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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한민국 핫 피플 6人(5)] ‘세계를 들었다 놨다’ K팝 아티스트 BTS 

“그들은 21세기 비틀스, K 인베이전이 시작됐다” 

방시혁, RM 중심으로 슈가·진·제이홉·지민·뷔·정국 등 7명 발탁… 한국인 최초 빌보드 메인 차트 1위 등 데뷔 5년 만에 최고 별로

▎방탄소년단은 2018년 한 해 세계 대중음악계를 들었다 놨다 한 인물로 평가될 만하다. 방탄소년단이 10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뷔·진·정국·RM·슈가·지민·제이홉. / 사진·연합뉴스
"그들은 21세기 비틀스다(They‘re the Beatles for the 21st Century).”

영국 BBC가 10월 9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콘서트를 가진 방탄소년단(BTS)를 표현한 말이다. “비틀스와 마찬가지로 마니아와 헌신이 전 세계적인 팝 센세이션을 낳았다(a global pop sensation that generates mania and devotion in equal measure)”고 표현했다.

BBC만의 평가가 아니다. ‘K 인베이전(K Invasion)’이라는 단어가 미국 언론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 방탄소년단의 미국 진출을 놓고 비틀스가 미국에 상륙할 당시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이라는 단어를 쓴 데서 차용했다. 미국 토크쇼 진행자 엘런 드제너러스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믿을 수 있겠어요? 그들이 LA 공항에 도착했을 때 비틀스가 여기 있는 것과 같았어요”라고 평했다.

10월 시사지 [타임]은 방탄소년단을 표지 모델로 올리면서 “방탄소년단은 비틀스와 원 디렉션처럼 듣기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고, 뉴키즈 온 더 블록과 엔 싱크를 연상하게 하는 댄스를 보여준다. 하지만 방탄소년단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처럼 2018년 방탄소년단은 한국 최고의 K팝 그룹이자 세계 최고의 한국 ‘힙’(hip)한 유명인이 됐다. 2018 MGA에서 찰리 푸스와 콜래보레이션으로 노래를 부르는 등 미국 유명 아티스트의 협업 제안도 쏟아질 정도다. 또 미국 힙합의 대부 워렌지로부터 콜래보레이션을 약속받는 등 밀려드는 제안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워렌지는 닥터 드레(Dr. Dre)의 동생이자 ‘G-Funk’의 전성기를 이끈 전설적인 힙합 뮤지션이다.

방탄소년단은 이처럼 데뷔 5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K팝 그룹으로 우뚝 섰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지명도를 갖게 된 그룹은 전무하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6월 데뷔한 RM·슈가·진·제이홉·지민·뷔·정국 등 7인으로 구성된 보이그룹이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오르고 유엔에서 연설을 하는 등 한국 K팝 그룹으로 최초·최고 등 신화를 연이어 써내려가고 있다. 트위터 최다 리트윗으로 ‘기네스 세계기록 2018’에 등재되기도 했다. 미국 [포브스]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가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한국 음악계와 2010년대 팝 음악계 전반에 엄청난 일”이라고 평가했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 당시 두 가지의 의미를 갖고 태어났다. 먼저 총알을 막아낸다는 뜻의 ‘방탄’을 내세워 십대에서부터 20대가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받는 것을 막아내고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또 제작자이자 프로듀셔인 방시혁의 이름을 빗대 ‘방’시혁이 ‘탄’생시킨 ‘소년단’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그들의 탄생과정과 각종 흥행 기록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10월에 방탄소년단을 ‘차세대 리더’로 선정해 표지에 실었다. / 사진캡처· 타임 홈페이지
방탄소년단은 프로듀서 방시혁과 그가 이끄는 제작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탄생했다. 방시혁은 RM(본명 김남준)을 중심으로 방탄소년단의 구성에 돌입했다. RM,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랩·보컬·춤에 능한 7명의 최종 멤버가 발탁됐다.

방탄소년단 데뷔 1년 전인 2012년 B.A.P라는 걸출한 그룹이 싸이 성공신화의 뒤를 이어가고 있었다. 방용국·젤로·힘찬·영재·종업·대현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데뷔곡 ‘WARRIOR(워리어)’로 가요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B.A.P 이전 음악과 달리 자아 성찰, 사회 비판 등을 담아 크게 주목받았다. 이들의 데뷔 앨범은 일주일 만에 빌보드 세계 앨범 차트에서 10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또 같은 해 지코를 중심으로 태일·비범·재효·유권·박경·피오로 구성된 블락비가 힙합 그룹의 바탕을 닦았다.

방탄소년단은 데뷔에 앞서 이미 ‘학교의 눈물’이란 제목의 곡과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팬들의 반응을 살핀 상태였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1월 [SBS스페셜학교의 눈물]을 시청한 뒤 학교 폭력의 현실을 꼬집는 랩 가사로 폭력·왕따 등 암울한 현실을 그린 자작 랩을 만들어 웹에 공개했다.

방탄소년단은 당시 데뷔에 앞서 ‘닥치고 투표’ ‘연습생의 크리스마스’ 등의 곡으로 의식 있는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던졌다. 2013년 6월 공개한 데뷔곡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은 1990년대 유행했던 힙합 장르인 갱스터랩을 당시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방탄소년단이 직접 작사에 참여해 ‘네 꿈은 뭐니?’라는 메시지를 십대 청소년들 사이에 던지는 등 기존의 ‘공장형’ K팝 그룹과는 다르다는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노랫말뿐 아니라 ‘매트릭스 댄스’라는 애칭이 붙은 ‘4단 날라차기’ 안무 등 자로 잰 듯한 칼군무로 인기를 모았다.

방탄소년단은 데뷔는 마치 B.A.P와 블락비의 장점을 골고루 받아들인 것처럼 보였다. 여기에 RM 특유의 트렌디한 멜로디와 공감 가는 노랫말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음악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그해 골든디스크, 서울가요대상 등 국내외 총 여섯 개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대형 스타의 등장을 예고했다.

2014년 8월 방탄소년단은 마침내 첫 정규앨범을 내놓는다. 앨범 [다크 앤 와일드(DARK & WILD)]의 수록곡 ‘렛미 노우(Let Me Know)’를 먼저 공개했다. ‘렛 미 노우’는 멤버 슈가의 자작곡이다. 녹음 디렉팅부터 전체 프로듀싱까지 슈가가 직접 총괄했다. 방탄소년단은 당시 방송사 출연과 함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마케팅에도 몰두했다. 당시 국내에 진출한 유튜브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성공에 고무돼 K팝 그룹의 영상에 집중할 때였다. 다른 K팝 그룹은 당시 저작권 보장이 어렵고, 수익 배분이 가시적이지 않은 유튜브 등 SNS에 발만 걸쳐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기존 K팝 그룹과 달리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에 특화된 콘텐트를 내놨다.

2014년 11월 방용국·젤로 등을 앞세운 B.A.P가 소속사 이탈을 선언하면서 K팝 그룹 지형도에 변화가 생겼다. 당시 B.A.P는 기존 K팝 그룹과 달리 멜로디·노랫말 등 신선한 콘텐트로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아 갈 당시였다. 방탄소년단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탄탄한 성장세를 닦을 때였다. 무려 1년 넘게 B.A.P가 활동을 못하게 됐다.

비결은 연결 마케팅, 스토리텔링, 소셜미디어


▎방탄소년단이 2013년 6월 12일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데뷔곡 ‘노 모어 드림’을 열창하는 등 쇼케이스를 열고 있다.
일부 팬은 B.A.P와 마찬가지로 힙합 장르를 기반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설파하는 음악과 강렬한 칼군무를 선보인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매력에 집중하게 됐다. 방탄소년단은 국내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는 것과 함께 공백기를 최소화한 앨범 활동으로 국내를 넘어 전 세계 팬을 공략했다.

방탄소년단은 점차 성장세에 속도를 붙였다. 그 중심에는 소셜미디어가 있다. ‘강남스타일’ 이후 국내 음원 유통사인 멜론이 유튜브에 운영하는 뮤직비디오 채널인 ‘1theK’를 찾는 해외 네티즌의 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10년 즈음만 해도 온라인의 전송 속도와 비싼 데이터 비용으로 유튜브 접근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버퍼링이 사라지고 휴대전화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 분야에서 수많은 콘텐트를 집적해 놓고 특화시킨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졌다.

마침내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1월 20일 개최된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이하 AMAs)’ 에 초청돼 신곡 ‘DNA’를 불렀다. 당시 유일한 아시아 뮤지션 초청 공연이었다. 시상식 맨 앞줄에 자리가 배치돼 행사 내내 카메라에 잡히는 대우를 받았다. 방탄소년단의 무대 역시 메인 무대의 주요 순서에 구성됐다.

당시 방탄소년단을 소개한 체인스모커스는 방탄소년단을 ‘인터내셔널 수퍼스타’란 말로 부족한 팀이라고 치켜세웠다. 방탄소년단은 체인스모커스의 “인터내셔널 슈퍼스타라는 수식어가 역부족”이라는 설명에 이어 무대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팬클럽 ‘아미’를 중심으로 연결·연대·공유라는 전략을 스토리텔링과 소셜미디어의 활용으로 구축했다. 방탄소년단의 마케팅 핵심 키워드는 ‘연결(connection)’ ‘연대(solidarity)’ ‘확장(expansion)’으로 정의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흙수저 그룹’이라는 표현처럼 기존 음원 마케팅 시스템의 주류에서 탄생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음악 프로그램 등 미디어가 아닌 SNS를 공략했다. 멤버 7명은 데뷔 초부터 하나의 공식 트위터 계정(@BTS_twt)을 함께 사용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셀카 사진을 SNS에 올리고, 방송 출연 소감 등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남겼다.

K팝? 이젠 BTS팝이라 불러다오


▎영국 공영방송 BBC에 소개된 방탄소년단. / 사진캡처·BBC 홈페이지
방탄소년단의 소셜미디어는 일방적이지 않고 쌍방적이고, 홍보하는 게 아니라 소통한다. 방탄소년단이 만든 채널 중 ‘방탄로그’는 멤버 혼자 일기를 쓰듯 마음을 털어놓는 개인 영상으로, 작업 과정은 물론 음악에 팬들이 감정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방탄소년단에게 소셜미디어는 홍보·마케팅에 집중하는 통로가 아니라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알리는 플랫폼이었다.

그 결과는 방탄소년단과 팬들의 ‘연대’, 팬들 간의 ‘공유’가 공고해졌다. 방탄소년단은 일상을 5~10분 영상에 담아 공개한 ‘방탄밤(BANGTAN BOMB)’ 시리즈 등 유튜브와 트위터에 갖가지 채널을 개설했다. 멤버들이 음악을 만들면서 토론하고 고민하는 과정, 음원 발표를 앞두고 안무 연습하는 장면, 대기실에서 방송 사전 녹화 영상을 서로 보면서 팬들과 보완점을 논의하는 모습 등을 그대로 보여줬다.


방탄소년단과 팬들이 연결·연대하면서 공유의 힘이 폭발했다. 기존 K팝 그룹은 비주얼·칼군무·멜로디 등 삼박자를 무기로 아시아권을 넘어서 세계 팬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려 했다. 언어가 다른 해외 팬들은 K팝 그룹에서 찾지 못한 2% 부족한 아쉬움을 방탄소년단에서 발견했다.

최근 방탄소년단에 이어 몬스타엑스, NCT 127, 블랙핑크 등이 진입 장벽이 높은 미국에서 주목받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방탄소년단으로 시작한 세계적인 K팝 열풍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방탄소년단의 연결·연대·확장을 통한 스토리텔링과 소셜미디어 공략 전략은 현재도 유효하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국내외에 자극을 줬다.

먼저 방탄 스타일은 K팝의 흐름도 바꿨다. 데뷔 당시에만 해도 비주류 음악이었다. 기존 K팝 그룹의 음악이 말랑말랑했다면 세고 강렬했다. 방탄소년단은 반대로 갔다. 일부러 즐겁고 행복한 음악보다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겪는 가혹한 현실과 그에 대한 고민을 노래하는 데 포인트를 맞췄다. 본인들의 이야기로 음악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작’ ‘성장’ 같은 콘셉트도 만들어졌다. 일각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K팝이 아닌 ‘BTS팝’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싸이가 싹을 틔웠고, 소셜미디어가 길을 열었다고 하지만 온전히 각 멤버의 힘으로 차곡차곡 월드스타의 길을 걸었다. 공장형 그룹이 아닌 하나의 자아를 가진 아티스트라는 점,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들만의 음악을 발전시킨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진정성 있는 초심으로 그 길을 걷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목표 중 하나는 2019년 초 ‘그래미 어워드’ 진출이다. 미국레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그래미는 3대 음악상 중에서도 명성이 높다. 슈가는 “언젠가는 수퍼볼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라며 희망과 목표를 드러내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하나의 신화가 됐다. 그리고 그 신화는 계속 이어진다.

- 고규대 이데일리 연예 전문기자 blu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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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호 (201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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