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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이 먹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문상덕 기자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희망의 심리학’으로 불리는 아들러 심리학의 1인자다. 그의 저서 [미움받을 용기]는 국내에서도 150만 부 넘게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정신의학병원에서 실의에 빠진 청년들을 상담했고,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후엔 일본 도호쿠(東北) 각지에서 강연하며 가족과 고향을 잃은 사람들을 위로했다.

왕성한 활동으로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닥친다. 50 나이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것이다. 열 명에 두 명은 죽게 되는 큰 병이었다. 심장에 대체 혈관을 연결하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저자는 재활하는 동안 본인이 강조했던 ‘스스로 일어서는 방법’을 실천해 갔다. 마침내 퇴원이 결정되던 날 저자는 주치의에게 물었다. “마라톤을 해도 될까요?” 그러자 주치의는 뜻밖의 대답을 한다. “해도 되지 않을까요?”

의사의 답이 뜻밖이었던 이유는 저자 스스로 ‘아무래도 마라톤은 무리겠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생각이 질병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면서 “늙었다는 이유로 많은 걸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독자에게 묻는다. 성과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던 젊은 날과는 달리, 나이가 들면 평가와 평판에 개의치 않고 순수하게 배우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이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나이 듦’의 특권이다.

저자는 상담자와 대화할 때 상대가 말하는 ‘그렇지만’의 수를 센다고 말한다. ‘그렇지만’의 벽을 뛰어넘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라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늙어가는 용기, 나이 든 ‘지금’을 행복하게 사는 용기란 인생을 바라보는 눈을 아주 조금 바꾸는 용기인지도 모른다.”

- 문상덕 기자

201812호 (201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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