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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건강한 여름휴가를 위한 비법 

미국·유럽 지역 따라 인슐린 복용량도 달리해야 

해외여행 시 여행자보험 가입과 영문 처방전은 필수
물놀이 전후로 몸 상태 점검해야 질병 예방할 수 있어


▎여름 휴가철에는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건강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휴가철은 건강 관련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때다. 특히 해외여행을 가거나 여름휴가의 백미인 물놀이를 할 때는 여러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익숙한 곳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질병 요소다. 만성질환을 앓거나 약한 체력·면역력은 휴가의 즐거움을 반감시킬 수 있는 복병이다. 설렘에 앞서 건강 관련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게 필요하다.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는 건강을 고려한 일정과 사전 준비가 필수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는 신체 부담을 가중한다. 특히 중·노년층은 만성질환이 악화하기 쉽고 감염 질환에도 취약하다. 이들이 여행 전 챙겨야 할 건강 수칙의 첫째는 본인의 병력·복용약·연령 등을 영어로 적은 명찰이나 팔찌를 준비하는 것이다. 의식 없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나 현지에서 의료진과 소통하는 데 필요하다. 약국·병원에서 증상을 표현할 수 있는 영어 단어를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행자보험에도 반드시 가입한다. 중·노년층은 지병이 악화하거나 넘어져 골절상을 입어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확률이 높다.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심혈관계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일도 잦다. 여행 지역의 의료기관·약국 위치를 미리 알고 있으면 사고 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여행 일정은 여유 있게 계획한다. 공항에 3시간 전 도착하고, 환승 시간도 3시간 정도 넉넉한 것이 좋다. 마음이 조급하면 무리하게 뛰다가 심장에 무리가 간다든가 숨이 차서 쓰러질 위험이 커진다. 숨돌릴 틈 없이 일정이 빡빡하면 피로·관절통 같은 후유증이 오기 쉽다. 중·노년층은 신장기능이 떨어져 수분·전해질 섭취에 문제가 잘 생기기 때문에 탈수·일사병에 쉽게 노출된다. 한낮에 무리하게 돌아다니는 일정은 가급적 피한다.

병력 있다면 출국 전 여행의학센터부터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이 인천공항 대합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여행 6~8주 전에는 병원 내 여행의학센터 등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본다. 개인의 병력과 여행 종류·기간, 현지의 기후환경에 따라 권장 백신과 처방 약이 달라진다. 항체가 형성되려면 2~3주 이상 필요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예방 접종을 하지 않으면 입국을 거부당할 수도 있다.

항공기 기내는 신체에 이상 반응이 생기기 쉬운 공간이다. 폐 기능이 약한 사람은 약간의 기압 차에도 위험해질 수 있다. 기압이 낮으면 몸 안에 녹아 들어가는 산소의 양이 줄어든다.

출발 전 양파·콩 등 가스가 많이 생기는 음식은 피한다. 탄산음료만큼 사과주스도 좋지 않다.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있거나 폐활량이 일반인보다 50% 이내로 떨어져 있는 환자는 의사와 상담을 받는다. 부비강(코 주변 뼛속)과 중이강(바깥귀와 속귀 사이 공간)에 질환이 있다면 이·착륙 동안 껌을 씹거나 침을 삼켜준다. 신체 내 압력이 변화하면서 귀에 통증이나 고막의 천공·중이염이 올 수 있다.

기내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겨 부종이나 혈전증(혈액이 굳는 것,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 오기 쉽다. 혈전증을 앓았거나 만성질환·암환자, 에스트로젠 약물 복용자는 위험이 커진다.

엉덩이는 좌석 깊숙이 넣고 허리에는 쿠션을 댄다. 발목을 자주 돌려주고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스트레칭으로 종아리 근육을 움직인다. 몸에 달라붙는 바지는 입지 말고, 움직임이 불편한 창가나 가운데 자리는 피한다. 차고 건조한 환경은 혈액순환·심장질환·호흡기질환에 좋지 않으므로 담요를 덮고 물은 충분히 마신다.

6시간 이상 시차가 있는 지역으로 여행을 갈 땐 약을 먹는 시간이나 인슐린 복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특히 당뇨 환자는 필요한 인슐린 양이 달라진다. 동쪽(미주)으로 떠날 경우 도착한 첫날은 짧은 하루를 보내는 만큼 환자는 출발하는 날에 인슐린을 평소 복용량의 3분의 2로 줄여 투여한다. 서쪽으로 여행 시에는 시차 정도와 상관없이 복용량을 종전대로 유지한 뒤 출발할 것을 권고한다. 이 밖에 매일 복용하는 약은 현지에서 먹기 쉬운 시간에 맞춰 한국에서 미리 조정한다.

시차 부적응은 먼 거리를 짧은 시간에 여행해 생긴 시차를 신체 리듬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연령이 높을수록, 미주로 갈수록 적응 기간이 더 걸린다. 낮에는 졸리고 피로하며 입맛이 없다. 밤에는 불면에 시달린다.

그렇다고 수면제를 쓰는 건 좋지 않다. 중·노년층은 호흡 기능이 떨어지거나 정신이 멍하고 어지러울 가능성이 크다. 햇빛을 충분히 보는 게 생체리듬을 가장 빨리 바꾸는 방법이다. 미주로 여행할 때는 출발 3~4일 전부터 한 시간 일찍 잠들고 1시간 일찍 일어난다. 서쪽(유럽) 방향의 여행은 반대로 한다.

급성설사와 소화불량은 여행객에게 가장 흔한 질환이다. 지사제와 소화제를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해열·진통제는 고열이 있거나 심한 통증이 있을 경우 복용한다. 여행 중 넘어지거나 긁히는 외상이 발생하면 살균 소독제와 상처 연고로 소독·도포해 추가 감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약도 챙겨 가면 도움이 된다. 해외에는 접해보지 못했던 음식·음료나 식물이 많아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 있다.

고혈압·당뇨·천식과 같은 만성질환자의 경우 평소 복용하던 약을 여행지에서 사기 쉽지 않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복용하던 약은 넉넉히 챙겨야 한다. 인슐린을 맞는 당뇨 환자는 현지에서 주삿바늘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유 있게 가져가는 게 좋다. 처방 약과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은 진단명이 포함된 영문처방전이다. 항공기 탑승이나 입국 시 약이 반입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에 관한 증빙 서류가 필요하다.

영문처방전은 병·의원에서 진료받을 때 요청하면 된다. 영문 처방전의 개인정보는 여권 정보와 같아야 한다. 해외에서 증상이 악화해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 병명과 현재 상태가 영문으로 적힌 처방전이 있으면 상태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고 정확한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시차 클 땐 약 복용 시간과 양 조절해야


▎해외여행을 떠날 땐 공항에 3시간 전 도착하고, 환승 시간도 3시간 정도 넉넉한 것이 좋다.
여행 시 짐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상비약의 박스 포장을 버리거나 다른 용기에 덜어서 가져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포장을 벗길 경우 약의 용량·복용법 등 주의사항을 확인하기 힘들다. 원래 포장된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약은 직사광선과 습기를 피해 상온에 보관해야 한다. 포장된 약은 지퍼백 등 방수·방습이 가능한 곳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해외여행과 함께 여름휴가의 또 다른 백미는 바닷가·계곡·수영장 등에서 즐기는 물놀이다. 그러나 매년 물놀이 중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사실 물에서 놀 때는 아픈 줄 모른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물놀이할 때 물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앓을 수 있다. 수질 상태 확인도 중요하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녹농균·대장균 등 세균·바이러스가 숨어 있다. 물이 흐르는 계곡·하천·바다는 야생동물의 분변에, 수영장·워터파크는 제한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이용하면서, 바닥 분수 등 물놀이 시설은 저장한 물을 여러 번 재사용하면서 수질이 나빠진다. 물에서 노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세균·바이러스 감염으로 고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물놀이를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물놀이할 때는 가능한 정기 수질검사와 물 교체 등이 잘 이뤄지는 곳에서, 손 씻기와 샤워 등 개인 스스로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건강을 지켜야 한다. 물놀이 후 3~4일 정도는 몸 상태를 살핀 다음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곧바로 병·의원에 방문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물놀이 후 겪을 수 있는 증상은 다양하다. 물에 직접 닿는 부위인 피부는 물론 눈·귀·입을 통해 각종 세균·바이러스가 침투해 병을 일으킨다. 눈병이 대표적이다. 아데노바이러스가 결막에 침투해 발병한다. 눈이 빨갛게 변해 따갑고 누런 눈곱이 많이 낀다.

강북삼성병원 안과 한지상 교수는 “세균·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눈을 비비면서 감염된다”고 말했다. 만일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물놀이를 한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 렌즈에 오염 물질이 달라붙어 눈 자극이 심해진다. 전염성이 심해 가족 중 한 명이 걸리면 온 가족에게 퍼진다.

물놀이 후 샤워 안 하면 세균 감염 가능성


▎한 여성이 휴가철을 맞아 전문의와 건강상담을 하고 있다.
귀도 아플 수 있다. 녹농균 같은 세균에 오염된 물이 귓속으로 흘러 들어가 염증을 유발한다. 귀 안쪽 피부는 매우 얇아 물기에 취약하다. 귓속이 습해지면 세균이 번식하면서 염증을 유발한다. 초기에는 귀가 막힌 듯 먹먹하고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더 진행하면 귓바퀴 주변이 붉게 부어오르고 진물이 흐른다. 염증으로 고막이 두꺼워져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수 있다. 심하면 영구적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 귀에 들어간 물을 빼낸다고 면봉이나 귀이개 등으로 귀를 자극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한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승호 교수는 “면봉으로는 귀 겉면만 살짝 닦아주고 안쪽의 물기는 드라이어를 이용해 건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몸이 울긋불긋하게 발진이 돋아 쓰리고 가려운 피부 염증도 주의해야 한다. 물놀이 후 귀찮다고 대충 물기만 닦으면 피부 자극물질이 남을 수 있다. 관련 연구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바다 수영과 피부 박테리아 감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바다에서 물놀이를 10분 동안 한 다음 12시간 동안 샤워를 하지 않도록 한 다음, 이들의 피부 상태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이들 피부의 미생물 분포가 변했다고 밝혔다. 평소 피부에 상주하는 미생물이 물에 씻겨나가고 그 자리에 바다 미생물이 자리 잡았다. 물놀이 후 제대로 씻지 않는다면 피부를 통해 세균·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물놀이 후에는 가벼운 샤워가 필수다.

탁 트인 바다에서 논다면 자외선을 조심해야 한다. 휴가 절정기인 7~8월은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을 때다. 수십 분의 햇빛 노출만으로도 일광화상을 경험할 수 있다. 게다가 직접 피부에 닿는 자외선은 물론 바닷물에 반사되는 자외선의 양도 만만치 않다.

뜨거운 햇볕이 유발하는 일광화상은 자외선에 노출된 직후가 아닌 4~8시간이 지나 뒤늦게 나타난다. 놀 때는 피부가 자외선에 익는지조차 잘 모른다. 피부가 빨갛게 익어 화끈거리면서 물집이 생기거나 표피가 벗겨질 수 있다. 다행히 피부가 붉어지고 쓰린 가벼운 일광화상은 증상만 잘 관리하면 며칠 내 호전된다.

휴가지에서 당장 병원 방문이 어렵다면 우선 열감을 가라앉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차가운 얼음을 직접 피부에 대는 것은 피부 자극감을 높일 수 있기에 피하는 게 좋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는 “찬 물수건이나 얇은 천으로 감싼 얼음 주머니로 찜질하면서 열감을 가라앉혀 피부를 진정시켜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일 껍질이 일어나면 억지로 벗기지 말고 그냥 놔뒀다가 자연스럽게 벗겨지도록 한다. 물론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바다에서 물놀이하기 전에는 얼굴은 물론 목·어깨·팔다리·등 등 온몸에 방수 기능이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른다. 또 2~3시간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덧발라준다.

신나는 휴가를 보내고 난 후, 며칠 동안 앓아눕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건강관리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 권선미·이민영 중앙일보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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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호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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