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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차 한잔] ‘31년차 베테랑 영화인’ 이범수의 흥행 성적표 

“이젠 한(漢) 고조 유방처럼 부드럽게, 천천히” 

2016년 28년차 배우에서 엔터테인먼트사 대표로 변신
“노력 안 한 50점보다 최선 다 한 1점이 가치 있어”


▎이범수는 “나이가 드니 유방이 가진 부드러움이 매력적으로 보이더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그를 만나기 전, 필자는 그가 슈트를 입고 나오리라 예상했다. 171㎝의 다소 작은 키에 바디 라인을 강조한 슈트를 입고 영화 홍보에 나선 이범수를 더러 봐왔기 때문이다. 그 자신도 과거에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 또 내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해서 슈트를 즐겨 입는다”고 밝힌 터다.

예상은 빗나갔다. 페인트가 군데군데 묻은 청바지에 정갈한 니트를 입고 나왔다. “오늘은 왜 캐주얼 차림이냐”고 묻자 그는 “늘 슈트를 입진 않는다. 역할에 따라 다르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범수는 작품마다 맞춤복을 해 입은 듯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는다. ‘1대 9’ 가르마를 하고 미키마우스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모자란 형이 됐다가도, 의사 가운을 걸치고는 ‘내 여자에게만은 따뜻한 남자’로 변신한다. 이처럼 매번 다른 옷을 맞춤복처럼 소화해내는 탓에 필자는 이범수를 ‘종잡을 수 없는 배우’로 여겼다.


▎2006년 영화 [짝패]에서 이범수는 사람을 콘크리트 더미에 묶어 호수에 던지는 등 잔인한 수법을 일삼는 조폭 ‘장필호’로 열연했다.
이범수는 1999년에 영화 [러브]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1990년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데뷔한 지 9년 만이었다. 이후 [몽정기](2002) [싱글즈](2003) [오! 브라더스](2003) [짝패](2006) [인천상륙작전](2016) [출국](2018) [자전차왕 엄복동](2019) 등으로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섭렵했다. 또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2007) [자이언트](2010) [아이리스2](2013) 등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지금도 가방엔 연기 이론서가


▎이범수는 올해 2월 27일 개봉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제작자로 데뷔했다.
이범수는 2017년 4월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취임하며 경영인으로 데뷔했다. 연예 매니지먼트 부문을 맡았다.

그는 “매일 출근해서 제 작품뿐만 아니라 소속사 배우들의 작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방에 늘 연기 전공 서적을 넣고 다니면서 꺼내 본다”며 “나 스스로 연기자로서 고삐를 죄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소속사 배우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늘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에 앞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이범수 대표가 매니지먼트 팀을 비롯해 산하 팀들과 때와 장소 없이 소통한다”고 귀띔했다.

언론에 비친 이범수는 ‘완벽주의자’에 가깝다. [인천상륙작전]에서는 러시아어를, [출국]에서는 독일어를 구사하려고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후문이 뒤따른다. 그를 스타덤에 올렸던 천진한 웃음마저 영화 [짝패]에서 맡은 조폭 ‘장필호’의 광기 서린 웃음으로 바뀐 지 오래였다.

그는 “일상에서까지 그런 모습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회사에선 ‘야, 이거 좀 그렇지 않냐’라며 구수한 ‘아재 말투’를 구사하는 대표라는 게 인터뷰에 동석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에 있어 완벽주의자인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일은 팀플레이다. 나에게 역할을 기대하고 팀에 부르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다. 세월이 흘러서도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어’란 식의 나약한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

한마디 ‘최선을 다한다’는 말이다. 그의 31년 배우 인생을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짓궂은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그는 2016년 작 [인천상륙장전]에서 인민군 총좌(대령급) ‘림계진’ 역을 맡았다. 관객 수 700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한 것과는 별개로, 림계진 캐릭터가 지나치게 평면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베테랑 배우로서 안일했던 건 아닐까.

그는 “입체적이기보단 선명하게 가고픈 캐릭터가 있다”며 “그게 림계진이었다”고 받아넘겼다.

“입체적인 캐릭터를 마다할 배우가 누가 있겠나. 그러나 영화 전체를 놓고 보면 되레 독이 될 수 있다. 상륙작전을 속도감 있게 전개할 때 한가롭게 가족사를 덧붙일 순 없지 않나. 사실 초반 시나리오에서 림계진은 고뇌하는 사상가였다. 간호사 ‘한채선’(진세연 역)과 러브라인도 있었다. 모두 빼고 담백하게 갔다. ‘입체적일 수 없다면 선명하게 하자’가 목표였다.”

이범수는 최근 몇 년간 악의(惡意) 혹은 야심에 찬 인물을 연기했다. 드라마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2014년 MBC 드라마 [트라이앵글]에서 재벌 총수의 비리를 캐는 형사 ‘장동수’를, 이듬해 JTBC 드라마 [라스트]에선 서울역 노숙자 세계의 큰손 ‘곽흥삼’을 맡았다. 그는 “악역을 맡으면 (가상이지만) 합법적으로 악행을 저지를 수 있어 짜릿하다”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악역은 자극적인 맛과 같다. 몸에 좋진 않지만, 입맛이 없을 때 한 번씩 맛보면 짜릿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이범수식 악역론이다.

“배우는 무형무색이어야 한다”


▎이범수는 2012년 MBC 드라마 [닥터 진]에서 흥선대원군 이하응 역을 맡았다. 그의 첫 사극 도전작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데뷔 초부터 코믹 요소든, 바보스럽든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는 것을 경계했다”며 자신의 연기론을 확장했다.

“난 그렇게 연기를 공부했다. 무엇을 담든 순수하게, 이 색깔에 이 모양을 담으면 이 느낌이 나고, 저 색깔에 저 모양을 담으면 저 느낌이 나는. 고정된 뻔한 이미지가 아닌 무형무색의 배우여야 한다고 19살 때부터 배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코믹도 늘 근질근질하다(웃음).”

이범수의 연기론이 지향하는 바는 예술보다 사회다. 그는 “배우는 세상과 소통하는 직업”이라고 정의한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배우라는 직업은 인간과 신을 연결하는 제사장 역할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배우가 “대중을 이해해야 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를 이해해야 하며, 또 사회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소속사 대표로서 그가 품고 있는 배우 연습생들을 향한 조언으로 읽혔다.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완전무결한 사람만이 배우를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경우는 경계해야 한다. 철갑을 두른 듯한, 엄숙한 사람만이 배우를 할 수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후진’ 사람에게도 배우의 길은 있다.”

그는 오랜 무명생활을 겪었던 자신을 예로 들었다.

“20대 후반이었다. 일이 안 풀리니 마음이 어두워지는 걸 느꼈다. 배우로서의 전망이 보이지 않았다. 솔직하게 말해서 정말 좋지 않은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그때 괴테가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접했다. 메말라가던 심장이 다시 뛰는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 베르테르는 껍데기만 남은 귀족사회에 온몸으로 부딪쳤다. 사랑에 도취한, 자신의 삶을 살아가다 산화한다. 결말은 자살이었지만, 난 살아가야겠단 에너지를 받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매료된 사람은 그뿐만이 아니다. 나폴레옹이 유럽 원정 동안 일곱 번이나 읽었다는 이야기는 전설처럼 인구에 회자한다. 나폴레옹은 1808년 10월 독일 중부 에르푸르트에서 열린 ‘유럽 및 독일 제후회의’를 구실로 괴테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나폴레옹은 괴테에게 묻는다. ‘선생은 왜 그것을 그렇게 처리했지요? 그건 자연스럽지 않은데요.’

“명실상부 유럽을 제패한 황제였다. 아쉬울 것 없었을 그가 일개 소설가를 거처에 초대한 까닭이 무엇이었을까. 아마 나처럼 ‘뜨거운 사랑’에 심장이 펌프질되는 기분을 느낀 게 아닐까 상상했다.” 이범수는 소설을 물론, 소설을 둘러싼 비화까지 줄줄이 꿰고 있었다.

이범수는 책을 많이 읽는 배우로 유명하다. 거의 매주 서점에 들러서 읽을 책들을 고르곤 한다. 가방에는 책을 서너권은 넣고 다닌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역사서에 관심이 많았다. 독자와 공유하고픈 ‘인생 책’으론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선뜻 꼽았다. 과거를 알수록 어설프게나마 미래를 내다보는 힘이 생기는 걸 느꼈단다.

“지금 책을 읽는 내겐 과거지만, 과거의 그 시점에선 현재이지 않나. 회의(懷疑)하는 사람들, 반대하는 사람들, 경합하는 미래들. 이런 것들과 치열하게 맞부딪쳐 가며 만들어간 현재들이다. 그 현재들의 기록을 만나는 경험이 즐거움을 준다. 시간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또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지 않나. 미래는 이렇게 흘러가지 않을까 예측해보는 재미도 있다.”

불혹 넘은 나이에 얻은 소을·다을 남매


▎2003년 영화 [오! 브라더스]에서 조로(早老)증에 걸린 12살 ‘오봉구’ 역으로 출연한 이범수.
왜 [로마인 이야기]일까. 어린 시절 접했던 카르타고 명장 한니발의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단다. 그런데 어느 날 [로마인 이야기] 전집이 눈에 들어왔다. 한니발을 다룬 2권을 집어 들었다.

“4만 명의 병사와 코끼리로 이뤄진 부대를 이끌고 로마의 심장을 향해 진격하는 한니발이 너무 멋있었다. [로마인 이야기]도 처음에는 한니발의 시작과 끝을 담은 2권만 읽었다. 10년이 지나서야 전권을 읽었다. 2권 399쪽에 ‘누가 가장 뛰어난 장수인지’를 묻는 한니발과 스피키오의 대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둘의 대화는 나라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니발의 고군분투, 당시 최고였던 한니발을 무찔렀던 스키피오의 인성 등을 엿볼 수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생일선물로 받은 [초한지]와도 인연이 깊다. 손에 닿는 책장에 꽂아두고 종이가 너덜너덜해지도록 읽었다. 그는 2012년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볼품없는 ‘스펙’으로 시작해 자수성가하는 주인공 ‘유방’ 역할을 맡았다. 그의 ‘인생 캐릭터’ 중 하나로 꼽힌다. 시골 백수로 살다가 제국을 창업한 한(韓) 고조 유방을 닮았다.

“어릴 때 선물 받은 [초한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어릴 땐 항우에게 매력을 느꼈다. 명문가 태생에다 단신으로 기병 수백 명을 물리칠 정도로 당대에 맞설 자가 없었다. 반면 유방은 출신도 불분명한 백수건달이었다. 그런데 성인이 돼서 책을 다시 읽으니, 유방이 가진 부드러움이 매력적으로 보이더라. 강함보다 포용력이 다가오는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6년 영화 [음란서생]부터 최근작 [자전차왕 엄복동]까지, 그가 왜 역사물 출연을 선호했는지 알만했다. 그가 가장 관심 갖는 분야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었으리라.

2016년 이범수는 느닷없이 ‘예능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KBS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서다. 2000년 MBC 예능 프로그램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으로 스타덤에 오른 지 16년 만이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육아 초보인 연예인 아빠가 아이들을 돌보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범수는 당시 6살 이소을 양과 3살 이다을군의 아빠로 출연했다. 아빠로 분한 그의 연기는 실제 생활이 그대로 반영된 것 같았다. 그는 영어 선생님이었던 아내와 2010년 5월 결혼해 소을·다을 남매를 뒀다. 1년여간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남매는 ‘소다남매’란 애칭이 생길 만큼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다소 늦은 나이에 결혼한 그에게 남매는 각별했다. 2018년 영화 [출국]에서 절절한 부성애를 지닌 엘리트 탈북자 ‘오길남’은 아이들을 향한 그의 마음을 반영한 것 같았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게 요즘 가장 큰 낙이라고 말한다.

“같이 읽을 책을 고르다 보니, 정말 책이 다양해졌단 걸 느낀다. 나 때는 [이솝 이야기] [안데르센 동화집] [벌거벗은 임금님] 정도였던 것 같다. 새로운 작가들이 요즘에는 어마어마하게 많더라. 그런데 좀 읽어 보려고 하면 비닐로 덥혀 있어서 어떤 책인지 보고 사주고 싶은데 좀 아쉽다.”

고심 끝에 고른 책은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란다. “용기 가득한 모험으로 역경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자식 교육은 어느 부모에게나 큰 숙제다. 이범수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는 거듭 부모와 함께 하는 책 읽기를 말했다. 밑바닥 마음엔 조기교육 욕심이 있는 건 아닐까.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건데,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공부가 행복의 척도는 아니지 않으냐”고 말문을 열었다.

'톰 소여의 모험'에 비친 이범수


▎이범수는 2011년 딸 이소을양(왼쪽 셋째)을, 2014년 아들 이다을군(왼쪽 첫째)를 얻었다.
“인생에서 계획대로 되는 게 얼마나 있나.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부지기수 아닌가. 우리 아이들이 조급하게 지식을 쌓기보단 마음 건강을 챙겼으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아는 거다. 이 삶이 왜 기쁘고 의미가 있는 건지 알아야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그건 성적이 높은 순서대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말처럼 쉽지 않다. 조용필 선생도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하고 답답해하지 않았나.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론이 그에겐 있을까.

“답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나왔다. 자신의 위치와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거다. 주어진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태도에서 삶의 의미가 나온다. 본업이 배를 타는 것이면 배를 열심히 타야 하고, 농사짓는 일이면 농사를 열심히 지어야 한다. 자기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1점도 가치가 있는 거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 50점을 맞은 사람의 점수는 최선을 다한 1점보다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 소신이다.”

그는 결과만 따지는 사회 현실도 꼬집었다.

“누군가는 왜 치사하게 성취한 1등보다 친구가 소중한지를 알려줘야 한다. 나아가선 공동체 의식이 왜 중요한 미덕인지도 알려줘야 한다. ‘배려, 관용, 다 함께 하는 사회’ 표어 같기는 하지만 매우 중요한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이런 미덕을 가르쳐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고.”

자녀교육 이야기로만 들리진 않았다. 그가 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로 취임하며 말한 동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취임할 당시 ‘배우를 꿈꿀 때 도움받지 못했던 것들에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는 확실한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진짜 산업이 되기 위해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건강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을 더했다.

최근 그가 제작자로 처음 나선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흥행에서 아쉬운 결과를 냈다. 2017년 촬영에 들어갈 즈음부터 언론 인터뷰에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서성거린다’고 할 만큼 긴장감을 품었던 터다. 촬영 도중에 감독이 하차하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 덧붙일 말이 없을까. 그는 침묵으로 답을 대신했다. 말이 말을 낳는, 말의 악순환을 경계하는 듯했다.

30년 베테랑 배우에서 매니지먼트 대표이자 영화 제작자로, 이범수는 여전히 삶의 의미를 찾는 ‘용기 가득한 모험’ 중에 있다.

- 연승 서울경제 문화레저부 기자 yeonvic@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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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호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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