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포토포엠] 그곳엔 꿈이 있었네 

 

최세희

▎2000년대 초 서울 관악구 신림7동 ‘난곡마을’에 눈이 내리던 모습. 판자집 2600여 채가 몰려 있던 난곡마을 일대는 2003년 재개발됐다. 사진·박종근
가파른 언덕 위 옹기종기 모여서
이웃끼리 온정으로 비비다가 때로는 아근바근
그리움의 꼭대기에 내 꿈을 심었던 곳

한 타래 바람에도
들끓던 웃음과 울음소리 달동네가 들썩이던

휘청휘청 굽이돌던 좁다란 골목길 오가며 부딪힐까
다붓이 길을 열어 주던 따뜻한 얼굴들

하늘이 눈이라도 내려주시면
누추함은 묻히고 새하얀 꿈을 꾸었지

두 뺨에 닿아 사르르 녹아 애틋했던
그 때 그 눈송이가 그립다.

※ 최세희 - 충북시조문학회가 주최한 ‘제5회 청풍명월 전국시조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해 등단했다. 충북시조문학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811호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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