 아시안게임 우승 후 A대표팀 경기에도 많은 관중이 찾아주셨다”며 “정말 기분이 좋다. 팬들의 응원과 함성을 들으니 힘이 많이 났다. 그라운드에서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빛의조’ ‘킹의조’ 등 팬들이 붙여준 별명에 대해 황의조는 “모든 별명이 좋고 마음에 든다.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만으로 영광”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A대표팀까지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한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에서 19일간 7경기를 치러서 힘들긴 하지만 A대표팀은 영광스러운 자리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왕자’였던 황의조는 이제 A대표팀에서 ‘벤투 감독의 황태자’를 꿈꾼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님이 공격수에게도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신다. 우리가 고립됐을 때 벗어나는 플레이와 ‘패스 앤 무브’를 강조하신다. 가운데뿐 아니라 사이드로 빠져나와서 볼을 받아주는 걸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시안게임 멤버들은 금메달을 딴 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득점을 꾸준히 하고 싶다. 찬스가 생겼을 때 최대한 슈팅하기 위해 노력하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주전 공격수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록 싶은가’란 질문에 황의조는 “선수라면 당연히 경기에 출전해 많은 골을 넣고 싶다. 최대한 준비를 많이 해서 보여 드린다면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박린 중앙일보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810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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