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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인터뷰]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의 소신경영 

“한국인이 주인인 다국적 제약기업으로 키우겠다” 

글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1987년 직원 1명 데리고 창업한 회사를 매출 2000억원 중견기업으로 일궈내…
‘사회의 그늘’ 자처, 문화센터 건립·중국동포 지원 등 공익사업에도 ‘무한투자’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경영철학과 소신을 밝히고 있다. 강 대표는 “토종 기업의 자존심을 걸고 회사를 국민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서울 지하철 7호선 학동역 4번 출구로 나와 둔덕길로 5~6분 걸어가면 오른편에 구힐탑호텔과 뉴힐탑호텔이 있다. 그 사잇길 주택가로 100m가량 들어가면 오른쪽에 400평(1332㎡) 규모의 2층집이 등장한다.

얼핏 보면 일반주택 같지만 회사 건물이다. 2층 창문 위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엠블럼이 선명하다. 이 회사 창업주인 강덕영 대표는 “원래 일반주택이었는데 회사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사옥만 크고 높다고 전부가 아니다. 초가(草家)라도 내 집인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1987년 설립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실속경영·정도경영으로 제약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강 대표는 “전국적으로 지사(支社)가 10여 개 있는데 모두 우리 회사 소유의 건물에 있다. 은행 대출금이 400억원인데 예금액이 600억원인 게 우리 회사다. 그 400억원도 은행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고려해서 빌린 돈”이라며 “우리 회사는 사실상 부채(負債)가 없다. 중요한 것은 외형이나 겉치레가 아닌 실리와 실속”이라며 말끝에 힘을 실었다.

월간중앙이 ‘지독한’ 소신경영으로 유명한 강덕영 대표를 만났다. 강 대표는 “이 회사는 내 개인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이 잠시 맡겨주신 소명(召命)이라 생각한다”며 “더 열심히 해서 한국인이 주인인 다국적 제약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 이제 그 첫걸음은 뗐으니 지켜봐 달라”며 밝게 웃었다.

지난해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창립 30주년을 맞으셨죠?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직원 1명과 작은 방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다른 직원 1명과 운전기사를 썼죠. 그런데 작년 30주년 행사 때 보니 이 사람들이 지금도 우리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겁니다. 다들 자녀 잘 길러 대학 공부시키고 사회에 진출시켰더라고요. 울컥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경기도 곤지암에서 공장을 운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하천 둑이 터지는 바람에 공장 안에 물이 들어와 무릎까지 차올랐습니다. 이때 직원들이 원료 통을 짊어지고 옥상으로 올라갔죠. 그 직원들 얼굴을 30주년 행사 때 보면서 ‘내가 이 사람들한테 큰 빚을 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불 안 가리고 회사 키운 직원들 보면 지금도 울컥


▎2017년 창립 30주년 행사에서 강덕영 대표와 임직원들이 떡 커팅을 하고 있다. / 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몇 년 전 세종시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연기를 보니 두렵더라고요. 나도 무서워서 공장 안으로 선뜻 들어가지 못했는데 우리 직원들은 소화기를 들고 들어가 불을 껐습니다. 그 얼굴들도 30주년 행사 때 보이더라고요.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저 친구들이 무엇 때문에 불 속으로, 물 속으로 뛰어들었을까’ 생각하니 이 회사 주인은 저들이고, 나는 그 사람들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나는 기독교인입니다. 한편으로는 내가 한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하셨다는 생각도 듭니다. 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강 대표는 10여 년 동안 부지런히 발품을 판 덕분에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다. 그는 1982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전신격인 연합메디컬서플라이(의약품 도매상)를 설립했다. 이어 1987년 사명(社名)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으로 바꿔 달았고 오늘에 이르렀다. 30여 년 전 직원 1명을 데리고 문을 연 회사는 현재 직원 수가 1050명에 달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어떤 약을 만드는, 어느 정도 규모의 회사입니까?

“1987년 설립된 전문치료제 생산업체로 2017년 매출 1970억 원을 달성한 중견 제약기업입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아 [포브스]로부터 아시아 200대 유망 기업에 선정됐으며, 2015년에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철탑산업훈장을 받았습니다. 1999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에 법인과 공장을 설립했으며, 베트남·미얀마·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에 해외 지사를 세웠습니다. 2013년에는 2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고, 현재는 세계 40여 개국에 의약품을 수출합니다.

2010년 첫 개량신약 ‘클란자CR’정을 출시했으며 2012년 ‘클라빅신듀오캡슐’, 2013년 ‘실로스탄CR정’, 2015년 ‘칼로민정’, 2016년 ‘가스티인CR정’, 2017년 ‘레보틱스CR정’, 2018년 ‘유니그릴CR정’까지 다양한 개량신약 개발 성과를 거뒀습니다. 개량신약의 매출액은 현재 전체 매출액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예정입니다.”

사명(社名)을 보면 외국계 기업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국유나이티드라는 이름에 특별한 의미라도 있나요?

“회사를 시작할 때 내수(內需)보다 수출에 주력했습니다. 그때 이름이 연합메디컬서플라이였어요. 그런데 외국인들은 발음도 안 될뿐더러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당시 보건사회부를 졸라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으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유나이티드가 연합이란 뜻이잖아요? 그 후 아프리카·브라질 등을 열심히 누볐습니다. 마침내 40여 개국을 뚫었고 수출도 꽤 많이 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수출은 한국의 얼을 파는 일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가 2000년 5월 13일 자택으로 초대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강덕영 대표는 우리 역사에 유독 관심이 많고 조예가 깊은 CEO(최고경영자)로도 유명하더군요.

“대학 다닐 때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역사의식이 생겼던 것 같아요. 한일협정 반대 데모에 참여했다가 ROTC(학생군사교육단)에서 잘릴 뻔했습니다(웃음). 다행히 ROTC 단장이 저를 잘 봐주신 덕분인지 소위로 임관(任官)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역사 공부를 많이 하게 됐죠. 진짜가 뭔지 알고 싶어서 깊이 파고들었는데 지금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부합니다.”

한일협정(韓日協定)은 1965년 6월 22일 체결된 한·일 간 조약이다. 그러나 일본 측은 식민지 수탈을 공식 시인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해 어떤 보상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협정 체결을 앞둔 1964년 3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회사 창립 30년이 지났습니다. 회장직에 오르지 않고 지금까지도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내겐 몇 가지 사업 철학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직원으로(회사에) 들어온 사람을 임원 자리에 앉힌 뒤 은행에서 돈 빌리도록 하고, 책임 지우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입니다. 나는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한테 보증 서달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망하더라도 나 혼자 망해야죠. (직원에게) 대표이사를 맡기면 나는 면피(免避)할 수 있겠지만 그건 비겁한 짓이에요. 요즘 경제가 어렵다 보니 기업들이 거친 풍랑을 맞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경영주가 나서서 무한책임을 져야 합니다. 유한책임은 비겁한 거예요. (대표이사를 고집하는) 또 다른 이유는 회장이라고 하면 왠지 나이 들어 보이기 때문이에요. 그건 싫어요(웃음).”

20여 년 전부터 외국인 연수 근로자를 많이 채용함으로써 다른 사업장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하셨다면서요?

“‘메이드 인 코리아’를 수출하는 것은 한국의 이미지와 얼을 파는 일입니다. 힘없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 주면서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죠.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1996년부터 외국인 연수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다른 사업장보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내국인 종업원과 똑같이 대접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지켜 왔습니다.”

세계인들에게 한국 문화 심는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10년 [포브스]로부터 아시아 200대 유망 기업에 선정됐다. 홍콩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있는 강덕영 대표 (오른쪽 둘째). / 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당시 해외 근로자들이 한국의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며 겪는 어려움과 몇몇 한국 기업들의 횡포가 국내외적으로 문제 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리 회사의 따뜻한 배려가 베트남의 국영언론인 [라오동신문]에 대서특필됐습니다. 베트남으로 돌아간 한 연수생이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기 때문이죠. 외국인 연수 근로자들을 제 집으로 초청해 만찬과 클래식 음악회를 제공하고, 서울 나들이 행사를 통해 한국 관광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 준 것에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긴 이 편지는 2000년 1월 26일자 중앙일보에 ‘한국인과 같은 대접 못 잊어요’라는 제목의 기사로도 실렸습니다. 베트남 공장 인허가 때 해당 기관에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신뢰를 얻었고 덕분에 손쉽게 공장 설립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정을 외국인에게 심은 작은 노력이 큰 결실을 맺게 돼 무척 기뻤습니다.”

2008년에는 법인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을 설립했는데, 그 취지가 궁금합니다.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은 ‘경영 활동에서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취지로 설립했습니다. 우리의 얼과 문화를 세계에 전하고, 세계 각국의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는 문화의 전당이 되고자 여러 활동을 하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이나 미술 같은 전통적인 고급 예술·문화가 대중에게 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나 합창 등의 클래식 음악 공연, 문화·예술 교육사업, 미술 인재 발굴 및 전시사업, 국내외 장학사업, 역사 자료 전시사업 등 우리의 문화 발전과 사회공헌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품격 있는 음악·미술·전시·강연 등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창이 되고, 수준 높은 예술·문화를 통해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세계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겁니다.”

거목처럼 사회의 시원한 그늘 만들겠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유나이티드 히스토리캠퍼스. 강덕영 대표는 “사옥은 누추할지 몰라도 역사박물관은 멋있게 지었다”고 했다. / 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경영 이념은 ‘불굴의 개척정신’ ‘세계적 기업 육성’ ‘거목과 같은 회사’입니다. 회사 창립 당시부터 사회공헌 활동을 경영의 중요한 가치로 삼아 왔습니다. ‘거목과 같은 회사’라는 경영 이념처럼, 큰 나무가 돼 열매를 사회와 나누고 누구나 쉴 수 있는 포근한 그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식 음악 대중화를 위해 지역 주민과 노년층을 초청해 ‘행복 나눔 음악회’나 ‘민관이 함께하는 이웃 사랑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음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나이티드 유스(youth) 오케스트라’를 창단·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원도 철원군과 결연(結緣)해 초등학생들을 매년 서울로 초청,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대한민국 건국에 공헌하신 분들의 업적과 헌신을 조명한 역사자료 전시관 ‘히스토리캠퍼스’를 개관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소개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전파하는 데도 힘쓰고 있습니다.

국외 활동으로는 독립유공자의 후예인 조선족 중국동포들이 우리의 말과 글을 잊지 않도록 2002년부터 매년 ‘조선족 어린이 문화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당시는 한류 열풍이 시작되기도 전이어서 조선족 어린이들이 우리의 말과 글을 점점 잊어 가던 시기였습니다. 어린이들이 한민족의 얼을 잊지 않도록 노래자랑, 글짓기자랑, 이야기자랑, 피아노 자랑으로 구성해 대회 형식으로 치러집니다.

2006년에는 우리 음악, 우리 동요, 우리 가곡을 세계에 알리고자 중국의 조선족 어린이로 구성된 ‘유나이티드 소녀 방송 합창단’을 꾸려 지원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베트남에도 현지 대학생들로 구성된 ‘유나이티드 유스 합창단’을 창단했습니다. 주요 수출국인 베트남·필리핀·미얀마 등에도 인재 양성을 위해 중·고교 학생들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회공헌으로 정부 표창을 받은 적도 있으시죠?

“2014년 ‘중소기업 송년 연찬회’에서 제8회 중소기업문화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습니다. 중소기업문화대상 시상식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문화 경영에 모범이 되는 기업을 선정해 포상함으로써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게 취지입니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여러 학교에 클래식 음악 교육을 지원해 인재를 육성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거죠.

2016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에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보건복지부·KBS·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 주최하는 나눔국민대상은 나눔을 실천해 따뜻한 사회 조성에 기여한 단체와 개인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이웃사랑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약사로는 유일하게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2012년에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두 차례 내한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른 중국의 ‘유나이티드 소녀 방송 합창단’이 주선양 총영사관으로부터 한·중 양국의 우호를 증진한 공로로 표창을 받았습니다.”

고성장의 원동력은 R&D 투자, 2018년은 ‘무디스’ 경영


▎베트남 유나이티드 유스 합창단. 강덕영 대표는 “베트남·미얀마 등 해외에 지사 설립으로 다국적 기업의 기초는 다진 것 같다”고 강조한다. / 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국유나이티드는 창립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어 왔습니다. 고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매년 매출액의 13% 이상 연구개발비 투자와 ‘선택과 집중’ 전략 덕분에 개량신약의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개량신약은 쉽게 표현하면 기존 약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흑백TV를 컬러TV로 발전시킨 거라고나 할까요? 2010년 첫 개량신약을 판매한 이후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로 다양한 개량신약을 개발했습니다. 특히 ‘클란자CR정’과 ‘실로스탄 CR정’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세계 일류상품 선정사업에서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되면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습니다. 2012년에는 정부로부터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14년엔 World Class 300 프로젝트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꾸준히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이 경쟁력’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직무·최고관리자과정·CP·위탁 교육 등을 강화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대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임직원의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018년 경영 캐치프레이즈가 ‘무디스’이더군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2004년 베트남 호찌민 인근 산업공단에서 열린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공장 준공식. 김정수 한국제약협회장, 김지영 호찌민 총영사, 강덕영 대표, 응우웬 반 탄 베트남 보사부 약정국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무결점 경영, 디테일 경영, 스피드 경영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입니다. 무결점 경영은 직원들이 제반 규정을 정확히 숙지·준수하며, 체크리스트 작성을 습관화하고, 안전관리 시스템을 확립해 결점을 최소화하자는 방침입니다. 디테일 경영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s)’는 말처럼 세세한 사항들까지 정확도를 끌어올리자는 취지입니다. 이를 위해 팀장 등 중간관리자의 자질 향상과 리더십 발휘뿐만 아니라, 임원들도 지시만 하지 말고 솔선수범해 실무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스피드 경영은 업무 기한을 넘김으로 인해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을 막고자 내세운 경영 방침입니다. 업무 효과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유관 부서끼리 ‘태스크포스팀’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글로벌 진출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99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에 법인과 공장을 설립했으며, 베트남·미얀마·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에 해외 지사를 세웠습니다. 2013년에는 2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세계 40여 개 나라에 항암제·항생제·비타민제 등 여러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항암제 2종의 미국 허가 및 유통·판매를 위해 미국 제약사 ‘아보메드’와 약 1255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종합영양제 ‘홈타민진셍’은 현재 세계 1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자양강장제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중국동포 사회를 지원하는 사업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아왔죠?

“앞서 설명했듯이 중국에 있는 동포들은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독립유공자들의 후손입니다. 중국동포들이 없었더라면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은 대단히 어려웠을 것입니다. 조선족 어린이들에게 우리의 말과 글을 계승하는 한편, 한민족의 문화 사상을 고취시키고, 한 걸음 더 나아가 200만 명에 달하는 중국 내 조선족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이에 조선족 어린이들은 물론 한국과 한국어·한글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에게 한국의 문화와 한민족의 얼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또 장차 이들이 한국과 중국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홈타민컵 조선족 어린이 방송 문화축제’를 꾸준히 후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한 조선족 학생들을 ‘유나이티드 글로벌 장학생’으로 선발해 매년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수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궁극적인 비전과 포부는 무엇인가요?

“한국인이 주인인 다국적 제약기업을 만드는 것입니다. 스위스의 경우 로슈·노바티스 같은 다국적 제약기업이 나라를 먹여 살립니다. 스위스처럼 작은 나라도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합니까? 그래서 저는 미국·이집트·베트남 등 해외에 공장을 세웠습니다. 미국 공장은 10년쯤 운영하다 팔았지만 베트남 공장은 수익을 내기 시작했어요. 이집트는 조금씩 까먹다 지분은 조금만 남았죠(웃음). 지사도 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에 설립했습니다. 이제 다국적 기업의 기초·기반은 다진 것 같습니다.”

명예? 정치? 기업가로서 일로매진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경영 이념. / 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좌우명이나 신조가 궁금합니다.

“거창한 건 없어요. 앞서 말했듯이 한국인이 주인인 다국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 신념이고 목표입니다. 그러면 만들어서 뭐할 건가? 철학이 있어야 하잖아요? 이 회사가 거목이 돼서 사회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열매를 맺어서 나눠 먹자는 겁니다. 그게 제 목표이고 신념·신조예요. (손사래를 치며) 사실 돈 벌고 나면 명예 얻으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관심 없어요. 돈 벌고 나면 여자나 노름으로 피폐해지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혹은 정치하겠다고 하다 패망한 사람들도 많이 봤고요. 저는 돈 쓸 일도 별로 없어요. 골프도 재미 없으니 안 하지, 술도 안 마시지…. 보람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해서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기업가로서 일로매진(一路邁進)하겠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른가요?(웃음)”

지난 30년 동안 가장 큰 보람된 일, 또 가장 어려웠던 일이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가장 큰 보람은 생산직 여직원들의 자녀들이 우리 회사에 면접 보러 왔을 때입니다. 그분들이 지금도 우리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월급도 많이 못 줬는데 자식들 대학 공부까지 가르치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창립 후 지금까지 오는 데 어려움이야 숱하게 많았죠. 창업 초기에는 월급날 되면 은행 찾아가서 어음 맡기고 사정사정해서 돈 빌려 오기 일쑤였죠. 이따금 영업사원 중에 개인적으로 금전사고 치고 회사 협박하는 경우도 있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약업계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처음에 40개국을 뚫을 때 제네릭(복제약)으로 돈을 벌었어요. 그런데 몇 년 지나니까 중국·인도에서 반값 이하로 덤비더라고요. 우리 경쟁력이 떨어진 거죠. 그때부터 중국이나 인도가 만들지 못하는 개량신약을 만들어서 팔았고, 그게 먹혀 들어갔습니다. 결국 연구개발 통해서 개량신약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물질신약을 개발하는 데 12~13년 걸리고 돈도 수백억 원 들어갑니다.

우리 회사의 경우 개량신약 매출액이 올해 전체 매출의 3분의 1 정도인 700억원쯤 됩니다. 제약회사가 승리하려면 독특한 제품으로 해외에 진출해야 하고, 해외에 진출하려면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합니다. 제네릭으로는 안 돼요.”

“창업? 5년쯤 밑바닥 경험하면 ‘길’ 보일 것”


창업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십시오.

“대학 갓 졸업하고 아버지 돈으로 창업하면 99.9% 망해요. 나름대로 전문 분야에서 5년쯤 일해야 밑바닥을 알게 되는 거죠. 밑바닥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작은 블루오션, ‘길’이 보입니다. 그 길이 보이기 전에는 절대 창업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동업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친구 말만 듣고 동업하면 100% 망합니다. 결론적으로 허세 부리지 말고 밑바닥에서부터 일하다 보면 블루오션이 보일 테니 그때 창업하라는 겁니다. 그러면 성공해요. 창업하려는 사람은 미안한 말이지만 ‘저녁이 없는 삶’을 택해야 합니다. 일중독이라고 할까요? 놀 것 다 놀고 먹을 것 다 먹으면서 어떻게 창업해서 성공하겠어요? 창업하면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그걸 풀려고 술을 먹는데 나중에 건강을 유지 못합니다. 스트레스를 술로만 풀려 하지 말고 나름대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해요. 그런 게 없으면 결국 쓰러지고 좌절합니다.”

제약기업은 국민 건강의 첨병입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로서 인사말을 부탁드립니다.

“제약기업은 국민 건강의 첨병인데 우리나라는 치료제의 약 6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토종 기업들은 판매대행사 역할에 지나지 않는 셈이죠. ‘의약주권’을 갖지 못하면 갈수록 더 어려워집니다. 토종 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춰 성장해 나가야지 외국 물건만 팔아 주면 외국 회사에만 좋은 일입니다. 우리 회사는 100%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을 생산·출시하고 있습니다. 외국 약은 없어요. 토종 제약기업의 자존심을 지키며 국민기업으로 커 나가겠다는 게 제가 국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결국 연구개발 많이 하고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그 초석을 다졌습니다.”

※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

■ 출생: 1947년 서울
■ 학력: 중동고─한국외대 무역학과 학사·석사─경희대 경영학박사
■ 약력: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설립(1987년), 기업윤리대상 수상(2005년), 한국외대 총동문회장(2007~2010년), 유나이티드 문화재단 이사장(2008년~), 한국약제학회 부회장(2016년~)
■ 저서: [1% 가능성에 도전하라](2007), [희망의 끈을 찾아서](2016) 등

- 글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 사진 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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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호 (201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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