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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워런 버핏까지 속인 실리콘밸리의 ‘봉이 김선달’ 

 

이태림 기자

▎배드 블러드 / 존 캐리루 지음 /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1만6000원
2015년 미국 실리콘밸리는 기업 가치 10억 달러를 넘는 ‘유니콘’ 기업들로 넘쳐났다. 바이오 벤처기업 테라노스(Theranos)는 유니콘들 가운데서도 ‘신화’로 불렸다. 피 한 방울이면 260여 개 질병을 진단한다는 자가진단 의료 키트 ‘에디슨’을 개발하면서 업계의 기린아로 우뚝 섰다. 상용화만 되면 미국 공공 의료보험은 10년 간 2000억 달러 이상을 절약하는 대박 아이템을 선보인 까닭이다.

2015년 여름 상용화 기대감에 기업가치는 9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과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까지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테라노스의 대표 엘리자베스 홈스의 인기도 상종가였다. 19살에 스탠포드대를 중퇴하고 기술창업을 한 스토리는 ‘디지털 구루’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해 10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인 존 캐리루가 테라노스의 허상을 폭로한다. 보도에 따르면 에디슨은 사실 아무 질병도 새롭게 잡아내지 못하는 무용지물이었다.

홈스는 에디슨의 원리를 묻는 [뉴요커]지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먼저 화학 반응을 수행합니다. 이어 화학 반응이 발생하고, 시료(혈액)와 검사 키트 간의 상호 작용으로부터 신호를 생성한 후 결과로 변환합니다.”

쉽게 말해 ‘실험을 해서 결과를 얻는다’는 뜻에 불과했다. 그러나 학계는 물론, 실리콘밸리의 동업자들, 언론 가운데 누구도 이를 검증하지 않았다.

미국 주류 엘리트만의 문제였을까. ‘테라노스’를 검색해볼 것을 권한다. 홈스를 차세대 리더의 전형으로 칭송하는 한국 언론의 기사도 넘쳐난다. 적어도 그녀를 표지로 내세웠던 [포춘]지는 기사를 내리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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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호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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