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비치는 서울 미근동 서소문아파트. 1972년에 세워졌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주상복합 아파트다. / 사진 : 박종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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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태양은 늘 빌딩과 빌딩 사이에서 떠오른다.그리하여 어둠과 밝음,그 사이 우리의 소박한 꿈 자리한다.30년, 아니 40년, 그 이상그 자리, 그렇게 서 있는 동안알 수 없는 빌딩들 하나 둘 주변으로 몰려들고그러나 우리의 태양 늘 그 자리에서 떠오른다.그리고는 이내 빌딩과 빌딩 헤집고 들어와꽁꽁 감춰진 우리의 남루, 성큼 벗겨버린다.그리하여 드높은 빌딩의, 빌딩의, 빌딩의 그늘 속민낯인 채 깨어나야 만 하는 우리의 아침.그러나 결코 기죽을 수 없는밝고 튼튼한 햇살 기지개, 오늘도 우리 모두 온몸으로 펼친다.
※ 윤석산 - 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197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다 속의 램프] [온달의 꿈] [처용의 노래] [용달 가는 길] 등을 냈다. 1981년부터 한양대 국문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현재는 한국시인협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