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신간] 富 향한 갈망이 역사를 바꿨다 

 

이동엽 인턴기자

우리가 배우는 역사에는 돈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전쟁·반역·음모 등의 표면적인 이유는 대의명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돈의 개념이 만들어진 뒤로 ‘부(富)’는 국가와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동력으로 작동해 왔다.

저자는 경제 분야 기자로 오래 일해 오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와 금융 쪽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원래 갖고 있던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이를 결합시켜 공부하던 중 자본주의 성립 이전부터 인간이 만든 조직은 이념보다는 돈 문제에 훨씬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책을 통해 돈과 경제의 발전 및 변화를 여러 역사적인 사례를 들어 소개하면서, 물질과 풍요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역사를 변화시켰는지 설명하고자 했다.

우리는 포에니 전쟁에서 한니발이나 스키피온과 같은 인물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전쟁이 어떻게 진행됐고, 어떤 결말이 났는지에 대해 배운다. 그러나 [풍요와 거품의 역사]에서는 이를 돈의 문제로 재해석한다. 전쟁을 치르며 발생한 빚의 처리를 두고 로마와 카르타고가 각자 다른 방식을 취해 전쟁의 결과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로마는 국채 발행이라는 방식으로 내부 귀족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재정비가 가능했던 반면, 카르타고는 속주에서 세금을 더 걷는 방식을 택해 내부 분열을 초래해 전쟁해서 패했다는 해석이다.

작가의 색다른 역사 해석은 수없이 다뤄져 온 역사적 사건에 새로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고대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이야기부터 현대의 비트코인까지 따라가다 보면 돈이라는 개념이 우리 역사를 어떻게 바꿔 왔는지 새롭게 알 수 있을 것이다.

- 이동엽 인턴기자

201810호 (2018.09.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