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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건강학]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의 실태와 대처법 

“이산화질소 10㎍/㎥ 늘 때 아동 정신질환 9% 늘어나” 

배지영·김선영 중앙일보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폐포 타고 온몸 침투… 과거 스모그 사태 사상자 모두 노약자
미세먼지 예보 단계 따라 약물 구비하는 등 사전 대비가 중요


▎3월 들어 미세먼지 관측 사상 처음으로 6일 연속 비상 저감 조치가 내려졌다. /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가 대한민국을 삼키고 있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장시간 한반도에 머물면서 3월에는 미세먼지 관측 사상 처음으로 6일 연속 비상 저감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미세먼지는 인구 1인당 기대 수명을 1.8년씩 단축한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일 때 1시간 야외 활동은 담배 연기를 1시간20분, 2000cc 기준 디젤 자동차 매연을 3시간40분 마신 것과 같다.

미세먼지·초미세먼지는 소리·형체 없이 건강을 갉아먹는 독성물질이다. 입자의 크기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 특히 파괴적이다. 우리가 마침표를 찍을 때 쓰는 문장부호인점 ‘·’의 지름은 대략 200㎛(마이크로미터) 정도다. 해변의 고운 모래 입자의 지름은 90㎛ 정도,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은 50~70㎛다. 대략 인간의 눈은 20~50㎛ 정도까지 인식할 수 있다. 미세먼지(PM10)는 머리카락 지름의 7분의 1 정도이며, 이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는 머리카락의 약 20분의 1에서 30분의 1 정도로 매우 작다.

희뿌옇게 보이는 것은 대기 중 수분 함량이 높을 때 수증기와 합쳐진 상태로, 맑은 날에도 미세먼지가 높을 수 있다.

자연발생 먼지는 생태계 선순환 돕지만…


▎일반 먼지는 코의 섬모 등 호흡기를 통해서 걸러지지만 미세먼지는 너무 작아 호흡기를 통과해 폐까지 들어갈 수 있다. / 사진:연합뉴스
같은 미세먼지라도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구성성분이 다르다. 황사·화산재·꽃가루 등 자연적으로 발생한 미세먼지는 광물 등 토양 성분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생태계에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꽃가루는 식물이 번식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사하라 사막에서 솟아오르는 먼지바람은 해양에 철분을 공급해 플랑크톤 형성에 도움을 준다. 입자의 크기도 커 신체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산업화·도시화 등으로 인간의 활동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미세먼지는 다르다. 주로 황산염·질산염 등 대기 오염 물질과 납·카드뮴·구리 등 중금속, 탄소류로 이뤄져 있다.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우고 나오는 이산화황·아황산가스, 자동차를 타면 나오는 이산화질소, 고기를 구울 때 나오는 암모니아 같은 기체가 대기 중에서 수증기·오존 등과 결합해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돼서다.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는 미세먼지·초미세먼지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보다 입자의 크기가 작고, 중금속 비율이 높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전체 초미세먼지의 3분의 2는 이렇게 대기 오염물질과 결합해 2차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세먼지·초미세먼지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을 살펴보면 더 확실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대전·광주 등 전국 6개 주요 도심 지역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구성은 황산염·질산염 등 대기오염물질 덩어리가 58.3%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탄소류와 검댕 16.8%, 지표면 흙먼지나 화산재 등에서 생기는 광물 6.3% 순이다. 반면 국내 미세먼지 발생분이 적은 백령도는 탄소류·검댕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역에 따라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이 다르다는 조사도 있다. 2012년 국내 주요 도시별로 미세먼지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차량이 많은 서울은 도로 이동 오염원이, 항구도시인 부산은 선박 등 비도로 이동 오염원이, 공업도시 울산은 제조업 연소와 생산공정 등이 주된 미세먼지 발생원으로 나타났다.

크기가 작은 만큼 가벼워서 더 오래 공기 중에 떠 있고 더 멀리 이동한다. 그래서 영향을 미치는 범위도 넓다. 이는 몸속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예컨대 먼지는 기침·가래와 함께 몸 밖으로 배출될 수 있다. 하지만 입자의 크기가 작은 미세먼지·초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기관지·폐로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온몸 곳곳을 돌며 뇌졸중·심근경색 같은 급성 질환을 유발한다.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속 중금속 독성도 치명적이다. 중금속은 체내에 유입되면 잘 배출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별 증상이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 축적되면 신체에 크고 작은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납은 뇌로 가는 신경 다발에 작용해 지능 저하나 지적장애를 일으킨다. 카드뮴은 콩팥에 축적돼 콩팥 기능을 떨어뜨린다. 체내 카드뮴 등 중금속 농도가 높아지면 고혈압 위험이 크다는 연구도 나왔다([대한가정의학회지], 2017).

한국의 미세먼지는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봄에는 이동성 저기압과 건조한 지표면의 영향으로 황사 등을 동반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가능성이 크다. 반면 여름철에는 미세먼지가 비·바람에 씻겨 내려가 상대적으로 농도가 낮을 수 있다. 가을도 다른 계절에 비해 기압의 흐름이 빠르고 지역적인 대기의 순환이 활발해 미세먼지가 적다. 이후 겨울철은 난방 등 연료 사용이 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슈퍼 박테리아 유전자 발견되기도


이런 미세먼지는 인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연세대 의대 환경공해연구소 임영욱 교수는 “한마디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단언한다. 일반 먼지는 코의 섬모 등 호흡기를 통해서 걸러지지만 미세먼지는 너무 작아 호흡기를 통과해 폐까지 들어갈 수 있다. 초미세먼지는 폐포를 거쳐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선 호흡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차적으로 기관지에 미세 먼지가 들어오면 점막이 자극돼 기침·가래가 생긴다”면서 “기관지 점막은 건조해져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가 폐까지 다다르면 염증을 일으키고 폐포에 미세먼지가 쌓여 산소 교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호흡 기능이 저하된다.

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미세먼지의 작은 입자 안에 ▷발암물질인 카드뮴·철·납 등의 중금속 ▷질산염 ▷황산염 ▷검댕(soot) ▷알레르기유발 곰팡이 ▷폐렴을 일으키는 폐렴연쇄상구균 등 온갖 유해물질이 조밀하게 붙어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팀은 중국발 미세먼지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강력한 항생제도 무력하게 하는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 유전자도 포함돼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미세먼지는 지속적으로 우리 몸 각 기관에 축적돼 정상 세포 염색체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또 DNA 복구 기능과 신체 면역 기능도 떨어뜨려 암을 유발한다. 2016년 국제학술지 [암역학·생물표지와 예방]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홍콩의 65세 이상 성인 6만682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질 때마다 암 발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22%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같은 조건에서 유방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80% 높아졌다. 남성은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36% 늘었다. 이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에 포함된 중금속은 장내 미생물 구성에도 악영향을 끼쳐 면역력을 떨어트리고, 이는 암 발병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는 혈관 건강도 해친다. 최 교수는 “폐포를 통과한 초미세먼지는 혈관까지 침투한다”고 말했다.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만들고 혈관 벽에서는 염증 반응을 일으켜 각종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실제 캐나다 토론토 한 종합병원이 건강한 성인 25명을 대상으로 고농도의 미세먼지(150㎍/㎥)를 주입한 공간에 2시간 동안 머물게 한 뒤 심전도 검사를 했더니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졌다. 또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6654명의 중년 및 노년층을 대상으로 사는 곳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와의 관계를 살펴봤다. 그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았다.

뇌혈관 침투해 염증 일으켜


▎2017년 5월 1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에서 열린 어린이날 기념 체육대회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 사진:김현동 기자
최근에는 초미세먼지가 뇌혈관까지 침투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뇌에는 BBB(Blood Brain Barrier)라는 혈액·뇌 장벽이 있어 이물질이 뇌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뇌 장벽을 통과하며, 뇌 세포에 작용해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실제 2016년 영국 랭커스터대 연구팀이 영국인과 멕시코인 37명의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조직 1g 당 수백만 개의 자성(磁性) 미세입자들이 달라붙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사람의 뇌가 평균 1400g이므로 수십억 개의 오염 입자들이 달라붙어 있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입자들은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입자와 다른 모양으로, 화석 연료 연소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치매와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도 많다. 2017년 미국환경보호청(EPA)이 48개 주 여성 3647명을 대상으로 주거지의 초미세먼지 농도와 치매 발생 간에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여성은 낮은 지역에 사는 여성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9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 사회경제적 지위, 생활습관, 다른 질병 등의 교란 인자까지 고려한 결과다.

연구진은 추가 동물 실험을 통해 초미세먼지가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라는 치매 발생 물질의 축적을 가속화시켜 치매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피부 장벽을 무너뜨려 가려움증·아토피를, 눈 점막을 자극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두피 모공에 붙어 탈모를 일으킨다는 연구도 있다.

어린이와 산모, 노약자 등 건강 취약자는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최 교수는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할 뿐 아니라 호흡량도 더 많기 때문에 미세먼지 흡입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영국 [브리티시메디컬저널]에는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질소가 10㎍/㎥ 증가하면 아동의 정신질환이 9% 증가한다는 논문이 실린 바 있다.

임신부도 조심해야 한다. 한국국립환경과학원에서 1700명의 산모·영유아집단을 조사한 결과, 초미세먼지에 과도하게 노출된 산모의 경우 태아의 두정골(뇌를 둘러싼 위쪽 뼈) 크기가 줄어들고 출생한 후 3~36개월 사이에 말하기와 듣기 등 인지 능력과 동작성이 떨어졌다. 연구진은 미세먼지가 산모의 몸속으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고 혈액을 끈적이게 해 태반을 통한 영양 공급을 방해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노약자의 경우는 미세먼지가 기존 만성질환을 악화시키는 촉매제가 돼 사망률을 높인다. 1948년 10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기록된 미국 도노라 지역 사건에서도 두통과 복통·구토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은 사람 6000명 중 사망자 20명은 모두 52~85세의 고령으로 만성질환을 앓던 사람들이었다.

연세대 임영욱 교수는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조용한 살인자’라서 더 무섭다”며 “미세먼지는 노출 양에 비례해 독성이 나타나므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지금부터라도 노출량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바깥 활동에 제약이 많아 실내에 오래 머물곤 한다. 그러나 실내라고 무조건 안심해선 안 된다. 미세먼지는 폐쇄된 공간에서 더 잘 적체되기 때문이다. 실내·외에서 미세먼지의 공습을 피하는 요령과 건강에 도움 되는 생활수칙을 알아 둬야 하는 이유다.

미세먼지를 예방하는 최선책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주현수 의정부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기관지가 취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만성 호흡기 질환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실내에 있을 때도 창문을 닫아 외부로부터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부득이 외출하거나 야외활동을 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한다.

고령자나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마스크를 사용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쓰면 공기 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흡입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사전에 마스크 착용 여부를 주치의와 상의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후 호흡 곤란 증상이나 두통이 느껴지면 바로 벗도록 한다.

환경부는 미세먼지(PM2.5)의 농도에 따라 좋음(0~15㎍/㎥), 보통(16~35㎍/㎥), 나쁨(36~75㎍/㎥), 매우 나쁨(76㎍/㎥ 이상) 등 4단계로 구분해 예보를 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에는 외출할 때 치료 약물(속효성 기관지 확장제)을 챙기는 것이 좋다. 천식이 있는 아이를 둔 부모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나 학교 보건실에 증상 완화제를 미리 맡겨 필요할 때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해조류·녹황색 채소 위주로 식단 구성


▎문재인 대통령이 3월 5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미세먼지 대응 방안과 관련한 긴급 보고를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심혈관 질환을 앓는 노인은 미세먼지가 쌓이면 산소 교환이 원활하지 못해 병이 악화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최대 6주까지 지속한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후 호흡 곤란·가래·기침·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악화하면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일 때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불필요한 외출을 삼간다.

장시간 외출할 때에는 수시로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인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우리 동네 대기질’을 실행하면 사용자 위치에 기반한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동할 때는 교통량이 많은 지역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물을 하루에 1.5~2L 마시는 게 좋다. 기관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데다 몸속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할 때는 다시마·미역 같은 해조류와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활용해 식단을 짠다. 장운동이 촉진돼 유해 물질 배출에 효과적이다.

집안이 실외보다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밖에서 유입되거나 집안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건강 복병이 될 수 있다. 부엌은 집안에서 미세먼지에 가장 취약한 곳이다. 움직임이 많아 가라앉았던 미세먼지가 계속 떠오르고 가스레인지, 전기 그릴, 오븐을 사용해 조리할 때 미세먼지가 다량 생성된다. 최천웅 교수는 “집안에서 조리할 때 작은 그을음 입자가 흔히 발생한다”며 “환기가 잘 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실내 연기가 미세입자 허용 수준의 100배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세먼지는 조리법에 따라서 발생 정도가 달라진다. 조리 시 미세먼지(PM2.5)의 농도는 생선·고기류를 삶았을 때 119㎍/㎥, 튀겼을 때 269㎍/㎥, 구웠을 때 878㎍/㎥까지 올라간다.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라도 구이 요리를 할 때는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실외보다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주방과 거실 창문을 활짝 열었다 닫기를 권한다. 조리 중에는 조리대 후드를 반드시 키고 조리를 끝낸 후에도 최소 30분은 가동해야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장시간 환기하지 않으면 실내에 이산화탄소가 쌓이고 산소가 부족해져 공기가 탁해진다. 고농도 먼지에도 최소한의 실내 환기가 필요한 이유다.

집안이 실외보다 안전하다는 생각은 오산


▎중국의 경우 1970년대부터 석탄 에너지 중심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온 것이 지금의 최악의 미세먼지를 불러온 원인으로 지목된다. / 사진:연합뉴스
환기할 때는 요령이 필요하다. 대기가 정체되는 아침과 저녁을 피해 바람이 부는 오후에 한다. 주방과 거실의 창문과 방문을 동시에 열어 짧은 시간에 많은 공기가 순환할 수 있게 한다. 미세먼지가 아주 심한 날은 환기를 3분 이내로 하고 환기 후에는 먼지가 공중에 떠올랐다가 바닥에 가라앉으므로 곧바로 물걸레질을 한다. 공기청정기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작은 먼지가 잘 걸러지도록 고성능 헤파필터(HEPA)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좋다.

집안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바닥·창틀처럼 미세먼지기 잘 쌓이는 곳을 자주 청소해야 한다. 김조천 건국대 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주기적으로 꼼꼼히 청소하면 먼지의 절대량과 부유하는 먼지량이 모두 줄어 미세먼지 농도가 하향 안정화한다”고 설명했다.

청소할 때도 주의사항이 있다. 집에서는 진공청소기를 자주 돌리는 데 잘못 사용하면 ‘미세먼지 생성기’가 될 수 있어서다. 청소기 필터가 미세먼지를 다 거르지 못하면 배출구를 통해 다시 공중으로 내뿜는다. 청소기 필터가 헤파필터인지 확인하고 먼지 흡입 통로가 이물질로 막히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한다. 청소기를 돌린 후에는 분무기로 공중에 물을 뿌려 공중에 떠오른 먼지를 바닥에 가라앉게 한 뒤 걸레로 닦는 것이 좋다

[박스기사] 온난화가 미세먼지 ‘병목현상’ 낳았다 - 정체된 대기가 만든 스모그, 치명적 환경재난 불러

미세먼지는 하루아침에 심해진 것이 아니다. 산업화가 시작된 이후부터 미세먼지 농도는 꾸준히 높았다 낮았다를 반복해 왔다.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머무르는 일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온난화가 되면 하층 대기가 빨리 데워지는데, 그러면 상층과 기온차가 커진다. 이때 대기는 정체하게 된다. 온난화는 육지와 해양 사이 온도차도 줄인다. 이때는 한반도로 들어오는 북서풍 유입 세력이 약해진다. 역시 대기 정체를 부른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또는 중국에서 한반도로 유입된 미세먼지가 날아가지 못하고 머무르는 날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대규모 사망 사건이 일어난 최초의 사건은 1930년 12월 벨기에 뫼즈 지역으로 기록된다. 뫼즈 강 유역은 석탄과 철광석이 풍부하고 물류 이동이 편리해 수많은 제강·유리·아연 제련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던 1930년 12월 1일, 대기가 정체돼 짙은 안개가 5일 동안 벨기에 전체를 뒤덮었다. 석탄과 금속입자와 매연이 안개에 합쳐진 스모그 현상으로 총 6000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그 중 사망자는 60여 명에 달했다. 벨기에 정부가 사망자 60명 중 10명을 대상으로 부검한 결과, 기관지와 폐의 손상이 심각했다. 특히 폐포에 시커먼 검댕(soot)입자가 빼곡히 박혀 있었다. 정체된 기류로 고농도의 유해 물질을 그대로 흡입한 결과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 질에 미치는 영향은 국내 요인이 52%, 국외 요인은 48%로 추정된다(2017년 한·미 협력 국내 대기 질 공동조사 예비 종합 보고서 내용). 국내 요인 중에서는 초미세먼지의 경우 제조업의 연소가 52%로 가장 높고, 이동 수단에 따른 오염이 33%에 이른다.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 활동을 하고 있지만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연세대 의대 환경공해연구소 임영욱 교수는 “에너지와 미세먼지 저감 장치에 대한 연구와 지원, 국제 사회에서의 외교 활동 등 다각화된 정책과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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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호 (201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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