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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한민국 핫 피플 6人(2)] 대망론 모락모락 이낙연 국무총리 

“대통령 보필이 중요··· ‘자기영업’ 해서 되겠나”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절제된 언행으로 호감도 상승, 각종 여론조사 1위로 부상…文 정부 임기 후반 민생 잘 챙기면 ‘용꿈’ 꿔볼 수도 있을 듯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사실상 ‘국무총리 임명제청권’을 행사했다.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면에 이 총리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국무총리 임명제청권은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홍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70여 차례 있은 이 총리의 (대통령) 주례보고에 배석했다. 누구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인사에) 이 총리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다”고 말했다. 장관 인선에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했다고 청와대가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청와대와 여권 내에서 이 총리에 대한 평가는 후한 편이다. 이 총리는 국무회의와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부처 장·차관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면 따끔하게 질타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촌철살인의 답변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와 안정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총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른 이유, 즉 ‘이낙연 대망론’의 배경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막말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이 총리만큼 절제된 언행을 유지하는 이도 드물다. 한마디로 격이 다르다”고 거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향후 외교 분야도 이 총리에게 일정부분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11월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신임장 수여를 마친 뒤 신임 대사들에게 “다자회담의 경우 총리가 가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면서 “총리가 정상회담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외교부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미 문 대통령은 총리의 해외 순방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전용기(공군 1호기)를 내줬다. 총리 해외 순방에 대통령 전용기가 지원된 것은 처음이다.

정치권과도 부쩍 가까워진 모습이다. 이 총리는 7월부터 매주 일요일 여당 대표·원내대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정무수석, 국무조정실장 등과 만찬 회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6인 회동’이다. 회동을 제안한 사람이 바로 이 총리다.

야권 인사들과도 접촉이 활발하다. 11월 초 민주평화당 지도부와 만찬을 했던 이 총리는 정대철 상임고문의 초대로 박지원 의원, 서청원 의원(무소속)을 함께 만났다. 평화당 관계자는 “박 의원과 정 고문, 서 의원 간 식사자리에서 ‘이 총리도 부르자’는 말이 나와 이 총리와 친분이 있는 정 고문이 연락했고, 이 총리가 승낙했다”며 “개인적인 만남일 뿐 확대해석은 말아 달라”고 선을 그었다. 2003년 정 고문이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지낼 때 이 총리는 대표비서실장을 맡았다.

이 총리는 이처럼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인만 1만5000명이라고 한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인맥관리를 잘하는 ‘엄지족’이다.

각종 여론조사 선두… 최장수 총리 여부도 관심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월 9일 남양주시 수도권 119특수구조대에서 열린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 총리는 의리파로도 통한다. 2000년 정계 입문 때 보좌관과 지금까지 같이 일하고 있을 정도다. 또 정치를 시작한 이후 몇 차례 큰 소용돌이를 겪으면서도 당을 떠나지 않았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때도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 총리는 2007년 형제들과 함께 쓴 [어머니에 관한 추억]이라는 책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버리고 신당(열린우리당)을 만들었을 때 노 대통령이 두세 번쯤 사람을 보내 신당 동참을 권유했고 장관직 얘기도 있었다. 당시 분당(分黨)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고민했었다”며 “그 무렵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고 술회했다. 어머니는 “사람이 그러면 못 쓴다”며 탈당을 만류했다고 한다.

이 총리의 인기는 각종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이 총리는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10월 29일~11월 2일 전국 성인 2506명에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물어본 결과 범여권·무당층(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주평화당 지지층과 무당층 응답자 1690명)에서는 18.9%의 지지율을 기록해 선두를 달렸다. 지난 9월 조사 때보다 2.7%포인트 올라 1위를 지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4.2%포인트 오른 11.3%로 5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3.2%포인트 내린 10.5%로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10.3%, -1.3%포인트), 심상정 정의당 의원(10.2%, +1.1%포인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6.5%, -0.2%포인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3.3%, -0.9%포인트)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 총리가 2위와의 격차를 오차 범위 밖으로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성향 구분 없이 응답자 전체 조사에서는 이낙연(16.0%), 이재명(9.5%), 심상정(8.8%), 박원순(8.6%) 순이었다.

무당층을 뺀 진보층(711명)에서는 이 총리(21.0%)가 20% 벽을 넘어섰고, 김경수 지사(12.2%)와 이재명 지사(11.5%), 박원순 시장(11.0%), 심상정 의원(10.4%)이 10%대 초반을 기록했다. 이어 김부겸 장관 (6.3%), 임종석 비서실장(4.1%), 추미애 전 대표(3.1%), 이해찬 대표(2.4%), 송영길 의원(2.1%) 순으로 나타났다.

보수야권·무당층(한국당·바른미래당 지지층과 무당층 응답자 1122명)을 합친 범보수 진영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의 독주가 이어졌다. 황 전 총리 선호도는 9월 조사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28.0%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다른 주자와 큰 격차를 유지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2.2%포인트 오른 12.9%로 2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3.2%포인트 상승한 10.3%로 두 계단 오른 3위를 기록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8.1%, +0.2%포인트),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5.2%, -5.4%포인트), 원희룡 제주지사(4.1%, +1.3%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다.

무당층을 뺀 보수층(505명)에서도 황 전 총리가 34.0%를 기록하며 1강 구도를 유지했다. 이어 오세훈 전 시장(11.4%), 홍준표 전 대표(9.5%), 유승민 전 대표(9.3%), 원희룡 지사(4.2%), 김무성 의원(3.4%), 안철수 위원장(3.3%) 순으로 조사됐다.

“대망론? 일부러 기분 나쁠 필요까지야…”


▎이낙연 총리는 무척 꼼꼼하다. 늘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메모광이다.
이 총리가 범진보·범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하면서 그가 언제까지 직(職)을 유지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은 MB(이명박) 정부 시절 김황식 전 총리가 갖고 있다. 그는 총리로 2년5개월 재직했다. 이는 역대 네 번째이자 직선제 개헌 이후로는 최장수에 해당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11월 현재 이 총리가 1년반가량 직을 수행했다. 역대 총리와 비교했을 때 1년반을 대과(大過) 없이 보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그러나 내년에는 문재인 정부 3년차인데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많기 때문에 (직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장담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의 인기를 반영하듯 이 총리는 10월 17일 MBC [100분토론]에도 초대됐다. 현직 총리의 100분 토론 출연은 2006년 이해찬 총리에 이어 이낙연 총리가 두 번째였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차기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총리로 국정의 책임을 맡고 있고, 대통령이 하는 일을 보필해야 될 처지에 ‘자기영업’을 조금이라도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차기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1위에 오르면서 이 총리의 출마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총리가 대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즉답을 한 것은 처음이라 주목된다. 다만 현직 총리라는 입장을 전제로 한 답변임을 감안하면 여지는 남겨둔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 총리는 ‘대망론을 들으면 기분은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일부러 기분 나쁠 필요까지야 있겠습니까”라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지난 2년간 국정운영 점수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와 비슷한 65점을 주고 싶다”고 자평(自評)했다. 이 총리는 또 “불과 1년 전에는 북한이 6번째 핵실험을 끝내고 미사일을 쐈지만 평화의 국면으로 대반전됐고, 경제·사회적으로는 부분적으로 고통을 드린 것도 있었던 만큼 밝음과 어둠이 함께한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한 의원은 “이 총리가 지금은 내각의 수장이기 때문에 정치, 특히 대선과 관련해서는 원론적인 답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훗날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 총리도 정치인 출신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이 불출마하겠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되겠냐”고 되물었다.

호남·비노 한계 극복이 관건일 수도


▎이낙연 전남지사가 2014년 9월 4일 추석을 앞두고 무안 전통시장을 방문, 태양초고추를 살펴보고 있다.
2019년이면 문재인 정권도 3년차를 맞는다. 집권 3년차는 5년 단임제에서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기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모든 정권은 반환점을 돌면서 흔들렸다. 정국 주도권을 내주고 사실상 내리막길을 걸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 등 물꼬 트인 대북관계 등은 호재다. 코리아 패싱(passing) 우려 속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출범 1년반 만에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이 입증되는 듯한 분위기다.

야권의 대안 부재도 문재인 정부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요인으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과거 정부들이 3년차 징크스를 맞았던 것은 야권에 강력한 미래권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보수진영에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있었던 과거와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 총리의 앞길이 장밋빛일 수만은 없다. 참여정부에서 총리를 지냈던 고건 전 총리가 2017년 12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밝힌 것처럼 이 총리 역시 ‘호남 한계론’과 부딪쳐야 한다. 고 전 총리는 한때 차기 대선주자 1순위로 떠올랐지만 친노 등 주류세력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스스로 뜻을 접었다.

고 전 총리의 지적처럼 1997년 김대중(DJ) 전 대통령 이후 당선된 대통령 4명 모두 영남 출신이다. ‘호남 한계론’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2007년 대선에서 보수진영이 이명박·이회창 후보로 분열됐음에도 결과는 이명박 48.7% 대 정동영 26.1%였다. 2007년 대선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1, 2위 간 격차(530만 표)가 가장 큰 선거였다.

‘정동영 학습효과’ 이후 민주당은 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모두 영남 출신 후보 찾기에 집중해 왔다. 문 대통령 역시 ‘노무현의 친구’ 이전에 영남 출신이었기에 주목받을 수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내 친노·친문의 지지 여부도 관건이다. 이 총리의 온화한 성격과 스타일상 친노·친문의 급진적 성향과는 화학적 결합이 어려울 거란 전망이 있다. 민주당의 주류인 친노·친문이 노무현 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영입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결전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민주당 한 의원의 분석이다. “노무현 재단은 한명숙(1대), 문재인(2대), 이해찬(4대) 등이 이사장을 맡아왔다. 두 명은 총리 출신이고, 한 명은 대통령이다. 그만큼 노무현 재단의 당내 위상은 대단하다. 더구나 지난 8·25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노무현 재단 회원들이 권리당원으로 대거 참여해 이해찬 후보의 당선에 도움을 줬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이 조직에 유시민 전 장관이 가세한 것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정반대의 전망도 있다. 영·호남, 친노·비노 같은 단순한 정치공학적 논리로 차기 대선후보를 논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얘기다. 민주당 전략·기획 부문에서 오랫동안 몸담았던 정치권 인사의 말이다. “지금까지의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총리는 대선후보가 되기는 힘든 조건(호남·비노)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꼰대 논리’일 뿐이다. 지금까지는 당이 대선후보를 만들었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민심이 누구를 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실력이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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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호 (201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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