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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정세]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 구상 

트럼프의 대중(對中) 적대감 미·중 新냉전 부를라 

압박 정책이 중국의 미국 기업 축출, 국채 매각 등 극단적 대응 부를 수도… ‘미·중 공존’이냐 군사·경제 대격돌이냐는 결국 트럼프 선택에 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9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장에 경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미국 시간으로 11월 6일 치러진 중간선거는 태평양 건너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전대미문의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중국은 동아시아 시간으로 최종 결과의 향방을 초초한 마음으로 지켜봤을 것이다.

지금부터 꼭 2년 전의 대선 당시처럼 트럼프의 승리, 즉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2년 뒤 재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가에서 강력한 권력을 쥐게 되기 때문에 정책에 여유가 생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보다 더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자세로 나올 것이다.

이 경우, 11월 하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때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이 대폭적인 양보안을 제시해 소위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이는 형태로 무역전쟁을 종식시킬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트럼프 정권이 8년이나 계속된다고 생각하면, 중국은 도저히 강경하게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원도, 하원도 트럼프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해 패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이 급격히 진행되고, 2년 뒤의 재선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이번엔 중국이 미국에 대해 강경하게 나올 여건이 마련된다. 중국으로서는 트럼프 정권에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다음 정부를 대비하겠다는 계산을 해봄직하다.

하지만 결과는 이도 저도 아니었다. 재검표 일정을 감안하더라도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승리했다.

향후 미·중 관계를 점치기에 가장 어려운 의석 분포가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2년 후의 재선을 목표로 하겠지만, 하원의 민주당은 이른바 ‘러시아게이트’(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 트럼프 승리를 도왔다는 의혹)를 재점화시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으로 가져가려 할 것이다. 탄핵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2년 뒤 재선을 막으려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그런 국내 정치 문제에서 국민의 시선을 돌리고자 중국에 지금 이상으로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 정권으로서는 트럼프 공화당 정권이 상·하원 모두 승리했을 때보다는 양보를 덜 하려 들 것이다. 따라서 G20의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9월 24일 트럼프 정권이 발동한 제 3차 대(對)중국 추가 관세 조치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 조치를 통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 5745품목, 약 2000억 달러에 10%의 추가 관세를 발동했다. 더구나 이 조치는 마치 시한폭탄처럼 2019년을 지나는 순간, 즉 내년 1월 1일부터 10%의 관세가 25%로 수직상승하는 구조다.

2018년 연말에 터지는 미국발 경제 ‘시한폭탄’


▎10월 26일 베이징 조어대(釣魚台)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는 아베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연합뉴스
미국은 왜 이런 ‘시한폭탄’을 설치했을까? ‘2018년 연말까지 중국 및 외국 기업은 중국에 있는 공장을 다른 나라로 옮기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즉 ‘중국에 남아 있으면 25%의 관세가 부과돼 불리해진다’라는 경고다.

이 시한폭탄은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일례로 현재 적지 않은 일본 기업이 중국 공장의 일부 공정을 베트남 등 기타 국가로 옮겨 리스크를 회피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에 진출한 약 3만 개의 일본 기업은 현지에서 약 1000만 명의 중국인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약으로 내건 ‘연간 신규 고용자 수 1000만 명’은 일본 기업이 중국 공장을 버리고 다른 나라로 이동하면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하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은 중요한 분수령이 된다. 10월 4일 펜스 미 부통령이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은 미·중 수교 40여 년 만에 가장 강경했다는 반응을 낳았다. 그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교체를 획책하고 있다고까지 했다. 즉 중국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이기게 하려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필자의 사견으로는 중국은 민주당이 이겼으면 하는 생각은 갖고 있었겠지만, 이를 위해서 2년 전 러시아게이트 같은 ‘차이나게이트’를 일으켰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보다 이번에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함에 따라 민주당이 반중(反中)적 스탠스를 갖지 않도록 민주당을 향한 로비를 강화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하원의 외교위원장은 강경한 반중(反中)파이자 친(親)대만파로 잘 알려진 에드 로이스 의원이었다. 그의 부인인 마리 로이스는 역시 반중파, 친대만파로 알려진 국무부 교육문화 담당 차관보다. 6월 12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신청사 준공식에 차이잉원 총통과 함께 참석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 에드 로이즈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번에 은퇴 의사를 밝히며 출마하지 않았다. 중국은 앞으로 특히 초선 의원에 대해 친중파로 유인하는 합법적인 로비활동을 전개하리라 전망된다.

실제로 시진핑 정권은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에 맞춰 몇 가지 이벤트를 내세워 위세를 과시했다. 일례로 11월 5일부터 10일까지 상하이에서 중국국제수입박람회를 열었다. 전 세계 130개 국과 지역에서 3000개 이상의 업체가 전시품을 내놓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입박람회다. 첫날에는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이 찾아와 연설했다.

“중국은 주도적으로 수입을 확대할 것이다. 향후 15년에는 30조 달러의 상품과 10조 달러의 서비스의 수입을 실현시킬 것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국내 소비를 순조롭게 늘려 갈 것으로 보이며, 또 이를 위해서 유효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취해 나갈 것이다. 국민의 수입이 증가하고, 소비 능력이 높아져, 중산층이나 부유층의 소비를 늘려가게 될 것이다. 국내 시장의 잠재력을 계속 끌어올리면서 수입 개방을 확대하겠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관세를 더욱 낮춰 통관 절차의 편의성을 높이고, 수입에 드는 비용을 낮춰 국제 전자상거래 등의 신업종과 신모델의 발전을 촉진해 갈 것이다. 중국에는 13억 명 이상의 큰 시장이 있으며, 중국은 진지하게 각국에 대해 이 시장을 개방해 나갈 것이다. 중국국제수입박람회는 매년 개최할 뿐만 아니라 그 수준과 효과를 해마다 높여 갈 것이다.”

일본 기업에 어부지리 안긴 미·중 무역전쟁


▎2010년 중국 상하이 엑스포 일본 기업관에서 세 개의 로봇이 철봉 벽을 오르고 있다.
이 수입박람회에서 가장 성황을 이룬 것은 일본 기업 부스였다. 상하이의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일본계 기업의 참가는 약 450사에 달해 나라별로 최다를 기록했다. ‘장인정신&이노베이션’을 테마로, 일본 제품을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에 수출할 것이다. 최근에는 일·중 간의 우호 분위기가 더해져서, JETRO(일본무역진흥기구)가 6월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일본계 기업의 63.8%가 ‘향후 3년 내에 중국 업무를 확대 혹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악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3억 명의 중산층이 있는 중국시장을 향한 일본 기업의 진출은 계속될 것이다.”

이 말을 듣고 필자가 기억해낸 것은 2010년의 상하이 엑스포 풍경이다. 당시 베이징에 살던 필자는 세 차례나 행사장을 찾았지만 ‘일본산업관’은 항상 대성황을 이루며 ‘7시간 줄서기’이 일상화돼 있었다. 세계 최고의 화장실을 비롯해 일본 기업의 장인정신이 중국에 충격을 던졌다.

그로부터 8년을 거쳐 이번에도 일본의 최첨단 기술에 관심이 집중됐다. 세계 최강 탁구 로봇, 미쓰비시 전기의 AI 로봇에 의한 부채춤, 캐논의 최신식 3D인쇄기, 파나소닉의 미래형 디지털 가옥….

때마침 중국은 11월 1일부터 1585개 품목의 수입 관세를 인하했는데, 이는 전체 과세 대상 품목의 19%에 이르며, 평균 하락폭도 26%에 달했다. 해당 품목은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공업용품 677품목, 기기설비 396품목 등으로 마치 ‘일본계 기업이여, 제발 떠나지마!’라고 간청하는 듯하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일본 기업들이 어부지리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는 한국 기업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간선거 투표일인 11월 6일에는 시진핑 주석의 복심인 왕치산 부주석이 싱가포르로 날아가 ‘뉴이코노미 포럼’에서 모처럼 강연했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새 시대로 접어들었다. 중국은 1840년에 (아편전쟁에 의해) 구미 열강에 굴복했지만, 중국 국민은 불굴의 정신으로 다시 일어서 부강해지고 강해진 것이다. 중국은 결연히 일국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해 나갈 것이다. 전 세계에서 경제의 세계화와 다국주의의 조류는 확정적이다.”

왕 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장외’에서 반(反)트럼프 슈프레히코어(Sprechchor, 구호 합창)를 선언한 연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시진핑 정권의 어필은 경제·무역 분야에만 머물지 않는다. 11월 6일 광둥성 주하이(珠海)에서는 첨단무기를 총결집한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를 열었다. 올 들어 실전 배치한 최신예 ‘젠(J) 20’ 스텔스 전투기, 국산 신형 엔진을 탑재한 ‘젠(J) 10B’ 시험기, 남중국해와 서태평양을 비행시키고 있는 ‘훙(H) 6K’ 폭격기, 대형 수송기…. 중국은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등에서 미군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실제 이미 군사 면에서도 미·중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달려가고 있다. 미국은 9월 30일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작전’을 실시하던 미국 군함의 뒤를 중국 군함이 바짝 추격했다는 사실을 이튿날인 10월 1일 공개했다. 양국 군함의 거리는 41m까지 좁혀지는 등 위기일발 상황이었다. 10월 1일은 중국의 국경절로 7일간의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다. 때문에 미국은 ‘섣달 그믐날’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9월 30일 일부러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작전’을 벌여 중국 측의 반응을 떠보려고 했던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동북아 정세의 바로미터 매티스 국방장관의 거취


▎11월 5일부터 10일까지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연설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중국 국방부는 10월 2일 우첸 대변인이 담화를 발표했다.

“9월 30일, 미국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 ‘디케이터’가 중국 남중국해의 한 섬의 근린 해역에 침입해 왔다. 중국 해군의 제170함정이 신속히 대응, 법규에 근거해 미국 함정에 행동 식별 조사를 실시하고 경고를 보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제도 및 근해에 대해 논쟁의 여지없는 주권을 가지고 있다. 현재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과의 공동 노력 아래 남중국해 정세는 안정을 되찾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종종 군함을 중국 남중국해 해역에 침투시키는 것은 중국의 주권과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중·미의 관계를 크게 파괴하는 것이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크게 해치는 행위이다. 이 때문에 중국군은 이 같은 행위를 결연히 반대한다. 중국은 각국의 국제법에 의거한 남중국해에서의 항행과 항공의 자유를 존중하고, 유지·보호할 것이다.”

미·중의 군사적 대립은 중간 선거 이후에 동아시아 해역에서의 국지적인 군사 충돌로 이어질 것인가? 환언하면 미·중이 신냉전 시대에 접어들 것인가?

향후 트럼프 정권의 대(對)중국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관전 포인트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거취라고 생각한다. 지난 2년 가까이 파란과 혼란에 빠진 트럼프 정권에 있어 정권의 양심이라고 할 수 있었던 인물이 매티스 국방장관이었다. 트럼프 정권이 출범한 다음 달인 지난해 2월 매티스 국방장관은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총리와 이나다 도모미 당시 방위상을 만났는데, 늘 정론을 펴는 이 독신주의자의 처신은 일본인에게 커다란 안도감을 안겨줬다.

알다시피 지난해는 미국과 북한이 일촉즉발이었던 한 해였지만, 북·미 전쟁과 미군의 북한 공습이라는 사태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매티스 장관의 역할이 컸다. 매티스 장관은 일관되게 미국의 대북 무력행사는 시기상조라며 흔들리는 대통령과 주변의 강경파들에게 계속 제동을 걸었다. 유사시 주한미군이나 주한 미국인에게 막대한 희생이 따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압박은 좋지만 전쟁은 좋지 않다.” 매티스 국방장관의 대북정책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과 일치했다. 매사를 이해득실로 판단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전쟁을 벌이면 필승이 분명하지만, 수많은 미국인 희생자가 발생하면 중간선거에 패하고 재선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애당초 북·미는 수교조차 안 되기 때문에 북한에 아무리 제재를 가해도 미국 경제와는 무관하다. 요점은 트럼프 식으로 말하면, 북한과의 싸움은 ‘이익을 낳는 비즈니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정권은 올 들어 가상적국을 북한에서 중국으로 바꿨다. 이 방침 전환은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케리 대통령 수석보좌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등 군부와 펜스 부통령, 존 볼턴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등의 외교 강경파,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의 통상 강경파, 그리고 길스텐 닐슨 국토안보장관과 크리스토퍼 레이 FBI국장 등 국내 안보 강경파들의 이해와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군부는 중국군의 확대 노선을 우려했고, 외교 강경파는 중국의 패권을 경계했으며, 통상 강경파는 중국 경제의 급속한 발전을 두려워했고, 국내 안보파는 중국의 기술 패권을 저지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과거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던 민주당의 기득권층도 중국의 패권 쟁취를 짓누르고 싶다는 점에서 중국에 강경하다.

이러한 ‘바람’을 등에 업은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2일 중국과의 무역전쟁의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대해 중국도 강하게 받아쳤다.

트럼프, “매티스 국방장관은 민주당원 같다고 생각한다”


▎9월 30일 남중국해에서 작전 중인 미국 군함 디케이터함(왼쪽)에 중국 군함이 초근접한 장면을 미 해군이 공개했다. 미 해군이 밝힌 당시 두 군함의 사이의 거리는 41m에 불과했다. / 사진캡처·gCaptain
그로부터 반년 이상이 흘러 중간선거를 맞은 현재, 이들 트럼프 정권 내의 대중 강경파들은 더 이상 한마음으로 뭉칠 수 없게 됐다. 간단히 말하면, 중국을 계속 때리고 폄훼해야 한다는 과격 그룹과, 더 이상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되면 미국도 예상치 못한 반격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온건 그룹으로 갈라져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 후자의 대표 격이 매티스 국방장관이라고 하는 것이다.

9월 5일자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이 매티스의 잠재적 교체를 검토 중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펴낸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폭로 저서에서 매티스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력은 초등학교 5~6학년 수준이라고 평했다는 책임을 지기로 한다는 내용이다. 9월 15일에는 [뉴욕타임스]도 비슷한 관측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매티스 장관은 9월 18일 국방부에서 “그런 보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취임 이후 여러차례 소문이 있었는데, 소문이 사라진 다음에는 또 다른 소문이 보도되고 있다”며 사퇴 보도를 일축했다.

하지만, 10월 14일에 방송된 CBS의 보도 프로그램 [60분]의 인터뷰에서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임설을 추궁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그가 사임할 가능성은 있다. 만약 진실을 알고 싶다면 그는 민주당원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발언은 중간선거를 한 달도 안 남기고 대통령 스스로가 국방장관을 공개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 매티스 장관과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고도 했다. 이는 순전한 추측이지만, 매티스 장관은 9월 30일 남중국해 미·중 함정 일촉즉발 위기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중국에 강경하게 나가서는 위험하다고 대통령에게 직접 담판을 짓지 않았을까. 혹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려가서 그때 왜 우리 편이 물러났느냐는 힐책을 받고 대통령과 말다툼을 벌였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조만간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임할 경우, 아마도 매티스파로 분류되는 존 케리 대통령 수석보좌관, 데이비드 던퍼드 합참의장 등 두 명도 함께 사임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중 관계는 트럼프 정권의 대(對)중국 강경책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상황으로 치닫을 수도 있다.

이제 트럼프 정권이 더 이상 강경책을 취하게 되면, 시진핑 정권도 같이 강경책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지난 장쩌민 정권(덩샤오핑 시대도 포함한다)은 ‘도광양회(韜光養晦: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실력을 키운다)’를 표방했으며, 후진타오 정부는 ‘구동존이(求同存異: 같은 것을 찾으면서도 서로 다른 것이 존재한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시진핑 정권의 슬로건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강국강군의 꿈이다. 평상시엔 서슴지 않고 주먹을 휘두르는 시진핑 정권이 미국에 나약하게 나온다면, 8954만 명을 거느린 중국 공산당 내부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동시에 13억9000만 국민의 실망을 살 것이다.

양국 갈등 최악의 시나리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왼쪽 둘째) 등 군 수뇌부와 회의하고 있다.
가장 큰 불신감을 드러내는 것은 200만 인민해방군일 것이다. 시진핑이 군을 총괄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취임한 지 만 6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시진핑 주석은 철저히 군 내부의 이권과 비즈니스 등을 배제하고 과감한 기구 개편을 단행했다. 군부에는 “군인에게는 전쟁 중이거나 전쟁 준비 중인 상황밖에 없다”고 채찍을 휘두르면서 자신에게 군권을 집중시켜 왔다. 그런 시 주석이 미국에 대해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군 내부 구심력은 급속히 약화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2012년에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제도를 국유화한 일본이나 2016년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한국에 했던 것처럼 중국 내에 있는 미국 기업의 축출이다. GM·보잉·애플·스타벅스·맥도널드·디즈니 등 중국 내에서 돈을 버는 미국 기업 다수를 내쫓을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장악에 성공하면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하원의장 복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사태가 여기까지 온다면, 이제 확실히 ‘미·중 신냉전’의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팔아치우는 단계까지 간다면, 이제 세계는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대혼란이 벌어지는 악몽의 시나리오가 되는 것이다.

중간선거 이후, ‘미·중 공존’이 될지, ‘미·중 신냉전’이 될지는 결국 트럼프 정권에 달려 있다. 시진핑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적지만, 트럼프 정권은 비교적 선택폭이 넓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중국은 주변국들에 대한 ‘미소(微笑)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최대 동맹국이자 세계 제3의 경제대국 일본을 끌어들이려는 자세가 두드러진다. 그 일환으로 중간선거 직전인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아베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했다. 일본 총리의 중국 공식방문은 무려 7년 만이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생각지 못한·일·중 우호의 분위기가 찾아 온 것이다.

그런 일·중의 접근에 대해 트럼프 정권은 혐오감을 감추지 못한다. 아베 총리가 9월 23일 2년여 만에 뉴욕 트럼프타워를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 군사 분야에서는 중국은 가상 적국이다”라고 못박았다. 그래서 아베 총리는 중국에서 귀국한 10월 27일 인도의 모디 총리를 초청했다. 군사적으로는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연합해 중국 포위망을 구축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었다.

한반도 역시 미·중의 신경전에 노출돼 있다. 최근 트럼프 정권은 문재인 정권이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의 관계 개선에 너무 앞서가는 데 대해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종종 한국에서 보도되는 대로다. 트럼프 정권은 김정은 정권과의 직접 협상도 최근 속도를 늦추고 있다. 중간선거 직후인 11월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북·미 고위급 협의도 직전에 연기됐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고, 아시아는 이제 미·중 양 대국이 휴전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반도와 일본도 미·중 사이에 끼여 고뇌를 계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계속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콘도 다이스케 일본 [주간현대] 특별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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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호 (201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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