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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실용 학문의 전당 한국기술교육대 

기업, 지역사회와 쌍방향 협력하는 최우수 대학 

일본 수출 규제에 맞서 중소기업 소재·부품·장비 기술 독립에 학교 자원 집중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홍대용 정신 본받아 ‘다담형 인재’ 양성 노력


▎코리아텍은 실용적인 기술 교육으로 산업 현장의 혁신을 주도할 인재 양성에 주력해오고 있다. / 사진:한국기술교육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는 10월 24일 ‘중소기업 핵심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립 역량 강화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마침 정부도 일본의 규제에 맞서 우리 기업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은 터였다. 직접 발표에 나선 이성기 코리아텍 총장은 “우리 대학은 직업 능력 개발 및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으로서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자문 교수단 운영, 전문기술 인력 양성 지원, 대학 보유 특허 기술이전, 고가 장비 활용 지원 등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아텍은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자문을 지원하고자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전기·전자·기계금속·기초화학·경영지원 등 7개 분야 55명의 교수진으로 구성된 ‘기술자문지원 교수단’을 출범시켰다. 또 이성기 총장을 단장으로 한 ‘기술독립지원단’을 구성해 학교 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중소기업 지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처럼 코리아텍이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한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즉각적으로 실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링크플러스 사업 5개년 동안 구축한 코리아텍 고유의 올셋(All-set) 기업지원프로그램과 지역 협력 체계의 역할이 컸다. 코리아텍은 지역 협력 전담조직을 두고 학교의 자원이 필요한 곳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학생들이 당장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을 연마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게 코리아텍의 특징이다. 산학 연계 캡스톤 디자인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캡스톤 디자인은 산업 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졸업 논문 대신 작품을 설계·제작하도록 하는 종합설계 교육프로그램이다.

또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참여하는 학생의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키워주려고 기업 해외시장 조사와 마케팅, 영업 등 학생의 기업 지원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나아가 대학 교과 과정 일부는 산업체 현장에서 이수하도록 했다. 학점을 취득하려면 산업 현장 경험을 필수로 거쳐야 하는 점도 코리아텍 링크플러스만의 특화 프로그램이다.

가상현실 기술 접목해 산업 지형 변화 주도


▎코리아텍 링크플러스 사업단은 지난 10월 16일 가족기업과 유관기관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산학협력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 사진:한국기술교육대
이 같은 교육 과정을 바탕으로 지난 11월 1~2일에 열린 제52회 한국정보처리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컴퓨터공학부대학원 소속 학생들이 ‘그리드 분류시스템의 강화학습 기반 분류행동제어 설계’ 논문을 발표, 대학원생 부문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또 컴퓨터공학부 학생들이 ‘딥러닝을 이용한 BGM 음원 작곡 서비스 설계 및 구현’ 논문을 제출해 금상과 한국정보기술학술단체 총연합 회장상을 받기도 했다.


▎이규만 코리아텍 링크플러스 사업단장. / 사진:한국기술교육대
논문상을 받은 컴퓨터공학부는 기존 링크플러스 산학협력고도화형 선정대학 55개교 중 10개교만 선정된 4차 산업 혁신선도 대학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1차연도인 2018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4년간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4차 산업 혁신선도 대학 사업은 4차 산업혁명 전문교과와 자기 주도형 교과를 운영하고,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분야의 산학연계 교육 지원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등 혁신을 주도하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사업 2년 차에 접어들면서 구체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5~7월 코리아텍은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독립기념관 융·복합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을 벌였다. 학생의 창의적인 융·복합기술 아이디어를 발굴해 독립기념관 전시 공간을 혁신하고 스마트 박물관 선도모델을 구축하려는 취지에서다.

지난 10월 16일에 열린 2019 산학협력 페스티벌에는 가족회사 임직원과 지자체,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학생들의 우수 졸업작품 18점을 내놓은 ‘아이디어 옥션마켓’을 비롯해 5G 기반 스마트러닝팩토리 관람, AR·VR 체험존 등 볼거리로 채워졌다. 이보다 앞서 5월에는 이 학교 링크플러스 사업단이 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버스 승강장 개선을 위한 디자인 공모전 당선작을 토대로 제작한 버스 승강장을 천안역 등지에 설치해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밖에 천안 지역 중학생 6000여 명이 관람한 진로직업체험 페스티벌에 참가해 AR·VR체험, 드론 조정체험, 나만의 소금입욕제 만들기 등 청소년들의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될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천안 출신 조선 후기 실학자인 담헌 홍대용을 재조명하는 ‘지역사회 혁신 다담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열린 ‘담헌 홍대용 학술문화제’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홍대용의 초상화가 소장된 중국 베이징대를 방문해 소장본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규만 코리아텍 링크플러스 사업단장은 “환경 변화에 유연한 산학협력 친화형 대학 체제를 확산하고 취창업에 강한 인재양성, 기업 및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쌍방향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201912호 (201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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