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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정세] 2020년 ‘환란의 동아시아’ 

트럼프의 ‘부작위’가 김정은의 시련 불러 

동·남중국해 미·중의 국지적 무력 충돌 가능성 다분
일본은 천재지변, 한국은 경제 실정이 위기의 잠재적 진원지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3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요 몇 년 동안 동아시아는 ‘환란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2017년에는 북한에서 ‘환란’이 일어났다. 미사일 발사 실험이나 핵실험 등을 반복해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발족한 미국과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달은 것은 아직도 기억에 새롭다.

2018년에는 중국에게 ‘환란’이 가해졌다. 미국발 격렬한 무역 전쟁이 촉발되는 바람에, 경제력은 세계 2위지만 경제 규모는 미국의 3분의 2밖에 안 되는 중국은 불황의 시대로 빠져들고 있다.

2019년은 잘 알고 있듯 홍콩에 ‘환난’이 닥쳤다. 6월에 시작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는 점차 홍콩 전역으로 퍼졌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최대, 최장의 시위가 2019년 연말까지 계속됐다.

그렇다면, 2020년 동아시아에서 ‘환란’이 일어나는 지역은 과연 어디일까? 유감스럽지만 나는 한 곳이 아니라 도처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연쇄 ‘화산 폭발’이다.

우리가 사는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화산 폭발’이 일어난다면, 근본 원인은 두 가지로 압축되며, 모두 태평양 건너의 미국과 관련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의 ‘부작위’로 인한 동아시아 지역의 불안정성 증폭이다. 이는 중동과 남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트럼프의 부작위 리스크’를 설명하기 위해 우선 내가 올해 경험한 일화를 들려주고 싶다.

2019년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그로부터 일주일쯤 후, 나의 지인이자 미국의 명문대학에서 동아시아 외교를 가르치는 미국인 대학교수가 일본에 와서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내가 듣고 싶은 화제는 당연히 아베 총리의 방미였지만 그는 그 이야기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끈질기게 여러 번 질문하자, 일본 술 사케로 거나하게 취한 그는 다음과 말했다.

“그럼 솔직히 말하지.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은 90% 이상이 미국 국내 정치가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즉, 국외 문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10% 이하에 불과하다.

그럼 국외 문제를 생각할 때는 어디를 주로 생각할 것 같은가? 가장 비중이 큰 4곳은 중국, 러시아, EU(유럽 연합), 그리고 이스라엘과 이란을 포함한 중동이다. 일본 문제는 전체 국외 문제 중에 5%에도 못 미칠 것이야.

‘트럼프 퍼스트’ 정책의 가장 큰 ‘희생물’ 북한


▎2018년 11월 미국 중간선거 당시 연설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2020년 11월에 치뤄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일 년이 채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중의 5% 이하이니까 전체의 0.5% 이하인 셈이다.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치고 회담을 했다는 것은 톱뉴스일지 모르지만, 미국에게는 ‘0.5% 이하의 사건’에 불과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국 미디어에서도 크게 보도할 만한 소재는 아닌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소위 대국이 아닌 나라의 비애를 느꼈다. 소국에게 아무리 중대하고 간절한 문제라도 미국에 있어서는 ‘0.5% 이하의 사건’이다. 물론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도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잘 알려진 대로 ‘아메리카 퍼스트’다. 그것에 대해서도 그 대학교수는 나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아메리카 퍼스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외국의 이익보다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즉, 아무리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해도 미국의 역대 정권처럼 동맹국을 생각하지 않고 미국의 이익을 관철한다는 것이다. 주일미군이나 주한미군의 주둔 경비를 종전의 몇 배나 요구한다는 것은 이런 자세의 표현이다.

또 하나는 ‘가능한 한 미국 국내를 생각하는 데 전념하겠다’, 즉 ‘다른 나라 생각은 별로 안 한다’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말자’는 뜻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야속할 정도로 아시아 문제에 무관심한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 말을 들은 것은 2019년 5월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반년 남짓 지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경향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2020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일 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현재,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넘어서 ‘트럼프 퍼스트’가 돼가고 있다. 즉, 대선에서 자신의 재선에 도움이 되는 외교만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극단적인 외교의 일면이 대선의 최대 정적인 존 바이든 전 부통령을 폄훼하려 한 ‘우크라이나 의혹’일 것이다. 지금 의회에서 대통령의 탄핵이 진행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런데 이 ‘트럼프 퍼스트’의 동아시아 정책에서 가장 큰 ‘희생물’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북한이다.

대통령에 취임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이 못한 외교’를 하겠다면서 그 방침의 연장선상에 북한 문제를 생각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꼬마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악당을 물리치는 슈퍼맨과 같은 존재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북한과 미국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북한과 한판 벌이게 되면 주한미군과 주한 미국인에게도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은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극적으로 ‘다른 역대 미국 대통령이 못한 외교’를 실현했다. 즉 그해 6월에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북한 최고 지도자와 회담한 것이다.

나도 이때 현지에서 취재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목적은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한 영상을 미국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에 있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 같은 문제는 둘째였던 것이다.

그런데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블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로 김정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한 날, 미국 국민들의 시선은 하노이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의 증언이 있었던 미 의회에 집중되었다. 코언 변호사가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을 폭로하고 뻔뻔스럽게 비방하고 중상을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하노이에서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노딜’도 충격적이었지만, 이제는 북·미 정상회담이 더 이상 미국 국민에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도 충격이었다. 이어 6월 판문점에서 3번째 북·미 정상회담을 무리하게 강행했지만 역시 미국 국민의 반응은 시들했다.

“북한 카드는 대선에서 표가 되지 않는다”


▎2019년 6월에 시작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가 홍콩 전역으로 퍼졌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카드는 대선에서 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뜨거워지기 쉽고 식기 쉽다는 점이 뼛속까지 비즈니스맨인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이다. 9월 이후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진행되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드디어 북한 문제는 안중에서 사라진 것이다.

불쌍한 쪽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다리를 걷어차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2018년 4월에 트럼프 대통령을 믿고 ‘핵과 경제 병진 정책’을 수정하여, ‘앞으로 경제 개발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엔의 강력한 경제 제재는 전혀 풀리지 않고, 국내 경제는 악화되기만 했다. 게다가 억눌린 조선인민군의 불만도 커져갔다. 그동안 많은 예산을 제공받아 핵과 미사일을 양산하던 조선인민군이 ‘북한의 하와이’라 할 수 있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공사현장에서 일하기도 했던 것이다.

내우외환의 김정은 위원장은 고뇌 끝에 2019년 연말에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나올 결정은 2019년 5월 이란이 결정한 것과 비슷한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 즉 ‘핵개발 재개 선언’이다.

이란은 핵개발 재개 선언을 한 이후 미국과의 대립노선을 분명히 했고, 이로 인해 중동이 다시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또 유가 급등으로 이란 국내에서도 시위가 격화돼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궁지에 몰려 있다.

그것을 생각하면, 2020년에는 3년 만에 다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고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내에서 곤경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거듭 말하지만, 그 원흉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작위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작위가 동아시아 혼란의 첫째 원인이라고 한다면 두 번째 원인은 ‘미·중 양대국’의 관계 악화다. 이것은 미국의 대통령이 누구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장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패권국과 도전국의 파워가 충돌하면 반드시 전쟁이 발발한다. ‘투키데디스의 함정’이라고 불리는,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결전을 소재로 한 유명한 명제다. 20세기 후반이 ‘미·소 냉전 시대’라고 한다면 21세기 전반에는 ‘미·중 신냉전시대’라고 할 수 있다. 미·중 사이에 서 있는 동아시아 국가나 지역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장의 거대한 플레이트’에 끼어서 ‘격진’이나 ‘분화’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9년 6월에 시작된 홍콩 시위는 학생들이 당초 요구한 송환법 개정의 연기가 9월 4일에 받아들여졌음에도 전혀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그것은 홍콩의 내부 문제가 미국과 중국, 두 대국의 대립으로 ‘승화’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의 대립은 궁극적으로는 21세기의 인류의 바람직한 체제적 대립이다. ‘자본주의 자유민주사회’를 견인하는 미국은 지난 세기말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추구했던 소련을 무찔렀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중국이 새로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세기의 소련에는 없었고 현재의 중국에 있는 것은 경제력이다. 동아시아의 많은 국가나 지역이 군사적으로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다. 그런 만큼 미·중의 대립은 동아시아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홍콩은 정신적으로 중국으로부터 이미 독립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2019년 11월 말, ‘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킨데 대한 보복 조치로 미 함정의 홍콩 기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 사진:유상철 기자
이야기를 홍콩에 되돌리자면, 홍콩은 1997년에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었을 때, 홍콩의 헌법인 홍콩특별행정구기본법을 시행했다. 제5조에서 “홍콩 특별행정구역에서는 사회주의 제도와 정책을 실시하지 않고 현행 자본주의 제도와 생활 방식을 50년간 유지한다”고 명기했다. 즉, 2047년까지 ‘일국양제’를 관철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국’인 중화인민공화국은 사회주의국가이자 중국공산당(시진핑 주석)에게 국민이 정치적 권리를 부여한다는 ‘민주집중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으로선 아무리 홍콩 기본법 제5조가 있다고 해서 “한 나라가 두 제도보다 먼저”라고 생각한다. 또 “홍콩은 공산당이 지배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740만 홍콩 시민에게는 ‘중국과 한 나라’라는 점을 평소에는 의식조차 하지 않았으며, ‘양제’가 지켜져야 한다고만 생각해왔다. 시위가 터진 2019년 6월에 홍콩대학이 실시한 홍콩인들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나는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의 2.7%에 지나지 않았다. 반대로 76.4%가 “나는 홍콩인”이라고 대답했다. 정신적으로는 홍콩은 이미 중국으로부터 독립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은 홍콩 독립 따위를 허락할 리 없었고, 홍콩인에 대한 옥죄기를 강화해나갔다. 그중 하나가 송환법 개정이었다. 이것이 홍콩입법회에서 가결되면,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언동을 하는 사람은 중국 본토로 송환될 위험이 생긴다. 그래서 200만 명의 홍콩인이 저항 시위를 벌이는 것이다.

그런데 시위가 계속되면서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740만의 홍콩인들의 ‘22년간의 울분’이 폭발했다. “오대소구, 결일불가”(五大訴求、欠一不可, 5대 요구 중 하나도 빠져서는 안 된다) 슬로건이 대표적이다. “5대 요구”란 송환법 개정 철회, 경찰 독립기관 조사,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것에 대한 철회와 사죄, 구속자 전원에 대한 즉각 석방, 행정장관과 입법회의 자유선거 실시다.

이 중, 중국 정부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게 바로 마지막의 자유선거 실시다. 2019년 11월 24일 자유선거로 홍콩구의회 의원 선거(지방 의원을 정하는 선거)를 실시했는데, 민주파가 389석을 차지하며 건제파(친중파)의 60석을 압도했다. 만약 행정장관 선거와 입법회 선거를 자유선거로 실시했다가는 같은 결과가 나와버려서 홍콩이 독립을 요구할 위험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끼어든 것이 미국이다. 미국은 2019년 11월 27일 홍콩 인권 민주주의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홍콩 감시법’이라고 부를 수 있는 법률로, 미국 국무부가 매년 1회 홍콩의 자유와 민주, 즉 ‘일국양제’가 지켜지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되어 있다. 대통령은 의회에 보고하고 지켜지지 않는 경우에는 그 책임자들에게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에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침해를 고발하는 ‘위구르 법안’을 성립시키려 하는 등, 중국에 대한 인권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어쨌든 점점 거칠어지고 있는 홍콩 사태는 2020년에는 어떻게 될까. 나는 30년 지기 친구인 홍콩인에게 물었다. 그는 자산가로서, 중국 대륙과도 활발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지만, 정치적인 감각이 예민하고, 시위를 하는 젊은이들을 지지하고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지론을 펼쳤다.

“2020년은 바로 결전의 해가 될 것이다. 즉, 740만 홍콩인이 자유와 민주를 얻어내거나 아니면 중국 대륙에 흡수 합병되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홍콩이 사느냐 죽느냐 하는 것이다.

2020년 홍콩 시민과 대만과의 연대 확대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콩인은 이제 ‘란쓰’(청색파=친중파)와 ‘환쓰’(노랑파=반중파)로 완전히 갈라졌다. 마치 같은 땅에 두 인종이 살고 있는 것 같은 상태다. ‘란쓰’를 대표하는 것은 캐리람 행정장관이 이끄는 홍콩특별행정구 정부 및 그 예하에 있는 경찰이다. 하지만 그 이외의 홍콩 시민들은, ‘환쓰’로 기울고 있다. 5년 전 ’우산 운동‘은 학생들의 시위였지만 이제는 대다수 홍콩 시민에 의한 운동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데모에 의한 경제적인 데미지는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진통이라고 홍콩인은 받아들인다. 자신들의 행정장관이나 입법회 의원을 자유롭게 뽑지 못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는 홍콩이 독립을 이룰 것인가, 아니면 중국 대륙으로 완전 흡수될 것인가 하는 데까지 가지 않을까. 부유층은 이미 해외로 이민을 가기 시작했다. 그 외의 많은 홍콩인은 퇴로를 거절하고 홍콩특별행정구 정부 및 그 배후에 있는 베이징 정부와 싸울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중국에 반발하는 홍콩의 움직임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 대만의 차이잉원 정권이다. 내년 1월 11일 열릴 대만 총통 선거에서는 중국과의 대결 자세를 강화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의 재선이 확실시된다.

2019년 여름 이후 대만에서는 ‘오늘 홍콩은 내일의 대만’을 표어로, 홍콩 시위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다. 홍콩 망명자를 받아들이자는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2020년에 홍콩 시민과 대만과의 연대는 갈수록 확대될 것이다.

필자가 상징적이라고 느낀 것은 9월 28일 민진당이 타이베이의 원산대반점에서 가진 제18기 제2회 전국 당원대표 대회 및 창건33주년 기념식이었다. 원래 민진당 창건일은 1986년 9월 28일이지만, 본의 아니게 시 주석이 주최한 중국의 건국 70주년 기념식(군사 퍼레이드)의 3일 전에 부딪친 셈이 된 것이다. 단상에 선 차이잉원 총통이 “우리의 적은 안(국민당)이 아니라 대만해협 건너편(중국 정부)에 있다”라고 말하자 회장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차이잉원 총통은 중화민국(대만) 건국 기념일 ‘쌍십절’인 10월 10일 타이베이의 총통부 앞 광장에서 중화민국 건국 108년 대회를 거행하고 격한 말투로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지속되었고 우리와 멀지 않은 홍콩은 ‘일국양제’의 실패로 인해 질서를 잃은 변방이 되어버렸다. 중국은 여전히 ‘일국양제의 대만 버전’을 가지고 끊임없이 우리를 위협하고 다양한 압박을 가하며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강하게 도전하고 있다. 우리는 자유와 민주의 도전은 물론, 중화민국의 생존과 발전에도 위협받고 있으며 반드시 일어나 사수해야 한다. ‘일국양제’를 거절하고 2300만 대만인은 당파나 입장에 의하지 않고, 모두 공통 인식을 가져야만 한다. 중화민국은 대만에서 수립된 지 벌써 70년이 넘었다. 일단 ‘일국양제’를 받아들인다면, 중화민국에 생존 공간은 사라진다. 총통으로서 국가의 주권을 수호하면서, 큰 사변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은 나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다. 우리는 함께, 우리 발밑의 이 땅을 공동으로 사수하고, 동시에 국가의 주권을 사수하여갈 것이다.”

이처럼 대만은 홍콩식의 ‘일국양제’에서 중국에 흡수통일 되기를 결단코 거절할 태세다.

2019년 여름 이후 홍콩의 시위가 격화되면서 중국은 대만 통일에 관한 ‘일국양제’를 더 이상 말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이 분명해 진 게 2019년 10월 31일 발표된 ‘4전회’(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의 코뮈니케다. 거기에서 ‘일국양제의 대만 통일’이 빠진 것이다.

대만의 도발을 은근히 기대하는 중국

즉, 대만 통일 이후에 ‘일국양제’를 실시하면 홍콩과 같은 시위가 일어나게 될 것이므로 ‘일국일제’를 관철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중국이 대만을 무력 통일할 가능성이 종래보다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을 4단계로 삼고 있다. 첫 단계가 2018년 3월에 미국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무역 전쟁. 둘째 단계가 2018년 4월에 미국이 ZTE(중흥통신)를 제재하면서 시작된 기술 전쟁. 셋째 단계가 2019년 8월에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시작된 금융 전쟁. 그리고 최종 단계에 해당하는 넷째 단계가 2020년 이후 우려되는 미·중의 국지적 무력 충돌이다.

무력 충돌이 일어날 후보지로는 미·중이 함께 군사력을 전개하는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 주변의 3곳으로 한정된다. 그중에서도 1월 총통 선거가 치러지고, 여전히 독립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대만이 아시아 최대의 화약고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그토록 남중국해의 권익 확보를 고집하는 것도 대만 통일을 향한 거점 마련이라는 의미가 크다.

2019년 여름, 한 중국인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대만 총통 선거에서는 차이잉원이 재선되어주는 것이 오히려 고맙다. 왜냐하면 국민당의 한궈유 후보가 승리하게 된다면 그는 ‘양안(중국과 대만)의 우호’를 주장하기 때문에 우리로 서도 주먹을 휘두르기 어려워진다. 차이잉원이 재선되면, 그동안 가슴속에 간직해온 대만독립의 야심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도 통일을 향한 움직임이 쉬워진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미국이 대외적으로 강경하게 나오기 마련이다. 따라서 미·중 대립도 점점 격화될 것이라며 이 중국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에 최악의 경우는 중국에 대한 ‘통상 강경파’인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 백악관을 떠나거나, 아니면 탄핵되지 않아도 대통령 부적격자로 간주되어 중국에 대한 ‘군사 강경파’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통령에 오르는 것이다. 다음으로 나쁜 경우는 중국에 대한 ‘인권 강경파’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오르는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친중파’의 바이든 전 부통령이나 마이클 블룸버그 후보가 승리하길 바라지만, 그럴 확률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미·중의 대립과 대결은 향후 장기적이고 전면적이 될 것을 각오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약 미·중 신냉전이 본격화된다면, 그 앞에는 미·중의 디커플링(분단)이 놓여 있다.

하계 올림픽이 끝난 나라는 경제 불황에 빠진다는 징크스가 있다.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 위원회가 발표한 난카이해곡 일대의 거대 지진이 향후 30년 이내에 일어날 확률은 70%에서 80%에 이른다. NHK는 12월 1일 거대 지진이 도쿄에서 일어나는 시뮬레이션을 담은 특별 프로그램을 방영하여 1300만 도쿄 도민을 공포에 빠뜨렸다.

그 밖에도 2019년 일본에서는 지진이 잦았고, 태풍·호우·화재 등의 천재지변도 빈발했다. 일본 인프라의 대부분이 반세기 전에 정비된 점을 고려하면 사소한 자연재해라도 큰 피해를 안길 수 있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까지 겹쳐 인프라를 손질할 여력도 얼마 남지 않은 나라가 일본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2020년의 리스크에 관해서는 일본인인 내가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동서고금의 모든 나라에서 ‘환란’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 실정이다. 문재인 정권의 ‘후반전’에 기대하고 싶다.

- 콘도 다이스케 [주간현대] 특별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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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호 (201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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