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ZOOM UP] ‘숲과 호수의 나라’로 떠나는 여행 

핀란드의 여름은 어디나 욕장(浴場)이다 

예술가에게 영감 원천이었던 ‘호숫가 오두막’ 문화 만끽... 스웨덴, 러시아제국의 지배 거치며 독특한 문화적 색채 발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름. 핀란드는 격리감과 이질감을 선사한다. 19시간 동안 해가 지지 않는 백야(白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전혀 다른 세상’에서의 휴식에 적격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 빙하가 지나간 자리를 메운 호수, 그리고 핀란드 특유의 사우나…. 여기에 북유럽과 러시아 문명이 교차한 역사의 흔적도 이색적이다.


▎수도 헬싱키 근교 투우술라 호숫가의 수비란타 스튜디오.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의 처남이자 화가였던 에로 예르네펠트(Eero Jarnefelt)의 창작 공간이었다.
#. 핀란드의 별칭은 ‘숲과 호수의 나라’다. 국토 면적에서 숲이 차지하는 비율이 73%에 달한다. 이웃나라 스웨덴(68.7%)을 가뿐히 따돌린다. 덕분에 어딜 가나 아름드리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느낄 수 있다. 호수도 줄잡아 18만 개다. 북유럽의 시린 겨울이 지난 호수는 여름철로 가면서 카누와 낚시보트로 그득해진다. 호숫가엔 사우나의 발상지답게 전통 방식의 사우나가 촘촘히 들어섰다. 주민들과 방문객들은 사우나에서 몸을 달군 뒤 호수로 뛰어든다. 삼림욕, 일광욕에 사우나까지 3박자를 갖춘 핀란드의 여름은 어디나 욕장(浴場)이다.

#. 핀란드는 1917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했다.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의 여파로 해방을 안았다. 1809년부터 100여 년간 핀란드는 러시아 제국에 속했다. 핀란드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헬싱키 대성당도 러시아 제국 시기인 1853년 지어졌다. 러시아 정교회 건물이었지만, 지금은 핀란드 루터교의 본산으로 일컬어진다. 상아 빛깔을 머금은 흰색 외벽과 녹색 원형 지붕이 이방인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우파토리(Kauppatori) 선착장 너머로 헬싱키 대성당이 보인다. 해상 요새 수오멘린나로 향하는 배가 막 선착장에서 출발하고 있다.
헬싱키 근해엔 해상 요새 수오멘린나(Suomenlinna)가 근엄한 자세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러시아 제국에 앞서 이곳을 지배했던 스웨덴 왕국이 1748년 건설한 요새다. 러시아 견제용이었다. 지금은 해군사관학교와 교도소가 들어서 있다. 현지 주민 900여 명의 거주지이기도 하다.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개발이 막힌 대신 예술인들의 요람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12월에 개관한 헬싱키 중앙도서관 ‘오디(Oodi)’. 한국말로 ‘헌시(獻詩)’라는 뜻이다. 핀란드 독립 100주년 기념 프로젝트 일환으로 건립됐다.



▎해상 요새 수오멘린나를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 요새 곳곳에 유채꽃이 만발했다.



▎가문비나무의 색과 질감을 살린 캄피(Kamppi) 예배당. 번잡한 도심 한가운데 지어진 높이 11m의 예배당이 기분 좋은 적막을 선사한다.



▎지난해 헬싱키 라스팔라치(Lasipalatsi) 광장 지하에 지어진 아모스 렉스(Amos Rex) 미술관. 광장 위로 비죽 솟은 채광창이 물결치는 모습을 연출한다.



▎헬싱키 시민들이 사우나 보트에 올라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 헬싱키(핀란드)=사진·글 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images/sph164x220.jpg
201908호 (2019.07.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