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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 (제1부 광복) 

제17장 국치일 행사(10) 

1904년 11월 5일 오후 3시, 이승만은 제물포에서 여객선 ‘오하이오(Ohio) 호’를 타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의 트렁크 속엔 미국인 선교사들이 써준 소개장 19통과 함께 민영환과 한규설이 휴 딘스모어(Hugh A. Dinsmore) 하원의원에게 보내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야욕을 숨기지 않는 일본의 손아귀에 놓인 조선의 운명이 그의 여정과 함께했다.
러일전쟁이 여순을 중심으로 만주에서 펼쳐지는 터라서, 조선 반도는 전쟁의 영향을 덜 받았다. 덕분에 조선 사회도 겉으로 보기엔 비교적 평온했다. 러시아와의 전쟁에 모든 관심과 자원을 들이느라 일본은 조선에 대한 정책들을 미루고 있었다. 폭풍 전야 같은 상황에서 스스로 일을 추진할 힘을 잃은 조선 정부는 예전처럼 겉돌고 있었다.



그러나 조선 인민들의 삶은 점점 위태로워졌다. 힘에 부치는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 일본은 조선으로부터 자원을 강제로 추출해야 했다. 조선 정부는 일본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할 힘이 없었고, 조선 인민을 일본 사람의 횡포로부터 보호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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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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