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Home>월간중앙>사람과 사람

[특별 인터뷰] 국가사업·기업 폭풍 유치한 대구의 저력 

“친환경 미래첨단산업도시로 재도약 준비 중”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준공…글로벌 물산업 허브로
“공재불사(功在不舍) 정신으로 대구 혁신 중단 없이 이어갈 것”


▎권영진 대구시장은 공재불사(功在不舍)의 정신으로 시민행복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사진:대구시
대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덥다’이다. 오죽하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별명까지 붙었을까. 하지만 이젠 점점 옛말이 되고 있다. 바로 신개념 폭염쉼터인 ‘쿨링포그 시스템(물안개 분사장치)’ 덕분이다. 2014년 대구의 국채보상공원에 처음 설치된 이 시스템은 “훨씬 시원하다”는 시민들의 평가에 2016년 7월 확대 가동됐다. 쿨링포그는 적용대상과 범위가 넓다. 미세먼지, 황사, 비산먼지가 심한 날에 쿨링포그를 사용하면 입자를 땅으로 떨어트려 각종 먼지를 저감하는 효과가 나고 건조한 날에는 습도조절이 용이하다. 현재 전국 지자체에서는 앞 다퉈 폴링포그를 도입하고 있다. 대구시의 대표 히트 상품이 된 쿨링포그는 민선 6기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이 재임할 당시 ‘혁신시정’으로 호평 받은 대표적인 사례다.

약 1년여 전 재선에 성공한 권 시장은 민선 7기를 맞이해 ‘대구혁신 시즌2’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혁신의 씨앗을 틔운 민선 6기를 토대로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올 초에는 지역 숙원사업이었던 대구산업선이 예타면제를 받았고,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한국물기술인증원을 유치해 글로벌 물산업 허브도시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 6월에는 ‘광주형 일자리’와 ‘구미형 일자리’에 이어 ‘대구형 일자리’를 성사시켜 일자리 보존·창출에도 성공했다.

권 시장은 최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시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행복”이라면서 “시민들이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시민 여러분께서 제게 주신 소명대로 중단없는 대구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민선 7기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민선6기 ‘대구혁신 시즌1’이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대구의 산업구조를 바꾸고, 인프라를 조성하는 등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었다면, 민선7기 ‘대구혁신 시즌2’의 첫 1년은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대구를 행복공동체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 민선6기에 다져놓은 혁신의 기반들을 바탕으로 시민 모두가 체감하는 행복한 대구 건설을 위해 지난 1년간 열심히 달려왔다. 5대 신산업으로 성장토대는 갖추었지만, 시민들이 체감하기까지는 아직 시일이 소요되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이제는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책을 펼쳐 나갈 생각이다. 남은 민선7기는 지금까지 가꾸어 온 혁신의나무에서 성공의 열매를 거두는 시간이 되도록 할 것이다.”

친환경 미래첨단산업도시로 탈바꿈 중


▎올해 2월 개최된 ‘제5회 기업애로해결박람회’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인간과 로봇이 근접해 작업할 수 있는 ’협동로봇‘을 체험하고 있다. / 사진:대구시
2019년이 절반을 조금 지났다. 시정 성과를 평가한다면.

“올 1월에는 대구산업선 예타면제, 4월에는 국내 전자상거래 1위 기업 쿠팡의 국가산단 입주 확정, 5월에는 한국물기술인증원 유치 등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좋은 일들이 있었다. 아울러 2월에는 대구시민 누구나 자동 가입되는 대구시민안전보험을 도입했고 4월에는 대구사회서비스원이 전국 최초로 개원하면서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대구FC의 성공도 대구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시민과 함께 일궈낸 결과로 인해 대구에 기분 좋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최근 발표한 2019년 7월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 권 시장은 49.5%의 지지를 기록하며 이용섭 광주시장(55%), 박원순 서울시장(53.7%)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광역시장 평균 지지도가 43.8%라는 점을 비춰볼 때 평균을 상회하는 시정 평가를 받은 셈이다.

산업 측면을 먼저 얘기해보자. 한국물기술인증원을 대구로 유치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올해 6월 16일 준공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물 관련 연구개발과 실증화, 제조공장을 포함한 150여 개의 물기업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물산업은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과 수질오염 문제로 관심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고 21세기 최고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된 상황에서 인증원을 유치함으로써 클러스터 내 완벽한 물산업 원스톱 지원체계(기술개발→인·검증→국내·외 진출)가 구축된 셈이다.

현재 물산업클러스터 내 롯데케미칼, PPI평화 등 24개 물 기업을 유치하고 2714억원을 투자했다. 856명의 신규 고용도 창출됐다. 아울러 미국·네덜란드·중국 등 세계 최대 물 시장 도시와 MOU 체결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트 구축으로 관련 노하우와 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한국물기술인증원 유치로 물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세계적 기술 10개, 수출 7000억원, 신규 일자리 1만5000개 창출로 대구를 글로벌 물산업 허브도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자동차산업에도 각별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확히 말해 전기차·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기업·핵심기술 및 부품기업을 육성하고 완성차를 생산하는 등 전기차 생태계를 조성하려 한다. 아울러 자율차 실증도로와 실증환경을 바탕으로 대구 전 지역의 자율차 테스트베드화를 통한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선도 도시를 만들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차 보급에도 힘써 2030년까지 승용차 1만2000대, 버스 100대, 충전소 40개를 구축하도록 하겠다.”

오는 10월 대구에서 열리는 엑스포도 미래형자동차 육성의 일환이다. 10월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개최되는 ‘대구 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 2019’는 대구광역시, 한국자동차공학한림원이 주최하고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EXCO(엑스코)가 주관한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국내외 전문가가 자동차의 미래에 대해 강연을 하고 기업들에게는 수출상담회, 완성차 부품사 상담회, 스타트업 상담회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친환경차(전기·수소), 자율주행차 등 시승 체험행사가 예정돼 있다.

도시재생 계획 활발… 스마트시티 꿈꿔


▎올해 2월 개최된 ‘제5회 기업애로 해결박람회’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기업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현장에서 해결하는 ‘즉석 기업애로상담‘을 진행 중이다. / 사진:대구시
중소기업 육성 방안이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타기업 육성사업’이라고 성장 잠재력과 혁신역량을 갖춘 유망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이미 대외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정부가 성장 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에게 기술지원·시장개척·인력확보·자금지원·컨설팅 등 패키지로 집중 지원하는 월드클래스 300에 비수도권 최다인 30개사가 선정됐다. 산업부 디자인혁신기업에는 17년 5곳, 18년에는 10곳으로 이 역시 비수도권 최다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10개 사가 코스닥 및 코넥스에 상장됐다.

‘스타기업 육성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반영된 이 사업은 2018년부터 ‘지역스타기업 육성사업’의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 미래자동차·물·의료·에너지·로봇·IoT 등 5대 미래산업 분야 유망기업을 집중 발굴·육성해 대구시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신성장동력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겠다.”

경기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소상공인들은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

“소상공인은 총사업체의 86%, 총 종사자의 36.7%으로 대구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도소매업에 27.7%, 숙박 및 음식업에 16.8% 등 생계형 업종에 밀집돼 있어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활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대구시에서는 올해 총 7000억원 규모의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고 창업부터 폐업과 사업 재기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연말까지 1200명 정도 교육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밖에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시설개선 및 마케팅 지원에 약 323억원, 전통시장 창업육성에 16억원 등 소상공인들의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돕기 위해 노력 중이다.”

도시 개발에 대한 계획이 상당히 다양하다.

“현재 대구에는 대구·경북 재도약의 발판이 될 통합신공항 건설은 정부의 금년 내 최종 이전부지 선정 약속으로 본궤도에 진입했다. 올 6월 국방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이전부지선정위원회가 개최돼 이전사업비·이전주변지역 지원방안·종전부지 활용방안 등을 최종 심의·의결했다. 이에 9월에는 이전부지 선정계획 수립·공고, 10월 지자체 주민투표 및 유치신청, 11월 최종 이전지 선정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종 이전지가 선정되면 통합신공항 건설계획, 민항시설계획, 공항접근성 개선방안, 수용부지 내 주민들의 이주대책 등이 포함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민간사업자 선정, 기본 및 실시설계, 합의각서 체결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본격적으로 건설사업이 진행될 것이다.”

K2 공군기지 이전과 후적지(건물 이전 후 비어있는 땅)에 대한 청사진은?

“후적지와 주변 1000만평에 대한 신도시 계획수립을 준비 중이다. 후적지에 들어설 신도시는 ▷말레이시아 행정수도가 옮겨간 푸트라자야와 같은 수변도시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에 있는 클락키처럼 수변과 수변을 연결하는 랜드마크 상업지역 ▷대구만의 독특한 스마트시티 등의 컨셉을 갖추고 용역을 실시할 것이다. 내부교통망은 트램과 같은 신교통수단으로 지역을 연결할 계획이다.”

K2 공군기지와 대구공항이 통합 신공항으로 옮겨간 이후 후적지에 대한 개발 계획은 대구의 미래 청사진이다. 대구시는 이곳에 자율주행자동차, ICT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대한민국 최고의 스마트시티를 조성할 방침이다. 심각한 전투기 소음으로 고통받는 지역이 첨단으로 넘쳐나는 상전벽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권 시장은 “이제는 소음피해, 고도제한에서 벗어난 대구 도심의 1000만평 규모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시에 고려하는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자치분권·균형발전 위해 국회·정부 설득할 것”

대구 신청사 건립계획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대구 신청사 건립은 올해 4월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이 발족해 신청사건립 전반에 걸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여타 지자체의 신청사 건립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신청사 건립이 예정지 결정에서 건립에 이르기까지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시민들의 상상으로, 시민들의 판단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시민원탁회의·시민설명회·토론회·시 홈페이지·미디어 등을 통해서 신청사 건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수시로 시민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 나가고 있다. 오는 12월 최종적으로 건립 예정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예정지가 결정되면 2025년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복합공간으로서 대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이 부담 없이 오가는 친화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올 7월에 시도지사협의회 제13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경쟁과 갈등을 뛰어넘어 소수 야당 단체장에게 기회를 주자는 시도지사들의 합의와 맞물려 저의 리더십과 친화력을 좋게 평가해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지방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제도적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현재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자치경찰제 법안 등 자치분권에 필요한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도록 회장으로서 국회·중앙정부와 소통·협력·설득하는 모습을 보이려 한다.

또한 균형발전을 위해서 지역 인재를 키우는데 주안점을 두겠다. 지방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방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경제, 지역실정에 맞는 인재를 지방대학에서 양성해 지방대학의 성장과 지방의 재도약을 만들어 내도록 시도지사협의회 차원에서 노력할 계획이다.”

향후 시정 목표와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구시의 성공적인 산업구조 개편 결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으나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공재불사(功在不舍,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의 정신으로 앞으로 나아가겠다. 당장 모든 결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는 것에 실망과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성공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일관성 있게 추진하면 반드시 온다고 생각한다. 위기를 기회로, 기회를 성공으로 바꿔 중단 없는 대구혁신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아울러 시민분들의 작은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우리 대구는 어려운 국내외 여건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세계로 미래로 힘차게 뻗어나가고 있다. 앞으로 시민의 목소리에 더욱 더 귀 기울여 시민들이 행복하고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대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동참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약력
■ 1962년 경북 안동 출생
■ 고려대 영문과 학사, 동대학원 정치학 석·박사
■ 한나라당 미래연대 공동대표(2003년 4월~2004년 8월)
■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2006년 7월~2007년 12월)
■ 제18대 국회의원(서울 노원을,한나라당)
■ 민선 6기 대구광역시장(2014년 7월~2018년 6월)
■ 민선 7기 대구광역시장(2018년 7월~현재)
■ 제9대 한국상하수도협회장(2015년 8월~현재)

- 허인회 월간중앙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1909호 (2019.08.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