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시월에 

 

김백형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노을이 내려앉았다. / 사진:박종근
아직 쓸쓸하지 않습니다
시든 해는 잔빛을 쏟아내고 있어요
구름이 하늘가로 떠밀려 갈 동안
코스모스 다투어 피어도
모가지가 가늘어 말짱 예뻐요
바람도 함부로 건들지 못하죠
오래 머물고 싶은 시절 하나
갈피에 끼워
책베개를 해봅니다
눈 감아도 환한 당신,
다시 올 것 같지 않은 날개들이
떠날 채비를 합니다
나도 외투를 벗어주고 싶은 사람
만나러 가야겠어요

※ 김백형 - 2017년 제6회 오장환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현재 인문창작공간 ‘봄울지도’를 운영하며, ‘12 더하기 시인’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910호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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